1. 정선, 태백 쪽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는 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의 여운을 남겨놓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1-1. 자연 그 자체를 느끼는 건 좋은데 건설과 토목의 결과인 인공 구조물에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물론 인공 구조물이 없으면 자연에 접근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는 한데 그러므로 조망이 좋은 곳이 적절한 선택지다.
1-2. 여행은 혼자 가는 게 좋기는 하다. 타인의 여행에 동반을 하면 편함을 얻지만 어느정도 불편함이 있는 데 그걸 점점 견디기가 어려워진다.
1-3. 하지만 여행이라는 건 비용 대비 효용이 너무 낮다. 그 비용이면 성수동 빈티지 매장이나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게 훨씬 즐겁고 도움이 될 거 같다. 또한 효용이 간접적이고 추상적이다. 그렇지만 여행이라는 비일상적 행위가 분명 필요한 거 같기는 하다. 이성과 감성을 때때로 환기시키지 않으면 사고가 지나치게 패턴화된다. 그러므로 지방 백화점 구경, 지방 매장 구경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행 주기와 거리, 기간, 비용과 효용 사이의 균형점을 좀 찾을 필요가 있다.
1-4. 또한 지방의 대중 교통 사정도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뜻대로 되는 게 없음. 하지만 등산, 트레일 워킹은 지금은 하기 어렵다. 예전 양평 둘레길의 경험은 좋았지만 발이 계속 아프게 된 건 분명 그 책임이 있다.
1-5. 낚시를 하면 어디 계곡에 처박힐 수 있고 좋지 않을까 하고 좀 찾아봤는데 역시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배우고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하지만 엘엘빈이나 파타고니아의 웨이딩 시리즈가 탐나기는 한다.
2.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이번 추석은 정말 너무 덥고 습하다. 손에 닿는 모든 물체에 습기가 서려있다.
3. 추석 당일 빼고는 도서관에 나왔는데 기숙사에 남아있는 모든 외국인들이 편의점에 모여있는 거 같았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추석, 설날 연휴 관광 상품 같은 걸 내놓을 만 하지 않을까.
4. 자신의 조잡함을 느낄 때 부끄럽고 반성을 하게 된다. 그런 반성이 나아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야 하는 데 그쪽은 더 어려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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