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이상, 희생, 첨부

1. 하루 딱 따뜻하더니 다음 날에는 한파주의보가 나올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그래놓고 꽃샘추위라는데 한참 따뜻하다 추워야 꽃샘추위지 하루 따뜻하다가 다시 추우면 그건 그냥 이상고온이지.


2.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가 끝났다. 9회. 전쟁 영화는 공포가 주 소재가 되는데 2차 대전 폭격기 부대의 공포는 날아오는 독일 전투기와 대공포에 별 대책이 없이 독일 땅 위를 날아야 하는 거다. 이건 잘못된 작전이기도 하지만 기술의 문제기도 하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전투기와 폭격기 중 어디에 투자를 해야하는가의 갈림길에서 일단 폭격기 쪽에 우선 순위를 뒀고 그 다음은 전투기였다. 그러므로 이 사이에 시간차가 생긴다. 별 큰 일 없을 때라면 이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 전투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희생이 뒤따른다. 

그렇다고 해도 9편짜리 시리즈에서 이런 공포는 한 두번 이상 나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뭘로 채울려나 했는데 일단 터스키기 전투 비행단 이야기가 살짝 있고 나머지는 적진에 떨어진 비행사들의 탈출 과정이다. 포로 수용소에 갇히고, 포로 수용소에서 탈출하고, 레지스탕스의 도움으로 탈출을 하고, 같은 연합군인 소련군에 의해 구출되고 등등의 과정이 이어진다. 이렇게 보면 이 시리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봐도 되는데 시리즈 진행 상에서 보면 그렇게 메인 무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포로 수용소에 집중하면 장르가 너무 크게 바뀌게 된다.

그런 결과 좀 애매한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 문제가 더 있는데 주인공 두 명 벅과 버키가 무슨 패션 화보 촬영하듯 모든 장면을 대하고 있다는 점. 이건 비행사는 평시와 폭격기 탑승시 차이가 극명하게 크기 때문에 그럴 수 있기는 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더 퍼시픽에서 지상 전투가 이어지고 있을 때는 편안함 같은 게 존재할 시간이 거의 없고 배우가 폼을 잡을 타이밍도 없다. 아무튼 이런 결과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더럽고 너저분하고 지쳐있는 모습이 부각되지 않는다. 포로 수용소에 있을 때 그러긴 하는데 위 단락의 이유처럼 그 장면을 시리즈의 주요 무대로 부각하진 않는다. 어차피 화면은 다른 데를 좀 보여주다가 영국의 비행단과 드넓게 펼쳐진 초원, 비행장이니까, 으로 돌아온다.

결론적으로 거의 같은 내용을 다룬 1회짜리 다큐멘터리가 첨부되어 있는데 그것만 봐도 되긴 함.


3. 보일러를 끈지는 좀 됐는데 히트텍은 아직 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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