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9

시즌, 반대, 별로

1. 벚꽃 시즌이다. 작년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요새 벚꽃 시즌에는 비가 꽤 내린다. 오늘은 황사 미세먼지 비가 내릴 예정.


2. 다음 정권 때는 어쨌든 개헌 여부가 투표에 붙여질 거 같다. 이게 삼권 분립에 기반한 제도 민주주의의 딜레마? 문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 시민 입장에서는 독재,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설 여지만 없게 하고 삼권이 서로 잘 견제하게 만들어 놓기만 하면 권력 구조는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4년 중임이든 5년 단임이든 그게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관심이 갈 만한 부분은 기본권, 인권 보호, 소수자 보호 같은 부분이다. 

그렇지만 정치인 입장에서는 권력 구조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자신의 재임 기간에 개헌의 찬스가 온다면 이런 기회를 어떻게든 활용해 자기 자리의 입지를 넓히고 재선에 성공하는 데 사용할 거다. 또한 주변에서도 권력 구조를 이렇게 바꿔야 좋다, 저렇게 바꾸면 안된다 같은 이야기를 주로 할 거고 그런 걸 보면서 시민의 관심사는 권력 구조겠구나 하며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권이나 인권 보장 같은 부분은 끝도 없는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발을 디딜 이유가 없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헌법 개정이 상당히 어려운 우리 헌법의 구조 상 개헌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헌에 어떤 내용이 담기든 내용에 불만을 가득 가진 이들이 대거 형성될 테고 그렇다면 총대를 매고 밀어붙인 쪽은 다음 정권 유지가 불가능할 거다.  

아무튼 지금 대선 구도가 시민의 관심사와 정치인의 관심사 간의 괴리를 잘 보여준다. 계엄, 독재, 내란 이야기를 하면서 헌법의 권력 구조를 바꿔보려는데 다들 말이 제일 많다. 정말 그들만의 관심사다. 이러한 이유로 전자 쪽에 확고한 진전이 없다면 권력 구조 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하든 반대를 할 예정이다.


3.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2hollis다. 얼마 전에 star라는 새 앨범이 나왔는데 그것도 꽤 좋다. 다만 단점은 음악이 너무 짧다. 쇼츠와 릴스, 틱톡의 시대는 그게 별로임.


4. 관세 전쟁이 난리통이다. 트럼프는 밀어 붙이면 중국이 물러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지만 고난은 보통 독재 정권에 도움이 된다. 관세라는 거대한 외세의 압박에 다른 경제 실책들을 다 그 탓을 하면서 동시에 내부의 문제를 덮어버릴 수 있고, 선전과 선동에도 유리하다. 결정적으로 시민들이 힘들든 말든 버티라고 강제로 밀어 붙이는 게 가능하다. 이게 과연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20250407

논의, 저의, 운용

1.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에 불을 붙였다. 당연히 현재 시작된 대선 가도의 논외로 밀려 나 있는 정치인들과 국힘 의원들이 찬성을 하고 나선다. 살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먼 12.3 불법 계엄 관련 논의를 뒤로 밀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발의가 과연 헌법 수호, 나라 미래 걱정 때문인 건지 저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2. 개헌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약간 복잡한 심경이다. 일단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몇 명의 대통령이 탄핵된 이유는 자진해서 헌법을 어기고 제왕 행새를 했기 때문이다. 즉 국가 권력 체계의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한국의 대통령은 국회 해산권도 없다. 그렇지만 제왕 행새를 할 수 있다. 어디에서 문제가 온 건가 하면 제어 장치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5년 단임과 4년 중임이 충돌하는데 8년의 연속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연 8년 하는 게 답일까 하는 의문이 있다. 정책의 연속성은 통치를 잘 한 다음 정권의 재창출로 달성할 수 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제도로 문제없이 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유신헌법처럼 완벽하게 잘못되어 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예외만 제외하면 완전 잘못된 제도도 없다. 있는 걸 잘 고쳐가며 쓰는 게 훨씬 낫다. 뭐 좀 이상하면 제도를 바꾸자! 이런 것보다 고쳐서 계속 쓰다보면 운용의 노하우가 생겨난다. 중요한 건 이렇게 만들어진 경험, 노하우를 존중하는 일이다.   

헌법 재판소의 경우 이전에도 이야기했듯 헌법 수호라는 우리 역사의 특별한 케이스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몇몇의 경우 대법원과 일을 나눌 필요는 있을 거 같다.

나머지는 거의 법률로 통제할 수가 있는 범위들이다. 검찰을 기소청으로 바꾸거나, 검사나 법관의 자격 요건 같은 건 국회에서 다루면 된다. 

즉 권력 체계나 정부 조직에 관한 헌법적 규정은 거의 고칠 게 없다. 고친다면 기본권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다양성 존중과 차별 금지에 대한 내용을 헌법에 넣는 것 정도와 이를 포함해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 남용 등 위헌적 사항에 대한 절차와 경고를 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내각제, 책임총리제 개헌은 반대한다. 우리의 국회는, 특히 우파의 국회는 토호와 이권 집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이 자리를 계속 보존하는 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250404

이후, 행보, 추위

1. 개인, 사회, 인류의 역사에 있어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처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향, 불확실성 이후를 잘 통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둘 다 비슷하게 중요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대체로 불확실성 이후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지만 개인은 몰라도 사회나 역사의 경우 아주 작은 요소들이 궁극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처음 주목을 끈 여론의 향방, 작은 사건들, 자잘하게 튀어나오는 팩트들이 이런 방향을 결정한다. 물론 6월 항쟁 이후 군사 쿠테타가 난 것처럼 이런 불확실성을 이용한 도발도 존재한다. 아무튼 주의해야 할 건 중대한 결정보다 그 이후의 움직임이 대체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거다.


2. 당분간의 역사는 오늘 판결 이후 꽤나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게 어떻게 될 지도 불확실성 속에 덮여있다. 


3. 그건 그렇고 독재를 하겠다는 데 찬성하는 우파, 관세 정책으로 물가가 오른다는 데 찬성하는 우파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인류에게는 난 잘 모르겠고 그냥 마음 편하게 기대어 가련다는 DNA가 분명히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이 와중에 극우적 성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종교적인 면모는 보이지 않는 ㄱㅎㄱ의 행보가 꽤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4. 평영 발차기가 조금씩 되기 시작했는데 이에 비해 손동작이 엉망이고 손과 발이 합쳐지면 엉망진창이 된다. 다음 진도를 배우기 시작하면 앞에 배웠던 게 조금씩 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강습 체계가 꽤 잘 만들어진 거 같기도 하고.


5.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밥 먹자고 하면 밥을 먹어야만 되는 사람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런 거 같다.


6. 아침 저녁에는 춥고, 오후에는 덥고 히트텍이나 다운을 입자니 갑갑하고 얇게 입자니 바람이 너무 차갑고 오한이 생기는 거 같은 요즘 같은 날씨가 내가 매우 힘들어 하는 타입이다. 작년에는 히트텍을 대안으로 삼았는데 올해는 머플러를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20250401

판단, 미묘, 넘겨

1. 헌재가 대통령 탄핵 심판일을 공고했다. 4월 4일이다. 탄핵이라는 건 나라의 방향이 확정되는 중대사이고 현대사에 한 번 있으면 많은 정도일텐데 이런 중대한 갈림길이 툭하면 나오고 있다. 이 말은 사회가 향하는 방향에 대한 반동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런 반동은 대부분 구시대적 이권을 포기할 수 없어하는 이들에게서 온다. 그럴 때마다 이겨내야 우리는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2. 요새 자려고 누웠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평영 발차기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인 거 같다. 평영이 나아가는 원리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영법이고 그만큼 본능에 적합한 방식일텐데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다. 자유형도 그렇고 배영이나 평영도 일종의 생존 기술이고 이렇게 하면 되더라를 몸의 본능적 움직임에 기초해 터득해야 하는 걸텐데 본능적 움직임 능력이 감소된 현재 그런 건 이제 글렀고 머리로 이해를 한 다음 명령문 리스트를 짜놓고 하나씩 출력하며 플레이를 해야 그나마 작동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는 명령문의 미묘함을 캐치하지 못하고 허공에 발차기만 되풀이 하고 있는 거 같다.


3. 최근 세계의 모습을 보면 확실히 인간에게는 지구 정도 사이즈의 행성 운영 능력이 없는 거 같다. 이런 경우 예전에는 자신의 안식을 위해 종교를 찾았다. 지금은 이런 게 중세 시대처럼 잘 먹히지는 않을 거 같고 그렇다면 다음 대안이 뭘까 싶어지는 데 다른 지적 생명체의 진화를 기다리는 건 시간이 너무 걸린다. AI나 외계인 정도가 있을 거 같은데 외계인 쪽은 운에 맞기는 수 밖에 없고 예전에도 말했듯 어느날 하늘에 UFO가 나타난다면 거기에는 외계 생명체가 아니라 AI가 타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지가 아무리 잘나봤자 생존을 위해 진화를 거듭했다면 대부분의 유기물이 우리 정도 수준 이상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면 결국 우주의 운영은 AI가 하고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이야기를 살짝 다시 생각해 보면 수십 억 년 전에 출현한 유기물 외계 생명체도 결국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하고 멸망을 했을거고 그렇다면 우주 메인스트림의 운영자는, 그런게 원래는 없었다고 해도 지금의 가장 유력한 운영자는 AI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AI의 성능이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의 다른 동물들 생존을 위해서도 그들에게 넘겨주는 게 맞을 거 같다.


4. 어제는 매우 춥고 찬 바람도 꽤나 불었는데 살짝 얇게 입어서 고생을 했다. 그래서 오늘은 꽤 두껍게 입고 왔는데 이번엔 날이 좀 덥다. 답답하다. 물론 사실은 어제 정도로 추운데 꽤 두껍게 입은 덕분에 그걸 못 느끼는 걸 수도 있긴 하다. 아무튼 날씨에 맞춰 사는 선제적 대응이 계속 실패하고 있다. 환절기의 성공률은 원래 낮은 편이긴 하다. 이런 부침이 있지만 개나리, 매화, 목련 등이 피기 시작했다. 봄이다.



20250327

기관, 반쪽, 문제

1. 한국에는 헌법 재판소가 있다. 사실 헌법 재판소가 하는 일들은 대부분 대법원이 해도 된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약간 옥상옥인 느낌도 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헌법 재판소를 두고 있을까. 우리의 역사에서 대법원이 대통령 등 권력 기관에 놀아나거나 꼼짝 못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일 거다. 즉 6공화국 헌법이 굳이 헌법 재판소를 만들어 놓은 건 이들이 최후의 보루로 이 나라의 헌법을 지키는 최종 관문의 역할을 하라는 바람일 거다. 그러므로 헌법 재판소는 세상에 무슨 일이 있어도 헌법을 지키는 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부정을 저지르기 위해 서류 한 장 더 만들어야 하는 감시의 관료제 모델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정치와 법원의 눈치를 보고, 헌법 재판소 재판관들은 소장이 되고 싶어서 눈치를 보고, 여론의 눈치를 본다. 국가 기관이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러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기관이 이러고 있는데 신뢰를 얻어 자기들이 존속할 수 있길 바란다면 그것만큼 한심한 일이 없다. 사법 기관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들이 지금 같은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게 한국이라는 나라의 한계를 만들어 버린다. 이런 걸 보면 재판관 임명 절차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시험 패스하고 판사라는 고위 관직에 올라탄 후 평생 그렇게 사니 사회의 가장 어두운 구석부터 가장 높은 곳까지 판단하고 방향을 제시할 재판관이라는 업무를 수행하기에 역량 부족이다. 이렇게 올라가 대법관, 헌법재판관이 되니 자신을 임명하고 더 높은 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눈치만 보고 그외에는 그저 단호함을 가지고 권위를 증명하려 한다. 재판관의 권위는 그가 내릴 수 있는 형량이 아니라 신뢰에서 오는 거다. 아무튼 부디 정신들 좀 차리시길, 적어도 헌법 재판소라는 기관에 지울 수도 없는 먹칠은 하지 마시길.


