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3

교체, 요인, 극복

1. 아침 지하철이 뭔가 수상했다. 중간 정거장에서 스크린 도어가 닫히지 않는다고 한참을 머물렀고 다시 출발한 이후 평소에 비해 사람들이 곱절은 밀려들었다. 쿵쿵거리며 흔들리는 이상한 진동도 계속되었다. 보통은 6-1에서 타는데 급하게 타느라 2-1을 탔는데 그래도 약간 앞 부분이라 이거 괜찮은 건가 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렇게 된 거 지하철을 6인 좌석이 있는 신형으로 교체해라!


2. 어제는 회의와 식사 등으로 바깥을 꽤 돌아다녔다. 폭우와 폭염, 바람과 열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한 날이었는데 더 이상한 건 움직일 때마다 비가 뚝 그쳐서 한 번도 우산을 펼치지 않고 돌아다녔다. 올해 여름 내내 쫓아다니면서 폭우를 맞이했는데 그런 운의 시기가 지나간 걸까 싶다. 아무튼 덥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구름이 잔뜩 껴 있어도 소용없다. 그냥 더 습하고 더 덥게 만드는 요인일 뿐이다.


3. 국가 최수뇌부에서 요새 들려오는 이야기는 공산주의 척결, 핵공격 불사 같은 것들이다. "공산주의". 2023년에 듣기에는 너무 생뚱맞아서 철 지난 레토릭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4. 쿨프레소는 열기를 아무리 바깥으로 빼도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틀면 방이 갑갑하고 더워진다. 극복이 안됨.


5. 어제 밤에 잠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며 하트 오브 가드, 65, 마스크걸을 앞 부분 5분 정도씩 봤다. 진득하게 보기에는 뭔가 버거운 상태인 듯.


6. 오늘은 8월 23일. 처서다. 처서 매직은 여름 내내 완전히 사라졌던 서늘한 기운이 어딘가 저 멀리서 느껴지는 상황을 말한다. 2018년에는 그 차이가 극명했지만 올해 새벽의 서늘한 기운 같은 건 이미 찾아와 버렸기 때문에 딱히 처서라고 별 일이 있는 건 아니다. 대신 북으로 갔던 장마전선이 내려오면서 가을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 끝나고 나면 더 더워질 거라는 소식만 있다. 그래도 일주일 후면 9월이다. 방학 기간에는 날씨 때문에 도서관 외의 상황이 매우 안 좋지만 사람이 없기 때문에 도서관의 상황은 쾌적했다면, 이제 곧 도서관 외의 상황은 좋아지지만 도서관의 상황은 안 좋아지는 시기가 시작된다. 완전히 좋은 날 같은 건 영원히 없어. 일단은 좋은 걸 좋아하는 마인드가 중요한 거 같다.


7. 카레 우동이 먹고 싶다. 카레 카레 우동 우동. 가까운 데를 찾아보니까 아비꼬는 현대 백화점에 있고 코코이찌방은 합정 메세나에 있다. 둘 다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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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음색,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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