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2

SIN CITY를 보다

프랭크 밀러의 만화 신 시티는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본 적이 있다. 만화의 경우 편집, 그러니까 그림 사이의 텀에 민감한 편이다. 리듬감이 몸에 잘 익는 만화들이 있고, 아무리 봐도 낯선 만화들이 있다. 이건 버릇인데,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나 음악에서나 그런 걸 빨리 찾아내려고 하고, 익숙해지려고 한다.

예전에 장정일이 진짜로 소설을 읽는다는 건 하루 밤 새에 몰두해서 읽어 치우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리듬이 몸에 익고, 아직 남아있을 때 해치워야하고, 늘어지면 무슨 이야기인지도 잘 모르고 아무 것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에 이것 저것 보는 건 잘 못한다.

미국 만화책 같은 건, 리듬감이 참 어렵다. 영 어색하다. 특히 슈퍼맨, 배트맨 같은 액션물의 경우 굉장히 화려하지만, 이야기가 눈에 잘 들어오지가 않는다. 신 시티도 비슷했다. 보고, 또 보고, 자꾸 보고 해도 이게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하면서 자꾸 앞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어제 본 건 만화는 아니고 영화다. 이제 영화는 그만 봐야지, 해놓고 밤에 역시 잠이 안 오는 구나 하면서 뒤적거리다가 뒤끝이 없을 거 같은 기분에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브리태니 머피를 꽤 좋아한다.

로드리게즈는 영화 자체도 미국 만화처럼 띄엄 띄엄한 경향이 있다. 퀀틴은 차곡차곡 하진 않아도 배치가 세심한데, 그런 것도 없다. 보고 있으면 뭉텅, 뭉텅, 뭉텅이 계속되는 기분이다. 그냥 평범하게 영화화 했어도 로드리게즈가 했으면 아마 만화같은 기분이 들었을 거 같은데, 이건 그냥 아예 만화처럼 만들어 버렸다. 나쁘지 않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을 안 봤는데 이거나 볼까 싶다. 이런 건 불꺼진 방에서 혼자 보면 바보같기는 한데. 블러드 심플이나 허드서커 프록시, 레이디 킬러 같은 걸 다시 보고 싶은 생각도 조금 있다. 이거 리스트가 너무 길어지기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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