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7

구축, 먼지, 리듬

1. 영하 15도, 체감 온도 20도 정도의 추위가 지나갔다. 2018년에 너무 추워서 가지고 있는 옷 대개편을 한 적이 있다. 목표는 보온, 방법은 3 레이어의 구축과 가볍게. 그래서 내피 - 보온재 - 쉘이라는 3 레이어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가장 효과적인 방어벽을 구축했다. 물론 지금도 모자르고 부실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여전히 성능 좋은 미드 레이어와 다운을 찾아 다니고 있다. 

이번 추위를 지나치면서 너무 춥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서 2018년에는 대체 얼마나 추웠던걸까 하고 찾아봤더니 지금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올해 초 1월 영하 17도가 며칠 계속되었던 날이 더 추웠다. 결론은 그래도 시스템 구축이 보람이 있다는 것. 물론 그럴 듯한 좋은 옷은 없다고 해도 트라이얼 앤 에러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비용이 상당히 들기는 했다.


2. 사실 이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중국에 엄청나게 강한 추위가 밀어닥치고 있다. 여기에 온 추위는 잠깐 뚫린 통로로 내려온 것. 이 말은 2024년 여름이 심상치 않다는 것.


3. 추위가 가고 나니 미세 먼지가 날아온다. 그래도 겨울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정도로 알러지가 올라오는 일은 잘 없다.


4. 경험적 지식을 그다지 믿지는 않는데 아무 생각없이 어제 지나갔으니까 오늘 온다는 식으로 20년, 30년 같은 일을 반복하는 사람들, 어쩌다 우연에 의해 얻은 노하우를 철썩같이 믿고 나가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기 때문이다. 원리의 분석과 이해 없는 반복 숙달 혹은 원리의 분석과 이해만 있고 반복 숙달이 없는 것 둘 다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5. 생활 리듬을 개편하고 있다. 오랫동안 11시 점심, 5시 저녁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하루에 두 번이나 밥을 사먹는 게 아무래도 부담이 좀 된다. 물가도 너무 오르고. 그래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8시 아침, 1시 점심 그리도 다시 집에 들어와서 8시 반 쯤 저녁 패턴이다. 

좋은 점은 식비를 줄이는 것. 나쁜 점은 아침에 배부른 채로 지하철을 타니까 뭔가 몸이 무거운 기분이 드는 데 별로다. 또한 저녁 8시 이후 밥을 먹으면 잠자는 시간까지 텀이 3시간 정도로 좀 짧다. 예전에는 저녁 5시에 밥을 먹고 집에 오는 동안 움직이고, 잠자기 전 6시간 이상 공복 유지를 할 수 있는 게 좋았는데 그게 안된다. 그리고 이건 리듬 개편이 진행 중이라 생기는 후유증 같은 데 4, 5시 쯤 배가 상당히 고프다. 일단 칼로리 바, 과자 이런 걸 좀 구입해 사물함에 넣어뒀다. 예전에는 밤에 배고프면 물만 마셨는데 그걸로는 좀 힘든 거 같다. 

어쨌든 현재로는 다른 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저녁 9시부터 취침 12시 사이에 책을 좀 많이 읽고 OTT 작품 같은 것도 챙겨보고 할 생각이다.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읽고 보기가 어려워.


6. 옷의 경우 필요하고 참고가 되는 거라면 아주 비싸거나 소재가 보관 / 관리하기 지나치게 어려운 게 아니라면 사놓는 게 원칙이다. 그게 내가 하는 이야기의 소재고 재산이다. 무일푼이 되어도 그게 있어야 새롭게 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정말로 둘 곳이 없다.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음.


20231214

엉망, 이유, 대응

1. 오늘도 날씨 이야기로 시작. 날씨가 엉망진창이다. 어제는 최고 기온 10도 정도였는데 다음 주에는 최저 기온 영하 16도가 예보되어 있다. 그건 그렇고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비 참 많이도 내리네. 습한 겨울이다.


2. 프리랜서로 살면서 원고료 떼어 먹은 적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인 삶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작년에 꽤 큰 위기가 있었다. 약간 지긋지긋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해결이 되었다. 올해도 약간의 위기가 있었다. 재미있는 게 하나는 글로벌 기업, 또 하나는 국가 산하 기관으로 전혀 걱정이 되는 케이스가 아니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고 설명에 따르자면 오류나 시스템 등등의 문제가 원인이었다. 아무튼 올해가 가기 전에 해결이 되려고는 한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큰 고민은 일을 받아야만 하는 프리랜서의 입장에서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가 그나마 들어오던 일도 끊기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게 원인인 거 같다 싶은 경우가 있기도 했다. 물론 다른 글을 받기 위해서, 사정이 바뀌어서, 글이 별로여서 등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뭐라고 따질 만한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한 수입을 가지고 있고, 제대로 줬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 거 아닌가 싶지만 그런 게 잘 통하지 않는다. 예전에 무도에서 정준하 심리 상담 때 나온 "어, 열받네" 같은 건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 집단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못 받아도 마음이 찝찝하고, 따져서 받아도 마음이 찝찝해 진다. 결론은 다른 수입원을 확보하거나 아예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 대응 방안이 거의 없다.


3. 최강야구만 봐도 현실이 드라마보다 훨씬 드라마틱하다.


4. 크롬캐스트 있으면 좋으려나. 

20231212

별로, 고장, 문제

1. 2023년은 여러가지로 별로인 한 해다. 일도 일이지만 연말에 몰리면서 TV 고장, 노트북 고장, 치아 고장 등 여러가지 사건이 겹친다. 모두 돈 꽤나 드는 일들. 이런 일들이 한 번에 몰아닥치면 뭐가 잘못된 걸까 생각하게 된다. 인생사 길게 봐야하고 새옹지마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잘 안됨. 그래도 뭐 어쩌겠어. 그나마 보람이 있다면 몇 년 만에 책을 하나 낸 것 정도. 그래도 이런 걸 했다가 남으니까.

2.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노트북 고장이 제일 중요한 사건인데 이제와서 M2 에어를 사는 건 좀 이상하고 내년 출시 버전을 좀 생각해 보기로 했다. 3월 예정이라네. 그때까지 지금 쓰고 있는 애가 잘 버텨줘야 할텐데.

3. 요즘 날씨는 정말 이상한데 가장 이상한 건 비가 너무 온다는 것. 11월에도 그랬는데 12월이 왔지만 비가 잦고 내렸다하면 장대비 같은 게 내린다. 그래도 오늘은 날이 좀 좋은데 5일 후 영하 10도 한파가 찾아올 예정이다.

4. 에어팟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하기 너무 편하다는 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일하다가 너무 졸리면 주섬주섬 줄 이어폰을 꺼내서 연결하고 그랬는데 이건 그런 장벽이 너무 낮아서 시도때도 없이 뭔가 틀어놓고 있게 된다. 이건 뭐 사실 기계탓 할 건 아니고 내 문제겠지만.

5. 계속 뭐가 먹고 싶은데 이건 겨울이라 그런건가 이것저것 고장 난 스트레스가 돌파구를 찾고 있는 건가.

20231129

익숙, 마마, 패딩

1. ARS 업무 처리를 하려고 하면 문자로 보기 같은 걸 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앱을 이용하거나 하면 간단하지만 1, 2년에 한 번 쓰는 거 앱으로 깔아놓고 인증서 만료니, 장기간 미접속이니 뭐니 하는 건 더 귀찮다. 아무튼 보통은 소리 들었다가 화면 봤다가 하는 게 귀찮아서 보통은 그냥 소리로 듣는데 무조건 문자로 하는 경우도 있음. 역시 번거롭다. 얼마 전에는 통화로 하기는 하는데 AI가 대답하는 경우가 있었다. 더 편한 거 같긴 한데 허공에 대고 예, 아니오 하는 거 같아서 좀 이상하긴 했다. 익숙해져야겠지.


2. 기계의 대단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코로나 시절 지하철 들어갈 때 마스크 쓰라는 안내.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계속 말하는데 인간이라면 지쳐 나가 떨어지고 후유증도 굉장할 거다. 하지만 기계로 하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니다.


3. 엑스포 발표가 났다. 딱히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어제 저녁 먹는데 뉴스에서 계속 나오길래 저게 이제 발표하는구나 + 부산이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 파리에서 뭘 막 하네 등등 생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결과를 보니 몇 년 전의 예상 - 사우디 백 몇, 나머지 - 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물론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라곤 하지만 무모함과 명확한 상황 판단 중 어느 걸 선택할 지는 다른 문제다. 이걸 계속 끌고 가는 걸 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전 운동으로 얻는 게 있는 사람이 있다 vs 정말 될 지 알고 계속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vs 로또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등등.


4. MAMA를 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까 마마를 본 적이 거의 없다. 한국인이 일본(혹은 외국)에 가서 영어로 진행하는 시상식이라는 꽤 이질적인 행사인데 뭐... 세계의 씨제이가 되고 싶어하니까 그럴 수도 있지. 예전에 마마의 참가자 대우가 상당히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좀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도 아니라고 하고 특히 배우와 뮤지션 사이 대우 차이도 꽤 심하다는 있는 거 같다. 


5. 요즘도 심심할 때 패딩을 뒤적거린다. 패딩에 대한 끝도 없는 열망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어떤 패딩을 입으면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환상, 오해, 닿을 수 없는 이상의 추구 같은 점이다. 세상에 그런 건 없다. 어떤 식이든 차가운 기운을 전혀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옷은 없다. 자동차 철판이나 건물 콘크리트 같은 더 거대한 게 있어야 그나마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따뜻해 보이는 카탈로그 속 사람들을 보며 저걸 입으면 지금보다 훨씬 포근하고 아늑하지 않을까 하는 환상에 빠진다. 그런 게 존재하지 않으니 끝도 없다. 우주복도 춥다더라고. 하긴 세상에서 제일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들이 최악의 환경에서 입고 있는데 난방과 보온 따위에 공간을 할애할 수는 없겠지.


20231126

17, 소노마, UHD

1. iOS 17 업데이트를 했다. 13 미니라 굳이 올렸다가 느려지지 않을까 걱정을 좀 했는데 뱃지 1 신경 쓰다가 괜찮다고들 하길래 그냥 했음. 생긴 건 이전과 거의 비슷하고 몇 가지 기능들이 추가 되었다. 하드코어하게 쓰지 않기 때문에 사용상 변화는 거의 없는 듯. 에어드랍, 연락처드랍 이런 거 정도? 


2. 아이폰 업데이트를 한 김에 미니 M2도 소노마 업데이트를 했다. 역시 거의 변화는 없는데 바탕화면, 화면보호기가 움직인다든가, 위젯을 바탕 화면에 배치하든가 하는 기능이 생겼는데 맥 OS는 기본적으로 맥북처럼 포터블한 기기에 포커스를 둔 게 많은 거 같다. 방에 가만히 두고 쓰는 거에는 별로 해당없는 게 많음. 도서관에 두고 있는 맥북은 예전거라 이번엔 업데이트도 안된다. 이번 업데이트의 가장 확실한 개선점은 예전에는 맥미니가 잠에서 깨어났는데도 모니터가 입력 신호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 그게 줄어들었다.


3. 아이폰에 맥미니, 맥북을 쓰고 있지만 주요 작업 도구는 크롬이다. 사파리에서 구글 독스가 약간 애매하기 때문이다. 노래도 유튜브 뮤직, 영상도 유튜브, 캘린더도 구글 캘린더다. 그래서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데가 있는데 크롬북을 쓴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딱히 있는 것도 아니다. 크롬북을 상당히 오래 썼고 분명 편한 데가 있지만 부족함. 지금의 맥북 에어 정도 성능의 기기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런 게 나온다고 크롬북이 할 수 있는 게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 기대는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크롬북의 좋은 점은 키보드. 맥북 키보드 요란해, 시끄러워, 손가락 아파...


4. 건강검진을 했는데 수면 내시경을 하고 2시간을 잤다. 쿨쿨쿨.


5. TV도 샀다. LG의 55인치. 나쁘지 않은데 UHD가 4K인지 몰랐다. 케이블 셋톱 박스 성능이 부족함. 크롬캐스트를 하나 사볼까 싶다. 


6. 너무 큰 바지 허리, 문 앞에 잔뜩 쌓여있어서 지나가기만 하면 후드득 떨어지는 운동복 더미, 자리가 없어서 방을 굴러다니는 모자, 발바닥이 아픈 몇 켤레의 신발, 주머니가 불편한 아우터 쉘, 바닥이 떨어진 간이 의자, 털 빠지는 다운 파카 등 사소하지만 불편한 부분들을 보강했다. 이런 게 시행착오가 필연적이고 은근 비용과 수고가 든다. 그래도 대강 다 정리한 듯. 


7. 게임판에서 또 이전과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왜 게임판에서만 유독 그런 일이 많이 생기는걸까 생각해 보면 그들이 말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다지 면밀한 계산이 있지는 않아 보이지만 회사는 그들을 주고객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건이 반복된다.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는 거 같아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세계는 돌아간다. 난데없이 맨발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부터 큐어논과 프라이드 보이스까지 이미 수많은 예를 보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무지성은 같이 놀기가 편하고 집단적 부화뇌동은 도파민을 불러 일으키면서 세상에(무려 세상에 대해!) 뭔가 하고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 주니까. 그리고 이런 세력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잔뜩 있다. 그러므로 이런 일을 다만 일탈이나 예외 혹은 농담거리 정도로 취급하다가 덩치가 커져 버리면 너무 늦어버린다. 

20231123

단풍, 미세, 의미

1. 날씨가 이상하게 흘러가더니 첫눈이 내린 이후(쌓이진 않아서 집계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내렸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있다. 은행은 나약한 게 잎을 다 버려버린 거 같고 단풍 쪽은 조금 더 굳건한 거 같다. 사실 단풍나무 빨갛게 되다가 그대로 얼어서 봄까지 가는 걸 많이 보긴 했음. 어제 새벽에 비가 내렸고 다시 추워질 예정.


2. 손을 씻든 말든 미세먼지에 마스크를 쓰든 말든 나랑 관계가 없는 인간들 일이니 아무 상관이 없다. 코로나, 독감에 마스크는 약간 다른데 전염병을 퍼트릴 매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은 마스크는 내가 쓰면 되니 상관없다. 이런 건 됐으니 공공 화장실 물이나 잘 내리고 침 좀 안 뱉으면 좋겠다.


3. 진격의 거인을 다 봤다. 그런데 왜 앨런일까. 주인공이니 내러티브가 만들어졌겠지만 그게 장벽이니 이야기의 전개가 시종일관 답답해진다. 하긴 대부분의 애니가 다 그렇지. 왜 쟤가 이야기의 중심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하지만 사실 이 질문은 의미가 없다.


4. 롤랑바르트의 패션 시스템은 왜 번역본이 없나. 나는 능력이 없고... 나온다고 해도 거의 안 팔리겠지.


5. 어제의 두통은 아직 모르겠지만 오늘의 두통은 미세먼지 때문인 듯.


6. 웨더스 캔디는 왜 이렇게 맛있는가!


7. 방에 물건이 계속 들어차다 못해 조금만 더 있으면 안에서 못 나가든지 바깥에서 못 들어오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거 같다. 어느 쪽이 나은 선택인가.


20231121

냉혹, 시간, 두통

1. 제목에 책 사세요라는 말을 넣었더니 조회수가 뚝 떨어지는군. 냉혹한 세계라니. 그래도 책 사세요.


2. 2주 째 최강야구를 본방으로 보고 있다. 재미있긴 한데 회당 방영 시간이 정말 너무 길다. 거의 2시간 하는 듯. 아무튼 이번 주 방송도 여러 교훈을 준다. 세상은 플루크든 뭐든 상관없긴 한데 플루크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닌 거 같다. 오타니 말 대로 쓰레기라도 잘 줍고 다닙시다.


3. 진격의 거인 완결편 후편을 보기 시작했다. 화면만 봐도 피곤해져서 한참 걸릴 거 같은데 이미 봐둔 게 있으니 마무리는 해야할 거 같다. 진격거는 정말 운명의 굴레와 무기력함을 너무 잘 보여준다.


4. 날이 좀 풀리다가 문득 비가 내리고 추워지고 다시 좀 풀리고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칼하트의 덕 초어 재킷 같은 걸 입을 타이밍이 없는 날씨인 듯.


5. 갑자기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의 두통이 생겼을 때 네 가지 정도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쾌적하지 못한 상태가 만드는 비효율성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콧물과 기침이 나고 이런 코막힘 때문에 두통이 생기는 경우에는 알러지가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지르텍 혹은 액티피드를 먹는다. 뭔가 발열이 있는 거 같은 두통은 바이러스가 의심되기 때문에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먹는다. 위 둘은 아니고 발열은 없는 거 같은데 신체 에러 같은 걸로 머리가 아파오는 거 같은 경우 애드빌을 먹는다. 이거 말고 머리가 웅웅 거리며 파도가 치듯 아파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대부분 카페인이다. 이럴 때는 모카골드 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하지만 이렇게 아파올 정도라면 두 잔은 마셔야 가라앉는다.

모카골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의 문제점이 있다. 이상을 감지하고 약을 먹을 때 잘못된 선택을 하면 다음 식사를 하고 약을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대략 6시간 정도의 텀을 두통을 참으며 잘못된 선택을 원망하며 그저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어느 길로 가야할 지 판단을 위해 두통이 생겼을 때 자신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경험을 통해 이럴 때는 이런 걸 먹으면 해결된다는 노하우가 쌓이긴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경험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패턴이 나타나거나 다른 요인과 합쳐져 뒤섞여 있거나 하는 경우 상황 파악이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어제 콧물이 나면서 기침이 조금 났고 몸이 아픈 거 같기도 하고, 안 아픈 거 같기도 한 상태에서 다래끼까지 났기 때문에 눈의 약한 통증과 연결된 두통이 섞였다. 갑자기 콧물이 난 게 지하철을 타면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종일 시크린원을 눈에 넣는 상황에서 지르텍을 먹었다. 하지만 별로 해결되는 게 없었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하철이 아니라 저녁밥을 먹고 나서 약한 두통이 생겨난 것도 같았는데 차라리 타이레놀을 먹는 게 나았을 거 같기도 하다. 한번도 깨지 않고 잠을 푹 잤지만 두통이 약간 더 심해져 있고 눈의 통증도 약간 더 강해져있다. 미열은 다래끼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주변에 안과가 없기 때문에 일단 약국에서 약을 구입했다. 약을 네 개나 먹어야 해. 당장 두통을 해결하고 싶기 때문에 그 약과 애드빌을 함께 먹었는데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간이나 위에 무리가 갈 거 같긴 하다.