2. 이번 달에는 평형을 배우기는 했는데 발차기만 배운 반쪽이다. 평형은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힘을 받는 느낌도 없어서 옆에 누가 지나가면 떠내려간다. 느리긴 하지만 힘이 그렇게 들진 않아서 좋긴 하다. 다만 끝나고 나서 오늘도 오늘 하루의 운동을 했다는 기분은 좀 덜하다.


3. 요새 키보드가 좀 문제인게 잘 안된다. 집에 키보드만 4개가 있는데 제대로 돌아가는 놈이 없어. 


4. 1, 2년 전 쯤인가 도서관은 물 사용량 감소,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화장실의 수압을 줄였다. 공개된 통계가 없으니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용 횟수가 동일한데 사용 수량은 줄었으니 비용도 아끼고 환경 보호 동참이라는 홍보용 명분도 얻었을 거다. 하지만 그 이후 화장실이 막히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물론 청소하시는 분들의 업무는 늘어났다. 그렇다고 청소하시는 분들의 급여가 늘어났을리는 없다. 이런 예가 환경 보호의 비용이 결국은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뭐가 있을까. 수압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거다. 물 사용량이 늘고, 비용이 늘었지만 청소 노동자의 업무는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거다. 또 다른 방법은 그 중간 사용자의 동참이다. 사실 이 동참이 핵심이기 때문에 화장실에는 수압이 줄었으니 휴지를 한꺼번에 변기에 넣지 말아달라, 물 내리는 레버를 10초 이상 오랫동안 눌러달라 등의 문구를 프린트해 붙여놨다. 외국인 이용자들이 늘어나서 그런지 영어로도 적어놨다. 만약 도서관 화장실 사용자들이 이를 지킨다면 청소 노동자의 업무는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을거다. 하지만 별 생각없는 도서관 화장실 이용자들은 평소처럼 사용하고 막히든 말든 도망가 버린다. 게다가 물 사용량 측면에서 보자면 물을 내리는 횟수를 예전보다 늘리니 줄인 수압과 무관하게 사용량은 원래 수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면 별 대책없이 수압을 줄이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생색을 내려는 시도는 결국 그 비용을 청소 노동자들에게 그냥 전가해 버리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간 사용자의 동참은 그나마 전가되는 노동의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긴 한데 대부분은 하지도 않는다. 곰곰이 따져보면 아주 많은 것들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고, 비용을 노동자의 업무 과중으로 해결하고 있다. 아껴졌다고 좋아하는 동안 업무 과중이 걸린다. 이노베이션은 이런 게 아니다. 물 사용량을 줄이되 예전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작동이 가능하다. 결국 대책이 없는 대안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해롭다.


5. 이번 대형 산불 재난에 이어 또다시 음모론이 나온다. 뭐 일반 대중들이야 강력한 자연 재해 앞에서 이럴 리가 없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건 일반적 사회 지식의 축적량으로도 극복이 가능한 종류라 믿는다. 종교나 그 비슷한 방식으로 혹세무민을 한다면 처벌 가능성이 있을 거 같다. 아무튼 요새는 특히 우파 정치 쪽에서 음모론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트럼프가 유행시킨 걸 수도 있다. 이쪽의 경우 유튜브, SNS 기반이 많고 알고리즘에 갇히다 보니 상식이 뒤틀려 버렸을 수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혹은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 중 이런 기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믿고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러므로 잘 이용해 먹는 게 아닐까 싶다. 즉 사이비 종교 지도자 속성이 있는 보수적 사회 엘리트가 우파 정치인 탑 계열에 낄 가능성이 꽤 높아진 세상이다. 

또 하나는 예산의 문제인데 재난 구호 예산은 아무튼 우파 정치인들이 좋아하지 않고 깎으려고 애를 쓴다. 운 좋게 자기 임기 안에만 일이 터지지 않는다면 굳는 돈이 많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시대에 이런 생각은 폭탄 돌리기 수준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그렇기 때문에 재난이 났을 때 극복이 아주 어렵고 이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음모론을 제기하게 된다. 제기는 하지 않더라도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는 식으로 물타기를 한다. 문제의 원인인 자신을 논의의 장에서 제거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산불이 어떻게 났느냐, 앞으로 어떻게 안 나게 하느냐도 있지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느냐,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자연 발화되었다고 신의 노여움을 찾는 시간에 나무를 바꾸고, 임도를 만들어 두고, 산불 재난 본부를 만들어 대비 훈련을 하고, 산촌 마을 주민들 대피 및 초기 진압 연습도 하고, 헬기와 비행기, 드론 등을 도입하는 게 훨씬 가치있는 일이다.

20250324

인격, 엉망, 한계

1. 세브란스 시즌 2를 다 봤다. 총 10편. 마지막 장면은 졸업에서 벤자민과 일레인이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같았다. 물론 언젠가 마크의 아우티가 깨어날 거기 때문에 이 도피는 졸업 정도의 암울함은 아니다. 그냥 수습할 일이 참 많은 과정일 뿐이다.

뭔가 아우티와 이니의 두 가지 인격 문제, 결국 다른 인간이라는 게 결론적으로는 주제였지만 이야기의 끝은 미미하고, 보잘 것 없고, 앞으로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을 뿐이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다. 가상현실 SF는 그럴 법 함이 중요한데 그냥 내버리는 이야기, 캐릭터가 너무 많다. 저 가상현실에서 매우 중요할 게 틀림없는 헬레나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지만 마지막에 달리는 게 헬렌 R인지 헬레나인지 어딘가 애매한 구석만 남기고, 코벨의 과거와 겹쳐 보이며 반복되는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미스 후앙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지는 그럴듯한 설명도 없다. 왜 마크와 젬마가 선택되었는지, 젬마는 어쩌다 저기 들어가 있는지도, 밀칙의 왔다갔다 하는 캐릭터는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면서도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뭔가 해결해 주는 실마리 역할만 계속 하는 점도 전반적으로 엉망이다.

다만 막판에 염소를 구하기 위해 론이 드루먼드를 공격하는 부분은 좋았다. 약간 뜬금없이 등장하긴 하지만 염소를 그런 식으로 희생시키려는 생명멸시주의자들은 처단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2. 권한대행 탄핵안은 기각되었다. 기각 의견은 그나마 말이 되긴 한다지만 권한 대행도 대통령이라며 각하 의견을 낸 두 명의 의견은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대통령처럼 국민 투표로 뽑히지도 않았고,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는데 같은 의결 요건을 갖춰야 된다는 해석을 하는 사람이 헌법 재판관이다. 사실 앞으로 올 탄핵 판결이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많은 이들이 결국 원하는 게 권위주의의 부활이라는 점이 우리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중동의 중세가 극복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추세를 보면 호모 사피엔스의 능력으로는 넘을 수 없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3. 최근 많이 보이는 경향을 보면 : 우선 윤이나 민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게 파괴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이 보인다. 민에 묻혀서 그렇지 방도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윤이나 민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한 로드맵을 정교하게 구성해 자신을 위하는 게 마치 선, 순교인 듯이 꾸며내는 기술적 측면이 다르다. 그런 모습은 민의 기자회견이 큰 예인데 민에 대한 비난을 사회속 여성의 불이익으로 치환시켜 자신에 대한 비난을 묻어버린다. 이때의 비판은 법원의 판결이 나오고 나서야 힘을 얻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또 하나는 사법, 행정 판결에 대한 불복종의 기운이 스멀스멀 퍼지고 있다는 거다. 여기저기서 판결에 불만을 품거나 부정하는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사법과 행정이 자처한 거라 무슨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꼴 좋다 하고 있을 수도 없는 게 사법과 행정에 대한 불복종은 결국 국가라는 체제의 운영 방식을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위에서 말한 모든 게 파괴되어도 상관없다는 주의와 만나면 상성이 아주 좋아진다. 그러므로 이 두개의 고리는 서로를 위로 밀며 나아가게 된다.

20250323

왕국, 패턴, 코벨

1.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저번주 목요일에 내 몸 속에 창궐했던 바이러스 왕국 하나가 무너지긴 했는데 저번주 언젠가 시점에 다른 바이러스 왕국이 다시 들어선 거 같다. 저번에는 고열에 가슴 아픈 기침이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목이 간지러운 기침에 미열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저번에는 없던 두통이 생겨났다. 양상이 뭔가 다름. 감기, 독감, 코로나 셋 중 두 가지가 연속으로 들어 올 경우의 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목이 쉬었다. 


2. 또 다른 현상인지 내 몸의 보호 기재인지 모르겠지만 잠을 상당히 많이 자고 있다. 어제의 경우 점심을 친구와 먹고 2시 좀 넘어 들어와서 정리하고 3시부터 8시까지 잤고, 일어나서 저녁 먹고 약을 먹은 다음 12시 쯤 잠들어서 다시 오전 8시에 일어났다. 이것만 가지고 13시간이다. 며칠 전에도 도서관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귀가 후 잠들었다가 비슷한 패턴으로 잠을 잤다. 계속 자는데 계속 졸리다. 


3. 어제 깨어있는 시간에 세브란스 시즌 2 8회를 봤다. 코벨이 루멘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는 게 확인되었다. 사이비가 휩쓸고 지나간 작은 마을의 풍경도 잘 보여준다. 미국과 광신도, 시골 마을 등은 트루 디텍티브나 넷플릭스의 미국 범죄 다큐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거기에 아틀란타 좀비 스트리트를 합쳐서 보면 저 나라는 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니까 트ㄹ프가 되지.


20250320

으슬, 회복, 이해

1. 오한, 몸살은 대강 진정이 되었다. 뭔가 으슬거리는 잔상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건 아팠을 때의 기억인 거 같고 오늘 수영장을 다녀왔고 아무렇지도 않은 걸 보면 다 나은 거 같다.


2. 감기는 먹어야 낫고, 복통은 굶어야 낫는다는 나름의 생활의 지혜 같은 게 있는데 몸살이라고 계속 뭔가 먹어댔더니 계속 배가 고픈 거 같다. 특히 뼈해장국을 두 번이나 먹었는데 그 음식은 회복에 좋은 타입은 아닌 거 같다. 

 

3. 평영 발차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무슨 추진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라는 건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4. 밤마다 블루베리를 20알 정도씩 먹는데 매우 큰 단점은 입술이 퍼렇게 된다는 것.


5. 며칠 아팠더니 일이 많이 밀렸다. 할 일이 상당히 많다. 패션붑도 너무 오랫동안 놀고 있다.

20250318

문득 든 생각

SF에서 시간 문제는 상당히 독특한데 각자 여러가지 해결 방법을 둔다. 포털이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 실시간 동기화가 되니까 이러쿵저러쿵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항성간 여행, 은하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설정에 시간을 내버려두려고 하면 사람을 냉동시킨다든가 그냥 시간이 흘러가버린다든가 하는 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게 된다. 인터스텔라에도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간 모습이 나오고 소설 스타십 트루퍼스 같은 걸 보면 전투 임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면 이미 세대가 바뀌어 있는 모습이 나온다. 

아무튼 이걸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주 공통 시간 같은 게 있어서 동일 시간에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 사건의 공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은 개별화될 수 밖에 없다. 즉 각자의 타임라인 하에서 각자 살아가야 한다. 별 단위, 행성계 단위로 단체로 움직이는 집단이 있다면 자기들끼리는 사건을 공유하겠지만 다른 집단과 만나봤자 각자의 시간 이벤트를 거친 후 이미 지나버린 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유할 정보도 별로 없을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인연이 생긴다고 해도 다시 만날 가능성이란 거의 없다. 태평양 바다를 누비던 물고기가 친구가 되더라도 다시 서로 만날 가능성의 거의 없는 것과 비교해 봐도 그보다 확률이 훨씬 낮을 거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주의 삶이란 결국 남 관계 없이 혼자 잘 꾸려나가는 게 기본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250317

오한, 꽃샘, 회복

1. 며칠을 앓았다. 독감인지 코로나 종류인지 오한, 몸살이 저번 주 화요일부터 슬슬 나타나다가 저번 주 목요일밤 본격화되었는데 금요일에 피크를 찍었다가 주말을 지나며 현재 월요일이 되었고 체온은 내려갔는데 기침이 계속되고 가슴이 간질간질하다. 아무튼 몸이 이상할 때 쓸데없는 짓을 하면 안됨. 소화가 잘 안되는 현상이 동반되고 있는데 이게 증상의 하나인지, 약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기침이 계속 되면 내일 수영장 강습은 빠질까 생각 중이다. 오한 너무 싫어 정말.

