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5

고장, 너무, 다행

1. 슈퍼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40도 넘은 지역도 있고 서울도 35도, 6도를 오르내린다. 습도가 높은 게 2018년 더위와 다른 점인데 태풍 개미 때 높은 습도 이후 좀 낮아져서 더워도 살짝 쾌적한 느낌이 있더니 다시 치솟고 있다. 문제는 이 시점에 쿨프레소가 고장이 난 건데 사실 이 정도 더위면 쿨프레소는 이미 별 소용이 없기는 하다. 그래도 전혀 방법이 없는 것과 뭐라도 있는 건 다른 상황이다. 어제는 위스키를 반 잔 마시고 자버릴려고 했는데 그냥 더 더워짐. 오늘은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볼까 고민 중이다. 지금부터 10일 정도가 고비가 될 듯.


2. 파일럿을 봤다. 파일럿을 꼭 보고 싶다는 건 아니었지만 더위를 피할 방법 중 하나였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우 어설프고 실질적으로 영화 내에서 도래한 여러 이슈들을 피해버리고 얼버무린다. 얼버무리는 방식이 숨기고, 감추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조정석이 모른채 치고 나가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좀 너무하다 싶은 게 사실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라 할 젠더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단순한 방식의 문제 제기는 여러 오해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논의에서 뒷걸음칠을 친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잠깐 둘러 본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보자면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이슈에 대한 인식의 크나 큰 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오직 하나, 예쁘다라는 말을 하는 것도 문제다라는 이슈만 제기하고 그나마 그걸 설명하고 지나버린 것도 나름의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적어도 이 영화는 정면으로 부딪히지는 않을 지언정 완전히 피하고 있지는 않다.  

이건 그나마 좋은 점을 찾아본 거고 영화의 완성도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 좀 너무하다. 편집은 루즈하고, 조정석의 원맨쇼에 거의 모든 걸 기대고, 영화 내용 상의 인과 관계 같은 건 애초에 있지도 않다. 그냥 이런 세상이야 하고 다 퉁치고 나가 버린다. 그렇지만 한선화의 능청스러움은 훌륭했고 이주명도 멋지기 때문에 다음 스텝을 기대하게 만든다.


3. 오늘 새벽에는 요란한 천둥 소리와 비 소리에 잠을 깼다. 그래도 소나기가 내릴 정도의 하늘인 거다. 2018년과는 다르다.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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