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라면을 먹은 덕분에 종일 배가 아프다. 라면 같은 건 역시 먹는 게 아니었다. 지금 여기는 인터넷 상태가 무척 좋지 않다. 옆자리 인간은 엔터키를 망치질하듯이 두드리고 있다. 암이나 사고가 날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며 사는 것도 좀 웃기지 않을까.
20121030
20121029
29일
1. 요즘은 먹는 거 이야기가 다인 거 같다. 그다지 맛있는 걸 먹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생존을 위한 것들이다. 소면과 파스타를 돌아가면서 먹다가 며칠 전 미령 곰탕이라는 곰탕집에 갔다. 마침 며칠 전에 이런 이야기(링크)도 한 적이 있다. 여하튼 먹고 있는데 양분을 쏙쏙 빨아들이는 기분이 들었다.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게 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DB를 늘려놓아야 한다. 몸이 곰탕같은 고도의 단백질과 콜라겐을 원하는데 곰탕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면 뭔가 부족하다라는 생각만 들지 필요한 걸 알아낼 수가 없다.
하지만 경험상 이 DB 구축은, 물론 직접이 더 낫고 미세한 변수를 더욱 용이하게 콘트롤할 수 있지만, 간접이든 직접이든 큰 상관은 없는 거 같다. 결론은 아는 게 약이다.
2. 신라면 블랙이 재출시되면서 광고를 싸이가 하는데 마지막 카피가 '아침은 꼭 챙겨먹으세요'인가? 여튼 이런 거다. 컵라면 - 아침밥은 꽤 많은 이들에게 작금의 현실이긴 하지만 '부자 되세요~'만큼이나 짠한 21세기의 이야기같다. 적어도 '부자 되세요~'는 모종의 희망극이라도 들어있었지.
3. 컴퓨터의 안 쓰는 프로그램들을 정리했다. 쟁겨놓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4. the라멘을 다 보고 난 이후 뭐 이런 거 없나 하고 찾다가 드라마 심야식당을 몇 편 봤다. 하지만 레시피 몇 가지를 감잡은 거 말고는 별로 재미가 없네 하고 있었다.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이런 거 좀 좋아한다.
여하튼 그러다가 어제부터 고독한 미식가를 보기 시작했다. 주연은 마츠시게 유타카. 원래 만화책에서는 그래도 마른 편은 아닌데, 이 분은 약간 마른 편이라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다.
심야식당에서 문어 비엔나 소시지를 좋아하는 야쿠자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사람이 마츠시게 유타카다.
Bar 레몬하트(이것도 요즘 ㄱ+ㅎ 디자이너 사무실에서 빌려 열독중이다)에 보면 버버리 코트입고 나오는 안경씨인가 하는 주연 3인방 중 한 명이 있는데 그 사람을 보면 자꾸 이 사람이 떠오른다. 어딘가 식성도 비슷할 거 같은...
어쨌든 맛있게 먹을라나 살짝 걱정했는데 완전 기우였다. 이 드라마는 고도의 먹방이다. 화면으로는 맛과 향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색과 분위기에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고독한 미식가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어 있는데 소리다. 아삭 아삭 아삭 아삭... 아저씨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정말 뭐든 맛있게 먹는다. 사실 나도 혼자 밥 먹을 때는 이렇게 집중해서 먹는 편이다.
극은 매우 짧은데 25분 안팎에서 후반 5분 정도가 식당 소개고 에피소드가 10분 남짓, 나머지 먹는 모습이 10분 남짓이다.
보고 있으면 이렇게 된다.
20121028
날짜를 왜 쓰고 있나
1. 모르겠다.
2. 윈도우7을 설치했다는 이야기를 어제 했는데 다시 윈도우XP로 컴백했다. XP시대는 그렇게 쉽게 끝나는 게 아니었다.
문제가 여러가지 있는데 램이 1.5G인데 아무 것도 안하는 상태에서 윈도우7이 1G 정도를 사용한다. 그리고 너무 느리다. 에어로 모드를 끈다고 해도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또한 사운드 드라이버 설치에 문제가 있다.
사운드 문제가 가장 컸다. 다른 건 그려려니 하고 참고 쓰면 되지만 소리가 안 나니 수가 없다. 요즘은 외장 사운드 카드가 고장나서 그냥 메인보드에 붙어있는 걸 쓰고 있는데 그게 윈도우7용 드라이버가 없다. 무명의 회사도 아니고 ASUS인데도 별 볼일 없다.
처음엔 아예 잡지를 못했고 그래서 범용 드라이버를 설치했는데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 문제는 복잡하니까 생략.
여하튼 어제 9시부터 새벽까지 한 노력이 이렇게 사라졌다.
3. 예전에는 컴퓨터 시스템과 기계에 관심이 많아 참 이것 저것 해봤었다. 지금도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시간과 돈이 얼마든지 있다면 부품을 잔뜩 구해다 PC나 만들고 OS도 설치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특히 문제가 있는 컴퓨터를 가져다가 원인을 규명해 원상 복귀하는 거 아주 재미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댓가가 꽤 큰 이런 불필요한 노력이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했고 그러한 덕분에 가능한 컴퓨터는 뜯어보지도 않고 있다. 어제 OS 설치도 매우 오래간 만이다.
'폴더'라는 걸 만드는 것도, 시스템 정보를 보는 것도 싫다.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는데 방해나 되지 않으면 좋겠다.
음악 같은 경우엔 그런 게 어느 정도 성립했다. 뮤직이라고 만들어놓은 하드 디스크에 들어가 본 지도 오래되었다. 그냥 아이튠스에 다 들어있고, 뭘 들을까가 전부다. 걔가 뭘 하는 지도 잘 모른다. 컴퓨터를 바꿔도, 하드 디스크를 교체해도 내 문서 안의 내 음악 폴더만(아이폰 백업이 들어있다) 백업했다가 다시 복사해 넣으면 그대로 살아난다.
사진과 문서도 이런 식으로 정리하고 싶은데 아직은 잘 안 된다. 양이 너무 많다. 폴더 이름이 나에게 알려주는 정보는 거의 없고, 태그를 정리하라는데 대책도 안 선다. 뭐가 어디에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원칙을 대충 정해도 곧 엉망이 된다. 이건 마치 빈 서랍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며칠 지나 열어보면 꽉 차 있다.
귀찮은 일상이다.
4. 홈플에 갔다가 유부 우동이라는 게 있길래 사봤다. 우동집에 가면 기쯔네 우동을 일단 먹어보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이 우동은 뭔가 발란스가 안 맞다. 유부의 맛이 조금 강하기 때문에 원래 국물을 조금 더 가볍게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강-강-강-강으로 간다. 건더기가 매우 부실해 할 수 없이 파를 좀 더 넣었다. 유부는 생긴 건 저래도 아주 나쁘진 않다. 하지만 유부라는 건 원래 빨리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 이런 식으로 들어있는 유부는 한계가 명백하다.
얼마 전 명동 우에스토에 가서도 기츠네 우동을 먹었다. 맛있었는데 뭐랄까.... 밀도감이 좀 낮다고 할까. 또한 먹고 나서 매우 졸렸다. 덕분에 지하철 내리는 정거장도 놓침. 이게 허위 변수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5. 책을 한 권 얻었다.
올레~이.
20121028 새벽
1. 어제 바꾼 CPU가 문제를 일으켰다. 윈도우8도 못 돌리는 주제에 문제까지 일으키다니 잠시 짜증이 났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원상 복귀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에라 이왕 이렇게 된 거 싶은 생각에 데스크 탑에 윈도우7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백업은 어제 해놨으니 포맷 후 설치까지 일사천리로 나아갔다. 예전에는 북마크, 패스워드들 백업을 안 했다가 홧김에 포맷하면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처했었는데 그건 또 나름대로 리프레시하며 뭔가 새로 시작된다는 기분이 있었다. 요즘은 클라우드 덕분에 그런 리프레시가 없는 게 편하긴 한데 또 아쉽기도 하다.
여하튼 내 문서를 복사하고(아이튠스 백업이 들어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구글 드라이브와 드롭박스를 설치하고, AVAST를 설치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밥 먹고, 무한도전 보고, 강아지 목욕시키고 곧바로 시작해 조금 전에 끝났다. Windows Live Writer를 설치하고 발전소를 등록한 다음 이걸 쓴다.