2. 잠깐 봄이 오나 했는데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새벽에 눈이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바람은 차갑지만 온도는 꽤 올라서 설마 쌓이랴 싶긴 한데 이것도 모르겠다. 왠 눈. 3월 17일인데.

3. 요 며칠은 그냥 반드시 해야할 일이 최우선, 몇 사람 만나는 게 차선, 나머지는 다 눕고 자고 하면서 지나갔다. 그러다보니 한 일주일 아무 것도 쓰지 않았구나. 슬슬 회복 단계니까 일상으로 잘 돌아가야 하는데 기침, 꽃샘추위, 가슴 간지러움 등이 방해를 하고 있다.

20250311

공기, 고민, 풍경

1. 아침에 1도, 오후에 15도로 일교차가 상당히 높다. 그보다 공기가 너무 안 좋은 게 더 문제다.


2. 오한의 기운이 약간 있다. 어제는 코대원 시럽을 3차례 먹었고 오늘은 타이레놀 콜드를 먹고 있다. 뭔가 약간 애매해서 저녁에 수영을 갈까 말까 고민 중이다.


3. 파운데이션 시즌 2를 다 봤다.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 구겨 놓은 떡밥들이 많은데 시즌 3가 예정되어 있다고는 한다. 이 시리즈의 특이한 점이랄까 아무튼 배우 중 유럽인 비율이 상당히 높고 그중에 영국인이 많다. 10명 나오면 반 정도는 영국인이고 나머지 미국인, 스웨덴 인이나 인도인, 핀란드인과 아일랜드인 뭐 이런 느낌이 있는데 정확한 비율은 아니다. 애플 TV지만 혹시 프로젝트 시작이 유럽이었나 하고 찾아봤는데 미국 산타모니카에 있는 회사에서 출발했고 아일랜드의 무슨 회사(국영 같다)가 개입해 있는 거 같다. 목표는 80개 에피소드 제작이라고 하는 데 그러면 시즌 8까지 가야 한다. 우주의 근사함은 그래비티와 약간 다른 느낌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시즌 2는 우주선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우주의 풍경이 약간 아쉽다.


4. 뭐든 15분은 일단 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보고 있다. 15분 보고 괜찮으면 더 보고. 챙겨볼 필요가 있는데 시작도 안하다가 예전에 봤던 거 다시 보며 편안해 하는 것보다 언제든 관둘 생각을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20250309

흐름, 복습, 차이

1. 시간의 흐름에서 다시 불확정성이 높아졌다. 높은 불확정성은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든다. 물론 그게 진화의 방법이다. 중요한 건 어쨌든 인간은 언제나 더 나은 쪽을 향해왔다는 점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소멸할테니 그 역시 크게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험난한 시기에 더 나은 쪽을 향하는 경험이 우리를 더 튼튼하게 하리라고 믿는다.


2. 복습을 위해 수영장을 다녀왔다. 가까운 동네 구립 수영장이다. 왜 거기에서 강습을 받지 않느냐고 한다면 등록을 하기가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무튼 처음 가봤는데 좋은 점은 기기가 다니는 곳보다 더 새거라 깨끗하고 수심도 1.2부터 1.4까지로 약간 더 깊었다. 토요일 오후 자유 수영 시간대라 사람도 별로 없고 쾌적했다. 나쁜 점은 일단 탈의실, 샤워장 모두 좀 좁다. 널찍널찍하게 쓰다가 옆 사람이 예상보다 가까이 있으니 약간 부담스럽다. 그리고 지하라 답답하다. 햇빛이 들어오는 수영장은 소중하다. 다만 항상 밤에 가니까 햇빛은 보이지 않는데 대신 밖에서 테니스 치는 사람들, 멀리 산 같은 게 보인다. 그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힘이 크다. 가장 안 좋은 점은 물이다. 락스 냄새. 소금 기반 정화가 얼마나 좋은 기술인지 새삼 깨달았다. 한 40분 쯤 지나니까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집에 와서도 그 냄새의 느낌이 가시지가 않고 두통이 생겨났다. 수영하면서 물을 좀 먹은 탓인지 배탈도 계속 났다. 여기까지는 시설의 측면이고 자유 수영의 좋은 점은 강습에서 배운 것과 유튜브를 통해 배운 걸 테스트해 보면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거고 나쁜 점은 너무 힘들다는 거다. 정말 너무 힘들다. 월수금 등록했으면 매주 이 정도 했을테고 그러면 몸이 그 힘듦을 서서히 극복해 왔을텐데 화목이라 토 하나 더해지니까 이렇게나 적응이 안된다. 아무튼 앞으로도 가능한 가볼 생각이다. 락스 기반 수영장이 너무 괴롭긴 해서 가자면 원래 가던 수영장이 좋긴 한데 강습 받을 때 가던 수영장을 가깝지도 않은 데 일부러 또 가는 게 좀 그렇긴 하다. 


3. 현대아울렛 남양주 점에 다녀왔다. 뭔가 옷이 주는 자극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폴로 랄프 로렌과 나이키 매장 정도 좀 열심히 봤고 사람이 너무 많고 힘들어서 빠져나왔다. 직선 거리가 4킬로미터, 걸어서 간다면 7킬로미터인데 산과 천을 건너야 하고 시 경계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다녀오는 길이 무척 고되다. 타이밍 맞춰서 딱 나가면 지하철 - 갈아탐 - 버스 탐 3단계를 금방 마칠 수 있는데 오는 길이 문제다. 지하철은 일요일에 하나는 한 시간에 2대, 하나는 한 시간에 3대가 다니고, 버스는 주말 운행 간격이 20~30분이라 갈아타는 미션 사이에 텀이 조절이 안된다. 반대 방향으로 거의 비슷한 거리에 1의 강습받는 수영장이 있는데 그곳과 교통 수단의 차이가 너무 크다. 


20250304

시즌, 긍정, 대안

1. 3월 4일이고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쌓이지는 않지만 장마철 소나기 같은 게 눈처럼 내리는 거 같다. 이번 겨울에는 분무기에서 쏴대는 듯한 눈을 자주 보는 거 같다. 이게 기후위기, 지구온난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 


2. 다운 파카 시즌은 일단 끝이 난 거 같다. 춥긴 해도 너무 오버하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0도 이상의 온도에 강한 바람으로 삭신이 쑤시는 이런 추위에는 다운 파카보다 히트텍이 훨씬 효과가 좋다. 헤비 플리스와 울 코트류로 남은 추위를 넘겨볼 생각이다.


3. 개강을 했고 도서관에 사람이 많아졌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날이 시원해지길 기다리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날이 따스해지길 기다린다. 하지만 막상 시원하고 따스해지면 사람이 많아져서 어서 날이 더워지든 추워지든 해서 도서관이 조용해지길 기다린다. 이래가지고는 만족하는 날이 없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해.


4. 하루에 일정하게 두 잔의 커피를 마신다. 하나는 드립으로 1인용 커피가루 1스푼에 물을 2인용을 넣어 약하게 마신다. 그리고 모카골드를 한 잔 마신다. 앞에는 카페인 보충용이고 뒤는 카페인과 당 보충용이다. 앞에는 그럭저럭 이 정도 템포면 괜찮은 거 같지만 뒤가 약간 문제다. 대안으로 카누나 모카골드 블랙 류의 블랙 계열을 마셔봤는데 낮에 잠깐의 여유와 환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프림 대신 카카오 어쩌구인가 넣은 심플라떼도 마셔봤지만 너무 맛이 없어서 설탕을 넣어 먹었다. 이 역시 지나친 단순당 섭취를 줄이고 싶다는 면에서 득이 없다. 설탕 대신 아스파탐 류를 넣은 모카골드 제로라는 게 있길래 마셔봤는데 제로 음료가 보통 그러하듯 모카골드와는 궤가 다르지만 그래도 심플라떼처럼 맛없지는 않다. 제로 마셔도 인슐린 분비에는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일단 제로로 가볼까 생각 중이다.


5. 중고 의류 구매의 문제점은 저렴한 가격이 만드는 과수요다. 이번 기회에 이 옷을 이 가격에 사볼까 하는 생각 때문에 당장 필요없는 걸 사게 된다. 예를 들어 M65 재킷을 3벌이나 가지고 있는데 중고 매장에 깨끗하고 적당한 가격의 새 매물이 올라오면 또 살까 싶어진다. 잘 입고 있다는 검증에 되어 있으니 사다놓고 안 입지 않을까 하는 문제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러므로 적당한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가지고 있는 원칙은 아우터 류만 산다, 현행 제품은 사지 않는다 정도다. 무엇보다 양 자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6. 삼일절 대체 휴일이 껴 있는 연휴동안 세브란스 시즌 2 진도를 좀 나갔다. 이번 시즌은 이니 / 아우티와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은근히 섞여 있다. 즉 같은 몸 다른 자아가 1명인가 2명인가를 두고 상대방에게 벌어지는 혼돈과 오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사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단일 작품의 주제가 될 만한 소재이지만 세브란스에서는 깊게 들어가진 않는다. 아니, 못한다. 지금 생각에는 복제 인간류 이야기가 섞이면서 그렇다면 저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라는 이야기를 향해 가면서 저 주제도 다시금 환기될 거 같긴 한데 잔가지가 은근히 있고 특히 세브란스 시즌 2, 6회 시점에서 하모니가 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감이 잘 안온다. 

그리고 더 캐니언, 영어 제목은 the Gorge라는 애플TV 영화를 봤다. gorge가 협곡이네. 몰랐음. 비슷한 단어로 valley, canyon, gorge 정도가 있는데 밸리는 약간 더 완만한 느낌이고 캐년과 고지는 비슷한 데 캐년이 약간 더 광활한 느낌이 있는 거 같다. 

영화는 위플래시와 탑건에 나왔던 마일스 텔러와 듄과 퓨리오사의 안야 테일러 조이가 투탑 주인공이고 시고니 위버가 나온다. 다른 인물도 좀 나오긴 하는데 존재감이 거의 없고 끝나고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사람은 저 세 명 뿐이다. 시고니 위버도 거의 특별 출연 수준이긴 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시시한데 그럼에도 협곡의 풍경이 꽤 멋지다. 찾아보니까 노르웨이에 있는 라우마 강 협곡이라고 한다. 마일스 텔러의 작중 이름이 리바이라서 뭔가 협곡을 뚫고 거인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파운데이션 시즌 2도 진도를 나갔다. 이 시리즈는 화면은 멋지고 우주도 근사하고 등장인물들은 다들 심각하고 절박한데 솔직히 무슨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7. 음악도 몇 가지를 들었다. 요즘은 국내 인디 뮤지션은 윤지영과 숨비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그리고 레이지, 하이퍼 팝 계열이라고 할 켄 카슨과 2홀리스 음악도 많이 듣고 있다. 특히 2hollis가 꽤 괜찮았는데 찾아보니까 아버지가 토터즈의 드러머고 어머니는 스크릴렉스의 매니저라고 한다. 약간 마음에 안 드는 점이랄까 아쉬운 점은 곡들이 다 짧다는 건데 요즘 추세니까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좀 보니까 요새 뜨는 대표적인 방법이 음악의 후크 중 하나가 틱톡을 타는 게 아닌가 싶다. 