어쨌든 현재 상황은 다래끼와 별개로(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두통이 있고 게다가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뭔가 막 먹고 싶다. 국밥 같은 뜨거운 걸 와구와구 먹고 싶은 열망이 솟구치고 있는데 이게 관련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역시 여러가지 증상이 섞이면 상황 판단이 잘 이뤄지지 않아. 


6. 국내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 한창이다. 사람들이 직구로 뭘 막 사들이니까 나온 거 같은데 여전히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플프 세일은 가격 제도에 대한 믿음, 제품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제품에 대한 믿음이란 예를 들어 계속 나오는 물건이라도 2023년 제품과 2024년 제품이 다르다는 시스템 적인 신뢰를 말한다. 2024년에도 별 생각 없이 2023년 생산 제품을 그대로 팔고 있다면 블프 세일 같은 건 성립이 될 수 없다. 이게 성립하려면 정확한 수요 판단이 필요하다. 일년 내내 별의 별 이름으로 할인을 하고 있고, 제 값에 사는 것과 할인가에 사는 데에 아무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이게 합쳐져 제 값에 뭔가 사면 손해를 보는 느낌을 받는 상황에서 블프 세일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20231115

여러 음악, 책 사세요

1. 이번 주에도 여러 새 앨범이 나왔다. 예전에는 빈집이니 뭐니 타령이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언제 내놔도 음반 시장은 미어 터짐.


에스파는 미니 앨범 드라마를 내놨다. 타이틀은 드라마. 이번 음반은 약간 듣기 힘들다. SM의 새로운 시스템 아래서 윈터 음색은 확실히 안정화를 시키고 있는 거 같은 건 좋다. YOLO라는 어딘가 신나는 곡과 팬송 YOU를 여러번 들었다.

레드 벨벳은 풀 앨범 칠 킬로 오래간 만에 컴백을 했다. 이 앨범은 무척이나 훌륭하다. 베테랑이란 무엇인가 보여주는 듯. 약간 재미있는 게 언더워터라는 곡이 있다. 이렇게 해서 권은비의 언더워터, 츄의 언더워터에 이어 레드벨벳의 언더워터최근 3곡의 언더워터를 만나게 되었다. 

로꼬도 새 앨범 WEAK를 냈다. 몰랐다가 권은비 영스트리트에 로꼬가 나와서 알게 되었고 민니 피처링 곡이 있어서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다 들어보게 되었다. 알고 봤더니 민니 피처링의 NOT OK가 타이틀이었음. 이 곡은 좀 멋지다. 릴 체리 피처링의 HEEE !(제목 만으로도 릴 체리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까지는 당분간 들을 거 같은데 아이뽕 아이뽕 하는 곡은 좀 힘들었음. 

수민의 시치미도 잘 들었다. 이 곡은 새 앨범 뒤적거리다가 엄정화 피처링의 곡이 있길래 누굴까 하고 들아보게 되었다. 탄탄히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분이었음. 엄정화 피처링의 옷장이라는 곡은 가사가 꽤 재미있다. 


2. 갑자기 추워졌다고 너무 껴입고 있다. 지난 몇 년 추위의 교훈, 가볍게, 뛰자를 잊지 말자.


3. 거리, 지하철, 버스, 도서관, 식당, 가게에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다. 정말 너무 많다.


4. 책 사세요. 책 사세요.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따뜻한 방에서 읽는 패션의 시대(링크)가 아주 재미있답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20231108

조합, 결핍, 복잡

1. 변덕스러운 날씨에 맞춰 옷의 조합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있는 걸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한데 아주 결정적인 고리들이 하나씩 없다. 

2. 로봇이 사람을 물건으로 인식해 압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아시모프 로봇 3원칙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약간 흥미롭다. 일단 그 원칙 좀 이상하다 아니다에 가기 전에... 지금의 사고는 인간과 그게 아닌 걸 구분할 줄 아는 로봇이 인간을 해치면 안된다는 원칙이 들어있지 않아서 인간을 공격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QR따라 움직이는 놈이 앞에 사람이 있는 지 없는지 상관도 안하고 밀고 들어와 지가 하던 일 해버리는 바람에 생긴 거다. 즉 제어 감독 기능의 부실함 혹은 감독관의 부재가 원인이다. 

아시모프니 뭐니 그런 걸 탑재할 정도의 로봇이 있는 상황이 아님. 물론 AI가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AI와 인간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는 하다.

3. 모기, 벌레가 너무 많다. 빈대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데 그것도 문제지만 뭐든 많아.

4. 수진 앨범이 나왔다. 마음이 무척 복잡하지만 꽤 괜찮은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키스오브라이프도 새 앨범을 냈다. 이쪽도 상당히 좋다. 

5. 요새 스토킹, 최강야구 이런 걸 유튜브로 자주 보고 있어서 내친 김에 마침 진행중인 한국시리즈를 잠깐 봤다. 역시 그냥 야구는 별로 재미없어.

6. 지금 방에서 뭐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나는데 실체가 없네. 



20231106

한파, 방전, 의심

1. 날씨가 매우 이상하다. 아침에는 비가 많이 내렸고, 점심 먹으러 갈 때는 햇빛이 나면서 비가 또 많이 내렸고, 지금은 햇빛이 나고 있다. 바람은 계속 많이 불고 지금부터 쭉 온도가 내려갈 예정. 뭘 입어야 할 지 선택하기 어려운 계절이 또 왔다.


2. 위클리 새 앨범은 꽤 괜찮았음. 어린 걸그룹 티가 나지 않게 하려고 상당히 애를 쓴 거 같다. 물론 어디든 꽉꽉 차 있기 때문에 포지셔닝만 가지고 빈틈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그래도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건 정공 전략이다. 비비지 새 앨범도 좋았다. 이쪽은 뭐 노련한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진다.


3. 주말에 도서관에 나오지 않았더니 노트북이 방전되었다. 이런 상태로 다시 켜졌을 때 좀 이상한 데 깔끔하게 껐다가 다시 켜는 게 낫다. 


4. 다리에 뭐 이상한 게 잔뜩 낫는데 디키즈 바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제야 비가 그쳤으니 세탁을 해봐야지.


5. 조막만한 차트라고 해도 소중하다.


6. 돈에 관련해 아무런 기다림도 조바심도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곳이 역시 함께 일하기 좋은 회사다.


7. 지금 이 순간의 가장 큰 문제는 피곤함. 온 몸 구석구석이 각자 피곤하다.


8. 세상과 싸우는 오타쿠 자의식이라는 건 그렇게 멋지지가 않음.


9. 최근 다시 마약 문제가 회자되고 있다. 사실 계속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연예인 등 유명한 사람들이 얽혀있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도둑질이 나쁜 짓이라는 걸 모두가 알지만 인류는 도둑질을 없애는 데 성공한 적이 없다. 마약도 비슷한 상황인 거 같다. 단순하게 나쁜 짓이라는 걸 강조하는 것만 가지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시기는 지난 듯 하다. 마약 효과의 경증에 따른 관리, 중독자의 관리, 중독된 채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 등이 보다 체계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사실 모든 범죄가 그렇긴 하다. 어려운 문제다.


20231101

모기, 대응, 절망

1. 3일째 모기 한 마리가 방안을 떠돌고 있다. 문득 나타나서 윙윙 거려 잠을 못 들게 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물린 자국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통 모기들이 숨는 장소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전혀 못찾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을 때, 가만히 누워있을 때 갑자기 나타나 갑자기 허공 위를 스르르 날며 사라진다.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있으면 귓가를 윙윙거리며 배회한다. 뭐 하는 건지 잘 모르겠음. 약간 의문은 있다. 우선 한 마리가 아닐 가능성이 꽤 있다. 하나 잡고 나면 또 하나가 어디선가 나타나는 게 기본적인 패턴이다. 이번에는 잡질 못하고 있으니 모르겠다. 그리고 모기가 3일 굶어도 살아있나? 방에 먹을 게 없을 거 같은게 일단 수분이 거의 없는데.


2. 환절기 날씨이긴 한데 환절기 옷은 별로인 시즌이다. 낮에는 긴소매 티셔츠 정도의 얇지만 온 몸을 덮는 9월 말 쯤의 옷이 좋다. 저녁에는 온도가 꽤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바람을 막아주는 11월 말 정도용 옷이 좋다. 결국 10월 용으로 나온 환절기 옷은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워서 효용이 없다. 얇은 걸 여러 개 입어야 효과적이다 라는 기본 상식은 이런 날씨에는 좋은 대처 방안이 아니다. 얇은 것 위에 두꺼운 것이 더 낫다. 이런 날씨에 대응하는 옷이 잘 없음. 


3. 이런 날씨는 모기에게 딱 좋은 계절이다. 어제 벤치에 앉아 잠깐 쉬다가 하늘을 봤더니 모기 수십 마리가 머리 위를 배회하고 있었음.

 

4. 올해는 돈과 관련해 아주 안 좋다. 제대로 안 풀리는 것도 많고, 잘 안되는 일도 많고, 의외의 복병들도 있었고. 프리랜서로 살고 있으니 모두 나의 책임이겠지. 아무튼 지금의 흐름으로 봤을 때 12월 중순 이후 혹은 내년 1월 쯤부터는 집에서 일해야 할 거 같기도 하다. 모르겠다. 

20231026

정기, 정신, 정적

1. 최근 3일 정도 12시에 잠들어서 7시 30분에 깨고 있다. 중간에 깨서 화장실 가는 날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이건 비정기적인데 7시 30분에 일어나자 마자 아 피곤해! 아 졸려! 하는 건 정기적이다. 7시간 반을 자는 데도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아. 어떻게 된 거야.


2. 가끔 카페 같은 장소를 물색해야 할 일이 있다. 이거 너무 어렵고 지리하다. 평소에 알아두면 좋긴 한데 그렇게 알아 놓은 곳들은 일요일에 쉬거나, 지나치게 사람이 많거나, 이상한 곳에 있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한 곳이 가장 문제인 듯. 처음 보는 사람보고 사람도 없고 자리도 넓으니 신내역으로 오라고 하긴 역시 좀 그러니까. 카카오 지도, 네이버 지도 같은 걸 뚫어져라 30분만 보고 있으면 정신이 나가버림.


3. 안 해보던 일은 해보는 게 낫다. 괜찮을까 싶어도 안 해본 거니까 아니면 할 수 없고 하는 마인드.


4. 날이 꽤 따뜻하다. 하지만 나는 춥다. 추운데 옷을 껴입으면 더워. 곤란하다.


5. 요새 사건 사고 뉴스가 참 많다. 가장 떠들썩한 건 마약 관련이고 그 다음은 사기 일종의 로맨스 스캠. 앞에 건 아직 갈 길이 먼 거 같고 뒤에 건 일단락이 된 거 같다. 더 이상하고 신기한 사건은 후자이긴 한데 사기라는 건 정말 당사자는 알기 어려운 거긴 하다. 그러니까 사기라는 범죄가 수천년 전하고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세상에 여전히 존재하는 게 아닐까. 아무튼 이 일단락은 뉴스를 자세히 보니 더 넓은 세계로의 시작인 듯. 과연 누가 누구를 속인 것인가, 이것 마저 궁금해진다. 


6. 제목 마지막의 정적은 내용에는 없고 그냥 앞글자 맞추려고 넣어 봤다.

7. 프리랜서로 살면서 그래도 돈 떼먹힌 적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아무래도 못 받을 돈이 있는 거 같다. 뭔 답도 없고 말도 없으니 방법이 없네. 창피함과 당혹감이 존재조차 하지 않으니 대화 자체가 벽 보고 혼자 떠드는 것 같은 공허함만 남는다.


8. 사실 7보다 골치 아픈 건 돈을 줘야 한다는 자각조차 없는 경우다. 안 주면 떼먹히는 거라 7은 너무 소액이라서 그렇지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압박이나 심지어 법적 절차까지 여러 방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예 자각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안 좋아서...조차도 아니고 뭔가 줘야한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보질 않았으니 어디서부터 시작해 이야기를 해야하는 건지 감조차 안 잡힌다. 이런 건 하지 않는 게 최선인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종류의 무력함은 인간을 우울하게 만든다.

20231016

조절, 원인, 효과

새 책이 나왔습니다. 패션의 시대 : 단절의 구간이라고 합니다. 이 둘이 합쳐져서 제목인데 온라인 서점에서는 뒤 부분을 부제로 생각했는지 패션의 시대라고 나온 곳이 많습니다. 세상에 뿌려진 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하는 건 제가 콘트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은 합니다. 결정적인 오류면 몰라도 이런 애매한 건 내버려두는 게 낫죠. 그래도 여기에 오시는 분들 몇 분, 그 중에서 책을 읽으실 몇 분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겠죠. 이런 정도겠죠 뭐. 아무튼 지금의 패션을 구경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고, 나름의 지도를 그리는 대전제 아래에서 최근 패션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책입니다. 여기(링크)를 참고해보시면 혹시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더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책과 글을 쓰는 사람은 관심을 먹고 사는 수 밖에 없죠.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1. 아침에 10도, 오후에는 20도 정도 일교차가 있다. 내일은 약간 더 쌀쌀해서 아침에 8도 정도 된다고 함. 예전에 구입한 애매한 사이즈의 두터운 옷(플리스 라인드 재킷들)이 좀 있는데 입을 일이 없었는데 요새가 딱 맞다. 사실 안에 반소매 티셔츠, 바깥에 라이트 패딩 정도가 딱 맞는 시즌인 거 같은데 안에 긴소매 티셔츠, 바깥에 플리스 라인드 재킷을 입고 있다. 이러면 오전과 밤에는 약간 쌀쌀하고, 오후에는 약간 덥다. 어차피 매번 딱 맞게 조절하는 건 불가능함. 아침이 5~8도 정도 되면 다운 베스트를 입을까 생각 중.


2. 환절기는 이게 문제가 아니라 뭔가가 있어. 원인 파악이 안된 알러지가 끊이질 않는다. 봄은 꽃이나 나무 뭐 이런 거 같은데 가을은 아직 잘 모르겠음. 눈이 따끔거리기도 해서 안약도 넣었다. 검색을 해보니 가을 알러지는 잡초 화분, 특히 돼지풀, 쑥, 환삼덩굴 화분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3. 아이브 이번 음반의 좋은 점은 안유진 목소리의 날카로움을 조금 무디게 만들어서 듣기가 편하고 장원영 목소리를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단점은 스타쉽 기획이 괜찮은 건가 싶은 게 비효과적인 행보를 그룹이 끌어올리는 거 같다. 3 타이틀 빼고는 곡이 좀 아쉽긴 하지만 똑같은 앨범을 가지고도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4. 라잇썸 앨범이 괜찮았다. 케플러도. 얼마 전 나온 도시(dosii)의 음반도 잘 듣고 있음.


5. 운동 부족의 현상이 몸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계단 오르기라도 해야겠다.


6. 아마도 5와 관련된 문제인 거 같은데 정신이 멍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할 일이 많은데 기운을 냅시다.


20231010

시즌, 고민, 두통

1. 풋커버 시즌을 마무리하고 긴양말 시즌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10월 10일. 


2. 중동의 분위기가 매우 심상치가 않다. 전쟁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조금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3. 츄 티저가 나왔다. 기대 됨. 선미 티저도 나왔다. 역시 기대 됨.


4. 며칠 집에 있었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다. 조금 걸었더니 너무 힘들어. 가을 공기 알러지, 모기향, 카페인 등 다양한 원인의 두통이 발생하고 있다.


5. 2024 SS 컬렉션을 쭉 챙겨봤다. 이번 시즌은 다들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듯.


6. 지하철 같은 곳에서 스마트폰 스피커로 뭔가 듣는 사람의 수가 아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거 같다. 이런 발상이 가능하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데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런 식의 무신경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아무 생각 없음을 과시하는 광인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이 대체 뭘까. 

20231006

선택, 관심, 다양

1. 어제 오늘 상당히 추웠다. 가을 코트, 가죽 재킷 예쁜 건 무조건 입고 나가야 되는 날씨였음. 하지만 오늘은 좀 따뜻하게 입고 마트에 갔는데 오후 들면서 상당히 더워졌다. 


2. 일이 좀 있어서 집에서 일하자 했는데 집안 일이 상당히 많아서 종일 뭔가를 했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이제 여름 옷 - 가을 옷 체인지를 좀 해야 하는데 그건 손도 못댔다. 


3. 아이브의 두 번째 타이틀이 나왔다. 오프 더 레코드. 아이브가 애초에 니가 날 걱정한다고? 니가? 라는 내러티브를 메인으로 전달하고 있는 팀이긴 해서 이런 이야기에 차단막이 깔려있지만 아이브의 이번 행보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곡이 굉장히 좋기는 한데 과연 앞의 두 곡이 트리플 타이틀이라는 식으로 관심을 분산시킬 정도의 곡이었을까, 미국을 염두에 두고 금요일 2시에 공개를 할 이유가 있었을까 등등. 

뭐 아이브 정도의 그룹이라면 할 수 있는 간지이긴 한데 오버페이스가 과연 득이 되고 있기는 한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같은 시간에 나온 NCT와 제니는 이해가 가는 행보이긴 하지만. 타이틀을 먼저 공개하고 나서 후속 타이틀 느낌으로 2개 뮤직 비디오를 간격을 두고 차례로 공개했다면 어떻게 흘러갔을까.


4. 아이들의 미국 곡도 공개되었다. 이건 11시인가 나왔음. 각자 가지고 있는 시장이 다양하다는 건 좋은 일이긴 하다. 미연을 왜 대작 게임 OST에서 많이 쓰지 않는걸까. 웅장한 음악에 너무 잘 어울림.


5. 2와 관련해 오늘의 작업은 뉴스 읽은 거 말고 별 게 없음.

