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5

수동, 아싸, 연속

1. 인터넷에서 수영 강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그럴 때 자주 보는 게 빌런 이야기다. 수영장 빌런, 양아치 강사, 텃세 등등. 다행히 아직 그렇게 심각한 정신적 타격을 주는 빌런을 만나본 적은 없다. 자유 수영 갔다가 사람 많으면 대체적으로 수동적 자세로 임하는 편이고, 강사는 두 명을 겪었는데 아주 잘 가르치는 거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방치형도 아닌 적당한 느낌이다. 텃세는 밤 시간대인지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고. 샤워장 자리 맡기가 신경이 좀 쓰일 때가 있는데 그래도 다니는 곳 샤워장이 넓은 편이라 심각하진 않다. 또 샤워장에서는 수영 배우는 사람들보다 검도, 라켓볼 이쪽이 더 요란한 느낌이 있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우선 수영이 다른 운동에 비해 좀 저렴한 편이다. 시도에서 운영하는 시설의 경우 강습료가 낮다. 좀 다녀보니까 딱 두 배 정도 더 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오늘은 꼭 가고 싶은 데 할 때 못 갈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고인물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건 다른 운동도 비슷할 거 같고 러닝, 등산 이런 건 싸게 하려면 더 싸다. 

그러면 뭐가 가장 큰 차이일까 생각해 보면 수영은 굉장한 아싸의 운동인 거 같다. 뭔가 해보려는 게 아니면 팀도 경쟁도 없어도 되는 종목이라 혼자 하는 게 아무 부담이 없다. 수모에 수경에 수영복이라 변장도 되어 있어서 바깥에서 보면 그냥 낯이 익다 아니다 정도로 정확히 구분도 잘 안된다. 뭐 사람 사는 곳이고 일주일에 몇 번씩 보니 적당한 친목이 유지되는 데 I들이 모여있으면 그중 하나가 E를 연기하는 뭐 그런 분위기랄까.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게중에 주변파괴적 I 빌런이 존재하고 그런 이들이 종종 운동을 해볼까 하고 수영장에 입장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파워가 상당하기 때문에 수영장과 관련된 어두운 이야기들이 많은 게 아닐까 싶다. 

그건 그렇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유 수영 때 내가 약간 빌런이었을 수도 있다. 나름 눈치 본다고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움직이긴 하지만 이 안에서의 질서가 나름 확고하기 때문에 저 놈은 왜 지금 출발하지, 저 놈은 왜 출발 안하지 뭐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수도... 근데 뭐 타인의 주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절대 원칙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움직이면 큰 문제는 없는 거 같다.


2. 날이 매우 덥다. 37도, 38도 정도 올라가고 햇빛도 아주 뜨겁다. 다만 아직 습도가 예년의 찜통 더위 수준으로 올라가 있지 않기 때문에 저녁 바람에 오직 온기만 있는 정도는 아니다. 진짜 찜통 더위 때는 보통 바람이 불어봤자 순대국 집 옆 환풍기 느낌이 난다. 그런 바람이 불 때마다 예전에 허리우드 극장 갈 때 탑골공원과 낙원상가 사이 순대국집과 돼지국밥집 옆 좁은 길 지나치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아직 본격 더위가 시작도 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마음 한 편에 있다. 7월 25일이니까 8월 23일 처서 때까지만 생각해 봐도 미친 더위가 오기에 아직 여유가 있다. 다음 주에 한반도 멀리서 태풍 두 개가 영향을 미칠 거라는 데 그게 부디 별 문제없이 지나가면 좋겠다. 


3. 무쇠소녀단 시즌 2는 복싱을 하고 있다. 복싱이란 건 보고만 있어도 힘들어.


4. 도서관과 교내 식당이 혹서기 휴가라 운영하는 곳이 별로 없다. 점심을 편의점과 한솥을 돌아가면서 먹었는데 그건 정말 안되겠더만. 특히 편의점 도시락 이틀 연속은 피해야 한다. 


5. 민생회복 지원금을 받았는데 이틀 동안 쓴 곳이 강아지 약, 내 약, 내 병원 검사비다. 사는 게 뭐 이래... 아무튼 피 뽑는 거, 주사 이런 건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익숙해지지가 않아. 수영모자를 하나 사고 싶은데 어디가 되는 지 잘 모르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피곤, 시합, 용어

1. 어제는 덥긴 했지만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린 탓인지 선선한 바람도 불고 공기도 맑고 그랬다. 오후 4시 정도까지는 평화로운 날이었는데 그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아무튼 버스를 3회 정도 타게 되었는데 매번 10분씩 기다렸고 선선한 바람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