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6

여름, 알림, 완성

1. 자려고 누웠는데 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 선풍기를 틀고 있지만 별로 소용없었음. 진짜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2. 기상청 날씨 앱을 설치하면 특보 같은 걸 알려준다. 그중 하나가 소나기 단기 예보다. 요 몇 주간 기상이 상당히 불안했고 기상청 날씨 앱은 툭하면 알림을 보냈지만 맞는 건 거의 없었다. 물론 자연 재해는 올지 안올지 잘 모르겠으면 일단 온다고 알려주고 조금이라도 미리 대비를 하는 게 시민들에게 이익이다. 안 온다고 했다가 내리는 경우의 피해 vs 내린다고 했다가 안 내렸을 때 피해를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즉 약간 호들갑을 떠는 게 낫다는 게 기본 입장인 거 같고 공식 의견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상청 관계자가 잘 맞지 않는 예보에 대한 인터뷰를 할 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이전의 글에서도 스팸에 대한 분노를 이야기했지만 예를 들어 070, 문자, SMS, DM 등 수많은 유용한 도구들이 이런 식으로 무용한 도구가 되거나 스팸 홍수 속에서 그다지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도구가 되었다. 몇몇 쇼핑몰들이 매일 보내는 특가 안내도 마찬가지다. 그걸 매일 천천히 읽어보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일을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건 자신이 하는 일을 스팸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과 결과가 같다. 봇이 하려나? 그래도 사람 손이 꽤 닿을 거 같다. 한국의 대체적인 일이 그렇듯이.


3. 진격의 거인을 하나씩 보고 있다. 30분 정도라 매일 보려고 했는데 그건 잘 안됨. 전반부는 꽤 봤고 다시 반복하자니 품이 너무 들어서 60회 후반 정도부터 보고 있다. 어제 본 회에서 땅울림이 시작되었다. 

일본 애니가 연재 기반이라 그런지 초반의 세계관이 시리즈의 인기로 계속 나오게 되면서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를 꽤 많이 봐왔고 그렇게 확대된 세계관과 초기 세계관의 불일치, 모순을 찾는 것도 일종의 놀음이 되어 있긴 한데 진격거의 경우 전체를 구성하는 고리들이 꽤 정교하다. 끝까지 생각해 놓고 시작한 걸 수도 있고 이렇게 끝내야지 하고 초반에 심어놓은 떡밥을 제대로 재배치한 걸 수도 있을 거 같다. 앞의 가정은 현실 가능성이 좀 떨어지는 거 같은데 뒤의 가정도 솔깃하게 보이진 않는다. 어디까지 생각해 놓고 시작한 걸까.


4. 프로미스나인의 새 앨범이 나왔다. 밀리고 밀려 나왔지만 아무튼 정규 앨범이다. 요즘 같은 걸그룹이 차트를 지배하는 시대에 타이틀 곡의 지나친 무난함과 안전함은 약간 갸우뚱하게 되는 면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그런 무난함과 안전함이 지금까지 프미나의 음악이 걷고 있는 길인 거 같기도 하고. 이런 단점이 있긴 하지만 10곡으로 이뤄진 앨범 전체의 일관성은 굉장한 편이다. 피크가 낮은 대신 전체 평균이 높고 그런 결과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진 거 같다. 1번부터 쭉 틀어놓기에 아주 좋은 음반이다. 

아이브의 경우도 1, 2, 3번 트랙 이어지는 게 너무나 완벽해서 굉장하기는 한데 중반 넘어가면 스킵하게 되는 곡이 있다. 르세라핌은 트랙의 배치가 의문이다. 실려있는 곡만 가지고도 완성도를 높일 방법이 있는 듯 보이는 건 확실히 아쉬운 점이다.


5. 중하층 시민이 잘 살면 권력층에도 이익인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선시대 세율만 봐도 적어도 나라가 유지되고 있다면 뜯어먹을 건 얼마든지 있고 그 정도만 가지고도 호위호식에는 문제가 없다. 국제 무대에서 약간 창피하겠지만 천연자원이라도 뭐 하나 나와버리면 그런 것도 아무 문제 없어지고. 중국처럼 독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곳도 있고, 아무튼 북한이나 러시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의 수많은 나라들이 인류의 고난적응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려주고 있다. 다 죽어버리면 걔네도 거지 되는 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음. 


6. 두통이 계속 이어진다. 이유를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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