20231004

청명, 폭우, 의존

1. 오전 날씨는 청명한 가을 날씨였는데 오후가 되더니 폭우가 쏟아졌다. 무슨 장마철 소나기처럼 쏟아졌는데 어디서 하늘로 올라간 구름인걸까. 아무튼 내일부터 며칠 쌀쌀할 거라고 한다. 뭘 입어야 할 지 짐작이 안 감.


2. 작년부터 패션과 얽혀 있는 언론, 출판 계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는 것 중 다양성이라는 말에 적잖게 질려있다는 것. 남용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관념보다 더 질려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정작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진척이 거의 없고 최근 케이팝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거 같은데 아쉬운 일이다. 


3. 이 비슷하게 유교적 관념을 평소에는 그렇게들 싫어한다고 말들 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거기에 기대. 웃기는 일이 아닐까.


4. 흡연량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탕을 샀는데 사탕 + 아이코스다. 줄어든 건 아무 것도 없다. 니코틴 의존, 당분 의존.


5. 오늘의 작업은 W 원고와 관련된 자료 조사 조금, 역시 W 원고 관련 막히는 단락에 대한 고찰 조금, 칼럼을 위한 기자님과의 브레인스토밍 조금.

20231003

유지, 평가, 체력

1.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저번 주 목요일부터 이번 주 화요일까지니 꽤 긴 연휴였다. 사실 연휴와 별로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휴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가 이제 끝난다고 하니 약간 아쉽다. 이번 주 들어서는 날씨도 굉장히 좋음. 물론 연휴가 끝나고 나면 식사 등 생존 유지비가 그나마 살짝 나아지는 건 다행 요소.


2. 요리와 설거지라고 하면 설거지 쪽이 확실히 더 재미있다. 목표가 확실하고 진행 상황이 분명하게 눈에 보인다. 요리에 비해 창조적 요소가 부족하다고 해도 시행착오 속에서 자기 만의 효율적인 루틴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도 보람 요소다. 또한 실패의 가능성이 없다. 각박한 현대 사회 안에서 실패가 없다는 건 좀 대단한 일이다. 설거지를 실패하는 사람 같은 건 없다. 항상 명심하는 설거지의 슬로건이라면 주방세제로 죽은 사람은 없어도 세균에 죽은 사람은 많다는 것. 소위 자연인 계열에게 잔여 세제는 과대 평가되고 잔여 세균은 과소 평가되고 있다. 맛과 향이 있으니 납득하기 쉬워서 그런게 아닐까. 현대 의학과 백신, 주방 세제가 만드는 방어막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현대 문명은 그 덕분에 존재한다. 아무튼 세제 좀 남아있으면 어때. 항균 박멸이 목표.


3. 연휴 기간 동안 최강 야구와 야구 토크쇼 스톡킹을 많이 봤다. 알고리즘에 들어온 이후 대부분 누군지도 잘 모르면서 무신경하게 봤음.


4. 아이브 1곡이 나왔다. 멋진 곡임. 에스파는 원래 정규 나온다고 했다가 미니 2개로 갈라진 거 같다. 각각을 투어로 소화해 낸다면 손해 볼 건 없을 거 같지만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과 체력이 문제가 아닐까.


5. 오늘은 시장 조사 예정. 작업 일지를 여기에 쓸까 했는데 게을러서 꾸준히 쓰진 못할 거 같다. 별내 신도시와 구리를 돌아다녔다. 경기도의 대중 교통 시스템을 이용할 때 가져야 하는 리듬감은 역시 하루이틀 체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종일 멍하니 기다리다 집에 온 기분. 구리에 있는 현대 아울렛은 초입부터 막히기 시작해 들어가자마자 인파에 질려서 환승 시간이 지나기 전에 나와버렸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옷을 사겠지. 당연한 일이다. 

20230930

탐색, 파괴, 많관부

1. 이경규가 유튜브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작했다. 이경규 유튜브 조합이 괜찮은 지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토크쇼 때 약간 이상한 분위기) 아무튼 조합점을 찾거나 만들기 위해 여전히 탐색을 하고 있는 거 같다. 확실히 대단한 분이다.


2. 리사는 물랭루즈로 아마도 케이팝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 들고 있다. 1도 그런 면이 있지만 내부 개혁과 혁신이 아니라 외부 유입의 파괴력과 그에 대한 기존 대중의 반발심이 만들어 내는 결과들은 짐작하기 어렵다. 


3. 책이 나왔습니다. 패션의 시대 : 단절의 구간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링크)~


4. 연휴 기간 동안 이터널스를 봤다. 재미는 없는데 셀레스티얼이 생명이 있는 곳에 유체를 뿌려놓고 이터널스를 보내 인구와 문명을 발전시키고 그걸 삼키면서 새로운 셀레스티얼이 나와 새로운 별을 만들어낸다는 기본 설정은 설득력이 좀 있다. 이게 무한 반복이 된다. 다만 아쉬운 건 그 대단한 셀레스티얼이 제작에는 재주가 좀 없는지 데비안츠도 그렇고 이터널스도 오류가 좀 많은 듯. 

이걸 보면서 든 생각은 : 나는 왜 터미네이터에 흥미가 없는가. 기계들이 인간을 죽이는 과정이 설득력이 좀 없게 보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넷의 핵전쟁 일으키는 것도 굳이 귀찮게 왜 저런 짓을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선택을 하는 데 비해 과학 기술이 지나치게 뛰어 남. 하지만 에일리언은 재미있게 봤다. 순수하게 번식욕에 집착하는 외계 생명 꽤 말이 됨. 좀비도 비슷하다. 좀비가 된다는 설정은 별로 그럴 듯하게 들리지 않는데 아무튼 이유는 모르겠지만 좀비가 있다고 치고 나면 식욕에 집착하는 건 설득력이 있다. 납득이 되는 어떤 패턴이 있는 듯. 

20230920

문턱, 짜증, 기억

1. 올해 가을 문턱에 비가 많이 내린다. 며칠 전에 갑자기 내린 폭우에 가방 안으로 물이 새서 고생했는데 오늘도 종일 내릴 예정. 생각해 보면 언젠가부터 가을 문턱에 태풍이 자꾸 밀어닥쳤는데 그게 안 오니까 대신 비가 내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2. 일상의 작은 룰들을 무시하는 게 너무 짜증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좌우 깜빡이, 도서관 자리 맡기 같은 것들. 그걸 보고 어디로 갈지, 어느 자리를 잡을 지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저렇게 무시하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다른 자동차 없다고 안켜, 사람도 보고 자전거도 본다. 잠깐 있는다고 안 해, 그게 뭔 상관이야. 해야되는 일은 좀 해.


3.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계속 배가 아프다. 언제부터 아픈가 하면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분쇄 원두 1.36kg짜리를 다시 먹기 시작한 이후다. 보통 커클랜드를 두 통 정도 먹고 나면 살짝 지겨워지면 노브랜드 분쇄 원두를 사다 먹는 루틴인데 문제가 생겼다. 이게 최근 배가 아픈데 거기에 커클랜드가 더해져서 그런건지 커클랜드에 대한 이상 반응이 생긴 건지 잘 모르겠다. 저게 제일 싸서 좋은데 곤란한데...


4. 갑자기 생각나서 펄프 픽션을 봤다. 내용은 은근 기억이 나는데 기억에서 잊혀진 장면들이 많아서 그래도 볼 만 했음.

20230918

루틴, 수면, 면역

1.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때 잠을 거의 못잤다. 1시간도 못 잔 듯. 아마도 낮에 마신 꽤 강력한 느낌의 커피 두 잔 때문이었던 거 같다.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컴퓨터도 좀 두드리며 일도 하고 그랬는데 잠은 안 드는 데 피로는 극심한 뭐 그런 상태라 무언가 할 처지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커피는 왜 마셨는가. 두통 때문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통이 계속되고 있었다. 애드빌, 지르텍, 타이레놀을 6, 7시간 간격으로 차례대로 먹었었는데 별 소용이 없었음. 요 며칠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낮에 덥기도 해서 마셨는데 아무튼 두통은 가라앉았다.

그렇다면 왜 며칠 커피를 마시지 않았나. 좀 쎈 음식, 매운 음식을 먹으면 복통, 배탈, 설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목요일 아침에 아주 묽게 내린 커피를 마시자마자 싸한 느낌이 들면서 하루 종일 고생을 해서 좀 참았다.

이렇게 악순환의 트라이앵글. 어제 밤에는 이 모든 트라이앵글을 졸음이 눌러 이겨 버렸기 때문에 잠을 잤다. 하지만 역시 낮에 또 마신 커피로 수면의 질이 좋지는 않다.


2. 1에 겹쳐서 아침에 멀쩡히 나왔는데 지하철을 타자마자 기침, 콧물이 나왔다. 코로나인가! 감기인가! 했지만 지하철 타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음. 아무튼 그래서 가방에 있던 마스크를 끼고 앉아있는데 열도 나는 거 같다. 끙끙 앓다가 내려서 항히스타민제를 위해서는 뭔가 위를 좀 채워야 할 거 같아서 편의점 빵을 사다 먹고 액티피드를 먹었다. 

요새 특이 증상 중 하나로 반응이 느려. 배탈 반응은 아주 빠른데 약이랑 갑자기 생각 안나는데 뭔가 느려. 어쨌든 9시 반 쯤 약을 먹었는데 너무 변함 없이 목이 간지러운 기침에 콧물을 줄줄 흘리다가 갑자기 10시 반 쯤 잠이 쏟아지면서 이런 증상이 멈췄다. 알러지가 맞기는 한 듯. 며칠 전에는 약을 먹고 3시간 쯤 있다가 갑자기 잠이 쏟아지더니 알러지 증상이 멈춘 적 있다.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점심을 먹고 온 현재 아직 잠에 취해있다. 게다가 바깥이 상당히 더워서 어질어질 함.


3. 2는 1의 악순환을 가속화시킨다. 배를 더 아프게 만듦. 지르텍, 액티피드 돌아가면서 먹는데 지금은 액티피드 주기다.


4. 알러지가 왜케 많아진 거 같지. 면역력 강화에 좋은 음식은 당근, 견과류, 생선이라고 한다.


5. 케미컬 브라더스의 For That Beautiful Feeling 이후 제임스 블레이크의 최근 음반 Playing Robots into Heaven을 며칠 째 듣고 있다. 예전에 듣던 음악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음. 제임스 블레이크 정도는 좀 나은 편이지만 이런 류 - 부유하는 멜로디, 얽혀있는 멜로디 - 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대체 자기 곡을 어떻게 외우지라는 생각을 한다.


6. 구글 원에 VPN이 있어서 공공장소 와이파이 연결 때 써보고 있다. 살짝 느려지긴 하는데 아주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님. 워낙 배경처럼 돌아가서 뭘 해주고 있긴 한건가 의심이 들지만 뭔가 하긴 하겠지. 이거에 정착하면 사용 연장할 거 같은데.

20230912

찬물, 습기, 공룡

1. 요즘 계속 배가 아프다. 여름 고질병이긴 한데 왜 이렇게 계속 지속되지 했는데 매일 아이스크림을 먹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밤바, 비비빅, 따옴 등등 매일 먹었다... 찬물 안 마시고 따뜻한 물만 챙겨먹으면 뭐해, 아이스크림을 매일 먹는데.


2. 9월 중순을 향해 가는 데 아직 습기가 가시질 않았다. 무슨 태풍인가가 일본 쪽에 영향을 미치고 소멸했다는 데 그 영향이 아닌가 싶다. 산맥 넘어오면서 푀엔인가, 뭐 그런 게 있었는데.


3. 최근 가장 많이 본 방송은 공룡 관련 내용들이었다. 사실 공룡에 그렇게 큰 관심은 없고 소위 공룡기도 거친 적이 없는 데 연구의 접근, 해결 방식, 고생대의 생태 이런 게 재미있다. 물론 영화 65를 본 영향도 있다. 이쪽도 유튜브는 고생물학자 박진영 박사가 거의 전담하고 있어서 이분이 하는 일반 상식적 공룡 이야기를 몇 개 보고 나면 그 정도 수준으로 딱히 재미있는 게 있지는 않다. 양자역학 김갑진 교수 방송 보고 나면 딱히 더 볼 게 없는 것과 비슷... 


4. 가지고 있지 않은 옷에 대한 열망이 멈추질 않는다. 이것 참 곤란하군.


5. 미국 의회 습격 사건으로 프라우드 보이스는 수뇌부가 거의 실형 판결을 받으면서 큰 타격을 받은 느낌이 난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사면을 약속한 이상 이쪽에 올인 할 수 밖에 없다. 마침 어제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바이든 vs 트럼프 대결에서 트럼프가 이기는 걸로 나왔다. 현 시점 전세계 지도자들의 면모를 보면 현대 정치는 빌런 연대에게 유리하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걸 누가 잘 이용하느냐의 대결이 아닐까. 사실 남 돈 벌려는 일에 그저 신난다고 덩달아 춤을 추는 이들이 제일 문제고. 잔치가 열렸으니 밥은 주겠지.


6. 요즘 먹고 싶은 게 밥에 김 밖에 없는 거 같다. 햇반... 양반김...


7. 최근 몇 년 온도 습도라는 시스템과 몸의 더위 추위 느낌이라는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약간 불신하고 있다. 왜케 습해? 싶어서 앱 보면 습도가 60%이고 왜케 더워 그러는데 온도가 22도이고 이런 날이 너무 많아. 체감 온도로도 해결이 안됨.

20230907

날씨, 폭우, 메롱

1. 처서가 지난 후 날씨는 일단 큰 흐름으로 보면 건조해지고 있다. 하지만 햇빛은 아주 뜨겁다. 그런 덕분에 일교차가 매우 크다. 거기에 먼 바다에서 지나가는 태풍이 가끔 습기를 몰아넣고 있다. 얼마 전에 한 여름처럼 밤에도 습해 서울에서 1935년 이후 처음으로 9월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1935년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하고 찾아봤더니 진짜 더웠던 여름은 1932년이었다고 한다. 5월 2일에 이미 30도를 넘어섰다고.

어쨌든 지금은 낮의 강한 태양, 밤의 시원함이 며칠 이어지고 있는데 어디선가 지나간 태풍 영향으로 다음주에는 또 습한 더위가 찾아올 거라고 한다. 마지막 발악 같은 거겠지...


2. 또 다른 날씨 소식으로는 그리스에 폭풍이 와서 중부에 하루 밤 새 비가 600mm~700mm가 내렸다고 한다. 원래 연 강수량이 400mm 정도인 지역인데 하루 사이에 일년 반어치가 쏟아진 거다. 하루에 비가 600mm가 온다는 건 과연 어떤 걸까. 전혀 감이 안 잡히는 데 집이 잠기는 게 아닌 한 바깥에 나가면 안 될 거 같다. 미국도 버닝맨 축제하고 있는 네바다 사막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뉴스가 있다.


3. 컨디션이 뭔가 메롱인데 코로나 걸린 걸까? 알 수 없지... 어제는 낮에 지르텍을 먹고 밤에는 타이레놀을 먹었다.


4. 로켓펀치와 이채연 새 앨범은 그냥 그랬다.


5. 라면이 왜케 먹고 싶지.

20230828

전선, 홍보, 평범

1. 처서가 지나면서 역시 아침, 저녁이 건조해지고 서늘한 바람이 강해졌다. 물론 상대적인 정도로 한 여름에 비해 살만 하다 정도다. 그러고 나서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내려갔던 장마 전선이 다시 올라온건가. 태풍이 세 대 정도 생겨나서 여기저기로 향하고 있다.


2. 일요일에는 종일 집에 있었다. 일을 할 생각이었는데 거의 잠만 잤다. 이상하게 피곤하다. 


3. 65를 다 봤다. 공룡이 나온다. 재미는 없는데 시간은 훌쩍 간다. 그거 정도만 알고 보면 될 듯. 무빙은 유튜브 쇼츠와 관련 영상으로 대충 내용은 파악이 된다. 하지만 막상 보면 모르는 장면이 많이 있겠지. 궁금하지만 디즈니를 볼 여력은 없다. 

넷플릭스에 터미네이터 2가 있는 거 같길래 저걸 한 번 봐볼까 생각 중이다. 역시 수도 없이 반복되는 영화 소개, 인용을 통해 많은 장면을 본 거 같고 내용도 거의 다 아는 거 같지만 막상 보면 다른 부분이 있겠지. 넷플릭스에서 골디 옥션에 대한 다큐멘터리 비슷한 걸 봤다.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이유는 실제 회사와 상황이기 때문이고 비슷한 거라고 한 이유는 대사가 있는 거 같기 때문이다. 회사 홍보용 영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데 마지막을 낙찰 직전에 끝내고 다음회 앞에서 낙찰가를 보여주는 흔한 낚시 때문에 4회까지 봐버렸다. 


4. 당연히 받을 돈 달라는 걸 망설이고 고민하는 건 프리랜서의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다. 누구도 구원해주지 않고 법적 안정망도 허술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 일을 꽤 오래했음에도 여전히 망설이고 고민하고 심지어 못 받은 돈도 있지. 미뤄지면 달라는 게 어딘가 미안해진다. 왜? 라고 생각하지만 쉽진 않음. 하지만 없어서 뭔가가 밀리고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문제를 감수하고 피해를 입는 것도 제대로 된 상황이 아니다. 월급 잘 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다녔던 회사도 정상은 없었지. 평범한 삶을 위한 세상은 운과 복이 90%가 아닐까. 


5. 머리가 계속 아프다. 애드빌, 지르텍, 모카골드를 돌아가면서 먹어 봤지만 소용이 없다. 지금 의심하는 건 모기향이다. 여름 내내 틀어놓긴 했지만 이제 와서 갑자기 아플 수도 있다. 인간의 몸은 그런 것이다.


6. 이 지독한 피곤함은 운동 부족 때문일 거 같다. 하루 9000걸음 정도 걷는 거 말고 여름 동안 한 게 없다.


7. 어머니 생신이라 토요일 오픈 시간에 코스트코를 갔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왜케 사람이 많은 거야. 로스트 치킨 4개, 크로아상 8박스를 사면서 현금을 내는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일까.


