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9

변화, 죄송, 수집

1. 날씨의 변화무쌍함이 굉장하다. 갑자기 폭우가 내리다 덥고, 으슬으슬하고, 강풍이 불고, 하천이 잠기고 난리통이다. 얼마 전에는 방수 장화를 신었지만 그 위로 다 젖어버리고 바지 - 양말 루트를 따라 물이 들어가서 편의점에서 양말을 사기도 했다. 발이 젖으면 HP가 실시간으로 감소한다. 그래도 서울은 괜찮은 편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내일부터는 찜통 더위라고 한다. 장마 혹은 유사 장마가 끝나고 진짜 여름이 시작되는 듯.


2. 집에 날파리가 너무 많아서 대대적인 소독에 들어갔다. 바빠서 2주 정도 방치했더니 엉망이 되었다.


3. 접영은 이제 어느 정도 된다. 세부 동작의 완성도는 미흡하지만 리듬만 맞추면 슉슉 나간다. 체력이 문제. 평영은 여전히 엉망이다. 발차기가 왜 앞으로 나가는지, 손동작이 왜 위로 올라오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으니 어디를 개선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형, 배영, 접영은 배운 것들을 서로 호환, 응용해서 쓸 수 있는데 평영에는 어떻게 가져다 붙여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언젠간 알겠지... 세상 수십 억 명의 인류가 평영을 했으니까...


4. 챗GPT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죄송합니다 같다. 아니지 않아? 죄송합니다, 이거 틀렸잖아? 죄송합니다. 며칠 전에는 드럭이 압구정동에 있었다는 소리를 하길래 내가 뭔가 모르는 게 있었나 했다. 결론은 죄송합니다. 이 과정이 좀 신기한데 : 1990년대 압구정동 패션 문화 이야기를 좀 해달라고 했더니


압구정동에 드럭스토어 문화가 있었다 - 드럭스토어는 약국이나 편의점이 아니라 패션, 음악 복합 공간이다 - 실제로 드럭이라는 복합 문화 카페가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 이런 이름이 붙은 건 드럭스토어처럼 여러가지를 파는 공간이라는 의미와 힙스터 감성의 결합이다 - 나이키, 팀버랜드, FUBU 같은 브랜드들이 드럭스토어를 통해 퍼져 나갔다

하지만 여기서 압구정에 드럭이라는 카페가 있었냐고 묻자 실제로 있었던 건 아니고 90년대 압구정 일대 분위기를 묘사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래서 드럭 홍대에 있던 거 아니냐고 했더니 사실 드럭 감성은 1990년대 압구정이 아니라 홍대 문화를 가리키는 거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당시 압구정 문화를 드럭 감성이라고 표현한 언론은 있었다고 하길래 찾아달라고 했더니 그런 거 없다고 또 말을 바꿨다.

그러고 한참을 따졌는데 결론은 "그 표현은 제가 만든 이야기입니다."

가만히 보면 미국, 압구정동, 홍대 사이에서 뭔가가 혼재되었는데 믹서기에 넣어 돌려버린 상태라 분리가 되질 않는다. 그리고 막 지어내 놓고 그거 아니지 않냐고 하면 조목조목 사과는 잘한다.


근데 진짜 문제는 뭐냐면 아무리 봐도 이런 걸 통해서 정보 수집을 하는 거 같다는 거다. 그러니까 맨날 잘 못하는 영상 보여줘서 속터지게 하는 모바일 게임 광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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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씨의 변화무쌍함이 굉장하다. 갑자기 폭우가 내리다 덥고, 으슬으슬하고, 강풍이 불고, 하천이 잠기고 난리통이다. 얼마 전에는 방수 장화를 신었지만 그 위로 다 젖어버리고 바지 - 양말 루트를 따라 물이 들어가서 편의점에서 양말을 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