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5

직설적 인용

아스톤 마틴이라는 자동차 회사가 있다. 1913년에 영국 위릭셔의 Gaydon이라는 동네에서 시작했다. 제임스 본드가 타던 자동차답게 랜드로버, 재규어, 롤스 로이스 등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였는데 시간이 흘러흘러 영국의 자동차는 세계로 팔려나갔고 아스톤 마틴도 Ford에 팔렸다. 세월이 또 흘러 유럽 자동차 회사를 신나게 사들이던 포드도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회사들을 팔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던건지 어쨋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스톤 마틴은 영국의 Prodrive라는 회사가 사들이면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다. Prodrive는 David Richards라는 모터 스포츠계에서 잔뼈가 굵은 아저씨의 개인 기업이다. 여튼 그 덕분에 영국 귀족들은 아무 문제없이 아스톤 마틴을 신나게 탈 수 있게 되고 어쩌고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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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눈에 딱 들어오는 건 저 앞 부분의 그릴이다. 아주 아주 초기에는 저렇게 생기지 않았었는데 어느 때인가부터(대략 50년대, 추적하기 귀찮다) 저런 아래가 넓은 형태의 그릴 모습을 하고 있다.

두 번째 빨간 거 참 예쁘네. 두번째 차는 1961년형 DB4 GT다.

이에 비해 로고는 날개를 핀 새 모양으로 좀 넙적하기는 하지만 그릴과 반대인 역 삼각형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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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DB9, 아래는 뱅퀴시. 그냥 봐도 절대 싸구려는 아닌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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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초기는 뭐, 다들 그러하듯이.

 

아스톤 마틴 이름을 붙인 오피스용/가정용 가구가 만들어졌고, 역시나 저 그릴 형태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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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는 푸시 버튼으로 서랍이 열리고, 자동차 인테리어와 거의 비슷한 느낌의 가죽, 알루미늄 등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지나치게 직설적이다. 대놓고 아스톤 마틴이다. 이렇게 티가 나면 사실 좀 재미가 없다.

아스톤 마틴이라는 회사가 좀 재밌는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둔탁하니 돈 자랑 일변의 컨셉을 걷는 걸 보니 살짝 안타깝다. 이것은 마치..

뭐 이렇게 말해봐야 저 가구를 사는 사람들은 자랑질 하기도 좋고, 괜찮을 지도 모른다. 아니 괜찮을 거다. 훌륭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고, 매우 고급스러운 재료들이 그 의식에 부흥한다. 놀리는 게 아니다. 놀릴 게 뭐 있나.

고매한 취향 따위를 늘어놓으려는 게 아니라 저 가구를 좀 더 폼나고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그.. 뭔가 잘 모르겠는데 딱 보자마자 화려해 보이진 않지만 이건 엄청 좋은 건가보구나 하는 느낌을 속 깊은 데서부터 풍겨오르게 만드는 포스랄까 뭐 그런 것들을.

돈만 많다면 나도 당장 달려가 (저 괴상한 가구는 모르겠지만) 1961년형 아스톤 마틴 DB4 Zagato를 구입할 거다(찾아보니 오리지널은 옥션 거래가 대략 10~20억, 레플리카는 이거보다는 좀 싸다). 앗싸리 어화 둥둥 즐거운 세상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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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보트도 내 놓을 생각이 있는데(위 사진은 컨셉이다) 창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 모양에 나름 집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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