20230823

교체, 요인, 극복

1. 아침 지하철이 뭔가 수상했다. 중간 정거장에서 스크린 도어가 닫히지 않는다고 한참을 머물렀고 다시 출발한 이후 평소에 비해 사람들이 곱절은 밀려들었다. 쿵쿵거리며 흔들리는 이상한 진동도 계속되었다. 보통은 6-1에서 타는데 급하게 타느라 2-1을 탔는데 그래도 약간 앞 부분이라 이거 괜찮은 건가 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렇게 된 거 지하철을 6인 좌석이 있는 신형으로 교체해라!


2. 어제는 회의와 식사 등으로 바깥을 꽤 돌아다녔다. 폭우와 폭염, 바람과 열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한 날이었는데 더 이상한 건 움직일 때마다 비가 뚝 그쳐서 한 번도 우산을 펼치지 않고 돌아다녔다. 올해 여름 내내 쫓아다니면서 폭우를 맞이했는데 그런 운의 시기가 지나간 걸까 싶다. 아무튼 덥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구름이 잔뜩 껴 있어도 소용없다. 그냥 더 습하고 더 덥게 만드는 요인일 뿐이다.


3. 국가 최수뇌부에서 요새 들려오는 이야기는 공산주의 척결, 핵공격 불사 같은 것들이다. "공산주의". 2023년에 듣기에는 너무 생뚱맞아서 철 지난 레토릭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4. 쿨프레소는 열기를 아무리 바깥으로 빼도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틀면 방이 갑갑하고 더워진다. 극복이 안됨.


5. 어제 밤에 잠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며 하트 오브 가드, 65, 마스크걸을 앞 부분 5분 정도씩 봤다. 진득하게 보기에는 뭔가 버거운 상태인 듯.


6. 오늘은 8월 23일. 처서다. 처서 매직은 여름 내내 완전히 사라졌던 서늘한 기운이 어딘가 저 멀리서 느껴지는 상황을 말한다. 2018년에는 그 차이가 극명했지만 올해 새벽의 서늘한 기운 같은 건 이미 찾아와 버렸기 때문에 딱히 처서라고 별 일이 있는 건 아니다. 대신 북으로 갔던 장마전선이 내려오면서 가을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 끝나고 나면 더 더워질 거라는 소식만 있다. 그래도 일주일 후면 9월이다. 방학 기간에는 날씨 때문에 도서관 외의 상황이 매우 안 좋지만 사람이 없기 때문에 도서관의 상황은 쾌적했다면, 이제 곧 도서관 외의 상황은 좋아지지만 도서관의 상황은 안 좋아지는 시기가 시작된다. 완전히 좋은 날 같은 건 영원히 없어. 일단은 좋은 걸 좋아하는 마인드가 중요한 거 같다.


7. 카레 우동이 먹고 싶다. 카레 카레 우동 우동. 가까운 데를 찾아보니까 아비꼬는 현대 백화점에 있고 코코이찌방은 합정 메세나에 있다. 둘 다 멀다...

20230817

완벽, 바지, 비치

1. 어제 밤에는 여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쿨프레소를 틀지 않고 잠을 잤다. 선선하다 정도는 아니지만 덥다도 아니다. 정말 여름이 거의 다 갔구나. 일년 내내 여름밤 제대로 잘 수 있을까 걱정을 하지만 지나고 나면 올해도 훅 지나가버리겠네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은 햇빛은 여전히 강하지만 그늘 아래는 상쾌하다. 하지만 도서관 인터넷이 잘 안된다. 완벽한 날 따위는 없지.


2. 트레일 워킹을 좀 해야지. 운동용 티셔츠와 바지가 놀고 있다.


3. 권은비, 조유리, 전소미, 스테이씨 등 새로 나오는 음반들이 다 좋다. 들을 게 많군. 하지만 요새 슬로우 다이브, 비치 하우스 같은 걸 많이 듣는다.


4. 스레드를 떠드는 용으로 잠깐 써보려고 했는데 노트북으로 읽을 수 없고 쓸 수 없는 건 너무 큰 한계다. 왜 노트북을 앞에 두고 조막만한 스마트폰을 뒤적거려야 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음.


5. 1번의 날이 있었지만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소나기가 잦아지면서 밤이 엄청 더워지기 시작했다. 역시 설레발은 금물. 아무튼 어제는 새벽에 깨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다시 잤다. 새벽 샤워도, 찬물 샤워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래도 꽤 효과가 좋아서 찐득찐득이 어느정도 사라졌고 덕분에 금세 잠든 거 같다.


6. 일이 지지부진할 때 계속 붙잡고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건지 요새 의문이 좀 든다. 


7. 맘스터치 세트 품목 변경에 콜슬로우가 없다. 아쉽지만 이로서 맘스터치와는 안녕을 고하는 걸로 결정했다.


8. 버스비가 올랐다.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하면 250원이 찍힌다. 이게 생각보다 커서 며칠 좀 걸어보기도 하고 했는데 여름이라 역시 에너지 소모가 크다. 편하게 이동하고 푹 쉬고 250원 더 벌 생각하는 게 나은 방법인 거 같다. 자기 합리화이긴 한데 명분은 있다.


20230808

새벽, 더위, 졸림

1. 저번 주부터 아주 습하고 더워지기 시작했다. 쿨프레소의 능력 바깥의 세상이 찾아왔다. 어쩔까 하다가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7시 20분에 지하철을 탔고 어제는 8시 8분인가. 확실히 8시 20분에 나오는 거 보다는 햇빛의 강도가 살짝 약한데 그래도 덥기는 하다. 원래 7시 30분에 일어나는 패턴이다 보니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종일 좀 졸림. 일찍 자야하는 데 그게 잘 안된다.


2. 하지만 오늘은 왠지 건조한 느낌이 나는 게 빨래 잘 마를 거 같은 날씨다. 남쪽에 태풍이 있어서 그런 건가. 태풍은 10일 쯤에 지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가고 + 공기와 바다 온도를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뒤집어 놔서 이 3 고기압 연합인가 뭔가가 흩어지는 게 최선이다.


3. 더위와 졸림을 상대 하느라 머리가 둔탁하다. 뭘 계속 쓰고 읽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네.


4. 월드컵은 본선이 진행중이다. 3차 예선 때부터 살짝 느껴지기는 했는데 본선 들어서니까 확실히 체력이 둔화되는 게 보인다. 월드컵의 재미있는 점인데 예선 때는 컨디션 조절 등에 따라 예외적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전반적으로 체력이 하락해 있는 본선 부터는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팀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단판 경기라 골 결정력이 부족하거나 골기퍼의 능력치가 떨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한다. 아무튼 벌써 2경기가 승부차기까지 갔다.


5. 요즘 UFO 뉴스가 많은 거 같다. 특히 무슨 미군 군인 출신인가 하는 분이 미국이 외계인을 보관하고 있다고 했나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약간 이상한 게 기사에는 인간이 아닌 생명체라고 했는데 지구에만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800만 종인가가 있다. 내 방에만 해도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시체가 꽤 많을 거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겠지만.

우주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외계인에 대해서는 거의 흥미가 없다. 관심이 가지 않는 건 우주는 지나치게 넓기 때문에 어딘가 분명 뭔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있든 말든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있어도 무슨 상관... 예전에 말했듯 초고도 문명이 지구를 찾아온다면 아마도 AI일 거다. 그리고 그런 문명에게 인간, 지구 같은 거 필요할까 싶다. 예전 SF 보면 본 행성이 못사는 곳이 되어서 찾아와 지구를 뺏는 이야기 많은 데 그 정도 기술이면 다들 살 수 있는 우주 정거장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스타트렉인가에서 워프 기술을 쓸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면 우주의 일원으로 대접이 시작되는데 그건 약간 설득력이 있다. 자연 다큐멘터리 원칙하고 비슷한 느낌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지구 같은 유기물 생존 방식 외에 다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 정도다. 태양, 산소, 물 이런 거 필요없는 뭔가가 있을 지 모르지. 생명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사고 확장이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을 거 같다.

20230804

잠깐의 스포츠 이야기

1. 여자월드컵 조별리그가 마무리되었다. 내일부터는 16강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조가 좀 재미있는데 마지막 경기가 독일과의 경기였고 거기에서 의외로 1대 1로 비겼다. 독일이 모로코랑 경기에서 6대 0이로 이기는 걸 봐서 우리랑 붙으면 난리 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아니었음. 아무튼 같은 시간 열린 모로코 대 콜롬비아 경기에서 모로코가 이기고 독일이 비기는 바람에 독일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 붙잡고 본선 못 올라게 하는 물귀신 작전이 이번에도 일어났다. 악연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려나.

독일전은 좀 아쉬운 게 모로코나 콜롬비아랑 경기 때 이렇게 했으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졌을 거다. 남자월드컵도 그렇고 완전한 위기에 빠져야만 해결책이 나오는 게 꼭 마감에 몰렸을 때 내 모습과 비슷하군... 그렇게 살면 안되.


2. 축구는 확실히 클럽 경기보다 국가 대항전을 좋아하는 거 같다. 클럽 경기는 이제는 전혀 안 보고 어쩌다 봐도 재미가 없는데 월드컵은 본다. 뭔가 거부할 수 없고 완벽하게 채울 수 없는 운명의 고리 같은 게 있다. 이 이상한 텐션이 국가 대항전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듯. 월드컵이 클럽에서 돈을 벌 바탕이 되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선수들이 텐션이 아주 높다. 이게 올림픽과 차이를 만든다. 올림픽은 제한이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다. 여자월드컵이 활성화되서 텀이 짧아졌는데 이 정도 템포는 딱 좋은 듯. 테니스의 데이비스컵도 재미있기는 한데 단체전이 아니라서 약간 다르다. 

사실 거의 모든 스포츠를 보지 않는데 월드컵만 본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대회를 좋아하는 거군. 


20230802

카눈, 전망, 기대

1. 태풍 카눈이 저 아래 남쪽 바다 위에 있다. 중국으로 가던 게 갑자기 방향을 돌려서 일본 쪽으로 향하게 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정체 중이라 며칠 째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정체되어 있는 카눈이 고온과 다습을 밀어 넣을 거라는 전망이 있다. 뭐 꿈과 희망이 담긴 좋은 소식은 전혀 없음. 태풍 예상 진로 보니까 8월 7일 너머까지 남쪽 바다 위를 서성거릴 거 같은데 여기서 더 더워지면 40도 되는 건가. 

이전 태풍인 독수리가 중국에 폭우를 던진 걸 보면(어딘가는 비가 이틀간 1000mm가 내렸다고, 1미터!) 와도 골치, 안 와도 골치.


2. 여자 월드컵은 예선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은 독일과의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데 무력하게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화이팅. 이번 여자 월드컵은 하일라이트로 보고 있는데 매일 올라오니까 어느 게 본 건지, 어느 게 안 본 건지 헷갈린다. 놓친 게 틀림없이 있을 거다. 

전반적으로 코너킥이 매우 정확한 게 인상적이다. 코너킥으로 바로 골대에 넣은 경우도 있음. / 팀 간 격차가 상당히 큰 데 이건 본선 참가팀이 많은 것도 있고 남자 월드컵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 아무래도 체력과 체격의 우위가 중요한 데 일본 - 스페인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 그게 다는 아니다. / 오프사이드가 많은 게 문제이긴 하지만 저번 남자 월드컵부터 일단 경기를 진행시키고 골이 들어가고 나면 오프사이드나 반칙 등을 점검하고 오프사이드 감시가 아주 정확해 졌기 때문에 골 취소를 보면서 인상이 더 깊게 남은 걸 수도 있다. 그래도 최종 공격수의 오프사이드 대처 감각이 좀 떨어지기는 한 거 같다. / 골기퍼가 중요하다. 슛이 아주 세지 않기 때문에 골기퍼 잘 하는 팀 이기기 어렵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들 골기퍼 양성에 힘을 쏟을 거 같은데 다음 월드컵에서는 각 국의 골기퍼 수준이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된다. 

20230730

폭염, 납득, 적응

1. 그 많이 내리던 비가 그친 후 폭염이 시작되었다. 작열하는 태양. 덥다...


2. 밀수를 봤다. 전반적으로 대형 프로젝트 느낌이 많이 나기는 한다. 묵직한 등장인물이 꽤 많아서 조합이 중요할 거 같은데 시종일관 오버 액션인 김혜수와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염정아의 발란스가 괜찮았던 거 같다. 그렇게 캐릭터가 잡히니 김혜수가 잠깐 심각할 때와 염정아가 잠깐 웃을 때 화면이 환기되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이 거장들의 발란스 사이에서 고민시가 매우 훌륭했다. 능청맞게 너무 잘 함. 

영화에서 약간 의문인 건 해녀와 대결을 할 생각이면 어떻게든 물 바깥으로 끌고 나와야 한다. 물 속에서 승부를 하려고 하다니 아무리 무식해도 그런 계획을 세우냐... 그 점이 약간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아무튼 여름 블록버스터 특유의 의외성, 호쾌함, 속도감 이런 건 약간 부족하지 않나 싶다. 

좋았던 건 배경이 심해니 깊은 바다 속에서 숨막혀서 아슬아슬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답답한 부분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약간 걱정했는데(그런 서스펜스 좀 싫음) 전혀 없었다. 이렇게 완전히 없다니 오히려 의외였음.


3. 미션 임파서블도 봤고, 마당이 있는 집도 봤고, 쿼터백도 다 봤다. 마당이 있는 집은 보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는데 뭐가 문제여서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웠을까 생각해 봤는데 김성오 배우의 목소리와 말투와 정인선 배우가 역을 한 오지랖 옆집 여자의 목소리와 말투에 끝까지 적응을 못한 거 같다. 


4. 여자 월드컵은 진행중이다. 스웨덴도 잘 한다. 정확한 코너킥에 헤딩 조합에 이탈리가가 답을 못 찾았음. 


5. 이해가 잘 안되는 게 이 나라는 가해자와 진상을 둥가둥가해서 보호하려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 형량이 높고 낮고가 문제가 아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란을 피워도 어이구 둥가둥가, 범죄를 저질러도 어이구 둥가둥가. 더 요란하게 필요한 배제와 단호한 억압으로 더 큰 사회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는 듯. 덕분에 약자 혹은 양보하는 이들에게는 마냥 취약해진다.


6. ㅈㅎㅁ으로 촉발된 자폐 - 특수 교사 - 학부모 문제는 아주 복잡하다. 자폐 아이와 부모, 자폐 아이와 교육, 특수 교사와 부모, 학교와 치료 등 어느 것 하나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의 가족 중심적, 자기 중심적 판단과 결정은 비난을 받을 부분이 있어보이고 게다가 다른 여러 피해를 촉발했기 때문에 만약 문제가 확인이 된다면 책임을 져야 할 거다. 

그렇지만 치매, 자폐 같은 병이 다른 가족을 괴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여전히 흔하게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식으로 괴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아마도 거의 모든 일을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시스템,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회적 합의, 가련함 혹은 짜증 같은 양극단의 시선, 그런 문제에 대해 해결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정치적 문제일 거다. 그 무엇도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 게 없고 저게 나아갈 길이다라는 식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의견도 없다. 

그나마 몇 명 안되는 특수 교사 문제가 잘 해결되면 좋겠고 또 이왕 공론화가 된 기회니까 사회적 해결 방법을 제대로 좀 찾아보려는 여정이라도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배워야 할 것, 익숙해져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등등이 너무나 많은 부분이다.

20230726

수습, 전술, 말썽

1. 어차피 사고가 난 이후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냐 라는 건 일견 합리적으로 들릴 지 몰라도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미 구제가 불능이다. 사람은 인간성 만으로만 살 수 없지만 합리성 만으로도 살 수 없다. 게다가 현장 수습, 후발 사고 방지 그 이후에는 무엇이 잘못된 건지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할 건 무수하게 많다. 


2. 사건 사고가 너무 많다. 게다가 무의미하게 죽는 사람이 너무 많다.


3. 여자 월드컵 하일라이트가 올라와서 하나씩 보고 있다. 중계가 없는 방송은 관중 소리와 선수 소리만 조용히 울리는 데 이게 꽤 낯설다. 아무튼 여자 축구 쪽도 브라질, 독일, 스페인 같은 나라들이 잘 하는 거 같다. 피파 랭킹은 미국이 1위다. 필리핀이 은근 잘해서 인상 깊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기는 한데 오프사이드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게 테크니컬한 면에서 갈 길이 좀 있는 거 같긴 하다. 스포츠는 경험이 쌓이면 체력, 전술 모두 함께 성장하니까.


4. 쿨프레소의 어댑터가 말썽이어서 새로 주문을 했다. 쿨프레소는 멀쩡히 있는데 어댑터만 세 개 째다. 그래도 이 기기는 여름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물론 시원하다 보다는 죽지는 않겠다, 자다가 몸이 익지는 않겠다 정도만 만들어 주긴 하지만.


20230721

몰입, 불편, 화면

1. 밤에 넷플릭스에서 NFL 다큐멘터리 쿼터백을 하나씩 보고 있다. 정말 이상한 스포츠다. 그렇지만 확실히 인간을 미쳐버리게 하는 몰입감은 아주 높은 듯하다.


2. 타코 연대기도 보고 있었는데 다는 못봤다. 타코 연대기의 가장 신기한 점은 한가지 메뉴로 시즌 3개 짜리 시리즈를 만들었다는 거다. 조막만한 지역에서 통용되는 여러가지 타코가 널려있고 나오는 사람마다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음, 이게 최고를 입에 달고 있다. 음식에 집착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타코는 아주 좋아한다. 아직까지는 이태원 타코 아미고가 가장 좋다. 위치 옮긴 데는 좀 불편하다.


3. 하루 두끼를 바깥에서 해결하는 데 둘 합쳐서 1만 5천원 아래로 막는 게 기본적인 하루의 목표다. 이번 주는 거의 도시락만 먹고 있는데 쉽지 않다. 게다가 여름에 정수기 물만 마시면 배가 아파서 자판기 먹는 샘물을 사먹는 데 그게 700원이라 하루가 일단 까고 시작된다. 급격한 배고픔에 대비해 사물함에는 비상용 참깨 스틱을 넣어놨다. 참깨 스틱, 뽀빠이, 고소미, 오리지날 다이제 이런 거 좋아함...


