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5

판단, 결단, 체력

1. 계엄 선포를 왜 했을까, 이제 뭘 할까가 궁금했고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고 있다. 사실 한국의 보수를 움직이는 기준은 돈이 아닐까 했는데 다시 보면 권위다. 둘 중 어디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좀 갈리는 거 같다. 지금 경우는 그중에서도 권위주의의 끝판왕에 가깝다. 거의 모든 부분을 권위주의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약간 덧붙이자면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와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그냥 종북좌파라고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분이 어떤 부분을 의아해 하고 있을까. 아마도 왜 군대를 투입했는데 국회 점령도 못하냐?, 왜 나보고 뭐라고 하는거지? 이 정도가 아닐까. 뜻대로 안돼,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니 계엄이 있다. 그러므로 한다. 자신의 부하가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고 그러므로 불법의 명령은 거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절대 정치를 하면 안되는 사람이다.


2. 이와 별개로 인간이 현대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게 뭔가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게 빠른 판단능력, 과감한 결단력 그리고 체력인 거 같다. 확실히 데모를 많이 한 사람들을 보면 이 셋의 스킬이 늘어나 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아주 작은 정보들을 조합해 지금 도망을 가야할 때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일 거다. 결정을 하면 머뭇거리지 않는다. 그리고 결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게 경험만 가지고 늘어나는 건 아니고 다른 이들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크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거 같긴 하다. 아무튼 담배를 끊고, 운동을 하고, 맑은 정신을 유지해야 합니다.


3. 이번 친위쿠테타의 실패는 운이 좀 많이 따르기도 했는데 따지고 보면 군 장악 실패의 결과다. 근데 군을 장악할 방법이 없음. 그러므로 애초에 불가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이라는 사회의 법적 테두리가 얼마나 연약한지, 우리가 얼마나 간당간당한 지반 위에서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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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