오래간 만에 컴퓨터를 열심히 쳐다봤더니 지금 머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정신이 없다. 모니터 위치가 정면이 아니라 살짝 삐딱하니 있는데 그게 시간이 지날 수록 큰 영향을 미친다. 이것도 어떻게 좀 하고, 내 문서도 언제 날 잡고 필요없는 것들 정리를 좀 해야겠다. 겹치는 것도 많고, 쓸데없는 것도 많고 정신이 없다.
여하튼 몇 달 전 노트북을 윈도우 7으로 업데이트한 이후 근 몇 년을 유지해 온 지 모르겠는 윈도우 XP 체제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감개무량하다.
노트북을 집에 가지고 올까 말까하다 혹시나 해서 들고 왔는데 안 가져왔으면 아무 것도 못할 뻔했다. 구글 2단계 인증인가 뭔가를 해 놨는데 그게 시시 때때로 발목을 잡는다. 보안이라는 건 참으로 덧없다.
2. 점심을 꽤 일찍 + 부실하게 먹었더니 저녁에 너무 배가 고팠다. 그래서 대량의 파스타를 만들었다.
사진은 참 맛 없어 보이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_- 여하튼 두 가지 교훈 : 1) 카펠리니는 복잡한 소스에 어울리지 않는다. 2) 배고플 때까지 사람을 방치하면 안된다. 못 먹을 만큼 만들어 놓고 배불러서 후회한다.
1)의 경우 카펠리니는 보통 스프에 같이 먹거나 냉 파스타를 만든다. 오늘은 배가 고파서 뭘 잔뜩 넣고 지지고 볶고 했는데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먹다가 질려버렸다. 2)번은 중요한데 특히 쇼핑 센터나 마트를 갈 때도 그렇다. 배가 고프면 확실히 많이 산다.
3. 어쨌든 윈도우 7이다. 올레.
20121027
20121027 오후
1. 오늘은 비가 상당히 많이 온다. 가을비 수준이 전혀 아닌데 요즘 같이 무턱대고 추워졌다/더워졌다 하는 상황에 계절이 어쩌구 하는 것도 우습기도 하고.
2. 새벽 포스팅에 썼다시피 어제는 크진 않지만 액운이 낀 하루였다. 예전에는 그럴 때 컴퓨터 청소같은 걸 했는데 요새는 한 적이 없다. 여하튼 새벽 3시인가 집에 다른 CPU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 혹시 그 놈은 NX를 지원하지 않을까 싶어 교체를 해봤다. 하지만 그 놈은 NX는 물론이고 SSE2도 지원하지 않는 더 구형이었다.
775 메인보드와 그에 맞는 CPU가 하나 더 있기는 한데... 고민 중이다. 그것까지 바꾸는 건 일이 너무 큰데.
어쨌든 컴퓨터 뚜껑 연 김에 다 뜯어내고 하나씩 청소를 했다. 쿨러는 알루미늄을 반짝반짝하게 닦고, 써멀 그리스도 새로 바르고, 히트 탱크는 먼지를 제거하고, 메인보드 먼지도 제거하고, 램도 뽑아서 BW100 뿌려주고 등등. BW100 만한 게 없는데 환경 오염으로 생산이 중지되더니 원래 3천원인가 하던게 요새는 만원이 넘는다. 대체재가 뭐 없나.
여튼 컴퓨터 OS 설치, 컴퓨터 부품 교체, 컴퓨터 청소만큼 잡 생각이 사라지는 일도 별로 없다. 하지만 청소 대행은 일이 들어오지 않았다(링크). 혹시나 일이 생기면 가려고 종이 봉지 하나에 다 챙겨놨는데 -_- 그건 그렇고 혹시 2005~2006년 경에 구입하신 컴퓨터를 어디 구석에 쳐박아 놓고 저거 언제 버리지 하고 계신 분의 원조를 기다려 봅니다.
3. 징크스인데 좋아 보이든 / 나빠 보이든 기억에 남는 꿈을 꾸면 복권을 산다. 좋은 꿈이면 당첨이 될테고, 나쁜 꿈이면 복권이 떨어지면서 액운이 거기로 사라지겠지 라는 게 이유다. 일종의 헷징이라고나 할까...
20121027 새벽
1. 텀블러가 종일 안된다. 일기장, 메모장같은 걸 텀블러에 마련해 놓으면 이게 문제다.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는 좀 된다 싶었는데 여지없이 사단이 났다.
2. 밤에 햄버거를 먹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게 낫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한참 이것 저것 고르고 내일은 이걸 만들어 먹어야지 했는데 지갑을 사물함에 넣어두고 그냥 왔다. 조용히 나왔다.
3. 윈도우8이 프로모션으로 4만원 대, 윈도우7이 있으면 만 6천원 대에 풀렸다. 집 데스크탑이 워낙 지겨워 윈도우8이나 설치해 볼까? 하고 집에 들어와 호환성 검사를 했다. 안된다. CPU가 NX라는 걸 지원해야 한단다. 2004년에 나온 신기술...이다.
4. 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하필 이럴 때...
5. 이렇게 토요일이다.
20121025
20121025 긴 하루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날들이 길게, 길게, 길게 이어지고 있다. 차라리 도를 닦았으면 부처 비슷한 거라도 되지 않았을까. 이런 걸 삶이라고 붙잡고 있다니 이 무슨.
20121024
20121024 오늘
1. 죽을 끓여 먹었다.
이유는 간단한데 물 조절을 실패했기 때문이다. 취사를 눌러놓고 나갔다 들어와보니 밥이 과자같이 되어 있었다. 뭐, 긴 세월 밥을 만드신 나의 어머니도 여전히 물을 잘 못 맞춰서 자주 죽 또는 과자가 되는데 그 정도야 뭐.
사실 어제부터 계속 속도 안 좋았다. 냉장고에 넣어둔 고기가 조금 있어서 구워 먹었는데 어제 종일 나는 배탈이 났고, 같이 먹은 웅이는 토악질을 해 댔다.
밥이 깡통이길래 이를 어쩐다, 리조토를 만들어볼까 싶었지만 마땅한 치즈도 없고, 라면밥을 만들까 했는데 라면도 지겹고 해서 뜨거운 물을 부어 말아먹을려다가 이왕 이렇게 된거 물을 더 넣고 냄비에 푹푹 끓였다. 참치 조금 넣고, 파슬리가 보이길래 넣고. 맛은 영 없었지만 죽의 좋은 점은 깨와 양반김만 있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2. 배가 부르길래 웅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춥다고, 비온다고 핑계로 산책 나간 지도 오래 됐고 이 녀석이 요새 욕구 불만인 거 같아 운동으로 잊게 해주기 위해서다. 여하튼 우이천 옆길은 공사가 대충 마무리 되어 나무 다리 같은 게 새로 놓여있었다. 사람도 얼마 없길래 달리기를 한참 했더니 지금은 내가 죽겠다. 심장과 폐가 안정이 안됨.
3.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보면 : 처음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키노트를 보면서 커뮤니티 댓글들도 보고 있었는데 당시는 태블릿이 본격 데뷔 전이라 사용의 감도 잘 안잡혔고 비교 대상이 노트북이었기 때문에 베젤 뭐냐, CPU는 또 뭐냐, 넙적해 뭐 이러다가 가격! 우오오오오! 였던 기억이 난다.
어제 아이패드 미니 발표 때는 와 예뻐, 와 얇아, 저걸로 비쥬얼드를 하고 싶다, 와 시리도 되 막 이러다가 가격! -_- 가 되었다.
레티나가 되든지, 가격이 더 싸든지 해야 될 거 같은데 느낌상 좀 애매하다. 사실 소개가 계속 나오면서 가격 이야기를 잘 안 하길래 아이패드 1때 기억이 나면서 뭔가 저 시장에 확 불을 지르는 거 아냐 기대를 좀 했었다. 하지만 42만원... -_-
만약 구입한다고 해도 빨리는 다음 시즌, 혹시 아니면 이후 애플의 키노트 때 마다 레티나 미니 발표되는 거 아냐... 하다가 결국 화 낼 거 같다. 킨들 파이어 HD가 199불이니까... 뭐 그랬다.
레티나였으면 휴대폰을 요금제 자유로 구할 수 있는 공짜폰으로 바꾸고 샀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도 뉴 아이패드 가격 봐서 그렇게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좀 있기는 하다.
