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30

그냥 짜증내는 이야기

1. 서울이긴 하지만 꽤 외진 곳이라 교통비가 꽤 나오는 데 알뜰교통카드 추천을 받아서 만들어 봤다. 일단 알뜰교통카드라는 게 대중 교통 이용을 도보와 따릉이 이용으로 유도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이게 사용법이 굉장히 이상하다.

일단 실물 카드를 발급 받는다. 그리고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한다. 주민등록등본 등을 파일로 보내 주거지를 증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왜냐 하면 지자체 예산 반, 국가 예산 반으로 보상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서 나와 출발할 때 앱을 열어서 출발을 누른다. 그리고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든가 환승을 하든가 등을 해서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 그러면 앱을 열어서 도착을 눌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출발, 도착의 GPS 기록과 교통 카드 사용 기록을 대조해 검증을 한다. 확인을 하면 보상을 지급한다. 도보와 따릉이 이용의 최대 보상은 800미터다. 즉 목적지 도착까지 800미터 이상을 걸으면 보상 최대액 250원을 준다. 700미터만 갔다 하면 좀 더 낮다. 이렇게 받을 수 있는 보상의 최대치는 한 달 44회, 11000원이다.

이건 정말 괴랄 그 자체다. GPS, 스마트폰, 5G, 신용 카드, 버스 카드 등의 현대 기술을 잔뜩 동원해 겨우 이런 짓이나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게다가 앱을 사용해야만 하는 귀찮음을 전가시킨다. 어지간하면 11000원 아끼자고 이런 짓을 하다 때려치울 거 같다. 그냥 편하게 이용하고 잘 쉰 다음 11000원을 더 벌 생각을 하는 게 훨씬 올바른 판단이다. 

그래도 이걸 굳이굳이 쓰는 건 절약 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이나 11000원이라도 아껴야 하는 사람들이다. 도심 안 고시원 방에 사는 서울 안에서 가장 어려운 처지라고 해도 지하철 역이 가까우면 소용없다. 마냥 걸어야 11000원을 아낄 수 있다. 아주 먼 거리를 출퇴근한다면 대중 교통 이용 요금에 비례하기 때문에 좀 더 올라가긴 한다. 그래도 결국 걷는 게 답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중 교통 이용하는 것도 꼴보기가 싫어서 나가서 걷게 만들려는 행태다. 환경 어쩌구를 자동차에 부담시키기는 곤란하니 이거 조금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전가시키고 생색을 내려고 한다. 자가용 타는 사람에게 대중 교통 이용하라는 건 이해가 간다. 대중 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을 걷게 만들려는 당근이라니. 이런 걸 생각하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2. 1과 약간 관련해 부자의 습관이니 뭐니 하는 걸 트위터나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가끔 본다. 일찍 일어남, 부지런함 같은 건 항상 나오는 덕목이다. 아침 첫 차나 심야 버스를 타보면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기 위해 사람들 안 다니는 시간에 이동하는 분들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그중에는 11000원을 아끼기 위해서 출발, 도착 버튼을 누르며 걷고 있는 분들도 있을 거다. 하나마나한 소리가 계속 눈에 보이는 건 역시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3. 사실 지금 대중 교통 이용 비용과 사먹는 식사 비용을 생각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30만원 정도 월세의 방을 구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공급되는 재화가 완벽하게 존재하지 않는 한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결국 직선 거리 17km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 밖에 없다.


4. 어제 밤에 컨디션이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다시 괜찮아졌다. 일단 너무 춥고 뱃속 어딘가 차가운 덩어리가 있는 기분이었는데 온열찜질기로 배를 둘러싸고 잤지만 따뜻해지지 않았다. 체온은 37.5도 정도였는데 정상 체온 범위이기는 한데 보통 쟀을 때 36대 정도이기 때문에 약간 오른 거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잠을 설치다 아침에 일어나 쟀을 때는 36.4 정도가 나왔음. 여러가지 신체 이상의 증상과 고통을 체계화하고 있지만 상당히 낯선 새로운 타입의 몸살 증상이라 기록을 해 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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