4. 서부 전선 이상없다 같은 영화를 보면 2차 대전 때 군인들이 들고 다니면서 뜯어먹는 빵이 있는데 뭔지 모르지만 참 맛없게 생겼다.


5. 그렇지만 2, 4 같은 걸 보고 있다보면 배가 고파진다. 화면의 힘이란...


6. 돈 문제란 이제 길바닥에서 죽지는 않으려나 하는 순간 어김없이 찾아온다.


 

20230718

수면, 가정, 활력

1. 이미 여러 예상이 나왔던 대로 올해 우기에는 비가 정말 많이 내리고 있다. 게다가 남쪽은 정말 많이 내리는 거 같다. 서울 근처도 꽤 내리는 데 내리기 시작하면 와장창, 그리고는 그치는 패턴이 반복된다. 중간이 없어. 며칠 전 성수동에 갔다가 버스에서 내릴려고 하는 데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서 내릴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내렸는데 10분 만에 옴팡 뒤집어 썼다. 그러고 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그쳐버린다. 맘에 드는 게 하나도 없어.


2. 어제 10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아침 7시 5분에 일어났다. 다시 잠들어서 7시 30분에 깼다. 왜 이렇게 피곤하지.


3. 습기와 열기가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가정이다. 2018년 여름에는 제대로 자는 날이 없어서 계속 잠이 부족한 느낌이 있었는데 약간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지금 날씨는 그 정도는 아니고. 아무튼 죽을 듯 덥진 않으니까.


4. 우기가 계속되면 고양이, 새 이런 애들이 다 말라보인다. 먹을 게 없겠지. 지독한 시즌이다. 어제 잠깐 맑아져서 그런 건지 고양이 8마리 정도가 햇빛을 쬐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또 비가 내리고 있다. 


5. 유튜브에 보면 200만년 간 계속되었던 비 이야기가 있다. 200만년... 


6. 키스오브라이프 데뷔 앨범 꽤 괜찮다. 멤버 중에 나띠가 있고 이해인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다. 심신 딸도 있음... 그룹 이름이 발음하기에 좀 복잡하지 않나 싶긴 한데 인공호흡, 활력소라는 의미라고 한다.


20230713

문제, 적응, 회복

1. 잠깐의 불규칙, 예상 외로 매운 음식, 고온 다습에 강한 바람 등이 문제를 일으켰고 다음 날 도서관에 나온 지 4시간 만에 철수하고 잠을 잤다. 일단 푹 자고 나니까 좀 낫긴 하다. 역시 어지간하면 루틴을 벗어나면 안되.

2. 더위나 추위 둘 중 하나에라도 조금 괜찮았다면 사는 게 조금이라도 낫지 않았을까.

3. 오늘 밤에 비가 많이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시간당 50미리? 흠.

4. 컨디션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머리가 안 돌아가네... 오전에 삼각김밥을 먹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거 같은 환상에 빠졌지만 가는 편의점마다 삼각김밥은 하나도 없었다. 오전엔 없는건가 -_- 지금은 연어를 먹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거 같은 환상에 빠져 있는데 비를 뚫고 다녀올 가치가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20230711

중첩, 반복, 반영

1. 주변 상황에 신경이 매우 곤두서는데 아마도 중첩된 피곤 때문이겠지. 여행 말고 휴양이 필요할 지도. 휴양... 불가능...


2. 올해 장마는 매우 더움과 비가 매우 많이 내림이 반복되고 있다. 둘 다 뒤가 없는 듯이 불어닥친다.


3. 강아지 밥을 코스트코의 소형견용 9.07kg을 구매하고 있다. 이것저것 다른 것도 사봤는데 이게 제일 나은 거 같아서 이걸로 고정. 그런데 이거 가격이 꽤 재미있는게 2020년 이후 25490, 22990, 28490, 34290, 35490 순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에 구입가는 35490. 70으로 끝나는 게 할인이고 90으로 끝나는 게 정상가 뭐 이런 게 있는데 밥 떨어질 때면 구입하는 거라 할인 따라가긴 어렵다. 코스트코 온라인은 택배비가 포함되어 있는데 제품마다 다르지만 대략 1천원 정도. 대체적으로 오름세이고 같은 가격인 적은 거의 없다. 원래 가격이 달러인 점, 미국 물가 상승 등이 반영된 결과인 거 같은데 가격이 농수산물 도매가처럼 움직이는군.

20230703

유동, 폭풍, 혼돈

1. 장마 시즌이다. 하지만 날이 매우 덥다. 이러다 비가 내리면 또 왕창 내린다. 지금 온도가 34도 정도 되지만 현재 습도는 45%다. 그러니까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내가 생각하는 습도라는 게 수치와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건조함, 습함 이렇게 일률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고 온도와 융합되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유동적이다.


2. 얼마 전에는 더쿠가 보안 문제로 사이트를 닫더니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폭풍을 불어 넣었다. 거의 매일 뒤적거리는 사이트였는데 문제가 생기니 적응이 좀 어렵다. 어딘가 기대어 맘 편히 날을 보내면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영원한 건 없고 무엇이든 변한다.


3. 집에 두고 쓰는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여차저차 계기가 생겨서 계획보다 빨리 컴퓨터가 생겼다. 그런 이유로 맥북 프로 - 아이폰 - 맥미니의 애플 바운더리로... 굳이 크롬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는데 즐겨찾기 옮기는 게 귀찮아서 그냥 쓰고 있다.


4. 4K 모니터를 하나 살까 하다가 그냥 있는 거 쓰기로 했다. 또한 모니터 두 개 체제에 너무 익숙해져서 사이드 모니터를 하나 살까 했는데 그것도 일단 참아보기로. 모니터가 두 개면 영상 틀어놓고 뉴스 보고, 일 하면서 영상 신경쓰고 하는 식으로 어디 하나 집중을 잘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밀도감에 뭔가 하나가 없으면 심심하고 비어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멀티 태스킹은 뇌를 좀 먹을 뿐이다. 


5. 여름 밤에는 더워서 자꾸 깨니까 그런지 종일 졸리다. 또 찬 걸 자주 마셔서 그런지 배가 계속 아프다. 여름엔 숙면과 따뜻한 물이 중요해.

 

6. 공공장소에서 문을 열면 쑥 들어오는 사람이 너무 많음. 예를 들어 백화점이나 화장실. 누군가 나가려고 문을 열면 일단 멈추는 게 기본이 아닐까. 왜 쑥 들어와. 열어주는 것과 여는 게 구별이 안되나. 혹시나 부딪히면 어떻게 할거야. 이런 일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게 남자 화장실이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면 그 틈 사이로 쑥 들어온다. 대체 뭔 생각들을 하고 사는거야. 행동 패턴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7. 이제 7월이다. 2023년의 처서는 8월 23일. 슈퍼 엘리뇨 시즌이라 날씨의 추세가 혼돈 속에 있긴 하지만 일단 이것만 믿고 간다. 그 사이에 도서관 에어컨에 기대 붙잡고 있는 원고를 끝내야 한다.


20230701

습기, 한달, 검증

1. 매우 덥다. 자다가 깼다. 하루 비가 왕창 내리고, 햇빛으로 그 비가 모두 습기가 되는 듯한 날이 반복되고 있다. 장마 시즌인데 뭐 이래. 


2. 토요일 생선으로 고등어 김치찜을 먹었는데 가격이 올랐다. 문제가 생겼군... 한달에 한 번 정도만 먹을 생각이다.


3. 르세라핌은 로살리아더니 예나는 로드리고다. 케이팝은 지금까지 뭘 쌓아왔는가 싶다. 특히 내부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20230624

실험, 조림, 빌런

1. 토요일 점심에 오랫동안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먹었다. 평소 식사는 급식, 한솥, 편의점 등으로 해결하다보니 뭔가 자극적인 본격 바깥맛, 거기에 단백질 보충이 좀 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걸 찾게 된다. 아무튼 돼지고기도 많이 들어있고 계란후라이도 서비스로 주는 좋은 집이라 자주 갔는데 코로나 판데믹으로 한동안 집에 있다가 도서관이 다시 열려 가보니 문을 닫았다.

이후 여러 실험을 거치다가 맘스터치 싸이버거에 정착을 했다. 맘스터치는 싸이버거 말고는 뭔가 안맞는지 거의 배가 아팠다. 유당불내증 증상 같은 게 있음. 이 역시 자극적인 본격 바깥맛, 거기에 단백질 보충의 느낌, 거기에 맵지 않아 부담이 없고 콜라를 준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맘스터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햄버거가 뭔지 잘 모른다는 것. 그냥 빵 사이에 닭 튀김을 넣는다고 치킨 버거가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몇 군데서 먹어봤는데 소스를 발라주는 게 아니라 뿌려주는 건 개선을 해야한다. 맥도날드가 있었다면 토요일 오후에 빅맥이나 더블치즈버거 세트를 먹었겠지만 없으니 할 수 없다. 아무튼 1년 정도 먹은 거 같은데 확실히 김치찌개에 비해 일찍 질린다. 일주일 내내 맘터 햄버거 특유의 냄새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음.

다시 실험을 거듭한 이후 요새 정착을 했다. 요점은 토요일 점심은 생선 데이. A집의 고등어 김치찜, 갈치조림, B집의 가자미 구이, 고등어 구이, 동태찌개를 돌아가면서 먹기로 하고 반 정도 사이클을 돌려보고 있다. 장점은 주말마다 생선을 먹는 것, 맘스터치에 비해 위장 부담이 적음, 다양한 나물 반찬을 만날 수 있음 등이 있다. 

단점이 몇 개 있는데 김치찌개 집과 맘스터치는 지하철 역 바로 위라 접근성이 좋았는데 A, B는 약간 거리가 있다. 둘 다 밥 먹고 도서관에 가면 도보 950미터 정도 된다. 평소에는 괜찮고 약간 걷기도 되서 오히려 좋겠지만 오늘처럼 미친 습기와 더위의 날에는 많이 힘들다. 다행히 두 집 다 에어컨 가동은 훌륭해서 찌개류를 먹어도 문제는 없다. 여름 겨울에 냉난방이 시원찮은 소규모 매장은 어떻게든 피한다. 

또 다른 단점은 B집이 청국장이 인기 메뉴라는 것. 가능한 일찍 가서 이런 류의 식당에 반드시 들어닥칠 청국장 빌런을 피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11시 땡쳐서 들어갔는데 20분 쯤 들이닥쳤다. 만약 B가 제외된다면 이 문제 때문일텐데 담백한 가자미 구이가 굉장히 마음에 들긴 해서 일단은 이 체제로 가는 걸로. 


2. 러시아에서 쿠테타 혹은 내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진행이 좀 이상한데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일종의 의용군 와그너가 프리고진의 주도 아래 모스크바로 회군해 돌진했고 중간에 도시 두 개를 점령 비슷하게 했다. 명분은 러시아 국방장관을 추궁하는 것. 푸틴은 이들을 반란자로 규정해 러시아 군에 반란 진압 명령을 내렸고 체첸군을 모스크바 주변에 배치했다. 모스크바로 오던 와그너 그룹은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물러났다. 프리고진은 망명을 하고 의용군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식의 결론.

돌진은 돈 문제인 거 같다. 와그너에게 갈 무기, 돈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있고 러시아 국방장관 쪽과 갈등이 있었다. 협상이 시작된 건 러시아 군이 애매하게 중립을 지킨 게 있다. 모스크바까지 그렇게 빠르게 도착한 건 아마 이 덕분일 거다. 하지만 딱히 티나게 누구 편을 들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누구 편을 들지 않는 한 와그너 쪽도 역시 함부로 움직이기 어렵다.  

결국 푸틴은 러시아 군과 와그너, 체첸군을 이용하고 있고 러시아 군에 지원하고 있는 시리아 용병이 있는 건데 과연 이 셋에 모두 만족할 만한 확신을 주고 있는 상황인지 의심스럽다. 균열이 세상 사람들 눈에도 뚜렷히 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푸틴의 독재가 유지되는 이유는 힘을 가진 세력들이 만족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군사 반란은 이들에게 확신을 줘야 성공한다. 쿠테타는 반대파를 다 죽여야 성공하는 게 아니다. 프리고진이 미국 쪽에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불확실성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을 거 같다. 남미랑은 다르지.

결론적으로 애매한 상황에서 더 애매한 상황으로 접어든 거 같은데 푸틴이 과연 수습을 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에서의 승전보 말고는 러시아 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을 거 같은데 전술핵을 쓰기는 더 어려워진 거 같다. 탱크를 끌고 모스크바로 내달리면 막상 푸틴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해달라는 대로 하고 망명을 시켜준다는 걸 보여줬다. 체첸군은... 뭔가 믿을 게 따로 있지 하는 느낌이 좀 있는데 모르겠네. 벨라루스가 실익을 챙기고 능력을 보여줬는데 프리고진 거기서 뭐하지. 있을 수 있을까, 딴 데 갈 곳은 있을까. 뭘 쥐고 나왔을까.

- 와그너를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시키려는 압박이 상당했던 거 같다.

- 프리고진이 정말 벨라루스로 갔을까? 어딜 가도 위험할 거 같은데.


3. 맛있는 걸 먹고 찾고 하는 일에 대한 의미 부여를 줄여가고 있다. 그냥 먹는 걸 해결하되 채소 많이, 단백질 많이 정도면 충분하다(사실 이게 쉽지는 않지만). 식사를 대부분 바깥에서 하니까 뭔가 골라 먹어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지만 적당히 정기적으로 정해놓고 무미건조하게 끼니를 떼운다에 가능한 익숙해지려고. 


20230621

체험, 행보, 속셈

1. 시청앞 잔디밭 같은 데 보면 책을 빌려 주고 잔디밭 벤치 같은 데 앉아 보라고 하는 곳이 있다. 책을 힐링이나 휴식으로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이런 문화가 잘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책은 새로운 걸 알거나, 혼자선 못할 상상을 경험하거나, 글 자체를 즐기는 정도. 힐링으로 책 읽기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지 않나. 책은 적절한 장소에서 집중해서 읽고 잔디밭 벤치는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 쓰는 게 낫지 않나 싶다. 

뭐 외국은 휴가 시즌에 해변가에 누워 펄프 픽션 읽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책을 힐링 용도로 읽는 게 대세인가 싶기도 하고. 그것도 옛날 이야기고 요새는 그냥 영상 볼 거 같은데. 사실 영상도 피곤해. 쉴 때는 멍하니 있고 다른 체험은 집중해서 하는 게 시간을 잘 쓰는 방법이다.


2. 마당이 있는 집 1, 2회를 봤다. 김태희, 임지연. 원작이 있는데 도서관에서 휘리릭 훑어봤음. 전개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서스펜스 같은 거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다 알아놓고 어떻게 풀어가는 지 보는 게 더 재미있다. 아무튼 분위기가 상당히 좋음. 임지연은 더 글로리에 이어 행보가 아주 좋다. 원작과 거의 같게 전개되고 있는 듯 한데 원작은 배경이 4월이고 드라마는 9월이다. 분명 뭔가 다를 거 같은데. 8부작이라 확확 나갈 거 같다.


3. 한국의 여름 더위는 사람을 쪄죽이는 타입인데 3일 전에는 35도에 습도 50%로 햇빛으로 태워 죽일 거 같은 타입의 더위가 찾아왔다. 바로 다음날 온통 흐리더니 최고 기온이 25도였고 어제 밤부터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내린 비 때문인지 꽤 습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쪄죽이는 것도 아니고 태워죽이는 것도 아니고 적응 못하고 진빠져 죽게 만들려는 속셈인 듯.


4. 대학은 이제 방학인가 보다. 도서관은 조용하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시기. 


5. 광릉왕모기라는 게 있다. 광릉에서 처음 발견되어 광릉왕모기라는 이름이 붙었고 국내 토종이다. 얘네는 일반 모기에 비해 덩치가 큰데 국내 모기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아무튼 얘네는 유충 시절에는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고 크고 나서는 암수 모두 꽃이나 수액을 섭취하면서 산다. 유충일 때 육식을 하며 영양분을 섭취해 놓기 때문에 단백질이 필요없어서 피를 빨아먹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서 해충이 아니다. 광릉왕모기 화이팅, 먹을 건 잔뜩 있으니까 모기 다 잡아먹어라. 


6. 오징어 게임 캐스팅 발표가 있었는데 순 남자만 나와서 전세계가 약간 혼란에 빠졌다. 뭐 이후 더 있다고 수습을 했다. 단편적인 일이지만 오징어 게임 측의 센스 같은 게 드러나긴 한다. 아무래도 1차 캐스팅이 가장 주목받는 일일텐데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유심하게 보는 지, 민감한지에 대해 감각이 좋지 않다. 1편은 정호연을 배출한 거 말고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게 여전한 생각이지만 2에서 궁금한 건 과연 1이 왜 이토록 세계적인 히트를 쳤는지 알고 있는지 여부. 그걸 알고 있다면 그걸 잘 살릴테니까 알아볼 수 있겠지. 모르고 있다면 1과 차이를 통해 그게 과연 무엇인지 살짝이라도 드러나지 않을까. 궁금해서 나오면 찾아볼 거 같긴 하다.

20230616

여름, 알림, 완성

1. 자려고 누웠는데 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 선풍기를 틀고 있지만 별로 소용없었음. 진짜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2. 기상청 날씨 앱을 설치하면 특보 같은 걸 알려준다. 그중 하나가 소나기 단기 예보다. 요 몇 주간 기상이 상당히 불안했고 기상청 날씨 앱은 툭하면 알림을 보냈지만 맞는 건 거의 없었다. 물론 자연 재해는 올지 안올지 잘 모르겠으면 일단 온다고 알려주고 조금이라도 미리 대비를 하는 게 시민들에게 이익이다. 안 온다고 했다가 내리는 경우의 피해 vs 내린다고 했다가 안 내렸을 때 피해를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즉 약간 호들갑을 떠는 게 낫다는 게 기본 입장인 거 같고 공식 의견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상청 관계자가 잘 맞지 않는 예보에 대한 인터뷰를 할 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이전의 글에서도 스팸에 대한 분노를 이야기했지만 예를 들어 070, 문자, SMS, DM 등 수많은 유용한 도구들이 이런 식으로 무용한 도구가 되거나 스팸 홍수 속에서 그다지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도구가 되었다. 몇몇 쇼핑몰들이 매일 보내는 특가 안내도 마찬가지다. 그걸 매일 천천히 읽어보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일을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건 자신이 하는 일을 스팸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과 결과가 같다. 봇이 하려나? 그래도 사람 손이 꽤 닿을 거 같다. 한국의 대체적인 일이 그렇듯이.


