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0

폭염, 납득, 적응

1. 그 많이 내리던 비가 그친 후 폭염이 시작되었다. 작열하는 태양. 덥다...


2. 밀수를 봤다. 전반적으로 대형 프로젝트 느낌이 많이 나기는 한다. 묵직한 등장인물이 꽤 많아서 조합이 중요할 거 같은데 시종일관 오버 액션인 김혜수와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염정아의 발란스가 괜찮았던 거 같다. 그렇게 캐릭터가 잡히니 김혜수가 잠깐 심각할 때와 염정아가 잠깐 웃을 때 화면이 환기되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이 거장들의 발란스 사이에서 고민시가 매우 훌륭했다. 능청맞게 너무 잘 함. 

영화에서 약간 의문인 건 해녀와 대결을 할 생각이면 어떻게든 물 바깥으로 끌고 나와야 한다. 물 속에서 승부를 하려고 하다니 아무리 무식해도 그런 계획을 세우냐... 그 점이 약간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아무튼 여름 블록버스터 특유의 의외성, 호쾌함, 속도감 이런 건 약간 부족하지 않나 싶다. 

좋았던 건 배경이 심해니 깊은 바다 속에서 숨막혀서 아슬아슬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답답한 부분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약간 걱정했는데(그런 서스펜스 좀 싫음) 전혀 없었다. 이렇게 완전히 없다니 오히려 의외였음.


3. 미션 임파서블도 봤고, 마당이 있는 집도 봤고, 쿼터백도 다 봤다. 마당이 있는 집은 보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는데 뭐가 문제여서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웠을까 생각해 봤는데 김성오 배우의 목소리와 말투와 정인선 배우가 역을 한 오지랖 옆집 여자의 목소리와 말투에 끝까지 적응을 못한 거 같다. 


4. 여자 월드컵은 진행중이다. 스웨덴도 잘 한다. 정확한 코너킥에 헤딩 조합에 이탈리가가 답을 못 찾았음. 


5. 이해가 잘 안되는 게 이 나라는 가해자와 진상을 둥가둥가해서 보호하려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 형량이 높고 낮고가 문제가 아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란을 피워도 어이구 둥가둥가, 범죄를 저질러도 어이구 둥가둥가. 더 요란하게 필요한 배제와 단호한 억압으로 더 큰 사회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는 듯. 덕분에 약자 혹은 양보하는 이들에게는 마냥 취약해진다.


6. ㅈㅎㅁ으로 촉발된 자폐 - 특수 교사 - 학부모 문제는 아주 복잡하다. 자폐 아이와 부모, 자폐 아이와 교육, 특수 교사와 부모, 학교와 치료 등 어느 것 하나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의 가족 중심적, 자기 중심적 판단과 결정은 비난을 받을 부분이 있어보이고 게다가 다른 여러 피해를 촉발했기 때문에 만약 문제가 확인이 된다면 책임을 져야 할 거다. 

그렇지만 치매, 자폐 같은 병이 다른 가족을 괴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여전히 흔하게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식으로 괴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아마도 거의 모든 일을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시스템,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회적 합의, 가련함 혹은 짜증 같은 양극단의 시선, 그런 문제에 대해 해결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정치적 문제일 거다. 그 무엇도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 게 없고 저게 나아갈 길이다라는 식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의견도 없다. 

그나마 몇 명 안되는 특수 교사 문제가 잘 해결되면 좋겠고 또 이왕 공론화가 된 기회니까 사회적 해결 방법을 제대로 좀 찾아보려는 여정이라도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배워야 할 것, 익숙해져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등등이 너무나 많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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