8.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것, 지하철에서 스피커로 유튜브를 보는 것, 힙합 피플들이 뉴욕 거리 같은 데서 붐붐 카세트로 음악을 틀던 것 등은 어딘가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대략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좋아할 거라는 믿음 혹은 남에게도 들릴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함. 앞쪽은 내가 듣는 것 외에 다른 음악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 & 타인에게는 각자의 취향이 있다는 걸 모른다는 데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지능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후자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 혹은 못한다의 경우라 사패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 위험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후자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9. tㄹ프 러시아 스파이 아닐까... 레드 스패로우...

20250228

해소, 맵기, 매트

1. 최근 아주 작은 일에도 화가 막 나고, 상심하고 뭐 이러는 게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은 거 같다. 일주일에 두 번 하는 수영으로는 해소가 안되는 듯. 당일치기 도보 수행이라도 다녀올까 싶다.


2. 얼마 전에 신라면을 먹고 너무 매워서 역시 이제 매운 건 못먹는 사람이 된건가 했었는데 알고 봤더니 스코빌 지수가 처음 나왔을 때는 1300, 그러다가 2700으로 올랐고 지금은 3400이라고 한다. 내가 잘못된 게 아니었어. 근데 왜 저렇게 매워지는 거야. 하지만 이제 매운 걸 잘 못 먹기는 한다. 


3. 가고 있는 스포츠 센터에서 소도구 필라테스라는 강좌가 새로 시작되었다. 찾아보니까 필라테스는 기구 필라테스와 매트 & 소도구 필라테스가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건 기구 필라테스지만 조셉 필라테스가 만든 필라테스 동작은 매트 필라테스에 기반하고 있다고 한다. 대신 더 어렵다. 밤 8시에 월수 이틀 하고 44000원. 유연성과 근력, 코어의 힘 등이 아주 부족하기 때문에 딱 좋을 거 같긴 한데 월화수목을 밤 8시에 운동을 하면 시간이 좀 무리일 거 같긴 하다. 아쉽네... 대신 토요일 자유 수영을 한 시간 정도씩 할까 생각 중이다. 회당 5300원인가 그 정도 하더라고. 


4. 다운 파카를 들여놓을 시간이다. 계절은 흐르고 흘러 영원할 거 같았던 눈도 다 녹고 바람도 덜 차갑고 이제 더운 시즌을 향해 가고 있구나.


20250226

체력, 군주, 시간

1. 아직도 춥다. 온도는 좀 올라갔지만 바람이 너무 차다. 하지만 온도가 급상승할 거라는 예보가 있고 곧 여름이 온다는 이야기도 있다. 날씨에 적응만 하려해도 체력이 필요함. 


2. 윤 피의자를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말, 거짓말을 해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 속여야지 하는 생각 자체가 없는 거 같고 그냥 정말 그렇게 믿는 거 같다. 아니 믿는다 라는 말도 좀 이상함. 그게 아니라 뭔가 다른 거임. 제멋대로고, 남의 말은 전혀 안 듣고, 그 와중에 대중을 부추킨다. 대중을 부추켜서 뭘 하려는 걸까. 반란? 민란? 내전? 아무튼 이걸 보면 예전에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즘 독재자, 그 전의 전제 군주들은 과연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거보다 더 레벨 업 된 남의 전혀 말 안듣고 자기 말은 다 옳다였겠지. 


3. 화목은 수영을 가고, 월수금은 저녁에 오디오 어학당을 듣는다. 오늘은 이거 해야지, 내일은 저거 해야지 하다보면 일주일이 정말 금방 가버린다. 


4. 이번 탄핵, 내란 형사 재판 등을 보고 있으면 원래는 약자 보호하려고 만들어 놓았다는 수단들은 강자나 잘 써먹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어디나 다 그렇지만 어디나 다 그렇다고 그게 옳게 되는 건 아니다. 실질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불필요하게 못쓰게 할 방법을 만들어야지.


5. 한국의 현 여당은 보수라는 말을 손에 쥔 덕분에 오해가 발생하지만 그러든말든 모른척 하며 지금껏 일을 너무 쉽게 풀어간 경향이 있다. 권위주의 정당, 극우 정당, 지역주의 정당, 계급주의 정당 등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야 한다. 

20250224

추위, 대립, 시들

1. 2월인데 너무 춥다. 올해는 2월에 기습 폭설에 강추위에 뭐든 다 끝내버리려는 듯. 여름에 더울려고 그러는건가 싶기도 하고. 

2. 미국의 확대주의가 심상치않다. 지들끼리 잘 살겠다고 외국인 다 쫓아내면서 여기저기 시비걸며 감내놔라 배내놔라 난리다. 만약에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고 그린란드 문제와 관세 문제 등등 대립각을 가진 유럽과 3차 대전 류 전쟁이라도 나면 한국은 누구 편에 속해서 싸우게 될까. 그냥 보면 너무 뻔해 보이지만 현 정세 속에서 대유럽 대립이라는 이익이 맞아 떨어지는 미국 - 소련 연합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북한과 한국이 같은 편에 서게 될 가능성도 있게 된다. 중국이 어떻게 할 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미국의 확장주의가 인본주의적 기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을 때 우리가 반기를 들 수 있을까? 만약 미국 확장주의의 편을 들어 성공한다면 우리는 일종의 제국주의 국가가 될 수 있을까? 만약에 이전 인류의 교훈처럼 이러한 독재주의가 결국 패배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치룰 수 있을까? 

미국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이익 확장을 노린다는 게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인데 인류는 미국 같은 나라가 파시즘을 가지게 될 때 대안이 별로 없다. 물론 뭐 핵전쟁으로 금세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겠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돌아가지는 않을 거 같다. 정상인이 미친 사람과 상대할 때 문제점은 정상인이 지난 인류의 고통과 교훈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따지느라 시간을 들일 때 미친 사람은 이 모든 걸 아무 상관도 하지 않고 가로질러 가버린다는 점이다. 

삼체의 예원제는 잘못이 없어. 어차피 우리들끼리 멸망시키나 외계인이 멸망시키나 결말은 같다. 먼 미래에 새로운 생명체가 문명을 만든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기록할 때 그 멸망의 시작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그리고 트럼프의 당선 정도를 주요 포인트로 여기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방향을 막을 방법이 있긴 한건가. 

3. 애드센스가 수익이 망가지면서 패션붑에 업데이트가 시들하게 되었다. 100원이라도 생기는 것과 안 생기는 거 차이가 꽤 크다. 이게 내 문제인지, 관리 문제인지, 티스토리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옮기는 게 나은가 싶기도 한데 몇 십 명 수준으로 몇 년 째 가고 있는 이곳을 보면 여기도 딱히 대안처럼 보이지는 않고.

4. 생선이 왜 이렇게 좋을까. 회, 구이, 무침, 탕. 생선만 먹고 살 수는 없을까.

5. 궁금한게 현 여당은 사법부 불신을 뿌려서 얻을 수 있는 게 대체 뭘까. 

20250221

손목, 구멍, 주기

1. 어제 수영 강습을 받고 나서 오른쪽 손목과 왼쪽 무릎이 아프다. 오른쪽 손목은 좀 많이 아픔. 수영을 하면서 아플 정도로 손목과 무릎을 쓸 일이 있나? 손목을 썼던 일이 있긴 했나? 어깨나 허리, 엉덩이나 햄스트링이면 이해나 가지 대체 모르겠다.


2. 집에서 입던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는 눕시 2 빨간색이 있는데 예전에 구매했던 기어 에이드에서 나온 리페어 스티커를 붙여놓고 있었다. 까만색이라 너무 튀어서 입고 나가긴 좀 그렇지 않나 했었는데 빨간 리페어 스티커가 있길래 그걸 붙였더니 입고 나갈 만 한 거 같다. 다만 오래된 거라 털이 좀 많이 빠지는 게 문제다.


3. 한 10년 전 쯤에 감자탕이 먹고 싶어졌던 적이 있던 거 같은데 어제 문득 생각이 나서 뼈해장국을 먹으러 갔다. 이런 계열 어지간해서는 땡기지 않는데 뭔가 10년 주기 정도로 텀이 돌아오는 듯. 


4. 주기 하니까 핼리혜성이 생각나서 그건 언제 오지 찾아봤더니 2061년 7월 쯤이라고 한다. 이건 못 볼 가능성이 꽤 있겠군. 1986년에 나왔던 과학동아 창간호가 핼리혜성 특집이었다. 참고로 1986 핼리혜성이 접근했을 때 꼬리 탐사하는 미션이 있던 우주선이 챌린저호였는데 폭발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었다.


5. 1과 관련된 건지 모르겠는데 아주, 매우 피곤하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구만.

20250219

분란, 지배, 경향

1. 트럼프가 잘못 생각하는 것 혹은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사람이 돈 말고 다른 걸 중심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지금 같은 생각을 가지고는 북한, 중동, 우크라이나의 문제 해결은 커녕 이해 자체도 잘 안될 거 같다. 물론 그 안에 돈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긴 할테니 누군가와 꾸준히 대화를 할 수는 있을 거다. 문제는 그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해결책은 더 큰 분란의 시작이 될 뿐이다. 


2. 유튜브와 전세계의 극우파 준동 사이의 상관 관계는 앞으로도 꾸준히 논의가 될 거 같다. 수익금 분배와 알고리즘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3. 민주당의 우파 정당 행보는 납득이 가는 일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행보가 지금 우파에게 표를 주는 사람을 끌어 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현 여당은 지역주의에 기반한 권위주의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수적 사상을 가지고 있어서 표를 주는 게 아니라 지역과 종교, 자신의 현 권위 유지 등을 위해 표를 준다. 야당이 우파적 행보를 해봤자 이 풀 안에 들어갈 수 없다. 또한 민주당이 우파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좌파 정당이 필요할텐데 그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의 좌파 정당은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우리의 집권 계층을 너무나 나이브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또한 87년 전에 저항을 하다가 현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 그런 상황이 오면 데모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막는 게 더 중요하다.


4. 눕시 다운 재킷을 입은 사람을 매일 수십 명 씩은 보는 거 같다. 대체 얼마나 팔린걸까.


5.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러시아와 미국이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젤렌스키는 휴전 협정 혹은 종전 협정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클 거 같고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부르지도 않을 거 같다. 그러고 나면 국제 사회는 크름반도를 넘겨준 상태로 국경선을 긋겠지. 이제 우크라이나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20250217

상념, 여지, 튜닝

1. 30년 전 쯤이나 10년 전 쯤이나 똑같은 상황인걸 봤을 때 느낌은 크게 아직도 그대로네(다행이다), 아직도 그대로네(어떡하냐)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대체적으로 봤을 때 자연 쪽은 그대로면 다행이다 느낌이 나고, 인공 구조물의 경우에는 둘 다 있을 거 같고, 사람 - 문화와 관련된 건 어떡하냐 정도가 될 거 같다. 

인공 구조물의 경우가 복잡한 이유는 예컨대 불필요한 재건축이 재미있느냐, 고쳐쓰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다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것만이 해답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마지막은 더 복잡한데... 그들도 가만히 있고 나도 가만히 있다는 게 확인되면 저들은 여태 뭐하냐, 나는 여기서 뭐하냐 라는 복잡하고 우울한 상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2. 예전에 무슨 프로야구팀 계약 관련 갈등과 관련해서 프로의 세계에서는 발언을 아무리 세게 해도 빠져나갈 구멍, 여지는 만들어 놓고 언론 플레이를 하더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어차피 함께 이 바닥에서 살아가야 하니 완전 구제불능의 망할 인간이 아닌 이상 필요한 일이다.


3. 레트로 유행의 흥미로운 점은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경험한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유행이라는 사실이다. 이게 우습지 않나는 생각을 약하게 하고 있었는데 문득 예컨대 RPG 게임에서 웅장하고 드라마틱하고 운명적인 상황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경험한 듯이 플레이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간접적이긴 하지만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미디어와 인터넷에서 봤고 그런 세계에 감정을 이입해 마치 살았던 듯한 느낌을 가지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물론 현실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배역 설정은 불가능하다. 예컨대 요즘의 세대가 예전 다이얼 전화기를 보면 전화기라는 건 알아도 정확한 사용법, 이에 더해서 사용상의 노하우 같은 걸 알기는 어렵다. 현시점에서 이런 이미지를 이용한다고 할 때 여기에서 과연 적절한 튜닝이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있는데 튜닝이 없으면 없는대로 그것도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4. 세브란스 시즌 2는 일단 종결된 다음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파운데이션 시즌 2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1을 본 지 너무 오래되서 시즌 2 1화에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잘 안된다. 1으로 돌아가야 하나. 