3. 진격의 거인을 하나씩 보고 있다. 30분 정도라 매일 보려고 했는데 그건 잘 안됨. 전반부는 꽤 봤고 다시 반복하자니 품이 너무 들어서 60회 후반 정도부터 보고 있다. 어제 본 회에서 땅울림이 시작되었다. 

일본 애니가 연재 기반이라 그런지 초반의 세계관이 시리즈의 인기로 계속 나오게 되면서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를 꽤 많이 봐왔고 그렇게 확대된 세계관과 초기 세계관의 불일치, 모순을 찾는 것도 일종의 놀음이 되어 있긴 한데 진격거의 경우 전체를 구성하는 고리들이 꽤 정교하다. 끝까지 생각해 놓고 시작한 걸 수도 있고 이렇게 끝내야지 하고 초반에 심어놓은 떡밥을 제대로 재배치한 걸 수도 있을 거 같다. 앞의 가정은 현실 가능성이 좀 떨어지는 거 같은데 뒤의 가정도 솔깃하게 보이진 않는다. 어디까지 생각해 놓고 시작한 걸까.


4. 프로미스나인의 새 앨범이 나왔다. 밀리고 밀려 나왔지만 아무튼 정규 앨범이다. 요즘 같은 걸그룹이 차트를 지배하는 시대에 타이틀 곡의 지나친 무난함과 안전함은 약간 갸우뚱하게 되는 면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그런 무난함과 안전함이 지금까지 프미나의 음악이 걷고 있는 길인 거 같기도 하고. 이런 단점이 있긴 하지만 10곡으로 이뤄진 앨범 전체의 일관성은 굉장한 편이다. 피크가 낮은 대신 전체 평균이 높고 그런 결과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진 거 같다. 1번부터 쭉 틀어놓기에 아주 좋은 음반이다. 

아이브의 경우도 1, 2, 3번 트랙 이어지는 게 너무나 완벽해서 굉장하기는 한데 중반 넘어가면 스킵하게 되는 곡이 있다. 르세라핌은 트랙의 배치가 의문이다. 실려있는 곡만 가지고도 완성도를 높일 방법이 있는 듯 보이는 건 확실히 아쉬운 점이다.


5. 중하층 시민이 잘 살면 권력층에도 이익인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선시대 세율만 봐도 적어도 나라가 유지되고 있다면 뜯어먹을 건 얼마든지 있고 그 정도만 가지고도 호위호식에는 문제가 없다. 국제 무대에서 약간 창피하겠지만 천연자원이라도 뭐 하나 나와버리면 그런 것도 아무 문제 없어지고. 중국처럼 독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곳도 있고, 아무튼 북한이나 러시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의 수많은 나라들이 인류의 고난적응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려주고 있다. 다 죽어버리면 걔네도 거지 되는 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음. 


6. 두통이 계속 이어진다. 이유를 모르겠네.

20230602

꽁치, 검진, 스팸

1.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않지만 요새는 만들어 먹었다 하면 김치찌개다... 적당한 템포로 먹어줘야 하는 데 지하철 역 위에 있던 김치찌개 집이 없어진 영향이 크다. 아무튼 좋아하는 건 돼지 - 꽁치 - 참치인데 가끔 만들어 먹기에는 참치 - 돼지 - 꽁치가 낫다. 참치는 그냥 캔 하나 넣으면 되는데 꽁치 통조림은 연속 두 번은 해먹어야 되는 양이라 귀찮아진다. 돼지는 소분해서 얼려 놓으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 하지만 한없이 얼려 놓을 수 없고 점점 맛 없어지기 때문에 참치를 따라가진 못한다.

한동안 해 먹다 보니 나름의 취향도 기준도 생겼다. 일단 라면은 넣지 않는다. 맛도 변하고 양도 좀 많다. 사먹을 때도 가능한 라면은 넣지 않는다. 사리 라면 넣을 거면 부대찌개 쪽이 낫다. 비슷한 이유로 햄 종류도 넣지 않는다. 물에 끓인 단백질이 아쉬우면 구워서 함께 먹는 게 낫다. 함께 먹는 건 계란 후라이. 계란찜, 계란말이, 스크램블 여러가지 해봤는데 반숙 후라이가 제일 나은 듯. 


2. 건강 검진을 받아야 되는 데 시간이 애매하다. 바쁘지도 않으면서 시간을 이렇게 못 만드는 건 역시 매니지먼트의 문제다.


3. 스팸의 문제점은 특정 서비스를 무용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070 전화 같은 건 그런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얼마 전부터 트위터 DM으로 스팸이 무지하게 오기 시작했다. 어디서 뭐가 새어나간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스팸 홍수 속에서 서비스를 구원할 방법은 서비스의 필터링 능력 밖에 없다. 이메일은 그런 덕분에 살아남았다. 010 메시지도 아슬아슬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살아남아 있는 거 같다. 이런 경우 필터링이라는 중간 틀 덕분에 놓치는 게 있을 수도 있고 더 많은 서비스 비용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스팸이야말로 서서히 기술 시대를 잠식하는 좀비 같은 존재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그런거 하지 마~ 같은 제안이나 소망, 권유는 아무 효용이 없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서비스 비용을 민간 기업에게 전가하고 그걸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식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정부에서도 별로 상관을 하지 않는다. 광고 메일 보내는 게 뭐 그렇게 큰 일이냐 하는 식.


4. 르세라핌의 후속곡인 이브 프시케는 타이틀 정도의 곡은 아닌 거 같지만 메시지 면에서 보자면 타이틀이 되어야 할 거 같은 곡이다. 언포기븐은 안티프래자일의 동어 반복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한데 이프푸 쪽이 3부작 메시지를 강화하고 완성하는 측면에서 훨씬 적합한 거 같다.


20230516

맘바, 심화

1. 에스파가 새 앨범을 냈다. 마이 월드. 블랙 맘바와 싸움을 끝내고 지상에서의 나날을 그리고 있다. 뮤직 비디오도 꽤 밝다. 그래도 음악 자체는 아직 광야 월드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냥 웰컴 투 마이 월드에서 솔티 앤 스위트까지 노래만 듣고 있으면 한창 싸우던 시절과 크게 다른 이미지가 있나 싶어진다. 하지만 써스티부터는 확실히 바뀐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틸 위 밋 어게인까지 흘러간다. 이 곡은 팬송이기는 하지만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아무튼 이전에 비해 윈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감소해 있기 때문에 훨씬 듣기 편했다. 


2. 아이들도 새 앨범을 냈다. 아이 필. I로 시작하는 앨범이 있다 없다 했는데 2022년부터는 I never die, I love, I feel 쭉 이어지고 있다. 역시 소연 2곡에 민니, 우기, 민니, 우기 곡으로 이어지는 6곡. 뭐 음악 자체는 좋은데 전 앨범의 LOVE라는 곡부터 더욱 심화되고 있는 듯한 소연 곡의 은근한 가사 구림이 살짝 거슬린다. 구리다기 보다 구질, 뭔가 아쉬운... 물론 LOVE 정도로 구질구질하진 않지만. 알러지 같은 곡의 가치는 중요하겠지만 거의 그 변주다. 거기서 조금 뇌절하면 LOVE 같은 게 나오는 거 같다. 

아이들이 넓어지는 건 소연 프로듀스를 포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곡을 자기가 쓸 이유가 없어. 좋은 곡이 최우선이다. 왜케 싱어송라이터, 자체 프로듀스에 대한 집착과 신화가 강한 지 모르겠다. 큐브야 뭐 지금 체제로 100만장 넘었는데 그냥 이대로 계속 가려고 할테고 회사 안에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거 같지만.

아무튼 듣다가 이거 뭐지 좋은데 싶으면 민니 곡인 건 여전하다. 쓰면서 생각났는데 민니가 에스파 곡 만들면 멋질 거 같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리고 우기가 만든 어린 어른이라는 곡도 상당히 독특한 게 재미있다. 슈화가 슈화야~ 하는 부분은 꽤 잘 살아있다. 하지만 이 가사는 이미 누드나 퀸카와 대치되고 있는 게 아닌가.

20230512

없던 형태

4세대 걸그룹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음반을 100만장 넘게 파는 그룹이 몇 개나 된다. 팬덤 간의 경쟁도 있겠지만 해외 팬이 늘어난 게 큰 이유일 거다. 아무튼 이렇게 판이 커지니까 예전에는 없던 형태의 그룹을 볼 수 있게 되었다. 


1.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얼마 전에 이야기 한 12개 드래곤볼을 모으고 있는 정병기의 모드하우스 소속이다. 그룹 이름은 아니고 일단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오드아이써클 세 명에 희진 솔로 이렇게 나올 거 같다. 비비와 현진도 가처분소송에서 이겼는데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하다. 문제가 좀 있는데 같은 소속사 트리플에스의 음악 방송 출연이 현재 막혀 있는 거 같다. 저번에는 음방 다 나왔던 걸 생각해 보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왜케 구질구질 한지... 




2. 피버스, 소녀리버스

마리텔의 박진경 PD가 카카오에 가서 진행한 소녀리버스의 데뷔조 5인 그룹이다. 이게 단점은 버츄얼이라 정말 오타쿠 문화의 저 너머 끝에 있는 듯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접근 장벽이 좀 있다. 장점은 모두 다 연차가 어느 정도 되는 그룹 멤버들이라 성공을 향한 집념과 함께 어느 정도의 여유가 흐르고 있다. 

가면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가면을 벗는 거였어요 라는 참가 멤버의 인터뷰가 딱 맞다. 물론 가면을 벗어도 아이돌 자아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그 거리감을 어떻게 유지할 건가가 포인트가 되겠지. 다들 정체가 누군지 아는 데 어느 정도 모른채 하고 있는 게 멤버와 팬 사이에 합의가 되어 있다. 아무튼 이런 건 아주 재미없게 흘러가거나 너무 심각해 질 가능성도 높은데 무너와 서리태 등이 초반 분위기를 잘 잡아놔서 알맞게 엉망진창으로 흘러간 거 같다. 



무너(권은비), 서리태(에이핑크 오하영), 크앙(전 우주소녀 루다), 김세레나(우주소녀 수빈), 리엔(전 이달소 희진). 우주소녀를 나간 루다와 수빈이 다시 한 팀이고 리엔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중 오드아이써클 멤버가 아닌 데 여기서는 오드아이 콘셉트다. 리엔 외 4명이 미친 사람들이라면 정상인을 맡고 있기도 하다. 데뷔곡 CHO는 김도훈, 서용배. 오래간 만에 들어보는 전통 걸그룹 콘셉트의 곡. 

아무튼 멤버 구성이 매우 좋은 편인데 앞으로 과연 이걸로 뭘 할 건지 궁금함. 라디오가 잡혀 있던데 음방 같은 것도 하려나.


3. 브브걸

이건 아직 정식 사진이 나오진 않았던데 브레이브걸스가 소속사를 나왔는데 멤버 모두를 워너 코리아에서 데려가 그룹을 재결성했고 그러면서 이전에 별칭으로 부르던 브브걸을 정식 이름으로 만들었다. 1번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잘 돌아가면 모두 데려다가 오드아이써클(아마도?)로 재결성이 될 수 있으니 그 선례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멤버들끼리 회사를 차리거나, 소속사는 다른데 어떻게 하나씩 내거나(카라) 하는 식이 많았는데 이제 이런 게 가능하다. 

20230507

단기, 행보, 비중

1. 며칠을 비가 내리더니 오후에 비가 그쳤지만 바람이 아주 많이 불었다. 찬바람을 꽤 맞아서 그런지 약간 어지럽다.

요새 단기 예보는 맞는 게 없다. 아침 8시에 비가 그친다고 했다가 12시, 2시, 5시 계속 밀린다. 그칠 때까지 늘리고 버는 걸지도.


2. 타인이 왜 그 옷을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듯 타인이 왜 그 음악을, 영화를, 책을 썼는지 알 수 없다. 각자가 각자의 인생을 살며 나아갈 뿐. 거기서 뭔가 자극을 받는다면 그게 왜 그러는지 자신에게 집중하면 되고 아무 것도 없다면 그냥 지나가면 된다. 기대를 할 필요도, 실망이나 만족을 할 이유도 없다. 실망이나 만족은 사실 예상 내의 행보를 목격한 증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를 게 없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런 걸 안고 자신의 다음 행보를 모색하면 된다.


3. 성수동 거리 패션은 국내 브랜드 비중이 꽤 높은 거 같다. 다른 핫한 거리에 비해 나이대가 좀 어린 듯한 게 그 이유 중 하나려나.


4. 얼티드 카본과 비프 시리즈를 천천히 보고 있다.


5. 요새 밀가루 음식을 잘 못 받는 듯. 그에 대비해 섭취 빈도는 이상하게 높다.



20230501

스텝, 제안, 리듬

1. 르세라핌의 정규 1집이 나왔다. 정규 앨범이긴 한데 신곡은 7곡 정도고 나머지는 이전 앨범에 실었던 곳의 재녹음 버전이다(멤버 한 명이 나가는 사건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좀 너무 무거워서 나는 좀 듣기 좋은 편은 아니다. 다만 파이어 인 더 벨리라는 곡은 꽤 신나고 좋다.

르세라핌을 응원하고 있지만 로살리아와의 콘셉트의 유사성 문제는 해결하고 넘어갔으면 하는데 예컨대 왜 고양이, 왜 오토바이인가에 대해 할 말이 있는지가 궁금하긴 하다. 그냥 모양을 위해서라고 하기엔 깔아놓은 게 너무 많지 않나. 뭐 아다치와 응답하라... 이런 느낌이긴 한데. 아무튼 어쩌다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가를 내부적으로라도 해결하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정규반의 무거움을 생각하면 아이브의 균형 감각이 꽤 좋았던 거 같다. 곧 아이들과 에스파도 새 앨범이 나온다. 이쪽에도 기대가 크다.


2. 뉴진스의 해린이 디올 앰버서더 활동을 시작하면서 블랙 핑크에 이어 뉴진스도 멤버 전원이 럭셔리 브랜드의 앰버서더가 되었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앰버서더 나이가 지나치게 어려지고 있는, 게다가 생긴 모습도, 분위기에 대해 마음이 복잡하다. 분명 양쪽 모두의 마케팅이 있었을테고 그 결과물이겠고 양쪽 모두의 책임이 있겠지만 애초에 브랜드 쪽에서의 제안을 거부할 그룹이 없을 거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쪽 문제가 더 크지 않나 싶다. 제안을 하면 안되는 거다.


3. 백상에서 우영우와 더글로리가 어떻게 상을 나눠가질지 궁금했는데 대상 우영우, 여우 주연상과 조연상 더글로리 이런 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여우 주연상에서 송혜교와 수지가 박빙이었다는 데 송혜교가 받는게 맞을 거 같다. 사회적 파장을 생각하면 학폭 문제 vs 앞으로 커질 OTT 본사 기업과 창작권의 문제가 있을텐데 일단은 전자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백상에서 약간 의외는 남자 예능상을 김종국이 탄 건데 짐종국 활동 생각하면 납득은 간다. 기본적으로 술 먹고 웅얼거리는 거 재밌다고 보는 것보다 바른 스쿼트 자세 알려주는 게 나오는 게스트나 보는 사람에게나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4. 넷플릭스에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조금 보다가 말았다. 이 소설은 세 번 리메이크가 되었는데 앞의 둘은 미국 버전이었고 이번 건 독일 버전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영상물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꽤 많이 나왔지만 퍼시픽을 볼 때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보는 것 사이에는 분명 갭이 좀 있다. 독일인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했는데 혹평이라고.


5. 부암동의 천진포자를 갔는데 그 느린 리듬감이 약간 충격이어서 나의 생활 리듬감을 좀 반성하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그게 중국 음식이 맞을까, 너무 간이 잘 맞던데. 하지만 호스트고 게스트고 거의 중국인 같기는 했다.


6. 토, 일, 월을 일과 관련된 걸 거의 들춰보지 않은 채 흘려 보냈다. 이런 시간이 필요했었다 싶기도 하고 내일부터 할 일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하다. 


7. 넷플릭스의 AV 예능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 2가지 정도 예상할 수 있겠는데 늘어나는 단속과 계속되는 인권 논란 속에서 업체들이 한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하기 위해 돈을 풀고 있다 혹은 그냥 찍었다 정도. 앞이어도 웃기고 뒤여도 웃기는데 뒤쪽일 경우 더 웃길 거 같다. 어쨌든 앞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고 그런 경우라면 앞잡이 하고 있는거지 뭐.

20230424

어둠, 사기, 안전

1. 몸에서 뭔가 수분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계속 들더니 어제 밤에는 계속 설사를 했다. 뭔가 신체의 발란스가 좋지 않다.


2. 정신이 산만하고 피곤하다. 1 때문인지, 다른 원인에 1이 겹친건지, 정신이 잘 집중되지가 않아서 파악이 안됨.


3. 간만의 블라블라는 이렇게 어두운 블라블라.


4. 전세 사기로 난리인데 월세 사기도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사기가 많을까. 사회 안전망, 법망에 구멍이 있기 때문이고 잘 안 잡거나 잘 못 잡기 때문이다. 화분, 농산물 훔쳐가는 이야기를 툭하면 본다. 왜 이렇게 좀도둑이 많을까. 잘 안 잡거나 잘 못 잡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마약 거래가 많아졌을까. 잘 안 잡거나 잘 못 잡기 때문이다. 이런 데다가 대고 인간의 본성이니 국민성이니 이런 이야기 암만 해봐야 소용없다. 타고난 악인도 있기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악인은 잘 안 잡거나 잘 못 잡는 사회가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다.


