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1

체험, 행보, 속셈

1. 시청앞 잔디밭 같은 데 보면 책을 빌려 주고 잔디밭 벤치 같은 데 앉아 보라고 하는 곳이 있다. 책을 힐링이나 휴식으로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이런 문화가 잘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책은 새로운 걸 알거나, 혼자선 못할 상상을 경험하거나, 글 자체를 즐기는 정도. 힐링으로 책 읽기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지 않나. 책은 적절한 장소에서 집중해서 읽고 잔디밭 벤치는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 쓰는 게 낫지 않나 싶다. 

뭐 외국은 휴가 시즌에 해변가에 누워 펄프 픽션 읽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책을 힐링 용도로 읽는 게 대세인가 싶기도 하고. 그것도 옛날 이야기고 요새는 그냥 영상 볼 거 같은데. 사실 영상도 피곤해. 쉴 때는 멍하니 있고 다른 체험은 집중해서 하는 게 시간을 잘 쓰는 방법이다.


2. 마당이 있는 집 1, 2회를 봤다. 김태희, 임지연. 원작이 있는데 도서관에서 휘리릭 훑어봤음. 전개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서스펜스 같은 거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다 알아놓고 어떻게 풀어가는 지 보는 게 더 재미있다. 아무튼 분위기가 상당히 좋음. 임지연은 더 글로리에 이어 행보가 아주 좋다. 원작과 거의 같게 전개되고 있는 듯 한데 원작은 배경이 4월이고 드라마는 9월이다. 분명 뭔가 다를 거 같은데. 8부작이라 확확 나갈 거 같다.


3. 한국의 여름 더위는 사람을 쪄죽이는 타입인데 3일 전에는 35도에 습도 50%로 햇빛으로 태워 죽일 거 같은 타입의 더위가 찾아왔다. 바로 다음날 온통 흐리더니 최고 기온이 25도였고 어제 밤부터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내린 비 때문인지 꽤 습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쪄죽이는 것도 아니고 태워죽이는 것도 아니고 적응 못하고 진빠져 죽게 만들려는 속셈인 듯.


4. 대학은 이제 방학인가 보다. 도서관은 조용하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시기. 


5. 광릉왕모기라는 게 있다. 광릉에서 처음 발견되어 광릉왕모기라는 이름이 붙었고 국내 토종이다. 얘네는 일반 모기에 비해 덩치가 큰데 국내 모기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아무튼 얘네는 유충 시절에는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고 크고 나서는 암수 모두 꽃이나 수액을 섭취하면서 산다. 유충일 때 육식을 하며 영양분을 섭취해 놓기 때문에 단백질이 필요없어서 피를 빨아먹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서 해충이 아니다. 광릉왕모기 화이팅, 먹을 건 잔뜩 있으니까 모기 다 잡아먹어라. 


6. 오징어 게임 캐스팅 발표가 있었는데 순 남자만 나와서 전세계가 약간 혼란에 빠졌다. 뭐 이후 더 있다고 수습을 했다. 단편적인 일이지만 오징어 게임 측의 센스 같은 게 드러나긴 한다. 아무래도 1차 캐스팅이 가장 주목받는 일일텐데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유심하게 보는 지, 민감한지에 대해 감각이 좋지 않다. 1편은 정호연을 배출한 거 말고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게 여전한 생각이지만 2에서 궁금한 건 과연 1이 왜 이토록 세계적인 히트를 쳤는지 알고 있는지 여부. 그걸 알고 있다면 그걸 잘 살릴테니까 알아볼 수 있겠지. 모르고 있다면 1과 차이를 통해 그게 과연 무엇인지 살짝이라도 드러나지 않을까. 궁금해서 나오면 찾아볼 거 같긴 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