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0

히치하이커's 가이드 투 더 갤럭시를 보다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이하 히치하이커) 영화를 봤다. 이 이야기는 나름 인연이 있는데 먼저 영문본 책으로 읽다가 안되겠다 싶어 관두고 도서관/교보문고를 왔다 갔다 하며 번역본을 다 읽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영문본으로 가서 쉬엄쉬엄 다 읽었다. 정독이라기 보다는 '읽었다'라는 도 닦는 거 비슷한 행위 정도를 오랜 시간에 걸쳐 했다고 보는 게 옳다. 사실 별로 좋아하는 이야기도 아닌데 어쨋든 길고 쉽게 읽히니까 마주치면 보게 된다.

어쨋든 그러다가 영화를 봤다. 1978년에 BBC 라디오 시리즈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1979년부터 소설로 나왔다. 영상 버전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하나는 역시 BBC에서 6부작으로 방영된 텔레비전 시리즈로 1981년에 나왔다. DVD로도 나왔는데 포스터는 이 쪽이 더 그럴 듯하다. 이 시리즈는 나중에 PBS를 통해 미국에서 방송되었다.

1

그리고 또 하나는 2005년에 Garth Jennings가 감독한 영화 버전. 이게 어제 본 거다.

아서 덴트 역을 맡은 Martin Freeman은 잘 모르는 사람인데 영국 햄프셔 출신으로 The Office, Hot Puzz, Nightwatching 같은 영국 드라마, BBC 역사물, 영화 등에 나온 바 있단다.

트리시아 역은 Zooey Deschanel. LA 출신의 미국인. 분명 이 사람을 어디서 봤는데 그게 어디었지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안 나서 끝나고 찾아봤다. 예전에 케이블 TV에서 The Happening이라고 나무들이 호르몬 같은 걸 내뿜어서 사람들이 집단 자살하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서 봤다. 거기서 세상 망해가는 데 남편이랑 싸우고 슬퍼하고 뭐 이런 역할. 뭘 보고 있는 지 모르겠는 눈동자 색이 매력적. 이 분은 She&Him이라는 컨츄리/포크 풍의 인디 밴드도 하고 있다. 곡들 나쁘지 않음. http://www.sheandhim.com/

포드 역은 Mos Def. 뉴욕 출신의 미국인. 이런 저런 TV 미니 시리즈나 영화에 많이 나왔고 이탈리안 잡에서 한쪽 귀 안들리던 사람이다. 착하게 생겼다.

마지막으로 자포드 역에 Sam Rockwell. 미녀 삼총사에서 악당 대장인가로 나왔던 사람이다.

이외에 눈에 띄는 건 잠깐 나온 존 말코비치 / 우울증 걸린 로보트 마빈의 목소리를 알란 릭맨이 했는데(그 로보트랑 Deep Thought랑 합치면 안드로이드 로고랑 비슷한 모양 나올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알란 릭맨은 해리 포터에서 맨날 까만 옷 입고 있는 우중충한 마법사 선생 역 한 사람이다 / 그리고 BBC 버전에서 아서 덴트 역을 사이먼 존스가 했었는데 우주선이 마그라테아 도착했을 때 휴가라고 말했다가 핵폭탄 쏘는 3D 영상 아저씨 역할로 까메오 출연했다.

재밌는 것 중 하나는 거대한 컴퓨터 딥 쏘트에 애플 로고가 붙어있다는 거. 잘 보이진 않는다. 오른쪽 위.

1561.full

 

마빈은 BBC 버전과는 극적으로 다르게 생겼다.

marvin (1)A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왼쪽이 BBC, 오른쪽이 영화.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에 시작할 때 돌고래 이야기 나오는 뮤지컬 풍 합창곡을 들으면서 아, 이거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처음에 너무 허들을 높여놔서 그런지 기대보다는 별로였다. 어쨋든 심심풀이로 아주 좋다.

개인적으로 바로 다음 이야기인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이 더 좋은데 영화화는 이제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주 대 폭발 장면을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화면으로 보고 싶은데 말야.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