20121024 어제
1. 벽보고 이야기하는 기분은 오래 전부터 느끼고 있지만 요새는 죽은 건지 산 건지도 잘 모르겠다. 여하튼 여기도 어지간히 쓸데 없는 소리만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주 쓸데 없는 소리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기 때문에 재미가 좀 없다. 그래도 나름 포스팅마다 조회수 100은 나오는 데.
2. 웅이는 고자인데 발정 비슷한 게 난 거 같다. 2차 대전 때 부상으로 손이 잘렸는데도 죽을 때 까지 손이 간지러운 느낌이 난다고 말하던 상이 용사의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3.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비빔국수는 만들기도 쉽고, 면의 부족한 완성도를 대충 덮을 수도 있고, 입맛이 없을 때도 쉽게 먹을 수 있고, 자극적이고, 다 만들었을 때 완성도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류의 음식은 양념을 먹기 위해(양념만 먹을 수는 없으니까) 면은 거들어줄 뿐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뭔가 반칙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마 육수를 만들었는데 성에 차지 않았다. 가쓰오부시가 없는데 거지다. 그래도 거대한 무 하나와 쪽파는 조금 샀다.
4. 어제 백화점 및 여러 매장을 돌아다녔다. 하도 오래간 만에 가서 그랬는지 셀린느 같은 매장을 들어설 때는 왠지 쭈삣쭈삣했다. 더구나 좀 이르게 가서 사람은 별로 없고 매장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 나누고 그러는 정겨운 분위기였다. 로컬 호프집에 우연히 들어갔을 때 드는 기분. 사람 사는 곳이니까 뭐.
나와 비슷한 목적으로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이 몇 있었고, 커플이 와서 어슬렁 거리는 사람이 몇 있었다. 신세계 본점 직원들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못하는 건지 아니면 그 쪽이 더 빨라서 그러는 건지 본관 계단을 이용해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딱히 재미있는 건 없었고 테이블 웨어에 컵 파는 곳을 한참 어슬렁거렸다. 요즘 하이볼 글라스를 하나 가지고 싶다.
Luigi Bormioli의 Allegro 하이볼 글라스. 일자로 생긴 게 제대로 된 진토직 잔 같고 예쁘지만 설거지가 어렵다.
그리고 H&M을 갔는데 기억에 남아 있는 건 어떤 직원의 복숭아 색 스타킹 / 유니클로에서는 커다란 유승범 사진들 / Zara에서는 옷을 벗어놓고 카무플라주 자켓을 입어보고 있는데 누가 와서 걸어 놓은 내 옷을 만지작 거렸다. 좋지도 않은 건데 왜 그래.
에이랜드에서 A.P.C 겨울 제품들과 칩 먼데이 구경을 했다. 칩 먼데이는 바지가 꽤 얇다. 아니 얇다기보다는 존재감이 옅다. 네페진 뻣뻣한 종류는 만지작 거리는 재미는 있는데 입고 다니면 어떨지 모르겠다. 해링본 헌팅캡이 가지고 싶어져서 계속 썼다 벗었다 했는데 그냥 왔다.
여하튼 어디에 가도 진중하게 반짝이는 왁스드 카튼 타입의 컬러 바지들이 있었다.
5. 새벽에는 애플의 이벤트를 봤다. 새로운 것들이 펑펑 나왔고, 우와~ 했지만, 끝나고 애플 스토어를 가보고 가격에 좌절했다. 그나마 가시권에 있는 건 아이패드 미니인데 레티나가 아니다. 3GS를 쓰는 입장에 무슨 레티나 타령이냐지만, 사실 어제 레티나 맥북 프로라는 걸 봤다.
15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 글자의 그 선명함이란 정말 굉장했다. 그걸 한참 쳐다보다가 옆에 있던 13인치 맥북 프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징어로 보인다는 건 바로 이런 걸 말한다. 어제 13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도 발표가 되었는데 220 몇 만원이었다.
여하튼 아이패드 미니. 42만원. 으음. 폰을 싸구려로 가고 저걸 살까싶다가도 그럴거면 차라리 아이패드 4세대가 낫잖아? 라는 생각이.
사실 맥미니에 조금 관심이 있는데 데스크탑 / 노트북을 다 팔아치우면 어떻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앱을 만드는 거야...
6. 어제 3시간 가량을 돌아다녔는데 매우 지쳤다. 요즘 집에 푹 박혀 있고 너무 안 돌아다니니까 몸이 못 따라간다.
7. 집에 들어오다가 새우버거 600원을 사보겠다고 롯데리아에 갔는데 : 아이들 6명 쯤과 그들의 부모님 6명 쯤이 생일 케이크에 불을 켜놓고 있었다. 주문을 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아주머니 중 한 분이 생일 축하 노래를 틀어달라고 그랬고, 그런 건 없다고 하자, 12명이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는데 대학생 쯤으로 보이는 커플 둘은 깔깔거리며 매장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나잡아 봐라를 시전하고 있고, 그 와중에 어떤 커플은 또 구석에서 싸우고 있었다.
"굉장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듣기
요즘도 물론 여러가지 듣고 있다.
1. 미스에이 - Independent Women Part III
5곡짜리 싱글. Independent Women Part I, II가 데스티니 차일드 음반일텐데 III라고 얹어서 나왔다. 하지만 이것부터가 인디펜던트가 아니잖아...
소시/원걸이 있고 에프엑스/미스에이가 있다. 지금은 이 사이에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어쨌든 처음엔 이랬다. 개인적으로는 에프엑스/미스에이 쪽에 더 관심이 있다. 그리고 원걸과 미스에이에 관심이 있다. SM은... 뭐랄까... 그렇다면 JYP는 좋냐 하면 그건 더 별루고 솔직한 심정은 얘네들이 차라리 SM에 갔으면 더 만개하지 않았을까 하는 팬의 심정이랄까.
여하튼 약간 전형적인 선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소/원 라이벌 구도에 비해 후발인 이 두 그룹은 보다 도발적인 이미지로 구축되었다. 에프엑스는 충분히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스에이는... 사실 이 전 음반까지는 그럭저럭 따라가고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건.. 말하자면 지나간 유행같다.
타이틀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이 원걸 음반에서 타이틀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 지 모르겠다. 거기다가 인디펜던트 위민이라니. 여타 걸 그룹 다들 밀고 있는 섹시한 분위기로 밀고 나가지 않은 건 그래도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민의 팬이다... 슬슬 솔로 EP 쯤 나와도 될 듯한데 왜 안 내지.
2. 에픽하이 - 7집 99
타블로가 중간에 솔로 음반을 나름 괜찮게, 그러니까 에픽하이의 기존 팬들이 좋아할 만하게 내버리는 바람에 이 음반이 사실 애매해졌다. 똑같은 걸 연속으로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너무 다른 걸 할 수도 없다. 뭐 이제와서 옛날에 에픽하이는, 옛날에 미쓰라는 이런 이야기는 아무 짝에도 쓸데 없는 이야기고.
YG는 다 좋은데 '피처링 봄'이라는 아이템을 너무 남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이하이 목소리가 상당히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하이하면 Mercy를 부를 때의 그 출렁거림이 머리 속에 남아 있는데 이 곡에서는 아주 직선으로, 목소리 만으로 승부를 본다 - 그런데 에픽하이가 이런 곡 + 이런 목소리 조합을 너무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다 / Don't hate Me 뮤직 비디오는 이상하다 / 사랑해서는... 의 심플함은 괜찮다. 다른 곡들 사이에서 알맞게 자리 잡고 있다 / .. 생각나는 건 이 정도.
3. 제시카 - Younique Album Vol.1
한곡 밖에 없는데 앨범이라고 적혀 있는 거 보면 계속 나오는 건지 어떻게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건 뭐지 하고 구입했다... -_- feat DoK2인데 물론 도끼다.
여하튼 난 이렇게 입을 끝까지 안 닫는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무척 신경쓰인다.
4. 장재인 - 여름밤
저번 겨울에 겨울밤이라는 한 곡을 내 놓은 적이 있는데 이번엔 여름밤이라는 타이틀로 5곡 EP가 나왔다.
장재인은 예전에 통기타칠 때는 잘 안 듣다가(포크송이 싫다는 게 아니라 포크송에 그렇게 어울리는 거 같지가 않다), 중간에 잠시 발라드 풍의 곡들이 나올 때 좀 들었다. 그리고 이 EP인데 자켓부터 다시 통기타... STEP, Rainy Day같은 곡들 조곤조곤하니 괜찮다.
