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8

결제, 필연, 이해

1. 판타스틱4를 봤다. 이 영화의 이해가 잘 안 가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대체 어떤 이유로 누가 제작 결제 사인을 했냐 하는 거다. 이게 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좀 있음. 아무튼 갤럭투스가 좀 웃겼는데 하는 짓이 고질라야. 판타스틱4의 세상은 어느 부분은 매우 발전해 있고, 어떤 부분은 매우 발전이 더딘(예를 들어 개인형 우주선과 브라운관 TV가 함께 존재한다)해 있는 레트로한 미래 광경이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흥미롭긴 했다.


2. 어느 부분의 지나친 발전과 어느 부분은 발전이 더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예를 들어 워해머 같은 시리즈에서 매우 발전된 과학 기술 기반의 기계교 같은 게 있는 상황 + AI의 반란을 한차례 거친 덕분에 AI를 사용하지 않음, 이런 것들이 결합해 우주 전쟁이 벌어지고 건담 같은 로봇이 전투를 벌이면서도 서류 결제는 취합해 손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역이 은하계고 인구가 수 조 단위 측정 불가인데 전쟁 계시 서류 결제를 받아야 해. 이런 비능률이 여러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게 워해머 세계관의 주요 포인트이긴 하다. 이렇게 보면 각자 역사에서 무슨 계기가 있어서 어디는 빨리 발전하고 어디는 더디고 이런 일은 충분히 가능할 거 같긴 하다. 우리의 현재 모습이 필연적인 결과, 즉 다시 반복되어도 지금의 모습일까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을테니까.


3. 판타스틱4의 갤럭투스는 끊임없이 배가 고프다는 동기가 있다. 당뇨, 로하드 증후군 뭐든 아무튼 이놈은 배가 고프고 그래서 행성을 먹어치운다. 그러다 지구가 목표가 되었다. 뭐 어쨌든 이 세계관 안에서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워해머에서 벌어지고 있는 끊임없는 전투는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중국도 춘추시대, 전국시대를 지나면서 아마도 이렇게 하다간 다 멸망하겠군 싶은 생각도 통일의 원인이 조금은 되었을 거다. 워해머의 기반이 되었던 듄은 전쟁의 시작을 다루고 그러다가 너무 많이 죽으니까 거기서도 질려서 반항의 기운이 나오기 시작한다. 스타십 트루퍼스는 우주 벌레들하고 싸우는 거니까 역시 협상도 안되고 이해도 된다. 이런 우주 벌레들이 최첨단 무기를 획득했을 때 일어나는 일은 헤일로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워해머는 그냥 주구장창 꿈도 희망도 없는 계속되는 전쟁 중이다. 우주 괴물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충분히 협상이 가능할 거 같은 지성체들과도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 들이다. 케이어스 어쩌구 해도 걔네도 계속 다 죽으면 무소용 아닐까. 아무튼 전형적인 광신도, 흑백논리, 근본주의라 할 수 있긴 하다.

이런 점 때문에 워해머의 끝없는 전쟁 지속 상황이 그렇게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쿠르츠게작트의 개미 전쟁을 봤다(링크). 따지고 보면 지구 위의 개미들과 워해머 은하 위 인류 등 대치 상황은 비슷한 점이 있는데, 지구 위 개미 총 합이 50경~1000경 마리로 추산된다고 하니(위키피디아) 워해머 인류 인구보다 많은 듯 싶고, 그런 개미 들은 1억 1천만년 전 생겨난 이후 지구 위에서 끝도 없는 서로 살육 전쟁 중이다. 뭐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는 데 굳이 그거 말고도 먹을 거 꽤 많지 않을까. 그냥 보이면 서로 죽이고 있음.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4. 개미 전쟁을 보고 찾아봤더니 개미와 벌은 둘 다 벌목에 속해있다. 목 이름이 벌이라는 점에서 예상 가능하듯 벌 쪽이 먼저 생겨나서 백악기 중반에 꿀벌과 비슷한 조상에서 분화했다고 한다. 아무튼 이번 이야기의 결론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각자 작품의 세계관에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다. 그렇다고해서 그게 매력적이거나 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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