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1

산간, 탄력, 경계

1. 아침에 일어나서 온도를 봤는데 대흥동은 8도, 신내동은 0.2도였다. 그래도 같은 서울인데 온도 차이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어서 몇 군데를 더 찾아봤는데 6도 정도였다. 오류가 아닌가 싶기는 했지만 만약 정말이라면 신내동 온도 측정하는 곳이 어딘지 궁금하다. 사실 나름 산간 지역이라 0.2도가 나올 만한 곳이 있을 거 같긴 하다. 아무튼 아침에 추웠음.


2. 엔믹스 새 앨범이 나왔다. 아침에 나오면서 쭉 들었는데 타이틀 곡 정도 몇 번 더 들을 거 같다. 엔믹스는 가고 있는 길이 이해가 잘 안되기는 함.


3. 전반적으로 음반 인플레가 매우 심해지고 팬덤 간의 경쟁 양상, 줄세우기에서 우위 점유화, 여기에 발 맞춘 팬싸 정례화 등으로 변해가면서 절대적 음반 판매량이 알려주는 정보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어졌다. 상대적 격차 정도. 음원 쪽도 비슷한데 이쪽은 고인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대형 기획사나 방송 등이 만들어 낸 우연 정도가 고인물을 뚫고 올라가는 탄력을 받는다.  

또한 어떤 그룹이 괜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알기도 어려워졌다. 늪에 빠지기 시작한 그룹도 팬덤, 인지도의 힘으로 한동안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하기 때문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채는 때는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런 경쟁 속에서 마음에 드는 곡을 발견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 청자 입장에서 발견하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만드는 쪽에서는 더 어려울 거다. 성적충, 팬싸충 등이 이 바닥을 주식 구경꾼, 코인 구경꾼화 하며 꽤나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사실 답은 딱히 없는 듯. 그런 것도 이미 이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4. 최근 랜덤으로 이것저것 듣다 알게 된 건 퍼플 키스와 피프티 피프티. 뭐랄까, 그다지 어리게 느껴지지 않는 케이팝 노선을 걷고 있다. 이걸 보면서 느껴지는 게 외국에서 청자층이 확대되면서 그쪽에서 좋은 신인, 좋은 곡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거 같다. 드림 캐쳐 같은 케이스가 많아지면 더 재미있을 거 같다.


5. 눈비만 오지 않으면 일요일에 동네 뒷산을 한바퀴 돌고 있다. 산을 중심으로 도는 왼쪽 코스와 약간 더 버라이어티한 주변 풍경이 보이는 오른쪽 코스가 있는데 보통은 왼쪽 코스로 돈다. 오른쪽 코스의 문제점은 약 20미터 정도 길이 끊겨있어서 도로 갓길로 거길 지나쳐야 한다는 것. 좀 위험하다. 거길 지나지 않으려면 거의 3킬로 정도 되는 우회 산길을 돌아야 한다. 어차피 운동이니까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심한 언덕이 있어서 살짝 지친 상태로는 어지간해서는 기운이 나지 않아서 지금까지 딱 2번 올라갔다. 20미터 갓길 옆에 덱으로 길이라도 만들어 주면 좋겠는데 이용자가 극히 적고 군부대를 옆에 끼고 있는 시 경계라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거 같기는 하다. 불가능의 요소들이 한군데에 모여있다.


6. 4와 관련해 요새 일하면서 자주 듣는 곡은 The XX를 비롯해 올리비아 로드리고, 사샤 슬론, 샬럿 로렌스, 빌리 아이리시 등등.


7. 밤에 자려고 눈을 감으면 보통은 뿌연 암흑 같은 모습이 느껴진다. 보이는 거랑 약간 다른데 그냥 느껴짐. 그리고 가끔 섬광 같은 게 보이는 듯 할 때도 있는데 오늘 눈이 피곤했나 하는 정도. 그런데 최근 몇 번 프랙탈이라고 해야 하나, 이 역시 보이는 것과는 달라서 자세히 묘사하기는 어려운데 선명하고 복잡한 무늬가 계속 겹치며 움직이고 게다가 앞 뒤가 입체로 있는 듯한 모습이 몇 번 보였다. 입체로 보인다는 점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봐서 생기는 현상일까 싶기는 한데 아무튼 그런 현상이 있었다. 신기하거나 멋지거나 그런 건 아니고 왜인지 약간 기분이 나쁨. 뭔지는 모르겠다. 피곤과 관련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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