5. 이 비슷하게 바라보는 게 카공족 문제다. 카페 사장과 카페 공부러들이 왜 싸울까. 공공 도서관을 더 크게 만들고 수요에 맞게 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시점인데 오히려 줄이고 있으니 이런 문제가 늘어난다. 국가는 할 일을 안하고 방치해 놓고, 시민들 사이를 반목하게 갈라 놓아 갈등의 주체를 자기는 아닌 척 하는 방식은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


6. 하지만 높은 형량이 꼭 해결책이 되는 건 아니다. 나라의 투명성과 신뢰가 오히려 더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20230415

대체, 정규, 괴상

1. 예전에 내시경 수면마취 풀릴 때 이상한 소리하는 것도 그렇고 요즘 많은 술방송도 그렇고 헤롱헤롱거리는 걸 왜 보여주는 건지, 뭐 재밌다고 보는 건지 대체 모르겠다.


2. 최근 몇 가지 아이돌 곡 이야기.

아이브가 새 앨범을 냈다. 정규 1집. Kitsch, Mine, 섬찟 이런 곡이 좀 취향인 듯. 목소리들이 좋기 때문에 빈 공간이 많은 곡들이 좀 멋지다.

르세라핌의 티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정규 1집이고 5월 1일 발매 예정. 이건 좀... 보기가 어려워. 오타쿠 감성이라고들 하던데 그건 아닌 거 같고. 

모드하우스가 이달소 멤버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우선 4명을 데려다가 artms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달(lunar)에 가는 프로젝트고 이 프로젝트의 티저는 정병기가 이달소에서 마지막으로 하다 만 Burn 티저와 연결된다. 오드아이써클을 상표 등록했다고 하니 다 모으면 아마 그 이름으로 가게 될 듯. 하이퍼발라드의 연장선 상의 계획도 실행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도 가처분 상태이기 때문에 본안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는 상황이고 12명 다 모이는 건 아주 어려울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정병기를 응원하는 날이 오는군. 모드하우스 제발 잘 좀 해봐라. 그리고 이게 오타쿠지... 광기의 상업 오타쿠...

케플러는 Giddy와 LVLY를 잘 들었다.

이채연은 콘셉트를 좀 바꿨는데 나쁘지는 않다.

카드도 새 싱글을 냈다. 카드는 주요 시장이 여기가 아니라 곡이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에이핑크도 컴백을 했는데 뭐 괜찮은 활동이었음.


3. OTT도 몇 가지를 보고 있다. 

체인소맨을 몇 편 봤는데 제목과 캡쳐의 느낌 보다는 허들이 낮기는 한데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좀 구리다. 초기 장벽은 낮은 데 기초 장벽이 높아서 보다가 말았음.

비프도 1편 보고 일단 멈췄다. 스트레스가 상당한 드라마라 마음이 좀 편할 때 보려고.

원지의 여행기는 여전히 재미있다.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갈라파고스라니 이런 루트는 어디서도 보기 어려울 거 같다. 하지만 지구마블 세계여행은 도착지에서 스케줄이 빠듯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나라만 다르고 그림이 좀 비슷비슷한 느낌이 있다. 이동 과정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원지 쪽을 그래서 약간은 더 신선하게 보게 되는 듯. 다음에 이런 걸 하게 되면 차라리 나라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힘들거나 괴상하거나 한 장소를 적어놓고 주사위 던지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20230410

바람, 멸종, 별로

1. 날씨가 정말 이상하다. 갑자기 막 더워졌다가 갑자기 막 추워진다. 오늘은 햇빛이 꽤 좋은 데 내일은 시속 110km의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거라고 한다. 그 전조로 오늘 오후부터 6m/s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전이 제일 따뜻하고, 오후에는 바람이 불고, 해 지고 나면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2. 은행 나무가 멸종위기종이라길래 찾아봤다. 은행나무는 고생대부터 자라기 시작했고 페름기 대멸종도 넘기고 중생대를 넘겨 신생대 에오세(5580만년 전 ~ 3390만년 전)에 전성기를 누렸던 식물이라고 한다. 살아있는 화석 같은 나무인데 원래 여러가지 종류가 있었던 때도 있었지만 다 사라지고 한가지만 남아있다. 침엽수도 활엽수도 아닌 독자 노선이다. 암수가 구별되고 꽤 무거운 씨로 종자를 퍼트리는 데 예전에는 뭔가가 있어서 이 종자를 여기저기 날라 은행나무가 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멸종해 버렸다. 그리고 새, 다람쥐, 청설모, 세균, 곰팡이 등도 은행 종자를 먹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도 퍼트리지 않아 망한 건데 인간이 퍼트리고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인간이 은행 나무의 꿀벌, 직박구리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거다. 그래서 자생군락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멸종위기종. 은행을 먹고 종자를 퍼트리는 애들이 먼저 멸망해 버렸다니! 싶지만 그게 바로 인간이 하는 일이군. 


3. 티빙에 올라온 방과후 전쟁활동이라는 드라마를 조금씩 보고 있다. 웹툰 원작이라는 이야기만 알고 지하철에서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약간 고어물이라 놀랐다. 좀 별로임.


4. 넷플릭스의 비프도 한 편 보고 쟁겨두고 있다. 약간 답답하긴 한데 방과후가 정리되고 나면 볼 생각이다. 지하철에서 자든지, 게임하든지 그러고 있는데 뭐라도 보니까 좀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잠을 보충하는데 그게 약간 모자라지는 거 같기도 하고.


20230403

긴장, 정상, 당위

1. 몸이 항히스타민제에 절어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액티피드를 먹으면 콧물, 기침이 멈추지만 배가 아프다. 요새는 별로 졸리지도 않은 듯. 또한 지르텍을 먹으면 역시 콧물, 기침이 멈추지만 액티피드 정도는 아니라도 역시 배가 아프다. 몸이 약간 이상한 긴장 상태에 돌입하는 거 같다. 화장실에 계속 가고 어디가 아픈 거 같은데 어디가 아픈 건지 잘 모르겠고 그러함.

2. 매화 벚꽃 살구 뭐 이런 식으로 피는 게 정상이라지만 올해는 모든 게 다 동시에 폈다. 개나리, 튤립, 어쩌구 꽃, 저쩌구 꽃 다 폈다. 4월 첫 째 주에 몰아쳐서 다 지나가 버리고 있음.

3. 작년 날씨를 찾아보면 3월에 20도 넘은 날이 거의 없다. 올해는 4번인가, 그거 넘든가 그러함. 4월에는 이미 매우 덥다. 햇빛이 너무 뜨겁다. 분위기가 안 좋아. 여름에 뭘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 거지.

4. 정기적 운동을 하기가 좀 어려워서 일주일에 한 번 트레일 워킹 가던 걸 다시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는데 계속 무슨 일인가가 생긴다. 할 일들이 계속 생기고, 밀리고, 돈은 별로 안됨.

5.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를 봤다. 엄청나게 시시한 결말... 왜 결말 내고 이유 설명해 버린거지... 그냥 게임 계속 해도 되잖아. 이런 거에서 이유를 왜 찾아. 당위성이 부여되면 더 근사해 보일 거라는 헛된 믿음 따위.

6.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온스를 봤는데 이건 예상보다 재미있었다. 문제는 외워지지 않는 제목.

7. 또 배아프네 ㅜㅜ

8. 혜미리예채파는 지락실을 넘을 이유가 딱히 없다. 예를 들어 둘 다 밥이 들어있다고 카레라이스야 돈까스를 이겨라라고 하거나 둘 다 밀가루 출신이라고 우동아 크로아상은 이겨야지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내가 하는 일처럼) 빈 지면을 채워야 하는 사람에게 꽤 유혹적인 포지션이긴 하다. 둘 다 아이돌 (중심) 예능이고 게임 중심 예능이기 때문이다. 패션 글쓰기, 음악 관련 글쓰기, 잡다한 글쓰기 등을 하면서 느낀 건 비교와 줄세우기보다 존재의 이유와 대체 불가능함과 유니크한 포인트를 찾는 게 더 재미있는 일이다라는 정도다. 물론 비교와 줄세우기가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런 이야기의 존재 이유도 있고, 머리가 저절로 그렇게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써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든 말든. 

9. 불법현수막을 철거했다가 재산손괴 혐의로 고소를 당한 공무원들에 대한 뉴스가 있었다. 벌금형인가가 나왔다고. 이런 경우도 그렇고 사유지 불법 주차 견인 안되는 것, 소방차 충돌시 사고 문제 등등 아무리 봐도 불법 행위와 재산권 사이의 균형이 맞지가 않는다. 특히 사유재산의 일부 측면이 유난히 과도하게 보호되고 있다.

10. 요즘 패션붑 업데이트가 많지 않다. 일을 하느라 패션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거기에 까지 뭔가 적을 여력이 잘 나지 않는다. 발행한 간단한 원고 같은 걸  거기에 올릴까 싶기도 하고...

20230327

재미, 어질, 의욕

1. 날이 쌀쌀하다. 일교차가 꽤 큼. 하지만 낮의 햇빛이 따뜻해서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온도를 하나에 맞추려면 추운 쪽에 맞춰야 하지 않나... 꽤 따뜻해졌다가 추워지길래 작년 기온을 찾아봤더니 작년에는 3월에 20도까지 올라간 적이 거의 없다. 올해가 더 더운 편인듯. 생각해 보면 3월은 추웠어. 벚꽃 다 질 때까지 추워 ㅜㅜ


2.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온스를 봤다. 사전정보 전혀 없이 봤는데 예상보다 꽤 재미있는 영화였음. 추천.


3. 콧물이 너무 나서 액티피드를 먹었더니 뭔가 어질어질하다. 그래서 막 이것저것 먹었더니 좀 낫다. 점심 먹고 바로 약 먹었는데 뭐 이래.


4. 의욕이 잘 나지 않는다. 의욕 의욕.


20230321

산간, 탄력, 경계

1. 아침에 일어나서 온도를 봤는데 대흥동은 8도, 신내동은 0.2도였다. 그래도 같은 서울인데 온도 차이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어서 몇 군데를 더 찾아봤는데 6도 정도였다. 오류가 아닌가 싶기는 했지만 만약 정말이라면 신내동 온도 측정하는 곳이 어딘지 궁금하다. 사실 나름 산간 지역이라 0.2도가 나올 만한 곳이 있을 거 같긴 하다. 아무튼 아침에 추웠음.


2. 엔믹스 새 앨범이 나왔다. 아침에 나오면서 쭉 들었는데 타이틀 곡 정도 몇 번 더 들을 거 같다. 엔믹스는 가고 있는 길이 이해가 잘 안되기는 함.


3. 전반적으로 음반 인플레가 매우 심해지고 팬덤 간의 경쟁 양상, 줄세우기에서 우위 점유화, 여기에 발 맞춘 팬싸 정례화 등으로 변해가면서 절대적 음반 판매량이 알려주는 정보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어졌다. 상대적 격차 정도. 음원 쪽도 비슷한데 이쪽은 고인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대형 기획사나 방송 등이 만들어 낸 우연 정도가 고인물을 뚫고 올라가는 탄력을 받는다.  

또한 어떤 그룹이 괜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알기도 어려워졌다. 늪에 빠지기 시작한 그룹도 팬덤, 인지도의 힘으로 한동안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하기 때문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채는 때는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런 경쟁 속에서 마음에 드는 곡을 발견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 청자 입장에서 발견하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만드는 쪽에서는 더 어려울 거다. 성적충, 팬싸충 등이 이 바닥을 주식 구경꾼, 코인 구경꾼화 하며 꽤나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사실 답은 딱히 없는 듯. 그런 것도 이미 이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4. 최근 랜덤으로 이것저것 듣다 알게 된 건 퍼플 키스와 피프티 피프티. 뭐랄까, 그다지 어리게 느껴지지 않는 케이팝 노선을 걷고 있다. 이걸 보면서 느껴지는 게 외국에서 청자층이 확대되면서 그쪽에서 좋은 신인, 좋은 곡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거 같다. 드림 캐쳐 같은 케이스가 많아지면 더 재미있을 거 같다.


5. 눈비만 오지 않으면 일요일에 동네 뒷산을 한바퀴 돌고 있다. 산을 중심으로 도는 왼쪽 코스와 약간 더 버라이어티한 주변 풍경이 보이는 오른쪽 코스가 있는데 보통은 왼쪽 코스로 돈다. 오른쪽 코스의 문제점은 약 20미터 정도 길이 끊겨있어서 도로 갓길로 거길 지나쳐야 한다는 것. 좀 위험하다. 거길 지나지 않으려면 거의 3킬로 정도 되는 우회 산길을 돌아야 한다. 어차피 운동이니까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심한 언덕이 있어서 살짝 지친 상태로는 어지간해서는 기운이 나지 않아서 지금까지 딱 2번 올라갔다. 20미터 갓길 옆에 덱으로 길이라도 만들어 주면 좋겠는데 이용자가 극히 적고 군부대를 옆에 끼고 있는 시 경계라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거 같기는 하다. 불가능의 요소들이 한군데에 모여있다.


6. 4와 관련해 요새 일하면서 자주 듣는 곡은 The XX를 비롯해 올리비아 로드리고, 사샤 슬론, 샬럿 로렌스, 빌리 아이리시 등등.


7. 밤에 자려고 눈을 감으면 보통은 뿌연 암흑 같은 모습이 느껴진다. 보이는 거랑 약간 다른데 그냥 느껴짐. 그리고 가끔 섬광 같은 게 보이는 듯 할 때도 있는데 오늘 눈이 피곤했나 하는 정도. 그런데 최근 몇 번 프랙탈이라고 해야 하나, 이 역시 보이는 것과는 달라서 자세히 묘사하기는 어려운데 선명하고 복잡한 무늬가 계속 겹치며 움직이고 게다가 앞 뒤가 입체로 있는 듯한 모습이 몇 번 보였다. 입체로 보인다는 점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봐서 생기는 현상일까 싶기는 한데 아무튼 그런 현상이 있었다. 신기하거나 멋지거나 그런 건 아니고 왜인지 약간 기분이 나쁨. 뭔지는 모르겠다. 피곤과 관련이 있는 걸까.

20230307

살균, 라벨, 대처

1. 하이브 - 카카오 연합설이 나름 그럴 듯 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깨고 카카오가 불을 질렀다. 아무튼 돈을 어지간히 넣었는데 지배 주주가 되지 않는다면 약간 뻘짓이 되어 버린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면 차라리 하이브가 15에 다 넘겨버리고 카카오가 투자 받은 오일 머니를 그대로 넘겨 받아 새롭게 뭔가 만드는 데 쓰면 모두가 좋지 않을까 싶지만 일이 그런 식으로 돌아가진 않겠지. 


2.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같은 이야기는 현실과 유리된 감각을 꼬집을 때 흔히 나오는 우스개 소리다. 우스개인 이유는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일텐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런 류의 이야기는 언제나 많았고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모니터로 고발되는 현실의 모습을 살균된 통조림처럼 여기고 있으니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기아와 가난, 부조리와 사이비, 독재와 살육, 전쟁과 재난 같은 걸 두고 고상한 잣대를 들이대는 헛소리를 한다. 물론 그런 걸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거에 재난 포르노 같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일단 현실의 고통 받는 이들에게 직진한 다음, 그들을 구출할 방법을 논의한 다음 생각할 문제들이다. 인간의 위대한 능력 중 하나로 상상력을 뽑는 사람이 많지만 아예 뭔지 모르니까 상상하는 건 불가능하다. 인터넷 서핑과 유튜브를 통해 뭔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는 거 같다.


3. 옷이라는 걸 제대로 사본 적은 거의 없다. 예전에는 못 샀고, 뭔가를 입고 싶다는 생각을 시작한 이후 너무 비싼 가격의 벽 앞에서 방황하다가 문정동 아울렛 거리를 발견해 떠돌아다녔다. 패스트 패션이 들어왔지만 그 역시 쉽지 않아서 매대 특별 할인 쇼핑러가 되었고 요즘에는 중고 옷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있다. 전환점이라면 역시 패스트 패션인 거 같다. 구할 수 있는 종목의 수가 확장되면서 구하고 싶은 종목의 수도 함께 늘어나 버렸다. 물론 자료 조사나 경험치 축적 등의 새로운 목적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취향과 열망을 온연히 반영한 입고 싶은 옷 같은 건 몇몇 예외적인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때 외에는 불가능하다. 사실 선택을 해본 적이 없으니 그런 기능이 마비되어 있기도 하다. 어쨌든 가능한 선택지 안에서 최대한 아웃풋을 뽑아내는 형태로 살아간다. 이런 스토리 위에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옷에 제대로 붙어 있는 케어 라벨 같은 걸 보면 살짝 낯설고 그러면서도 이제 이런 옷도 가지고 있을 수는 있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한다. 


4. 날이 갑자기 따뜻해졌다. 남쪽 어딘가는 20도 쯤이다. 아침에 나오는 데 어제까지만 해도 느껴졌던 공기 중의 냉기가 사라졌다. 정말 내일을 알 수 없는 날씨다. 이런 중위도, 3면 바다, 대륙의 동쪽, 산간이 많은 지역이 만들어 내는 예측불가능성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극단적 현실주의자로 만들고 성격을 급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 예측불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극단성 역시 더욱 늘어나고 있다. 내일 반소매 티셔츠를 입을 만큼 더워도 혹은 갑자기 눈이 내리며 다운 파카를 꺼내 입게 되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거 같다. 무슨 일이 생기든 너무 당황하지 않고, 어떤 날씨든 대비할 수 있는 정도를 옷걸이에 주르륵 걸어놓고 관성을 거부하고 매일매일 당장 닥치는 현실을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게 가장 좋은 삶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서핑이 인기가 좋은건가.


5. 지하철에서 옆 자리 앉은 사람 불편하지 않게 해야지라는 생각은 세상에서 사라진 걸까. 몸을 움츠리면 아이고 좋다 하고 몸을 넓히는 게 느껴짐...


6. 할 일이 매우 많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잘 모르겠는데 생각하면 약간 토 나옴.