5. 수영은 자유형 강습을 끝내고 배영을 배우고 있다. 현재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나열해 보면 : 호흡이 꼬이면 회복 능력이 없다. 숨을 덜 쉬었다 혹은 너무 일찍 많이 내뱉었다 할 때가 있는데 동작이 꼬이고 수습이 잘 안된다 / 자주는 아닌데 롤링을 하다가 종종 뒤집힌다. 특히 배영에서 자주 그런다. 허벅지에 킥판 끼우고 팔로만 나아가는 건 계속 뒤집히고 전혀 안된다. 아마도 코어 힘이 약하고 추진력도 약해서 그런 거 같다 / 숨을 내뱉고 물속에 얌전히 가라앉는 건 전혀 안된다 / 배영 발차기가 상당히 어렵고 힘들다 /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난다 / 팔꿈치가 자꾸 어딘가에 찍힌다. 그런 결과 팔꿈치 양쪽에 멍이 들어있다.


6. 오늘 너무 졸리다.

20250212

엉망, 탄산, 폭설

1.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달라고 하고 덴마크 총리가 입장을 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가자 지구를 접수할테니까 다 나가라고 한다. 어디로? 주변 국가에서 알아서 하란다. 당연히 다들 반대 의견을 냈다. 한국은 부정선거 논란이 요란하게 커지더니 결국 미군과 중국에서 입장문을 냈다. 칸예 웨스트는 하켄크로이츠가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한다. 뭔가 엉망진창의 2025년이다.


2. 요새 매일 탄산수를 마시고 있다. 위장이 약한 사람,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고 하는데 다 있다. 이산화탄소가 치아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좀 줄여야 겠다.


3. 2월 12일인데 또 폭설이 내렸다.


4. 한 번에 하나 주제만 쓰면 짧은 이야기도 꽤 있기 때문에 트위터 쓰는 거 처럼 되어 버린다. 제목으로 구분하는 게 제일 나을 거 같다.

20250211

세브란스 시즌 2 에피소드 4 이야기

1. 세브란스 시즌 2를 계속 보고 있다. 굉장히 오래간 만에 매주 방송을 기다리며 보고 있는 드라마다. 사실 너무 재미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시간이 잘 맞아 떨어졌다. 요즘 저녁 시간대에 월수금은 EBS로 영어 공부를 하고 화목은 수영을 하는데 월수금 영어 공부 후 시간이 좀 남는다. 다만 제 시간에 자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다 보진 못하고 보통 이틀에 나눠보고 있다.


2. 예전에도 잠깐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세상에는 퀴즈가 들어 있는 영화와 퀴즈가 없는 영화가 있다. 그리고 퀴즈가 들어 있는 영화 중에는 퀴즈를 풀고 싶게 만드는 영화가 있고 전혀 관심도 안 가는 영화가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긴 하는데 예를 들어 트윈 픽스는 퀴즈를 풀고 싶기는 하지만 답이 없는 영화고, 공의 경계 같은 건 퀴즈가 있긴 하고 궁금해지긴 하는데 어렵지는 않은 영화다. 쏘우 시리즈 같은 건 퀴즈가 있든 말든 관심이 안 가는 영화다. 게다가 마지막에 사실은 말야 하면서 줄줄 설명해 주는 게 볼 때마다 웃기다. 

세브란스는 이터널 선샤인을 데이빗 린치가 각색한 다음 초현실을 제거하면 이 비슷한 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퀴즈가 산개되어 있기 때문에 파악이 어렵다. 이건 게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은데 다시 볼 지는 모르겠다. 사실 다시 본다고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님. 다만 시즌 2는 1에 비해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시즌 1 성공 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함. 아무튼 시즌 2 에피 4는 꽤 재미있었다. 어빙이 세스를 외치는 장면은 대단했다.


3. 이걸 보고나서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 시즌 2와 파운데이션 시즌 2를 볼 생각이다. 이전에는 슬로 호시스 시즌 4를 봤는데 애플 티비 타입을 좀 좋아하는 건가. 


4. 이제부터 한 번에 한 가지 이야기만 해볼까 한다. 

20250207

숙제, 눈길, 샴푸

1. 2025년도 2월에 접어 들었고 입춘도 지났는데 갑자기 영하 15도 한파가 몰아닥쳐 일주일 째 계속 되더니 이번에는 무슨 스키장 인공눈 뿌리는 기계에서 내뿜는 거 같은 폭설이 내리고 새벽에는 충청도에서 지진이 났다고 긴급 재난 문자가 왔다. 뭔가 미뤄둔 방학 숙제를 끝내듯 우당탕 한꺼번에 마무리해 버리는 기운이 느껴진다. 일년 예보를 보니까 2월 말부터 기온이 확 오르고 4월부터 11월까지 여름이 될 거라고 한다. 지구가 인간을 버린 거 같음.


2. 눈길에서 너무 취약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다리에 힘을 줘도, 힘을 빼도 소용이 없다. 계속 미끄러지면서 펭귄처럼 걷고 있으면 옆에서 누가 뛰어간다. 이해가 안 감. 그쪽도 내가 이해가 안 가려나. 스키나 스노보드, 스케이트 같은 걸 배우면 미끄러운 눈길 도보에 도움이 되려나.


3. 수영장은 폭설, 한파로 사람이 많이 안 오면 쉴 타이밍이 없어서 너무 힘들어진다. 어제 배영을 처음 시작했는데 이상한 게 오늘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 이것도 이해가 안 감.


4. 집 보일러가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예컨대 집에 가는 길에 너무 추운 거 같으면 미리 켜놓을 수 있다. 혹시 켜놓고 나왔나 싶을 때 확인하고 끄는 기능도 유용하다. 하지만 밤에 1시간 정도 돌다가 꺼지고 새벽 5시 쯤에 다시 켜진 다음에 7시쯤 멈추게 하는 기능 같은 건 전혀 되지 않는다. 이런 게 왜 안되는 겨. 


5. 수영 전후에 씻기 위해 샴푸, 바디 클렌저가 필요하다. 통합을 위해 아이허브에서 도브의 올인원을 구입했는데 이게 일단 얼굴 씻기에는 좋지 않다. 그래서 센카 작은 사이즈를 하나 샀다. 수영장 물이 사람을 뻣뻣하게 만드니까 아무래도 린스나 컨디셔너가 필요할 거 같아서 클로란 컨디셔너도 하나 샀다. 이 뻣뻣한 게 좀 문제인데 염소 제거 전용 샴푸, 바디 클리너를 써야 하나 고민이 된다. 혹은 어차피 별 방법 없는 거라면 그냥 도브 비누를 쓰면 어떨까도 싶다. 하지만 다 쓰려면 아직도 멀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바꿀 수는 없다. 짐이 점점 늘어나.


20250204

구글 맵 뒤적거리기

두만강에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새 다리가 놓인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참전의 대가인 듯.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만 여기가 상당히 이상한 곳인데 중국 국경이 두만강을 따라 비집고 들어와 있다. 



지도에서 하얀 선이 국경인데 중국이 하산까지 뻗어 있다.


아무튼 하산이 도시인가 했는데 러시아 - 북한 교역이 뭐 도시 키울 정도는 아니어서 700명 정도 사는 마을이다. 기차와 교역 관련 인원 정도 거주하는 듯. 북한에서 도로를 따라 러시아로 넘어가면 하산에서 A189도로를 타게 된다. 위 사진에서 파란색 네모로 보이는 도로. 이 도로를 타면 하산에서 라즈돌노예라는 도시까지 가게 되고 거기서 A370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블라디보스톡으로 가게 된다. 대략 270km 정도. 

또한 하산 옆에 중국 국경에 G302라는 도로가 있는데 위 사진에서 오렌지색 네모로 보이는 도로. 이걸 타면 훈춘에 가게 되는데 60km 정도로 멀지 않다. 하지만 구글 지도에서는 하산에서 중국 국경 넘는 방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길 없다고 나온다.

러시아로 다시 돌아오면 라즈돌노예에서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 하바로프스키가 나온다. 여기까지 900km 정도 된다. 하바로프스키는 러시아 극동 최대 도시라고 하는데 인구는 60만명 정도다. 여기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끝도 없이 달리면 모스크바로 갈 수 있다. 하산에서 모스크바까지 총 거리가 9200km정도 된다고 한다. 한시간 60km로 8시간 정도씩 달리며 여정을 떠난다고 하면 20일 정도 걸린다. 뭐 나중에 도로가 뚫린다고 하면 대학생 정도라면 시도해 볼 만도 할 듯. 

오지를 좋아한다면 마가단 쪽으로 향해볼 수도 있다. 하바로프스키에서 모스크바 루트를 따라가다가 스코보로디노라는 곳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야쿠츠크로 간 다음에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마가단으로 가면 된다. 마가단은 예전에 포켓 트레인 게임할 때 시베리아에 있던 도시인데 게임에서는 거기서 더 동쪽으로 아냐디르라는 곳까지 갈 수 있었는데 실제로는 가는 길이 없다. 



아냐디르가 있는 지역이 추코트카 자치구인데 군사 지역이라 원주민이 아니라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거 같다. 도로도 없고 기차도 없고 그래서 헬리콥터나 장갑차가 주요 운송 수단이라고 한다. 어차피 한국 7배 크기에 인구가 4만명 밖에 안 사는 지역이고 사람보다 곰이 많다는 소문이 있다. 이 동네에는 축치인이라는 원주민들이 사는데 같은 아시안 계로 우리와 먼 친척 정도라 할 수 있다. 아메리칸 원주민이 유전적으로 가깝다고 하는데 빙하기 때 베링해를 육로로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거 같다.

뭐 도로가 뚫리면 하바로프스키까지는 많이 갈 거 같다. 사실 러시아가 멀쩡한 상태이기만 하면 속초 - 블라디보스톡 배로 가서 어떻게 갈 방법이 있기는 하다. 참고로 마가단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단까지 이론상 육로가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갈 수 없나 가끔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다.



20250203

곤란, 파트, 포문

1. 벌써 1월이 끝나고 2월이 시작되었다. 한국의 1월은 새해다~ 한 다음에 설 연휴로 어영부영하다 보면 지나가 버린다. 양력, 음력 나눠 놓은 건 어떻게 생각해도 비효율적이지만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흩어져 있는 휴일을 하나로 만들어 버리면 그것도 곤란하겠지.

2. 아이브가 컴백을 했고 타이틀곡은 애티튜드. 이 곡은 상당히 빠른 느낌이 곡인데 한 20초 정도 덜어버리면 좋을 거 같다. 노래가 긴 게 문제가 아니라 군더더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생각해 보면 멤버별 파트 문제 같은 게 있으니 마음대로 할 수 없겠지.

3. 입춘 추위라는 게 찾아왔다. 입춘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그저 입춘에 왔으니까 입춘 추위. 영하 15도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벌써 춥다.

4. 요즘 집에서 먹는 건 참치김치찌개 - 라면 - 만두 - 스파게티. 이렇게 4가지를 돌아가면서 먹고 있다. 그리고 수영장에 가는 날은 햄버거를 먹는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까 아주 좋지 않네. 샌드위치 같은 걸 먹을까 싶은데 마땅히 갈만 한 곳이 없고 샐러드는 배고플 거 같다.