어떻게 하다가 장재인이라는 배를 타서 데이브레이커부터 계속 챙겨 듣고 있는데 약간만 더 힘을 뺐으면 좋겠고, 굳이 억지로 리듬을 타지 않아도 본인의 목소리가 꽤 좋다는 사실을 좀 더 잘 활용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리버럴한 분으로 보이지만 어떤 엄격한 틀 안에 좀 집어 넣은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
5. 현아의 MELTING
타이틀이 멜팅이고 타이틀곡은 아이스크림. 확고하게 현아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려 한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싸이의 뮤비 출연은 아마도 보답성일테고.
좀 더 캐릭터강하게 천연덕스럽고 귀여운 걸 해도 되지 않았을까? 오렌지 캬라멜보다 훨씬 잘 할 거 같은데. 섹시는... 그런 건 그냥 숨겨놓고 아주 아주 조금씩 흘리기만 해도 되는 거라고. 다른 그룹들도 마찬가지인데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 왜 아이돌 가수가 팬들을 애타게 만들 길을 갈고 닦지 않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팬덤 관리의 목표가 기본적으로 상사병이 되게 해야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음.
내 남자친구에게라는 상당히 뜬금없는 곡이 들어있다.
20121022
20121021
혼자먹기
심심해서 DB를 쌓아본다. 예전같았으면 따로 또 블로그를 만들고 뭐 그런 짓을 했을지도 모르는데 별 의미가 없을 거 같고 여기에 그냥 쌓는다. 혼자먹기라는 이름으로 요리나 식당 정도를 줄줄 써내려갈 생각이다.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일을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랄까.. -_-
사실 혼자 못 갈 식당이 또 뭐 있냐 싶지만 벽제 갈비나 같은 데를 혼자 가는 행동도 좀 애매하다. 주로 저렴한 곳과 간혹 가다 있는 혼자 영양 보충할 만한 곳들을 중심으로 써 내려가고 포스퀘어에 random이라는 이름으로 리스트를 만들 생각이다.
리스트를 만들면 좋은 점은 어느 장소에서든 포스퀘어를 열어 보면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주변 음식점을 알려준다. 예전에 만들어 놓은 서울 칼국수 50개점(사실 45개다 http://goo.gl/hQFzL) 리스트 같은 건 나름 인기가 좋다.
태그를 붙여서 오른쪽 주요 태그 리스트에 올릴 예정이니 참고하시길.
20121019
간단 우동 만들기
심심해서 다시마 국물로 만든 우동 만들기.
1) 다시마를 찬 물에 한 시간 담근다. 그러다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뺌.
2) 1) 육수 만들기에서 끓이기 시작할 때 대파를 썰고(없으면 쪽파), 무를 간다.
2) 우동면은 농심 냉동 우동, 코스트코 사누키 우동 같은 게 좋다. 집 가스레인지가 화력이 매우 좋고 거대한 통이 있다면 좋은 면을 구입해도 좋겠지만 평범한 집에서 그나마 재현할 방법은 위 두가지 같은 냉동면들이다. 뭐 안되면 소면, 중면 넣어도 된다. 집 요리란 거는 뭐든 없으면 대체하면 된다.
3) 우동면의 물을 빼고(찬물로 씻는 건 아니고) 다시마 육수를 붓는다. 반쯤 잠기는 게 좋은 듯.
4) 대파와 무를 넣는다.
이렇게 하면 됨. 육수 만들 때 가쓰오부시를 넣으면 더 좋아지는데 귀찮으면 다 끓이고 가쓰오부시 들어간 기꼬망을 넣어도 된다.
그리고 유부를 넣으면 더 좋겠지만 유부 집에서 못 만든다. 비슷하게는 되는데 절대 삼국기 우동 위에 올려져 있는 유부처럼 못 만듬. 그러므로 사다 올린다. 미타니야 우동은 중상 정도이지만 유부를 꽤 맛있는 걸 쓰는데 정체는 모르겠다.
만사가 귀찮으면 다시마 육수를 좀 짜다 싶게 졸이고 거기에 가쓰오부시 맛 나는 기꼬망을 넣고 찍어먹어도 된다. 유자 폰즈 곁들이면 최고.
맛있는 우동 먹고 싶다! ㅠㅠ
20121017
기회비용
참고 : 정리해고에 대한 글 - http://goo.gl/hRnqW
기회 비용이라는 게 있다. 워낙 일반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시중 금리가 3%일 때 1억원을 옷장 속에 넣어두고 1년이 지나면 그것은 '보존'이 아니라 300만원 손해를 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일률적으로 볼 수는 없는게 탈세로 얻은 1억원이라면 가만히 가지고 있는 게 이익일 수도 있다. 시중 금리를 얻기 위해 은행에 맞겼을 때 걸려서 세금을 추징당할 확률로 기대 수익을 만들어야 알 수 있다. 추징당할 확률이 거의 없다면 물론 300만원 손해를 본 거고, 추징당할 확률이 일정 이상이면 손해는 없는 거다.
어떤 기업이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100억원어치 제품을 만들고 10억을 번다. 직원들에게 1억원을 준다. 이 1억원은 고정 비용으로 법이 정해 놓은 각종 비용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들을 비정규직으로 바꾸는 데 아무런 법적 장치가 없다고 해보자. 더구나 독점 혹은 과점 상태의 대기업으로 사회적 비난이 매출의 향방을 크게 좌우하지도 못한다.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경우 고정 비용이 5천만원이라면 이 기업은 1년에 5천만원 손해를 보고 있는 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이들 기업에게 비정규직 대체를 하지말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정규직으로 유지하도록 여론 시위를 한다는 건 오직 하나 기업이 선심을 써 주길 바라는 것 뿐이다. 호의적 태도만이 이런 사회를 유지시킨다. 비정규직 대체는 또한 고정 비용을 감소시키고, 대차대조표를 우량하게 만들고, 주식 가격을 상승시키고, 더 나아가면 은행의 대출 이자율을 낮출 수도 있다. 기회 비용 대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그냥 착해서 유지하는 것 말고 아무런 동기가 없다.
그러므로 이건 법적 규제의 문제다. 기업에 손해에요 이딴 이야기 백날 해봐야 허공에 날라가는 기회 비용을 생각하면 회사가 이런 짓을 할 이유가 없다. 기업이 엄창나게 남는다는 마약 장사를 하지 않는 이유는 차칫 잘못해서 그걸로 날려먹을 기회 비용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예전 제국주의 시대나 지금 남미는 그런 기회 비용이 낮기 때문에 마약 장사를 하지 않는 게 그냥 멍청한 짓일 뿐인 것과 같다.
그러므로 그게 다만 호의만 기다리지 않고, 비정규직 대체가 기회 비용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 대체를 제지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사회에서 뽑히는 경영자가 기회 비용을 날려먹지 않는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게(예를 들어 회계 부정으로 가능해진 비정규직 대체로 인한 과태료가 엄청나게 크다), 노동자를 위한 경제학 따위를 찾는 것보다 훨씬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영진이나 주주, 이사회의 호의 따위를 기다려서는 세상에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20121017
1. 집에서 먹고 있는 걸 가만히 보면 인스턴트 음식과 별로 다를 게 없다. 합쳐져 있는 걸 분해해서 구입해 하나씩 데워서 함께 먹는 꼴이다. 하동관 곰탕과 이문 설렁탕을 한달 내내 한끼 씩 먹어보자가 일단은 가장 근접해 있는 소망이다. 기름진 삶이란.
2. 어제의 사태 때문에 상담사가 찾아왔다. 아무도 없으니 옆집 문이라도 일단 두드려 본 듯. 밤 8시부터 10시까지 계속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다고. 뭐 각개전투하듯 상담 대상자에게 꼭 달라 붙어 있을 수도 없고,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2시간 동안 위급하게 걸어온 전화를 전혀 못 받을 정도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조금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여하튼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으니 뭐라 할 말도 없지만.
3. 오늘은 너무 춥다. 집에서 먼지와 사투 중인데 수만년 동안 그래왔듯이 인간은 먼지를 이길 수 없다.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창문 열어 놓으니 좀 상쾌해 지기는 한다.
