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8

노답, 전제, 대책

1. 아이돌 세계를 떠나 스포츠 세계로 잠시 돌아왔지만 최근의 축구 국대 감독 선임 사태를 가만히 보고 있자면 여기에도 답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긴 함.


2. 삼체에서 즉각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라면 1) 웨이드의 권한이 지나치게 막강하다. 그냥 그런 사람이라는 게 다 임 2) 삼체인은 왜 그렇게 열심히 설명하는가. 이래서 너희를 괴롭히고 있고, 저래서 너희를 멸망시키려 하고 있고, 그 방법은 이렇게 저렇게 블라블라.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라는 전제가 있긴 한데 그렇구나 싶은 건 아님. 이 역시 그냥 그런 외계인이다 라는 게 다 임. 

그리고 400년이라는 숫자 굉장히 애매하다. 영화에서는 400년 후가 걱정되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좀 너무 멀다. 400년은 커녕 그보다 훨씬 전에 핵 전쟁, 기상 이변, 수몰, 지진과 화산 등으로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 높다. 400년 후에 찾아와보면 대지와 바다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평균 기온은 40도가 넘고, 이산화탄소 너무 많고 그래서 삼체인들도 여기에선 못 살겠다고 돌아갈 수도 있음.

애초에 400년 전을 생각해 보면 1624년인데 여기는 인조 때다. 당시에 400년 후의 지구를 걱정해 자살하는 사람이 세상에 한 명이라도 있었을까. 물론 영화에서는 벌써부터 찾아와 요란하게 만들고 있으니 상황이 약간 다르긴 하다.


3. 물론 픽션에서 하나하나 다 설명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대략적인 부분에서 원래 그런 거임으로 퉁치고 나가는 게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적절한 인과 관계와 추론 가능성 정도가 내용에 포함되어 있어서 저렇게 돌아가고 있구만 하고 저절로 납득이 되기 마련이다. 넷플릭스 삼체의 수준이 좀 낮게 읽히는 건 2 같은 게 은근 여기저기 깔려 있어서 그렇다.


4. 예원제의 허무주의 극복이 외래 종교 창설로 귀결되는 건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가 바라는 건 정말 새로운 세계, 구원인가. 역시 물리학자들은 잘 속는다.


5. 쿨프레소가 조금씩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가끔 정지되고, 가동은 되는 데 인버터가 돌지 않을 때도 있다. 10년차 기계의 부실함이란. 그게 문제가 아니라 대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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