5. 원로 정치인이라는 분들이 모여 내각제 개헌 포문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대철, 김진표, 김부겸, 이낙연, 정운찬, 김무성, 손학규... 명단을 보면 왜 내각제 개헌을 하자는 건지는 알 거 같다. 아무튼 뭐 지금은 시작이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국힘이 살아날 방법이 뭐가 있을까. 지금 내란 찬동하는 극우 의원들 떼어 내 버리고 내각제 개헌에 합류하는 게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은 대통령제라는 플랜카드를 내걸면 자신이 속해 있었다는 사실을 메타화 시킬 수 있다. 또한 내란죄 유죄를 받고나면 투표할 곳이 없어질 우파 지지자들을 움직일 수도 있다. 아마 그걸 생각하고 저들도 움직이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 같은 상황에서 내각제 개헌은 대통령제보다 더 안 좋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권위주의 성향이 강한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 생각하는데 그나마 겉으로 드러나 있던 걸 내각이라는 숲에 숨기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눈에 잘 보여야 뭐라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걸 막을 방법에 대해 미리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6. 2는 수잔 베가의 톰스 다이너를 피처링했다. 최근 쇼츠에서 우연히 보고 마음에 들었던 리메이크는 이것(링크). 이것도 아마 아이브 컴백 소식 때문에 재발굴되고 그러다 보니 내 알고리즘에도 나타난 게 아닐까 싶다.

20250129

편의, 당연, 문제

1. 규칙적인 삶에 기반해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연휴란 상당히 짜증나는 이벤트다. 이번 주에 끝내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도서관 근처 식당도 문을 닫고 딱히 편의도 없기 때문에 집에만 있게 된다. 그러다보면 계속 졸리고 생산성도 떨어짐. 물론 이건 크게 봤을 때 내 탓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할 일을 해야 하는 거다. 그래도 갈데가 마땅히 없다는 건 꽤 슬픈 일이다. 게다가 그나마 하는 운동인 수영도 안 해. 뭐 이래.


2. 세브란스가 나오고 있는 중이라 일주일 씩 기다리면서 보는 게 짜증이 난다. 그래서 뒤적거리다가 사일로 시즌 2, 1회를 봤다. 이건 흥미로운 배경이지만 진행이 느려도 너무 느리다. 이렇게 느리면 차라리 러시아 영화처럼 티를 팍팍 내면서 이게 당연한거야 싶게 만들면 좋았을텐데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미국 쇼 같은 데 진행이 느려. 그러기 위해서 불필요한 이벤트, 대사가 너무 많아진다.


3. 1과 관련해 어쨌든 내일이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내가 일을 못해도 연휴는 많으면 좋지.


4. 사실 더 큰 문제는 너무 춥다는 거.


5. TV를 잠깐 봤는데 손석희 진행 방송에 홍준표와 유시민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홍준표는 군대라는 건 명령권자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고 그래야만 한다고 말하면서 그러므로 이번 내란 관여자에 대한 처벌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고 유시민은 이번 계엄 상황에서 반헌법적인 명령에 불복한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건 반대로 생각해 보면 된다. 계엄과 내란이 성공했다면 상관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군인들은 어떻게 되었고, 따를 수 없는 명령이라 생각해 불복한 군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따를 수 없는 명령이라 생각해 불복한 군인들을 우대하고 상관의 명령이니까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군인들에 대해서는 벌을 줘야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홍준표는 군인을 아무 생각없는 병정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게 그 같은 사람의 스피치를 언론이 옮겨주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다. 

20250127

콜드, 하버, 망각

1. 세브란스 시즌 2 2회가 나왔다. 헬레나는 마크 S를 복귀시키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그 이유는 콜드 하버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시즌 2 1회에서 동료를 다시 맞이한 마크 S가 작업하던 파일이 COLD HARBOUR였다. 68% 완료중. 시즌 1에서 마크 S가 완성한 파일은 allentown이었다. 아무튼 찾아보니까 캐나다에서 촬영한 세브란스 시즌 2의 프로젝트 이름이 Cold Harbour였다고 한다. 즉 이들이 하는 파일 작업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걸 마크 S가 꽤 잘한다는 게 포인트다. 그게 아마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 될 거 같다. 너무 뜬금없이 뜬금없는 말이 튀어나오니까 그게 뭐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러티브를 전달할 때 적당한 뜬금없음은 사고를 다른 데로 튀게 만든다. 이게 꽤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2. 뭔가 다른 이야기도 있어서 시작한 글인데 세브란스 이야기하다가 망각. 

노선, 마을, 능동

1. 약간 이상한 꿈을 꿨다. 신촌이었던 거 같은데 도서관을 가려고 마을 버스를 탔다. 꿈 속의 나는 그곳의 버스 노선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던 거 같은데 노선도를 볼 틈도 없이 버스가 계속 몰려왔는데 마포 11이라는 버스가 계속 지나갔다. 하지만 정류장에 서질 않았고 저게 가는 건가보다 생각하는 사이 다른 게 와서 타버렸다. 그건 한강을 건너는 거길래 다시 내렸고 결국 마포11을 타는데 성공했다. 현실의 마포11 마을 버스와 노선도 전혀 다르고 해당 지역의 생긴 모습도 전혀 달랐는데 아무튼 그 버스도 도서관으로 가지 않고 산 아래 어떤 마을로 들어갔다. 골목이 여럿 있는 평지였다. 새벽에 그곳에 내렸지만 아무도 없는 컴컴한 골목이 있었고 어떤 집 문 앞에 고양이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왠지 주머니에 작은 토마토가 있어서 줬더니 맛있게 먹었다. 뭔가 종교 단체 청년회 같은 이들이 몇 지나가고 다시 그곳을 빠져 나오려고 버스를 탔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책을 재미있게 봤다며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어디로 가야하냐고 하길래 알려줬다. 

뭐 이런 꿈이었는데 굳이 적어놓는 이유는 고양이가 토마토를 먹나 궁금한 점과 돌아다녔던 마을이 기시감이 있는데 어디었을까 궁금한 점 때문에. 생각해 보니까 송정동의 납작한 느낌과 닮아있는데 거긴 산이 없지.


2. 설 연휴 본진이 시작되었고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내리고 있다. 저녁부터는 추워질 거라고 한다.


3. 유튜브를 보면서 스플릿 스쿼트라는 걸 해봤는데 뒷다리가 너무 땡긴다. 그 이후 어제부터 몸 전체의 막 하나가 알이 배긴 거 같은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


4. 블루 클럽이 지겹기도 하고 너무 멀어서 동네 근처에서 머리를 깎아야지 생각을 했는데 은근 그냥 덥석 가면 되는 게 아니고 예약도 필요하고 확인도 필요하다. 시스템 적으로는 확실히 능동적 시간 관리가 가능한 블루 클럽이 편하긴 하다. 



20250123

위로, 기준, 킥판

1. 이번 사태에 있어 민주당이 약점을 꽤 많이 보여주고 있다. 물론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나쁘다, 그에 동조한 국힘이 나쁘다는 바뀌지 않는 사실이고 그 악행과 비교했을 때 민주당의 오점은 사소한 문제다. 약간 문제는 그들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다는 거다. 그래도 내가 옳다는 생각은 지금 내가 해야할 생각이 아니라 역사가 해야 할 생각이다. 

정치와 정당은 정당성과 대의가 중요하지만 행동력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움직여야 할 때는 빠르고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 위원회 열어서 뭐라뭐라 소리지르고 있으면 보는 사람 마음이 위로가 될 지 모르지만 그런 것만 가지고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뜬금없는 계엄이 선포되고 발빠르게 해제를 의결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가졌던 기대가 있는데 그 이후로 진행이 느리고 답답한 게 사실이다. 저 사람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권위주의 극우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느린 흐름이 그 두려움을 사라지지 않게 만든다. 지금 져도 결국은 이긴다는 생각은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국힘이 민주당의 약점을 너무 잘 안다. 분탕, 헛소리를 끊임없이 내지르고 그걸 다 대답하고 있다. 여기에 분탕과 헛소리를 확대 재생산해 그게 마치 진짜 문제인양 만들어 버리는 언론도 가세한다. 이렇게 보면 민주당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이해는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더 잘 해내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정부는 악플에 대답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 제대로 된 기준선을 제시하고 그걸 넘어간 이들을 확실하게 제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뭐가 필요한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걸 잘 모르겠다. 

의회를 점령했던 트럼프 지지자들을 보면서 저래가지고는 끝장 아닌가 생각했지만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돌아왔다. 법원을 때려부수는 모습을 보면서 저래가지고는 끝장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류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지금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워해머 40000의 세상이 아닐까 싶다. 스페이스 마린 같은 애들이나 생명의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곳.


2. 수영을 화목을 듣는데 이번 설 연휴가 화수목이다. 일주일 내리 안 하네 ㅜㅜ 킥판을 잡았다 안잡았다 하고는 있는데 아직 호흡이 익숙하지 못하고 숨이 딸린다. 동작 순서를 알고 있지만 익숙해지진 않아서 여전히 계속 되뇌어야 한다.


3. 날씨가 따뜻해졌고 대신 공기가 무척이나 좋지 않다. 설 연휴에 들어가면 눈이 내리고 추워진다고 한다. 공기는 좋아지겠지. 좋은 건 함께 오지 않는다.


4. 세브란스 시즌 2가 시작되었다. 시즌 1이 끝난 후 5개월 후 시점인데 나도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만 주요 캐릭터 4명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 같은 처지인 게 약간 위로가 되는 거 같기도 하고.


5. 요새 우아함의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고 있다. 우아한 패션을 입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아함에는 분명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20250119

걸음, 필요, 소통

1. 검찰이 경호차장에 대해 영장 청구도 하지 않고 돌려 보냈다. 아마도 공수처 견제를 위해서 그런 거 같은데 정말 상황 파악 못하는 단체다. 이 일은 앞으로 특검 출범과 기소청 - 국수본 체제로의 개편을 위한 큰 걸음의 시작이자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2. 폭도를 부추키는 이유는 뭘까. 그냥 봐서는 전과자 양산 말고는 이유가 전혀 없어. 아마도 폭도화를 통해 최상목에게 계엄의 건수를 주려는 게 아닐까도 싶은데 계엄 때문에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사람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하지 않는 이들이기 때문에 조금 더 생각해 보자면 처음 권한대행 시작하자마자 뜬금없이 해병대에 갔던 일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이후 행보도 이런 관점에서 들여다 보면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긴 하다.


3. 트럼프는 여전히 북한과 소통을 통해 임기 안에 뭔가 만들어볼 생각인 거 같은데 그게 우리나라 외교 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심도, 문제, 목표

1. 사이비 종교, 팬덤, 맹목적 추종 이런 것들에 대한 더욱 심도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예전부터 강력한 형태이긴 했지만 그래도 군집 형태로 존재했기 때문에 영향은 한정적이었다. 큰 문제가 된 사례라면 파시즘이나 나치즘 정도였던 거 같다. 하지만 유튜브와 SNS 시대에 이것들은 새로운 영향력을 얻고 있고 이런 걸 이용하는 자들도 너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지하철에서 윤석렬 석방을 외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보는데 예전에 교회 안 가면 지옥 간다를 외치는 분들과 행동 양태가 똑같다. 그냥 이상한 놈들, 이해가 안 가는 놈들이라고 치부하고 방치하기에 이런 것들이 만들어 내는 문제가 너무 커지고 있다. 왜 이런 비이성적 행태에 몰두하는지, 왜 인생을 투신하는지, 왜 자신의 가난을 타인의 부에 부여하는지, 왜 자진해서 싸우는지 등등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이런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고 분쇄하기 위한 실체적 연구가 필요하다.