4. SNL 코리아를 몇 편 봤는데, 미국식 코미디 운운이 문제가 아니라 자체가 재미가 없다. 정치 이야기를 전면에 내새운다고 정치 풍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이건 뭐 고교 학예회를 보는 것 같다.
이 비슷한 느낌을 받은 걸로 Miss에이의 신곡이 있다. 개념녀 운운을 떠나 컨셉이 틀에 박힌 듯 전형적이고 곡도 마찬가지다. 원걸vs소시, 에펙vs미스에서 거의 언제나 심정적으로 전자를 응원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행보는 안타깝다.
아이돌은 '오래 남을 좋은 곡'으로 승부를 보는 싸움터가 아니다. 이번에 나온 곡이 좋다는 건, 그저 전투에 임하는 병사에게 약간 좋은 군화가 생겼다는 정도의 장점일 뿐이다.
5. 악마의 유혹 프렌치 카페 선물 세트가 생겨서 뜯어 먹고 있다. 세가지가 들어있는데 노란색, 빨간색, 까만색이다. 그래서 그냥 보고 나머지는 설탕 커피나 블랙인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빨간색을 뜯고 보니 그냥 좋은 인스턴트 설탕-프림 커피다.
예전에 마트에서 세일할 때 노란색 포장지에 들어있는 걸 사다 먹고, 진짜 맛없다 역시 모카 골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닌듯. 빨간색도 꽤 괜찮다(고소한 맛을 너무 강조해서 조금 질리긴 한다). 그러고 나니 까만색의 퀄러티가 궁금해진다.
6. 집에 고기가 좀 있다. 혼자 구워먹기 싫은데(양도 그렇고 혼자 지글지글-아구아구 패턴 정말 지겹다 -_-) 그렇다고 누굴 부르기도 그렇고. 뭐 그러하다.
20121016
날씨 앱
앱이라고 쓰고 보니 어떤 사람이 모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어느 순간부터 응용 프로그램이 앱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더니, UX와 UI의 중요성이 과대 포장되고 있다'라고 적은 걸 본 기억이 난다. 이러니 나라가 이 모양이지라는 생각을 문득 했었다. 그저 '문득' 했다는 거다...
날씨 앱을 좋아하는데 여러가지를 쓰다가 국산앱 하나에 정착했었다. 이유는 이 변화무쌍한 날씨의 파형 속에서 아무래도 기상청 특보를 알아야 되기 때문이다. 웨더 어쩌구라는 앱을 골랐는데 그 이유는 들어있는 아이콘 세트가 4가지 중 하나가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 하지만 이 앱은 거의 1년 전에 버전 업을 예고해 놓고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
그렇게 1년을 넘게 썼는데 오늘 절망과 괴로움, 혼란과 분노 속에서 문득 날씨 앱을 뒤적거리다가 하나를 구입했다. 말하자면 0.99불의 충동 구매.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래 화씨/섭씨 고르는 것 뿐이고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밤이라 화면이 까맣다. 위 캡쳐는 내가 한 거고 낮에는 안 해놔서 검색해서 나온 거.
맨 위는 날씨를 알리는 아이콘, 동그라미에 화살표는 리프레시, 그 아래 날씨와 온도, 그 아래는 일주일 예보다. 일주일 예보는 한번 터치하면 시간별 예보로 바뀐다.
설정이 너무 없지만 약간 좋아하는 타입이다. 그래도 설정에서 도시 몇 군데를 픽스해 놓고 스와이프하면 다른 도시가 나오는 정도의 유연함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이 앱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날씨가 좀 엉망이라는 거(어디서 데이터를 받아오는 지 모르겠다). 그래서 리뷰 점수가 상당히 낮은데 '도대체 이 화면에 보이는 날씨는 어디 날씨냐'라는 항의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 문제점은 앱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아이콘이 찐따라는 점.
이게 뭐니 대체...
20121016
옆집의 부인은 꽤 어려보인다. 필리핀에서 왔고 얼마 전 아이를 낳았다. 남편은 뭐 하는 사람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무슨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 작은 단칸방이고, 무쏘가 한 대 있다. 여름엔 매우 덥고, 겨울엔 매우 춥다. 내가 있는 곳도 그러한데 구조상 아마 더 덥고, 더 추울 것이다. 옥상에는 필리핀 입맛에 맞는 몇 가지 허브를 기른다.
나와는 계단을 올라오다 마주치면 목례 정도 하는 사이다. 민방위 훈련장에서 우연히 만나 담배를 한 대 같이 피운 적은 있다.
이 집은 자주 싸운다. 때때로 남편이 폭력을 쓰는 거 같기도 하고, 때때로 부인이 크게 소리지르며 화를 내기도 한다. 단란한 가정에 시집 와 편하게 산다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남편이 성질이 급하고 짜증이 많은 성격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한 자리에 가만히 있다보면 이런 저런 일들을 알게 되는 법이다.
부인은 우는 아이를 안고 울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약간 어둑한 복도에서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난 살짝 인사를 했다. 조금 지나고 옆 집에서 삑삑삑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곧이어 퉁퉁거리며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또 한참을 지나 이번에는 우는 부인이 우는 아이를 안고 다시 계단을 올라왔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문이 열리지 않나보다. 아마도 남편이 비밀번호를 바꿔놓고 나갔나 보다. 부인은 계속 운다. 아이도 계속 운다. 아이에게 화를 낸다. 문을 두드린다. 남편은 나타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절망하고, 괴롭고, 힘들었고, 포기했는데 바로 옆에 아마도 더 절망하고 더 괴로운 사람이 있다. 그런 이들은 어디서나 그러하듯 한 곳에 모여 살지만, 서로를 신경 쓸 틈도 남을 도와줄 힘도 없다. 일단은 옆 건물 할머니에게 데려다 주기라도 해야겠다. 방과 도로가 붙어있는 집에 사시는 할머니. 예전에 자전거를 잊어버렸다고 해서 잠시 도와드린 적이 있다.
20121012
타임테이블
1. 밤에 잠자려고 가만히 누워있다가 사는 게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쨌든 내 몸을 정교한 타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자는 십년 전 쯤의 결심이 문득 떠올랐다. 왜 그걸 잊어버렸을까, 중간에 무슨 일들이 있었지...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여하튼 내일 죽어도 쉬는 시간에 죽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뭐 그렇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초등학교 방학 숙제같은 정교한 타임 테이블을 만들었고, 순서대로 지키고 있다. 어려울 건 하나도 없다. 다만 이왕이면 현대 문명의 이기를 활용해 보자 싶어 아이폰 앱들을 뒤적거렸다. 사실 캘린더 / todo / 플래너 / 어젠다 류는 아이폰을 구입한 이후 계속 찾고 있는 종류다. 하지만 낮에 트위터에 잠깐 적었는데 하나같이 못 생기거나, 조잡하거나, 복잡하거나, 불편하거나 중 하나다.
왜 적당한 게 없는 걸까. todo와 아이폰 기본 캘린더는 구글 싱크를 중심으로 예전부터 활용해 왔고, 이번에 데일리 루틴이라는 앱을 설치해 봤다. 그다지.. 인데 딱히 대안도 없다. 가장 안 좋은 점은 타임 테이블 만드는 방식이 무척 까다롭고, 어딘가 중간을 고치려면 정신없이 복잡해 진다는 점.
2. 요즘 얼굴에 뭐가 진짜 많이 나고 있는데 그게 대충 씻어서 또는 요새 강아지를 얼굴에 부벼대는 때가 많은데 그것 때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인과 관계를 가만히 따져보니 니베아 선크림 때문이다. 스킨과 로션을 대충 바르고 50+ PA+++ 선크림을 발랐더니 문제가 생긴 거 같다. 뭐든 대충 하면 문제가 생긴다.
3. 타임 테이블 위에 한참 있느라고 트위터를 거의 안 보다가 집에 오면서 잠깐 쳐다 봤더니 재벌 좌파인가 뭔가 이야기를 했다는 ㄱㅅㅈ 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보인다. 뭐 시니컬하고 이상한 타입의 인간 중 하나인 그의 인생 반추 같은 이야기들. 요새 영 까칠한 기분 탓인지 시시해서 읽다가 닫았다.
