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0

Resident Evil : Afterlife를 보다

레지던트 이블 : 애프터라이프(2010)을 보다. 이건 뭐, 정으로 계속 보는 거다. 맨 마지막에 Sienna Guillory가 잠깐 등장하면서 다음편을 예고하며 끝이나는데, 2012년 9월 14일 개봉 예정인 Resident Evil : Retribution에서 아마 시에나가 정신을 차리고 앨리스랑 같이 좀비를 때려 부수는 식으로 전개될 거 같다. 다음 편도 감독은 폴 W.S 앤더슨이다.

공포 영화는 잘 안 보는 편인데 좀비물은 그닥 거부감이 없다. 뭐 물려봐야 좀비 되는 거고, 그러면 꾸웩 꾸웩 소리나 지르면서 돌아다니다가 머리 날라가면 또 죽는 거고. 생과 사 사이에 중간 단계가 있다는 안락함이랄까, 안정감이랄까.

Afterlife는 의외로 좀비와의 싸움이 별로 없다. 어쨋든 앨리스가 다시 인간이 되었으니 눈 반짝하면 다 날라가고 이런 건 이제 못보게 될 거 같아 아쉽다.

 

이 이야기는 그만 하고, 어제 구로사와 아키라 '란'에서 쓸려다가 빼먹은 이야기나 하나 해보자면

4. 역사물 전투신을 보면 속절없이 끌려와 뭐가 뭔지 모르고 죽어가는 수많은 병사들이 나온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 시절에 태어났다면 저 속에서 뭔지도 모르고 우왕 좌왕하다가 창에나 찔리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삼국지 같은 소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삼국지도 결국은 엄한 인간들이 대의가 어쩌구 떠드는 덕분에 수백만 씩 되는 백성들이나 죽어가는 이야기다.

이상하게 현대물에서는 그런 감정이 약간은 덜한데(없는 건 아니지만) 시대극에서는 훨씬 심하다. 농사나 짓다가 아무 것도 모르고 끌려온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가.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내가 이리 못사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사극에서도 그렇고, 드라마에서도 가끔 나오는데 역시 속절없이 끌려가 온갖 고생은 날로 하다가 죽어가는 말들이 잔뜩 등장한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란'에서 말을 1,000마리인가 공수했다는데 초원이고 강이고 여튼 고생은 직싸게 한다.

여튼 말이라는 동물은 무슨 천형을 지었길래 그리 고생 중인지 마음이 아프다. 남 좋으라고 하루밤 1,000리씩 뛰고, 항우는 자기나 죽지 말은 왜 죽이는 거고, 김유신도 지가 잘못해놓고 말 탓이나 하고. 더구나 말은 유난히 슬프게 생겼다.

원당에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말 목장이 있는데 거기에 말의 하루 일과가 그림으로 나와있다.
6~8시간 : 서서 쉬기
1시간 : 누워서 쉬기
30분 : 물 마시기
나머지 : 배회하며 풀 뜯기

이렇게 아무 것도 하기 싫어하는 평화로운 애들을 그 고생을 시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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