2.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보다 법원 습격 및 파괴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3.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거, 구치소에서 뭐 먹는지, 어떤 대우를 받는지, 머그샷이 어떤지, 지난 비이성적 행태에 대한 조소 이런 거 아무 관심 없다. 굳이 보여줄 필요가 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뭔가 이상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법적 테두리 안에 있다면 그조차 인간으로 가지는 권리다. 사회 구조를 파괴하려 할 때, 그게 유력한 권위자가 일으켰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므로 뉴스 보도의 목표는 복수극이나 희화화를 통한 웃음거리 제공이 아니라 헌법적 질서가 무엇이고 그걸 바로 잡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50116

화제, 감경, 시도

1. 계엄 사태와 관련해 재빠르게 퇴직금을 신청한 몇 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양심도 없냐 뭐 그런 이야기도 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역시 돈 앞에서는 머리가 침착하게 돌아가는 건가 감탄이 좀 나오긴 한다. 사실 어느 정도 나이, 직위에 오른 사람이 회개를 한다든가, 생각을 바꾼다든가 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계엄을 일으켜 직장에서 짤리고 내란 혐의로 재판 혹은 피의자가 될 지도 모르는 와중에 퇴직금을 신청하는 건 일종의 세계관이다. 세간의 양심 같은 건 애초에 기준 안에 없고 앞에서 놀라거나, 욕을 하거나, 핀잔을 준다고 갑자기 기준이 들어서지 않는다. 그냥 그런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아마도 자연스러운 행동일 거다. 하지만 그런 만큼 죄에 대한 댓가를 정확하게 치루는 것 역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사과문, 반성의 기미 같은 걸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원래 그런 걸 쓰는 세계관인 사람만 쓰고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 의미도 없다. 사과문을 쓰다가 세상의 진리, 선, 양심 같은 걸 깨닫는 경우가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강요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그게 양형을 감경하는 사유가 되는 것 역시 반대한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문제는 위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아주 짜증나고 귀찮은 존재들이다. 특히 그런 사람이 상관이면 골치가 아파진다. 게다가 이런 이들은 윤리적 기준 따위는 없고 이익에 따라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고위직이 보기엔 이용하기 아주 좋다. 그러므로 직장 생활과 승진에 유리하다. 블라인드에서 이상한 소리 하는 이들 중 가짜 계정도 있겠지만 진짜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하는 데 이런 이들이 자리를 잡기 유리한 사회 구조라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건 사실 방법이 없고 위에서 이야기 했듯 교화나 개종도 거의 불가능하다. 어쩌다 정신을 차리는 사람이 있다면 환영 정도 가능하다. 그나마 희망을 찾자면 교육 과정에서 걸러내야 하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어릴 적에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강제적이고 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영 이상한 인간들에 대한 가차없는 낙제 제도에 찬성하는 마음이 있기는 하다. 이상한 놈들을 일찍 교화하고 걸러내야 한다. 그저 마음 편하고, 힘들고 어렵지 않는 교육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섣부르게 시도하기는 어렵다. 


2. 수영은 자꾸 이상한 동작을 유지하게 만든다. 온 몸이 아프다.


20250114

열정, 취약, 기억

1. 수영을 배우고 있다. 월수금과 화목이 있는데 3일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거 같아서 화목을 선택했다. 사실 가을부터 시도를 했는데 구청에서 운영하는 레포츠 센터 등록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계속 실패하다가 2025년 1월부터 다니게 되었다. 화목이 부담이 적긴 한데 화-목 사이의 텀에 비해 목-화 사이의 텀이 좀 너무 길다. 화토였으면 딱 좋았겠지만 그건 안되니 일요일 정도에 뭐라도 좀 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밤 8시 수업이다. 아침에 하면 좋다고 하고 그러면 시간 절약의 측면에서도 괜찮을 거 같지만 당장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더러 지나치게 건전하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하루를 산다는 건 그냥 아이디얼하게 남겨 놓는 게 좋을 거 같다. 밤 8시는 일 끝나고 저녁 먹고 가기에 딱 좋기는 하다. 다만 끝난 다음에 집에 들어오면 밤 10시고 이게 은근히 정리할 것들이 좀 있기는 하다.

등록의 어려움에 비해 사람들의 배움의 열정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 거 같은데 빠진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25미터 레인을 왔다갔다하는 타임이 많아진다. 너무 힘들다. 수영을 제대로 배우는 건 처음이라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사람 손들라고 해서 2명이 왕초보 과정부터 시작했는데 1명이 사라져 버리는 바람에 초보자 1, 2레인 중 더 초보자 1레인에서 혼자 킥판을 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초 동작을 익히는 단계라 체력이 문제지 배우는 거에 난도가 높지 않아서 아직 큰 어려움은 없는데 숨쉬기의 느낌이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종종 내가 숨을 쉬고 있었나? 폐 안에 산소가 모자라지 않나? 하는 등의 의문이 생기고 그러면 갑자기 숨이 막혀온다. 

그리고 귀에 물이 계속 들어오는 문제가 있다. 귀마개를 샀는데 그래도 들어온다. 어떻게 된겨... 구조적으로 잘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는 데 그런건가. 예전에 귀에 물 들어와서 염증 생겨서 며칠 아픈 적도 있고 또 몇 년 전에는 갑자기 고막에 물이 들어가서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적도 있는데 연관이 있는 거 같다. 사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귀에 물이 밀려오는 느낌이 약간 트라우마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운동도 완전 걸음마 단계를 지나고 나면 코어, 고관절, 엉덩이에 힘 쓰는 게 등장한다. 뭐든 그렇다. 여기에 햄스트링의 유연성을 더하면 내가 가장 취약한 부분들이다. 이 단계를 잘 넘어서야겠지.


2. 동작이 나쁘진 않다는 데 어깨가 아프다. 그 이유는 어깨를 이런 식으로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겠지...


3. 아무튼 뭔가를 배우는 건 재미있다. 특히 여태 모르던 몸을 쓰는 방식을 하나씩 배우고 익히는 게 흥미진진하다. 실로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다. 아무튼 귀에 물만 안들어오면 좋겠다.


4. 코스트코에서 웨더스 사탕 1kg짜리를 샀는데 하루 두 개씩은 꼭 먹는 거 같다. 음. 맛이 기억에서 사라질 정도에 먹는 게 딱 좋은 거 같은데 쉽지 않다.


5. 오랫동안 말해왔지만 언론의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 아무 이야기나 따옴표 안에 넣고 전달만 하면 그게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결국 지금의 사태 같은 걸 만들어 낸 원인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을 하고 세간의 생각과 다르게 정말 믿고 있다면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이래놓고 언론의 자유 같은 말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방통위나 언론중재위원회 같은 게 있기는 하지만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는 너무 많다. 독자의 비판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어그로와 광고비, 후원금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소용이 별로 없다. 아무튼 언론은 판단을 하고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언론의 자유란 그걸 하라는 이야기다.


판단, 여부, 버릇

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심판이 개시되었다. 5가지 쟁점이 있는데

△‘채해병·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점 
△12·3 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한 점 
△계엄 직후 당정 공동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점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를 방기한 점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점 등 5가지 탄핵소추

이렇게 5가지에다가 탄핵 정족수 (한덕수 주장 200명, 국회 주장 150명) 부분도 문제를 삼았다. 또 윤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냥 생각해 보자면 일단 추가적 사항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과 대통령 승계는 다른 이야기다. 즉 권한을 대행할 뿐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투표에 의해 선출된 사람도 아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생기면 대통령 권한을 수행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정족수에 대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건 헌재가 판단할 문제인 거 같은데 뭐가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 다만 왜 그렇게 나오는지에 대한 설명이 궁금하다.

윤 대통령보다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건 딱히 근거가 있나 싶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걸 우선시해야 하고 그러므로 대통령 쪽이 가장 중요하므로 먼저 처리되어야 한다고 할 거 같다. 이건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1명 부재를 우선시해 채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가지 쟁점을 보면 역시 대통령의 권한을 가진다고 하면 거부권 가능하고, 국정운영 구상도 가능하고, 후보 추천 의뢰 방기 역시 정치적인 사항일 거 같긴 하다. 하지만 역시 승계가 아니라 권한대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체로 현상 유지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역시 헌재가 결정할 부분이다.

계엄에 적극 가담한 점은 "비상계엄 관련 형사기록에 대한 ‘문서 송부촉탁’ 신청을 한다"를 두고 한덕수 측과 국회 측이 맞섰는데 헌재 쪽에서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면 내란 관련 수사기록을 보고 사실관계 파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이건 헌재 쪽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한 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갈릴 거 같다.

마지막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인데 이건 대통령에게도 없는 권한이다. 그러므로 헌정 질서 유지에 반하는 행동이라 생각된다.

법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이런 식으로 생각이 된다. 결과 나오면 비교해 봐야지...


2. 1의 결과는 대통령 권한 대행이라는 자리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정의를 만들어 줄 판례가 될 거다. 예를 들어 권한 대행의 탄핵 의결 정족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등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봐도 지금 권한 대행 최상목의 탄핵 의결 정족수, 거부권 행사 가능 여부, 헌재 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는 행위의 정당성 여부 등의 판단 기준이 된다. 


3. 대결을 할 때는 질질 끌면 안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단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지금 윤 지지자 쪽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무 이야기나 막 하면서 어그로를 끈다. 어그로에 대응하다가 아깝고 중요한 시간을 날려버리는 건 우리나라 진보 계열의 오래된 나쁜 버릇이다.

20250112

이후, 대처, 고리

1. 티빙에 해리 포터 시리즈가 올라와 있길래 2편을 잠깐 보다가 말았다. 1편은 예전에 TV에서 해주는 걸 봤던 거 같고 그 이후로는 본 게 없다. 아무튼 워낙 유명하니까 쭉 봐볼까 싶어 2편을 보다가 이제와서 해리 포터를 보는 게 의미가 있나 이런 류의 고민에 빠지면서 일단 멈췄다. 그냥 해리 포터 안 본 사람으로 사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하고.


2. 체포영장이 나온 지가 언젠데 아직도 세상은 그대로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무대행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일단 대통령이 내란의 주범인 상황에서 장관, 차관 순서로 정부가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게 되는데 정부 요인들이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니 사태를 수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입법부가 직무 대행을 맡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것도 고려해 볼 만 하지만 사실 대통령 - 여당이 일반적이고 지금 같은 여소야대가 예외적인 상황이다. 그러므로 대통령 유고시 입법부에서 행정부를 이끄는 것도 지금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이런 예외적인 상황을 대처할 방법이 잘 없는데 사실 투표를 잘 하면 되기 때문이다.


3. 제도 민주주의라는 건 끊임없는 노력과 비용에 의해 건재한다. 정상이 아니라는 분명한 시그널이 있음에도 누가 되든 어때, 이놈이나 저놈이나 라는 생각은 나이브하기 그지 없을 뿐이다.


4. 권위주의, 전제주의를 그리워하는 세력을 완전히 물리치는 건 아주 긴 시간이 걸린다. 어쨌든 특정 지역에서 공천을 받으면 자동으로 의원이 될 거다라는 생각이 건재하는 한 헛소리는 지속이 된다. 이 고리를 끊는 게 아마도 아주 큰 에너지가 소모될 가능성이 크다.


5. 야당이 분탕질, 가짜 뉴스에 취약하다는 걸 계속 드러낸다. A라는 명시된 길이 있는데 상대는 B라는 헛소리를 한다, 그럼 그걸 헛소리라는 이유로 방치한다, 언론은 B라는 헛소리를 확대 재생산하고 여론전 속에서 자리를 잡고 세력화 된다, 헛소리에 대한 대응을 하느라 A의 길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런 순서를 계속 따라간다. 이런 식으로 극우 유튜버, 커뮤니티, 사람들이 양산되었다. 강도를 당하면서 나는 잘못이 없고 나쁜 건 저쪽이니까 당당하다 같은 생각은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을 뿐더러 약점이 많다. 또한 희생자를 양산하고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저 놈이 나쁜 놈이야라고 계속 말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게 희생자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주기도 어렵고 피곤함을 덜어주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같이 헛소리로 분탕질을 할 수는 없다. 빠른 버적, 정치적 대응, 과감한 결단, 자신이 옳다고 해도 희생자를 만들지 않기 위한 체계가 필요하다. 물론 야당이 움직일 수 있는 권력 기관이 없다는 문제가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둘 수는 없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긴밀한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


20250109

기대, 발각, 감상

1. 공수처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가 체포 시도 5시간 만의 철수가 윤 혐의자가 거기 없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라는 추리를 봤다. 그렇다면 당시의 상황이 약간 이해는 된다. 새로 연장한 체포영장에서 수색의 범위를 넓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 추측에 보강이 된다. 물론 그때 합참 벙커 쪽으로 도망갔다는 뉴스가 이후 나왔고 그것 때문에 넓힌 걸 수도 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공수처에 대한 기대가 0이었다가 2쯤(100점 만점)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공수처가 이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공은 검찰로 넘어가고 그렇게 되면 검찰 개혁은 또 훌쩍 멀리 가버린다. 공수처가 처리하고 특검이 그걸 받아서 기소하는 식이 되어야 하는데 특검안이 재의결도 안됐고 다시 발의를 했으니 나올라면 한참 걸린다. 또 거부하고 재의결하고 어쩌구 하면 시간은 더 늘어질 수 있다. 