뭐 재벌의 딸이고, 그의 이상한 행동 패턴들은(그 자신이 숨기기는 커녕 매우 자랑스러워 하는 덕분에) 세상에 거의 다 알려져 있다. 더구나 여성 벤처인 협회 같은 곳에 가보면 그를 프로토타입으로 삼는 듯한 부자 부인, 부자 딸 혹은 지망생이 널려 있다. 나름 음기가 탱천하는, 굉장하면서도 우울한 곳이다. 정부의 눈먼 돈들도 둥둥 떠 있고, 기업가의 핸드백에는 콘돔이 가득하고.
변명이지만 내가 그런 곳의 먼 발치에 있지만 않았어도 지금 인생이 아주 조금은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건 아닐 거 같다.
여하튼 이런 분들은 대부분 개인의 성격이나 몇 개의 사건 그런 것들이 아니라, 이 사회의 구조의 힘으로 버티고 있고 그 덕분에 부를 축적하고 권한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실로 골치아픈 부분이다.
4. 벌레들은 경우가 없어서 싫다. 초파리, 파리, 모기 하나같이 말귀를 전혀 못알아 듣고 분노에 치민 내 손에 의해 동짝이 납작해져 터져 죽고 만다. 그 순간 작은 깨달음이라도 보탬이 있기를 언제나 기원한다.
'춥춥대는 각다귀'라는 메밀꽃 필 무렵의 구절은 참 적절하다. 몸에 당나귀 꼬리 같은 게 달려있으면 좋겠다. 컴퓨터 치면서 모기도 잡을 수 있었을 텐데.
5. 밤에 방을 쓸면 왜 작은 모래와 돌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걸까. 내가 무슨 공사장을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쇼생크처럼 굴을 파고 있는 것도 아니고(논리적으로는 파고 있지만 물리적으로는 파고 있지 않다), 가만히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지하철을 거쳐 학교에 갔다가 가만히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지하철을 거쳐 집에 오는데. 뭐 중간에 운동이라도 잠시 했다면 억울하지나 않지.
20121011
일반적이란 무엇인가
기계비평에 살짝이라도 얽힌 이야기를 세 번째 하게 되는데(-_-) 사실 북스윙(링크)이라는 앱을 사용하면서 테스트해본다고 이것 저것 사진도 찍은 게 있고, 다시 보다 보니 생각도 나고 그래서 이렇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본 적이 없다는 게 두 가지가 나온다. 전자는 기술적인 부분(보조 터빈, 윙릿) / 후자는 저게 뭘까 궁금해 하는 사람이다.
둘 다 '-없다' 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라는 단정적인 어구로 끝난다. 물론 이는 일종의 과장법으로 일단 이 글의 저자가 아마도 궁금해 했으니 자신이 예외가 된다. 크레타 출신 아저씨가 모든 크레타 인은 거짓말 장이야~ 뭐 이랬다는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는데.
여튼 이 구절은 나로서는 쓸 수 없다. 예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본인도 예외겠지만 저런 단정적인 어투를 쓰는 게 좀 이상하기는 한데 글 쓰는 습관의 문제라 그럴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전자의 경우 내 사촌은 신월동에 살면서 어려서부터 김포공항을 오르 내리는 비행기를 끝없이 쳐다보며 프라모델을 만들고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자라나 결국 인하대를 거쳐 지금 대한항공에서 에어버스라는 비행기를 몰고 있다.
후자의 경우 비행기 데이터를 좋아하는 내 친구 하나 덕분에 가끔 인천 공항 활주로가 내려다 보이는 곳을 따라가, 인천공항 앱을 켜 놓은 채 내리고 뜨는 비행기가 뭐고, 어디로 가는지 이런 걸 체크하면서 한참 쳐다보고는 한다. 나야 뭐 농담이나 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진지한 설명을 듣기도 한다. 올해 초에도 그러고 나서 영종도에서 밥 먹고 돌아왔었다. 거기가 나름 괜찮은 자리인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사실 일반적이라는 말은 무척 모호하다. 일반이라는 이름을 달고 예외들을 다 쳐내면 뭔가 덩어리가 남을 거 같은 느낌이 있기는 한데 요즘은 그 크기가 워낙 비슷해져 가고 있어서 쳐내고 나면 뭐가 남기는 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게 예외이니.. 뭐 이런 식도 곤란하긴 하다.
철도사고 왜 일어나는가를 읽다
철도사고 왜 일어나는가를 읽다. 야마노우치 슈우이치로라는 일본에서 기차 관련해 오랫동안 일하신 분이 쓴 책이다. 즉 매우 실용적인 목적의 업계용 데이터 모음 느낌을 주는 책이다. 도서관 안에 있는 것도 완전 새거였는데 학교 안에 이런 걸 읽을 사람이 거의 없을 듯. 누가 가져다 놨을까..
책은 전반부 철도 역사를 잠시 훑으면서 세계 곳곳의 대형 철도 사고에 대해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일본 안에서 겪었던 사건들에 대해 정리한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지하철이 생긴 나라가 헝가리라는 게 신기했다. 맨 뒤에 국내 열차 사건을 정리한 도표도 들어있다.
뭐 이 책은 정말 훌훌 지나가면서 읽었다. 문제는 이 책 근처에 있던 한국 열차의 역사(제목은 이 비슷한 느낌인데 이건 아니다)인가 뭔가 하는 매우 두껍고 두 권짜리인 여러 교수들의 공저. 이걸 읽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해도 너무한 한가한 짓 같아 망설이고 있다.
20121011 자잘한 이야기
1. 이 전에 말했듯이 여러가지 이유로 궁싯거리는 개인적인 이야기는 모처에 따로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트위터도 그렇고. 여하튼 그런 이유로 여기에는 음악/영화/책/여행/뭐 개인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는 이야기들을 주로 올리게 될 것 같다.
2.
a) 완전히 미친 거 같은 패션쇼는 있는가?
b) 선거는 어떻게 되려나?
c) 한류를 좋아하는 서양인은 어떤 사람들인가?
3. 공기업에 대한 긴 글을 적다가 말았다. 적다가 말았으니 말 안하는 게 맞는 거긴 한데 그래도 적어놓아본다. 요지는 민영화에 반대하고, 공기업 적자는 무조건 비난 대상이 아니라 그게 어디서 생겨난 건지 알아봐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 경우 감시의 눈을 위해 기구가 더 많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소비에트나 동독이 그런 거 계속 만들다가 망했다. 뭐 다가오는 선거와 맞 물려 그런 생각을 좀 하고 있음.
4. 전문가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한 후보의 의견에 반대한다.
전문가는 자기 분야의 한계 / 특징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그 학문의 특징에 따라 사고의 방향과 정책이 결정된다. 적어도 방향은 일반적인 시민의 의사에 기반해 있어야 하고, 그러므로 일반적인 의견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어야 한다. 전문가는 그 의견의 추상적인 부분을 보다 실질적으로 구성하고 현실화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상력을 마음대로 펼친 패션쇼를 패턴 디자이너가 상품화 하는 것과 같다. 전문가의 역할은 패턴 디자이너의 역할 같은 게 되어야 하지, 옷을 만드는 건 내가 더 낫다고 나서기 시작하면 패턴의 한계에 대한 인식들이 그의 상상력을 제한하게 된다. 애초에 출발점이 다르다.
결국 공무원 조직의 중하부 조직은 전문가로, 방향을 결정하는 상부 구조는 여러 의견을 두루 포섭하는 일반직으로 조직하는 게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조직론에 대해 긴 이야기가 뒤에 덧붙여져야 겠지만, 교재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생략.
5. 검사들이 계속 저런 걸(박정근, 김정도 등등) 기소하고 있는 거 보면, 그냥 어쩌다 위협조로 이런 건 아니고 역시 정말 그러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에이 설마 그럴까 하는 게 정말 그렇다로 확인되는 순간은 많이 겪어왔지만, 여전히 난감하다.
어차피 어느 사회에서나 다양한 사고 방식이 존재하고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 건 무리다. 결국 각자 생각하는 걸 지니고, 각자 삶의 방식을 가진 채 살아가는 건데 힘을 가진 쪽에서 법률에 의한 강압으로 압력을 넣고 설득하는 방식을 들고 나오는 건 실로 불만이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이 거대한 간극을 간직한 채 사회를 유지시킬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건가. 국회의원 투표를 잘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인데 그건 이제 불가능하고. 여튼 오지랍이 현시화되어 완성 된 사회 구조란 골치아프다.
