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2

측정, 탄생, 느낌

1.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근 약간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젤렌스키는 기발한 작전을 생각해 냈고 그걸 성공시켰다. 이에 대해 말들이 많기는 한데 아무튼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건 확실한 거 같다.

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꽤나 많은 이들이 전투력 측정기 같은 생각을 한다. 전투력 측정에 의하면 러시아가 질 리가 없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는 내줄 거 내주고 안정을 취하는 게 낫다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끝이 없다. 러시아가 어디를 가서도 전투력 측정 상 그냥 질 리는 없다. 몇 백만이 죽어도 푸틴은 정권만 유지할 수 있다면 상관도 안 할 거다. 그러므로 위협을 가하면 내줘야 한다. 그땐 그럴 수 밖에 없었고 오히려 그게 이득이라는 뉴라이트 적인 생각이다. 

이런 생각으로는 전쟁은 일어날 수가 없다. 아니 올림픽도 월드컵도 별로 필요없다. 전투력 측정기로 그간의 성적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대충 알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예외적인 일은 얼마든지 생겨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어디선가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그걸 잘 이용하는 이가 승기를 잡는 법이다. 나중에 AI가 작전 짜고 그러면 그건 모르겠다. 그때는 그냥 지구 정부가 필요할 듯. 아무튼 현재의 전투력 측정기는 또한 환상일 뿐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을 3년이나 끌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이 기간은 발언권의 차이를 만든다. 결국 러시아나 미국 같은 예외적인 곳을 제외하면 나라는 발언권을 먹고 살 수 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이스라엘, 중국-필리핀 분쟁 등을 보고 있으면 결국 현대의 전쟁은 독재국가 혹은 그 유사국가의 정권 유지와 확장을 위해서만 일어난다. 제국주의 시대는 왕들이 있었으니까 결국 그것도 비슷했을 거다. 이거 외에는 유사 종교적 신념 같은 게 있는데 이쪽은 테러 형태가 많다. 한때 전쟁의 시대는 끝나고 테러의 시대가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독재형 국가가 탄생했을 때 막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혼란이 끝이 나면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결국은 세계 정부 같은 거의 불가능한 아이디어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2. 처서가 찾아왔다. 하지만 올해 처서는 태풍 종다리 이후 유입된 극한 습기와 열기 때문에 처서라고 별 일 있겠냐 하며 무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집에 오면서 보니 엄청 습한데 바람이 꽤 불고 그 안에 약간의 냉기가 있다. 뭔가 몸살 걸릴 거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어쨌든 어떻게든 시베리아 저기압은 찾아오겠지. 아직은 좀 기다려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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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기계,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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