20230227

열기, 재질, 시간

1. 봄 햇빛과 겨울 바람이 겹쳐 있고 일교차가 10도가 넘는 요즘 같은 날씨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봄 햇빛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안 추워, 따뜻해! 하는 사람이 있고 겨울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해 아직 추워, 왜케 추워! 하는 사람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물론 겨울 바람에 반응하는 쪽. 특히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에서 추위는 난방을 해도 따뜻해지지가 않고 해만 지면 공기가 열기를 조금도 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체감 기온이 훅 떨어진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뭘 입어도 춥다. 사실 이런 날씨에는 아우터는 초봄 늦가을 즈음 용으로 바꿔서 한 겨울에 비해 한층 가볍게 만들고 안에 히트텍을 입는 게 훨씬 낫다. 이걸 몇 년 전에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도 환절기의 정신없음 속에서 깜빡하고 두툼한 한 겨울 다운 아우터를 입고 대체 왜케 추워 하다가 갑자기 기억이 떠올라 면과 울 종류의 아우터로 바꾸고 히트텍을 다시 꺼내 입고 있다. 역시 살만해 졌다. 기억을 강화시키기 위해 머리를 정리하며 적어 봄.


2. 무신사 스탠다드에 히트텍 비슷한 힛탠다드라는 게 있는데 100원 할인인가를 하길래 블랙 톱을 샀던 적이 있다. 효성이 에어로히트라는 원단으로 만들었는데 폴리에스터 90%에 폴리우레탄 10% 조합이다. 적혀있는 특징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빛을 열로 바꾸는 미네랄인가 뭔가하고 또 하나는 중공사로 만들어서 얇은 공기층이 형성된다는 거다. 앞의 미네랄은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뒤의 중공사는 효과가 확실하다. 일단 유니클로 기본 히트텍 보다 약간 얇고 더 미끈거리고 더 펴져있는 재질인데(폴리우레탄 덕분이 아닐까 싶다) 아침에 딱 입으면 스윽 하며 온기가 느껴진다. 이게 참 재미있음. 입고 다닐 땐 보온의 측면에서는 히트텍과 큰 차이는 없지만 얇고 더 미끄덩거려서 그런지 더 편하게 느껴진다. 할인 행사를 하지 않으면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이다. 요새 히트텍도 다 그 정도 하더라고... 아주 오래 입은 몇 개를 버리면서 이번에 몇 가지 구입했는데 비싸 ㅜㅜ 아무튼 요새 다시 요긴하다.


3. 2월 마지막 주고 삼일절이 지나고 나면 개강이라 다시 사람이 많아질 거다. 오후의 날씨는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 시간은 참 잘 가는구만. 

20230216

활력, 사공, 만끽

1. 최근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피곤함이다. 피곤이라는 말은 아마도 이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 그 강도와 깊이가 점점 커지고만 있다. 일을 하려면 생각을 해야 하는 데 생각할 생각에 피곤해져서 자꾸 딴짓을 한다. 번아웃의 한 종류일까. 이런 생각들을 줄줄이 이어나가다 보면 결국 결론은 운동을 해서 뭔가를 해도 덜 피곤할 체력을 갖추는 것 정도가 나온다. 활력 큐~


2. 하이브의 SM 인수를 두고 꽤 시끄럽다. 경영진들은 다들 저마다 일신영달의 목표를 가지고 뛰고 있고 몇 개의 회사가 얽히고 언플이 가세되니 중계가 된다. 게다가 엔터 회사들이라 하는 일이 뭔지 다들 대충 알고 그래서 뭐라고 한 마디씩 얹는 사공도 엄청나게 많다. 


이럴 때 가장 주의해서 볼 인물은 엔터 회사의 특성에 기대 팬들에게 감정적인 호소를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엔터사는 하나의 팀을 키우는 매니저이자 기획자에서 회사로 변신할 때, 회사에서 상장 회사로 변신할 때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된다. 뭐 무명이지만 자기 만의 그룹이라고 친한 척 하다가 팬덤이 커지면서 팬덤 구성원의 교체와 내분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다들 이런 식으로 자기 갈 길로 훨훨 날아가는 거다. 가만히 있는 건 없다. 사람도 그렇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면 뭔가 잘못되고 있는 거다.


3. 아무튼 2와 관련해 카카오가 낫다는 말처럼 웃긴 게 없긴 하다. 모든 일은 하나씩. 현 스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덩치는 상장 회사인데 대주주의 태도와 방식이 기획자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4. 사는 게 너무 팍팍해지고 있다. 물가가 너무 무서워. 고민을 하다가 이번 달에 페이코 캠퍼스, 알뜰교통카드 등을 열심히 사용해 보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아껴지는 금액의 빈약함을 생각하면 1과 관련해 그런 거 신경쓰는 동안 푹 쉬고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5. 체온 조절의 문제점 때문에 몇 년 울 스웨터를 입지 않고 플리스나 면 스웨트를 입었는데 요새 스웨터를 자주 입는다. 어딘가 습한 추위의 빈도가 늘어났고 이 을씨년스러운 서늘함에는 울이 가장 낫다. 지하철 타면 뜨겁고 축축한 몸 주변의 공기가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지기는 하는데 요새는 그 뜨거운 공기를 만끽하며 쿨쿨 자는 습관이 들었다.


6. 여전히 아침 기온은 영하 2, 3도 정도다. 한겨울에 비해 다들 옷이 좀 얇아지는 거 같은데 나는 여전히 영하 15도 때 입었던 것과 같은 착장을 하고 있다. 이래도 추워. 

20230207

대응, 관리, 절망

1. 2023년 들어서 처음으로 히트텍을 입지 않고 나왔다. 대체적으로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왔기 때문인데 그래도 예보 보니까 다음주에 또 영하 4, 5도를 왔다갔다 할 예정인 듯. 아무튼 2월 7일을 기점으로 기록을 해 놓음. 식목일까지 입으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안 입으니까 홀가분한 게 좋긴 하네. 꽁꽁 싸매 입는 수동적 대응보다는 차라리 잠깐 뛰는 능동적 대응이 낫다는 건 분명하다. 물론 영하 20도에 칼바람이 불고 그러면 다 소용 없음. 히터가 나오는 자동차나 보일러가 있는 건물이 최선의 아우터.


2. 어제 2년 전 사진을 봤는데 그 사이 살이 많이 쪘다. 먹는 걸 좋아하게 되었나 봐. 뭔가를 막 먹고 있으면 세상 시름을 다 잊게 되는 데 약간 중독이 있는 거 같다. 아무튼 올해는 건강 관리를 좀 해야겠다. 옷의 영구적 착용을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3. 감기인지 뭔지가 떨어지지가 않는다. 뭐가 대처가 될 수 있을까 해서 요 며칠 간 항히스타민제,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을 차례로 하루에 하나씩 먹어봤는데 변화는 없고 콧물이 계속 나. 미세먼지 때문일 수도 있다.


4. 올해의 목표는 컴퓨터 구입. M2 맥미니 정도 생각하고 있다. 힘들고 괴로울 여정의 완수를 위해 화이팅. 4는 2의 목표와 연동이 될 수 있다는 건 희망의 포인트고 금연을 못하고 있다는 건 절망이 포인트다.


5. 매일 도서관 주변을 비슷한 루트로 돌아다니다 보니 일정 구역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그보다는 드물지만 집 근처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주 보니 안 보이면 걱정도 되고 뭐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생존력이 생각보다 훨씬 좋아서 스르륵 하고 나타나긴 한다. 

하지만 한파나 폭우 등 강력한 자연 현상이 지나가고 나면 이동을 하는 거 같다. 피난 비슷한 게 아닐까. 그런 자연 재해가 지나가고 나면 점유의 섹터가 거의 변해있다. 빈 자리에는 새로운 고양이들이 등장하고 떠나간 고양이들은 어디에선가 보기도 하고 영영 못보게 되기도 한다. 

오늘은 저번 한파 이후 비어있던 자리에 새로운 고양이와 못 보던 새끼가 하나 등장했다. 이전에 도서관 건물 근처에서 가끔 마주치던 애들인데 그쪽으로 옮겼나보다. 거기 배수로에 살던 둘은 어디론가 떠났다. 아주 예전에 사라졌던 검정 고양이를 엊그저께 나오다가 다른 건물 근처에서 마주쳤는데 그런 식으로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세상이 다 그런 거 같아.

20230130

그냥 짜증내는 이야기

1. 서울이긴 하지만 꽤 외진 곳이라 교통비가 꽤 나오는 데 알뜰교통카드 추천을 받아서 만들어 봤다. 일단 알뜰교통카드라는 게 대중 교통 이용을 도보와 따릉이 이용으로 유도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이게 사용법이 굉장히 이상하다.

일단 실물 카드를 발급 받는다. 그리고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한다. 주민등록등본 등을 파일로 보내 주거지를 증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왜냐 하면 지자체 예산 반, 국가 예산 반으로 보상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서 나와 출발할 때 앱을 열어서 출발을 누른다. 그리고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든가 환승을 하든가 등을 해서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 그러면 앱을 열어서 도착을 눌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출발, 도착의 GPS 기록과 교통 카드 사용 기록을 대조해 검증을 한다. 확인을 하면 보상을 지급한다. 도보와 따릉이 이용의 최대 보상은 800미터다. 즉 목적지 도착까지 800미터 이상을 걸으면 보상 최대액 250원을 준다. 700미터만 갔다 하면 좀 더 낮다. 이렇게 받을 수 있는 보상의 최대치는 한 달 44회, 11000원이다.

이건 정말 괴랄 그 자체다. GPS, 스마트폰, 5G, 신용 카드, 버스 카드 등의 현대 기술을 잔뜩 동원해 겨우 이런 짓이나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게다가 앱을 사용해야만 하는 귀찮음을 전가시킨다. 어지간하면 11000원 아끼자고 이런 짓을 하다 때려치울 거 같다. 그냥 편하게 이용하고 잘 쉰 다음 11000원을 더 벌 생각을 하는 게 훨씬 올바른 판단이다. 

그래도 이걸 굳이굳이 쓰는 건 절약 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이나 11000원이라도 아껴야 하는 사람들이다. 도심 안 고시원 방에 사는 서울 안에서 가장 어려운 처지라고 해도 지하철 역이 가까우면 소용없다. 마냥 걸어야 11000원을 아낄 수 있다. 아주 먼 거리를 출퇴근한다면 대중 교통 이용 요금에 비례하기 때문에 좀 더 올라가긴 한다. 그래도 결국 걷는 게 답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중 교통 이용하는 것도 꼴보기가 싫어서 나가서 걷게 만들려는 행태다. 환경 어쩌구를 자동차에 부담시키기는 곤란하니 이거 조금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전가시키고 생색을 내려고 한다. 자가용 타는 사람에게 대중 교통 이용하라는 건 이해가 간다. 대중 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을 걷게 만들려는 당근이라니. 이런 걸 생각하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2. 1과 약간 관련해 부자의 습관이니 뭐니 하는 걸 트위터나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가끔 본다. 일찍 일어남, 부지런함 같은 건 항상 나오는 덕목이다. 아침 첫 차나 심야 버스를 타보면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기 위해 사람들 안 다니는 시간에 이동하는 분들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그중에는 11000원을 아끼기 위해서 출발, 도착 버튼을 누르며 걷고 있는 분들도 있을 거다. 하나마나한 소리가 계속 눈에 보이는 건 역시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3. 사실 지금 대중 교통 이용 비용과 사먹는 식사 비용을 생각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30만원 정도 월세의 방을 구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공급되는 재화가 완벽하게 존재하지 않는 한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결국 직선 거리 17km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 밖에 없다.


4. 어제 밤에 컨디션이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다시 괜찮아졌다. 일단 너무 춥고 뱃속 어딘가 차가운 덩어리가 있는 기분이었는데 온열찜질기로 배를 둘러싸고 잤지만 따뜻해지지 않았다. 체온은 37.5도 정도였는데 정상 체온 범위이기는 한데 보통 쟀을 때 36대 정도이기 때문에 약간 오른 거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잠을 설치다 아침에 일어나 쟀을 때는 36.4 정도가 나왔음. 여러가지 신체 이상의 증상과 고통을 체계화하고 있지만 상당히 낯선 새로운 타입의 몸살 증상이라 기록을 해 놓음.

20230117

대체, 대체, 대체

1. 인플레이션 문제 등으로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데 금감원이 시중 은행의 금리를 억제하고 있다. 예금 금리만 낮고 대출 금리는 높다고 뭐라고들 하니까 이번에는 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게 대체 뭐하자는 거지. 


2. 디토는 참 좋은 곡이다.


3. 예나 신곡도 좋고 변화의 타이밍도 좋은 거 같은데 음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4. 디즈니플러스에서 카지노를 띄엄띄엄 봤는데 딱히 재미는 없는 분위기.


5. 이번 주 일요일이 설이고 월화가 휴일인 듯 하다. 1월 1일 이후 설날까지 뭔가 이 애매한 구간.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과소평가되고 있다. 별 일 없는 거 같으니까 그냥 계속 가자는 가장 좋지 않은 태도다.


6. 다시 추워졌다. 공기는 맑아졌지만 코 막히는 건 그대로. 문제가 좀 있는데 너무 피곤하다. 자주 말하는 피곤하다는 게 아니라 뭔가 다르다. 추이와 깊이가 좀 이상함.


7. 좀 됐는데 만두가 굉장히 먹고 싶다. 어디서 만두를 먹을까, 언제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면서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커다란 만두와 맑은 국물. 진진 좋은데 가서 먹기엔 일이 너무 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는 옥정이 있는데 점심 때 스윽 가서 먹고 오는 게 대체 왜 이렇게 귀찮은지. 귀찮은 걸 보면 거기가 아닌 거 같다. 어랑 좋아하지만 여기는 정말 여행급이다.


20230110

추위, 슬램덩크

1. 꽤 오랫동안 지속되던 추위가 조금 누그러졌다. 마냥 껴입고 나가면 점심 때 쯤 답답하고 덥다. 하지만 공기가 좋지 않다. 이제 우리의 겨울은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엄청 춥고 공기가 좋음. 날이 풀리고 공기가 나쁨. 마지막은 엄청 춥고 공기도 나쁨. 날이 풀리고 공기도 좋음은 존재는 하지만 구할 수 없다.


2. 슬램덩크 극장판이 인기가 많은가 보다. 사실 슬램덩크는 제대로 본 적이 없고 내용도 잘 모른다. 그래서 뭐 극장판에 대해서 흥~ 이러고 있냐면 재밌게 보는 사람들은 좋겠네 정도. 예전에 보던 만화가 그 느낌을 가진 채 움직인다는 건 여전히 굉장한 체험이 아닐까 싶다.

그럼 나는 무슨 만화를 좋아하나...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 남들 다 보는 드래곤 볼, 북두신권 이런 건 다 봤었다. 더 예전으로 가면 어깨동무의 로보트킹, 주먹대장, 보물섬의 둘리 뭐 이런 거 열심히 봤는데 역시 잘 기억도 나지 않고. 

만화를 가장 많이 봤던 시절은 2000년대 초반 즈음 뭔가 엉망진창이었고 동네 도서대여점에 있는 만화를 거의 다 봤다. 당시 기억에 남아 있는 건 멋지다 마사루와 이나중 탁구부. 나중에 본 시끌별 녀석들과 삘릴리 불어라 재규어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뭘 좋아하냐 리스트를 적어 내라고 한다면 사실 당시 봤을 때 좋았던 느낌으로 남아있는 것들이기는 한데 이나중 탁구부와 멋지다 마사루, 공의 경계, 공각기동대, 아키라, 라비엠 폴리스와 17세의 나레이션, 스즈미야 하루히(하지만 이건 TV와 극장 애니 버전을 훨씬 좋아한다)... 당장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 뭐가 더 있었긴 했겠지. 

20230106

원시, 훈계, 주도

1. 요즘 22시~23시 사이에 잠이 들어서 7시 반 쯤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심지어 21시 무렵에 잠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대략 9시간 남짓 자고 있다. 21세기 현대인치고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 아닐까 싶은데 이래도 피곤하다. 이렇게 잠이 늘어난 원인은 우선 집 컴퓨터를 크롬북으로 바꾼 이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밤에 집에 들어가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일이 줄어든 게 가장 큰 거 같다. 처음에는 책이나 읽을까 했었는데 곧이어 찾아온 독감 비슷한 바이러스 성 증상과 고열을 겪으면서 다 때려치우고 잠이나 자자 한 게 현재 생활 패턴에 굳어 있다. 아무튼 이렇게 잠을 많이 자고 있는데 그래도 피곤하다. 낮에 30분 낮잠도 잔다. 이건 뭐... 원시인이냐.


2. 2023년의 목표 중 하나는 생활 필수품 외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 것. 소득이 늘어날 기미가 없으니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도 있고 공간의 문제도 있고 공간이 주는 심리적 문제도 있고 등등. 벌써 6일이나 지났는데 꾹 참고 있다. 처음이 어렵다. 세상엔 궁금한 게 너무 많아. 


3. 생활 필수품으로 마스크를 구입했다. 이전에 마스크를 200장 사면서 이게 다 떨어질 때 쯤이면 마스크 의무는 사라져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되진 못했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중국에서 대확산 기세라고 하니 인류는 여전히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 있다. 저번에 구입할 때 100장, 100장 다른 브랜드로 샀었는데  사실 뒤에 100장은 많이 남아있다. 각개 포장이 되어 있어서 비상용으로 들고 다닌다. 앞의 100장이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다시 구입했다. 저번에 샀을 때는 100장 12400원(무배)이었는데 이번에는 200장 10000원(무배)다. 많이 내렸네. 장당 50원 정도.


4. 아이브 립싱크 문제가 연일 뉴스를 타고 있다. 장원영 안티들이 총결집해서 블라블라 떠드는 거 까지야 매번 있던 일이니 그려려니 싶은데 이게 인터넷 뉴스화 되어 걱정하는 척, 립싱크는 나쁜 거지 훈계하는 척 조회수 장사를 하며 장작을 떼니 아직도 소식이 나온다. 중학교 때부터 립싱크 어쩌구 하는 논란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여전히 변한 게 없다.


5. 뉴진스를 슬슬 듣기 시작했다. 자컨은 좀 힘든게 너무 애들이다... 아무튼 디토와 OMG 두 곡이 나왔는데 디토 쪽이 마음에 든다. 뉴진스 음악은 끊임없이 흐르는 메인스트림 월드 트렌드에서 케이팝의 전형이었던 빠른 복제 재생산이 아니라 주도를 하는 측에 가깝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인 거 같다. Y2K 트렌드를 보면서 세상과 실시간 동기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좀 했었는데 그 역시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케이팝이 주도했다. 역시 케이팝 쪽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