20121010
배
어제 썼던 기계비평에 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말했듯 배 자체를 파고 드는 게 아니라 배의 거대함과 배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건 항구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평범한 사람들은 볼 수 없는 도시의 모습이다. 이런 걸 보고 싶다면 사진기를 들고 견학을 하는 게 아니라 해군에 입대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는 한데 여하튼.
저자가 탄 배의 이동 경로다. 그 배는 자동차를 나르는 운반선이다. 길이가 100m인가 뭐 그렇다고 함. 11월 28일에 마산항에서 출발했고 2월 3일에는 일본 지바에 도착했다. 경로로 보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유럽에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 안에서 여기저기 들렀다. 가장 먼 곳이 스웨덴이다. 스웨덴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구나.
일반적으로는 저렇게 항에 들르면 잠깐 내려서 선원들이 잔뜩 있는 술집에서 술도 퍼마시고 뭐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전혀 그런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런 건 '대항해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고 요즘엔 자동차를 잔뜩 싣고 싱가포르 항에 들르면 차를 막 내리고, 그 다음에 가져갈 차를 막 싣고 출발~ 이런 식이라고 한다.
전혀 시간 없다고. 물류의 발전이라는 건 이런 면에서 놀랍다. 하긴 제주도에서 동생이 붙인 물품이 다음 날이면 서울에 들어오는 데 그 중간에 스케일은 작지만 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겠지. 물류는 시간이 곧 돈이라 어쩔 수 없을 거다. 선장의 경우 11개월 째 육지에 못 내려가 보고 있다고 한다. 1년을 바다 위에 있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떤 기분인지 생각할 틈도 없는 거겠지.
20121009
기계비평을 읽다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이영준 교수의 기계비평을 다 읽었다. 2006년에 나왔다. 관심이 가는 책으로 작년에 나온 페가서스 10000마일, 올해 나온 기계산책자가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 페가수스를 잠깐 구경했었고, 기계 산책자를 구입할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 개인적으로도 기계에 관심이 많다 / 패션 비평에 응용할 부분이 있을까 궁금했다.
첫번째 이유는 넘어가고,
두번째 이유인 기계에 대한 관심 - 사실 약간 일관성이 없다. '덩어리'의 느낌을 좋아하는 건 확실한데 덩어리의 느낌이 크기에서 오지는 않는다.
또 소위 스펙 그리고 기능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이 자동차가 시속 몇 킬로로 달릴 수 있다든가, 이 비행기가 얼마나 높게 날 수 있다든가, 이 미사일이 터지면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가라든가, 이 잠수함에 얼마나 조용하고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설치되어 있는가 등등은 개인적으로 큰 관심 사항이 아니다.
단순하고, 호기심을 당기는 메카니즘이 있고(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극히 비일관적이다) 뭐 그런 것들이다. 자동차와 비행기에는 큰 관심이 없고, 기차와 배에는 관심이 있다. 총과 탱크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지뢰(M16A1이나 M18같은 거)는 좀 관심이 있다. 기폭제에도 관심이 있다. 권총은 조금 재밌다. 또 뭐가 있지... 여튼 이런 식.
세번째는 말 그대로.
등등의 이유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왜 이거냐 하면 도서관에서 이게 제일 먼저 눈에 띄었기 때문에. 두 권이 있었는데 하나는 앞 면이, 또 하나는 뒷 면이 심하게 울어 있었다. 도서관이 책 관리를 잘못하고 있나...
여튼 마침 오늘 보니 이 분의 책들을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어설픈 이야기를 늘어놓기가 창피하지만 어차피 그려러고 만든 블로그이니 몇 자 남겨보면
기계비평은 배, 기차, 비행기 등등의 소재를 다뤘는데 재미있고 몰랐던 에피소드같은 게 많다. 직접 경험을 하면서 느끼는 감동같은 걸 전하는 부분이 많은데, 문학인들 처럼 세세하고 정밀하게 적어놓지 않은 덕에 정말 닥쳐있는 순간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이상했던 점은 기계비평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의외로 '기계비평'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최근 나온 책인 기계산책자라는 이름이 좀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기계를 파고 든다기보다는 기계 -> 경험 -> 감상 -> 학자이자 이론가로서 거기에 뭔가 씌우기 순으로 되어 있다. 마지막에는 들뢰즈가 자주 나타난다.
결국 비평이라는 말이 붙어있기는 한데 뭐라고 할까... 이게 비평이구나 하는 감은 잘 오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단어가 던져주는 의미의 '기계비평'이라는 게 약간 애매하게 사용되고(혹은 내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 개인적으로는 좀 더 '분석적'인 어떤 걸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조금 떨어져있다. 더불어 기계가 그냥 예처럼 사용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비평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패션에서도 이런 애매함과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 옷은 좀 더 상업 전선에 나서 있고, 혼자 동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기계에 비해 낮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우주복, 기능복 같은 데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예전에 회사에서 소방복 관련일을 한 적이 있는데 좀 살펴보면서 은근히 재미있는 거로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다.
어쨌든 뭔가 이상한데 + 그닥 도움은 안되겠는데 정도 생각을 하고 말았는데 책을 다 읽고 트위터를 보니 마침 좀 더 본격적인 논의가 있다고 한다. http://blog.aladin.co.kr/culture/5898818
바로 기계산책자 출간 기념해 이영준 - 임근준(aka 이정우) 맞짱 토론. 위에서 내가 잠시 말한 의문같은 시덥잖은 내용이 나올 가능성은 없겠지만 여튼 저자를 좀 더 심도있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하지만 15명 밖에 못 간다고.. 녹화해서 유튜브라도 올려주지.
듣기, 먹기 그런 것들
2.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때 어떤 결정적인 걸 빼먹고 있는 듯한 맛이 나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짚신 장수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이었다던 "털..." 비슷한 종류 같은데. 마무리의 중요성. 프로가 만든 걸 사먹어 봐야 깨달음이 있을려나.
3. 지디 솔로 음반은 여러가지로 잘 모르겠다.
4. 가인 새 음반 중 팅커벨이 마음에 든다. 피어나는 뮤비의 화제성을 제외하고 곡 자체는 무난하게 들린다. 뮤비에서 남자 댄서들의 표정과 연기, 움직임은 정말 볼 만 하다. 뮤뱅에서 재현된 모습 역시 마찬가지로 재밌었다.
뮤비의 화제성에 대해선 그다지 특별하게 할 말은 없는데, 요즘 섹시 어필이 심해지고 있는 메이저 걸그룹에서 낼 수 있는 맥시멈이 이 정도 아닐까 싶다. 어차피 그 바닥은 고자스러울 수 밖에 없는 필드이므로 이렇게 야하다니! 도 이게 뭐가 야하냐! 도 별 의미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카라의 자켓쇼를 생각해 보면 뭐..
나르샤가 이런 종류를 했으면 더한 게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사실 가인이라서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있고.
솔로는 더 극단적으로 끌어가고 브아걸은 원래대로 본격 보컬 그룹화 시키면 좋지 않을까싶은데 사실 브아걸 정규반이 나오기나 하려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나오겠지?
5. 오래간 만에 나가수를 잠깐 봤다. 케이블에서 본 거라 언제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시나위가 싸이의 곡을, 국카스텐이 씨스타의 곡을 불렀다.
들국화가 나온 놀러와도 봤다. 탑밴드를 나가려 했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분위기 상 농담같이 들리진 않았다. 만약 정말 나갔다면 그것도 꽤 흥미로운 이야기다.
여하튼 "록밴드"들이 쉽지 않은 시절을 보내고들 있구나하는 생각도 잠시 하고.. 뭐 그랬음.
6. 네이버 뮤직에서 오캬 풀음반을 샀는데 요새 가장 많이 듣는 듯. 이 음반은 순서대로 듣고 있으면 거의 믹스 테입 분위기의 정말 말도 안되는 조합과 순서 같은데(타이틀의 기획 댄스곡과 나머지 발라드 솔로곡과의 갭이 엄청나다) 마냥 듣고 있다보면 일부러 이랬나 싶은게, 뭔가 기준같은 게 있나 싶기도 하다.