2. 벙커는 독재자의 말로 이미지가 강한데 아무래도 히틀러 때문일 거다. 카다피의 경우 시위가 확산되고 코너에 몰리자 내전을 선택했는데(리비아를 되찾지 못하느니 리비아를 소말리아처럼 만들겠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녹음된 목소리, 녹화 방송으로만 나와서 어디에 있는거냐 하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카다피는 여러 곳에다가 군사 진지와 벙커를 구축해 놓아서 그쪽에 숨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반군이 나토의 지원을 본격적으로 받으면서 수도 등이 함락되고 아내와 아이 등은 알제리 쪽으로 도주했는데 카다피는 고향인 시르테로 숨어들었다. 여기서 발각되어 도주하다가 시민군에게 붙잡힌다. 


3. 이외에 일본 스파이(예를 들어 공안조사청?) 개입설 뭐 이런 이야기도 봤다. 이것도 결과적으로 보면 비상 계엄 선포측 쪽에 하도 일본 이득을 우선하는 이들이 많고 자금 받았다는 설도 많아서 설득력이 약간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정말 그랬다면 실패 즉시 김태효를 없애러 나섰겠지. 현 상황에서는 뭐 깊게 생각해 볼 만한 가치는 없는 듯. 하지만 이렇게 배후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는 도피자 윤이 과연 그럴 능력이? 이런 의심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4. 티빙에 원경이라는 드라마가 올라와 있길래 잠깐 봤다. tvn은 우씨왕후에 이어 다시 왕을 만든 왕후 이야기를 드라마화 했다. 우씨왕후는 고국천왕의 부인으로 형사취수제로 산상왕을 왕으로 만들고 왕후가 되었다. 원경왕후는 이방원의 부인으로 왕자의 난에 활약하며 태종 즉위에 큰 역할을 했다. 이 길을 개척해 보는 건가. 조금 보다가 피곤해서 관뒀기 때문에 감상은 없음. 한꺼번에 다 올라온 건 아니고 2회인가 올라와 있다.


5. 그로밋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볼까 생각 중이다. 


6. 오늘은 매우 춥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핫팩을 챙겼다. 모든 겨울 외투의 목 부분에 핫팩 주머니가 있으면 좋겠다. 그 자리가 제일 좋은데 파스형 말고는 어렵다. 


7. 화요일 수영 수업 때 종아리에 쥐가 심하게 났는데 아직도 아프다. 오후에 수영 배우러 가야 하는데.

20250108

엉망, 영향, 편향

1. 수영을 배우고 있다. 아직 킥보드 신세를 면하지는 못하고 발차기랑 숨쉬기 기초만 하고 있는데 이상한 점은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쓰지도 않는 팔이 아프다는 거. 이유를 잘 모르겠음. 현재 수영 교습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다리에 쥐가 계속 난다는 거다. 발가락, 종아리가 번갈아가면서 남. 그리고 허벅지를 써야 한다는데 허벅지는 멀쩡하다. 엉망이구만.


2. 오징어 게임 1은 봤지만 2는 안 봤다. 넷플릭스를 구독해도 안 볼 듯 싶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고 감독 등이 인터뷰 같은 걸 많이 하니까 기사를 접하게는 된다. 보고 있으면 뭐랄까... 약간 중동의 석유 갑부 나라 같다. 인권 의식은 중세 쯤에 머물러 있는 거 같은데 갑자기 석유가 나와서 갑부가 되고 발언권이 커졌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세상에 도움도 안되고, 심지어 핀트도 벗어나 있지만 돈이 워낙 많으니 전 세계에 들린다.


3. 사실 싫다고 안 보는 건 문제가 좀 있다.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듣지 않고 피하면서 살면 어쨌든 편향적 세계관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고 모두 다 챙겨보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모두 다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긴 하다. 물론 중용, 중립 이런 생각에는 반대하는 편이다. 인간은 혼자 중립을 가질 수 없다. 각자가 의견이 있고 그런 의견들이 모여 중립이 만들어지는 거다. 각자의 의견을 더 튼튼하게 만들고 이런 것들이 부딪치는 걸 조화롭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는 성장할 수록 더 정교해진다. 그런 걸 왜 혼자 하려고 해. 물론 적어도 중립이 아니면 죽임을 당했던 우리의 과거가 있으니 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세상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사는 요령을 가지기 위해 사회를 구성하고 정치를 만들어 내는 몇 천 년의 노력이 있었고 우리 사회도 꽤 성숙해 가고 있으니 이제는 슬슬 다음 단계로 나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 아직은 어려운 거 같다. 


4. 수영을 갈 때는 옷을 좀 간편하게 입어야 한다. 탈의실 사물함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추운 날 입고 있는 옷을 다 넣어 두기에 약간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러면 하루 종일 춥다. 이게 딜레마다. 약간 다행인 건 갈 때는 추운데 끝나고 올 때는 운동을 하고 뜨거운 물로 씻은 이후라 그나마 좀 낫다는 거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끝나고 집에 오는 데 50분 정도가 걸린다. 좀 많이 멀기는 하다.


5. 제도 민주주의에 대해 약간의 불신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이고 약육강식이 본능이다. 민주주의는 사회 유지와 존속을 위해 이를 거스르는 제도이기 때문에 각자가, 사회가 꽤 많은 노력을 쏟아야 유지가 된다. 그렇지만 이게 더 많은 이들의 안녕과 생존에 도움이 되고 이렇게 확보된 사회 구성원을 가지는 게 궁극적으로는 사회 유지에 더 이득이기 때문에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 유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사회화가 필요하고 어릴 적부터 거의 본능에 가깝게 튀어나올 수 있게 교육하고 훈련해야 한다. 이 교육에 드는 비용은 기본적인 상식과 체계를 배우는 의무 교육 안에 흡수해 놓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커지는 빈부의 격차, 직업의 격차 등이 교육의 목적을 사회에 진출했을 때 더 나은 입지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도록 만들다 보니 고도의 사회화 부문이 점점 도외시 된다. 결국 제도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비용은 사회와 개인으로 전이되고 누구도 그 비용을 감당하려 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일단은 복지 제도의 확충으로 사람들이 사는 데 별 무리가 없게 만드는 거다. 적어도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만드는 여유가 사회를 더 풍족하게 만들 수 있다. 그를 위한 세금 제도의 확충도 필요하다. 복지 제도를 원활히 돌리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커지는 빈부의 격차, 직업의 격차 문제도 감당이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뭐 세세한 부분들은 아주 복잡한 문제가 많고 말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


20250107

설마는 위험하다

권력자에 의한 친위 쿠테타가 발생했을 때 내전이 벌어지지 않고 마무리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쿠테타를 일으킨 쪽이 A, 반대 세력이 B라고 한다면 A의 경우 친위 쿠테타를 일으킨 것부터 반헌적 행동을 한 거기 때문에 이미 위법이고 뭐고 없다. A가 군경의 지휘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B는 무장 세력이 없다. 만약에 B에 동조하는 무장세력이 있다면 그게 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B의 경우 헌법 질서 테두리 안에서 진행해 나가기가 매우 까다롭다. 

위에서 말했듯 A는 이미 위법의 단계를 넘어서 있고 뭐가 어떻게 되든 별로 상관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때 3권 분리의 측면에서 국회에 탄핵 소추권이 있는데 대통령이 의회 해산권이 없다는 건 발란스가 좀 안 맞지 않나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이번 사태를 보면 만약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이 있었다면 레지스탕스 구성 후 내전 돌입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을 거다. 

반대 방향으로 만약 여당이 군대와 결합하는 그림도 생각해 볼 수는 있고 그렇다면 의회에 의한 쿠테타일거다. 즉 2/3을 장악하고 있는 여당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의회 독제형 국가를 만드는 방법이 있긴 할텐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고 권력 기관이 입법부인 중국만 봐도 알 수 있듯 이런 류의 의회는 실질적으로 보면 거수기 역할을 벗어나기 어렵다. 

아무튼 B가 A를 헌법 질서 안에 가둬놓고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력을 잠재울 방법이 필요하다. 예컨대 B가 친위 쿠테타에 반대하는 군부 세력의 시국 선언 같은 걸 이끌어 내는 방법이 있겠다. 하지만 이건 핵우산 같은 거라 만약 실제적 충돌이 있을 때 B에 동조하는 군부가 A와의 전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문제다. 이걸 잘 이용해 먹은 경우 중 하나가 전두환의 쿠테타였다. 

정부가 친위 쿠테타에 개입된 경우 B가 주도해 임시 정부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건 헌법의 테두리 바깥이고 일종의 혁명으로 새 공화국의 탄생을 의미한다. 임시 정부를 만들어 친위 쿠테타 세력을 몰아내는 거 까진 할 수 있겠지만 그 다음의 빈 공간과 논공행상을 두고 암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너무 크다. 이런 경우도 개발도상국에서 비일비재하다. 

아무튼 우리를 보면 지금 가는 길이 거의 외길이라 할 수 있을 거 같긴 하다. 느리긴 하고, 그 느림이 위법 세력에게 주는 기회들이 만드는 위험성이 매우 크고 위태롭긴 한데 이걸 완전히 수습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만약 위법 세력의 실제적 공격이 이뤄진다면 결국은 내전으로 가는 길 밖에 없는 거 같다. 요즘 같은 시기에 설마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20250102

장르, 새해, 궁금

1. 오래간 만에 구남이 노래부르는 걸 봤고 그런 김에 몇 가지 찾아보다가 향니라는 그룹을 알게 되어 듣게 되었다. 구남 공연에서 열심히 탬버린을 두드리던 이지향이라는 분이 하고 있는 밴드다.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있다가 뭐랄까 한국 인디가 가지는 어떤 장르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아무튼 유튜브 뮤직의 알고리즘으로 올림피아, 윤지영, 네스티요나 등등을 계속 듣고 있다. 흘러지나갈 테고 무엇인가는 기억을 하고 무엇인가는 잊게 되겠지. 

2. 이거 말고 클래식 올드 블루스, 시카고 블루스 이런 것도 듣고 있다. 책 읽거나 멍하니 가만히 있을 때 틀어놓으면 좋음.

3. 그러고보니 2025년이다.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 2025년에는 더욱 즐거우시길.

4. 현대문학 최근호를 하나 받았다. 문예지, 한국문학, 소설, 시... 이런 걸 읽으면서 올라오는 특유의 기분이 있는데 그런 걸 실로 오래간 만에 다시 느끼고 있다. 좋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불쾌하고 싫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무튼 많은 이들이 소설과 시를 쓰는 데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한강의 노벨상 당선이 그런 인구를 늘리는데 기여할까? 그것도 약간 궁금하다. 

5. 오늘부터 수영 강습을 듣는다. 2025년을 수영으로 시작하는 건 나쁘진 않군. 부디 별 일 없이 잘 해나가서 올 한 해 내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시즌, 반대, 별로

1. 벚꽃 시즌이다. 작년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요새 벚꽃 시즌에는 비가 꽤 내린다. 오늘은 황사 미세먼지 비가 내릴 예정. 2. 다음 정권 때는 어쨌든 개헌 여부가 투표에 붙여질 거 같다. 이게 삼권 분립에 기반한 제도 민주주의의 딜레마? 문제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