20121008
소면
패션 블로그를 패션쇼 체제에 맞춰 잠시 돌리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원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덕분에 서울 패션 위크는 일정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될 듯. 원래 블로거 서포터 신청인가 하는 걸 해서 취재권을 얻어볼까 했었는데 이것 저것 쓰라는 게 너무 많아서(넘치는 끼와 뭐 그런 걸 표현해 보라나 어쩌라나... 뭐 그러길래) 포기한 김에 그런 것도 있고. 물론 초대권 생기면 구경갑니다 ^^
그래서 이 과도기에 먹을 거 포스팅을. 입맛이 없을 때 면을 끓여 먹는다. 라면이 제일 간편하기는 한데 아무래도 속이 부대낀다. 그래서 뭐가 없을까 하고 토스트를 시도했는데 그것도 지겹고 해서 전 세계 주 식사류 중에 하나인 면 요리로 방향을 틀었다.
파스타 쪽을 해볼까 했는데 물론 의욕이 있으면 알리오올리오나 봉골레 같은 거 해 먹겠지만 많이 귀찮다. 기본적으로 면 삶는 데만 8분 가량, 지금 있는 홈플러스 파스타 면은 13분이 걸린다. 1kg짜리인가 대용량 사려다 말았는데 왠지 다행.
처음에는 알리오, 봉골레 둘 다 해 먹었는데 역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귀찮고, 베이컨이나 중합의 유통 기한도 짧아서 쟁겨 놓을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간장만 쳐 먹기, 후추/파슬리 뿌려서 먹기 같은 초 간단 레시피를 실험해 봤는데 다 그냥 별루다. 올림픽 시합나가기 전에 먹는 다는 맹 파스타가 생각나 왠지 모를 비장함마저 풍긴다.
그래서 다시 방향 체인지. 우동으로 할까 했는데 우동 맛에는 좀 민감해서(-_-) 어지간해서 만족하기 어렵다. 최소 도구인 센 불과 큰 솥이 없으면 좋은 면을 사다나 봐야 쓸모도 없을 뿐더러, 농심 냉동 우동면 정도가 최선의 선택안인데(집불로 천천히 끓였을 때 그나마 맛있다) 밥처럼 먹기엔 비싸다.
그래서 소면과 중면. 중면은 아무래도 씹는 맛도 좀 있고, 두툼한 게 좋기도 한데 소면처럼 손쉽게 양념이 베어들지 않기 때문에 양념 제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소면. 백설에서 나온 제일 제면소 소면이 가장 무난하다. 이거보다 가격이 두 배쯤 되는 소면이 있는데 그 정도가 맥시멈 사치의 반경일 듯. 더 나아가면 위에서 말했듯이 면이 아까운 상황이 도래한다.
요리 방법은 극히 간단한데. 소면을 삶는다. 소금을 좀 넣고 삶고, 중간에 물은 한 잔 보충한다. 소면을 삶는 거 보다 씻는 게 더 중요하다. 밀가루 냄새를 없애려면 빡빡빡 씻어야 한다.
기본 베이스는 간장(기꼬망을 쓰고 있다). 이것만 있으면 일단 기본은 해결. 여력이 있으면 여기에 참기름, 올리고당, 식초 조금을 섞는다.
+ 통파, 무 갈은 거. 이거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간장+통파+무는 면과 함께 다닌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 면이 좋으면 사실 이렇게만 먹어도 되는데 약간의 스파이시라도 더하기 위해 후추, 파스타 주식화를 위해 구입했던 파슬리 가루, 통깨를 조금 뿌린다. 이건 맛은 별로 안 나는데 심심하니까.
+ 식사 대용이라면 이 위에 뭐라도 얹는다. 스팸도 괜찮고, 베이컨도 괜찮고, 추석 때는 전도 올려봤고, 갈비도 올려봤는데 뭐든 올리고 대충 먹으면 나쁘지 않은 듯.
뭐 이렇게 먹는 거에요. 국물을 내서 부어 먹거나, 쯔유를 만들어 찍어 먹어도 좋을 텐데 그것까지는 너무 귀찮아 못하고 있음. 겨울이 되면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도 너무 귀찮은데 배가 고파서 가까스로 만들어 먹고 있다. 역시 요리는 산해 진미를 다 넣어봤자 그냥 남이 해 주는 거 열심히 칭찬하면서 먹는 게 제일 좋기는 하다... ㅠㅠ
20121006
기억
1. 이곳 '발전소' 블로그 조회수 총합이 10만을 넘었다. 2007년에 첫번째 포스팅이 있었고, 지금까지 발행된 총 포스팅 수는 765개다. 그것 참.
2. 불꽃 축제라는 건 워낙 요란한 서울의 이벤트다. 결국 기억 안에 지표 하나가 더 생긴다. 작년 이맘 때, 그러니까 날짜는 모르겠고 불꽃 축제가 있었던 때에는 괴로움과 우울함을 잊겠다고 한참 마포구 길들을 걸어다녔다. 그러다가 한강변 어느 아파트 공원 앞에서 우르르 몰려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강변 북로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들의 소음과 함께 불꽃들이 터지는 걸 봤다. 그 전에는 지하철에서 본 적이 있다. 몇 년간 이맘 때는 좋지 않았구나.
올해는 아무리 가감해도 상황이 더 안 좋아졌지만 이제는 걸어다니는 것도 귀찮아 도서관 구석에 가만히 앉아있다. 낮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이제는 불꽃 놀이 따위랑 관계가 없는 사람들만 남아있다... 라고 위안을 하고 있었는데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몇 명이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 커피나 한잔 마실까 하고 나가보니 여기저기 '전망'이 존재하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고 싶으면 마포대교라도 가라고, 여기서 대체 뭐가 보인다고... 그러나 저러나 다시는 저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담배가 없다. 어디서 없어졌을까 한참을 생각하는 데 모르겠다. 편의점에서 추억의 도시락과 너구리를 먹었고, 올라오는 길에 자판기에서 매실 어쩌구라는 걸 뽑아 마셨다. 5개피 쯤 남아있길래 한 갑 더 살까 하다가 그냥 올라왔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거야 그려려니 싶지만 라이터가 사라져서 다시 사야한다는 것과, 어디서 잊어버렸는지 기억의 어느 부분이 소실되어 있다는 기분이 싫다.
3. 저녁에 타코 칠리칠리나 이태원 케밥에 가서 뭐라도 하나 사 먹을까 싶다. 그런데 지금이 저녁인데.
4. 10만을 기리며 i would not use public space for private usage. 이제 그런 것들은 모든 게 끝나는 순간까지 좀 더 코지한 곳으로.
201210모르겠다
1. 트위터를 둘로 나누고 온갖 쓸데없는 것들을 한 군데 몰아버리니 한 쪽은 밝고 명랑하고 의욕적인 것들이 남는다. 이상한 기분이다. 인생도 사실 그렇다. 결국 모든 걸 한 번에 조망하기 전에는 남이라는 존재라는 건 알기가 무척 어렵다는 걸 자신을 보며 재확인한다.
블로그도 그런 식인데 트위터 쪽이 편하긴 하다. 앱이 워낙 잘 나와.
2. 남 특히 위인, 학자, 연예인의 삶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가 실상 어떤 사람인지, 뭘좋아하는 지, 어디가 괴팍한지, 어디가 이상한지 솔직히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다. 섹스 스캔들이나, 루머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하는 것도 아닌데 남이 하든 말든.
하지만 역할에는 관심이 있다. 여기서 역할은 배역이나 포지셔닝을 포함해 그가 소화해 내고 있는 모든 부분들이다. 그가 얼마나 제대로 소화해 내고 있는 지가, 얼마나 잘 해내는 지가 궁금하기 때문에 ㅎㄹ캠프 깉은 건 본다.
솔직하게 말하라고 정말 '솔직'해서 앓는 소리를 하거나, 아니면 너무 티나게 빤한 연기를 하면 역시 저 정도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몇 년 지나 발전을 보는 건 재미있고, 퇴보를 보는 건 아쉬운 정도.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가끔 이론이나 업적에 대한 관심이 그 사람의 삶/관습/습성에 대한 관심, 그리고 어떤 종류의 예상으로 치환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런 건 암만 다시 생각해봐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런 습성을 아는 사람은 나보고 자신 말고는 관심없어서 그렇다고 하는 이도 있는데 그건 오해다. 난 대면하고, 약속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삶과 습성에는 무척이나 관심이 많다.
결국 위에 말한 이들은 나와 개인적인 관계가 생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류의 관심은 안 생기는 게 아닌가 싶다.
이게 내가 유명인 친구가 없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하는 게 낮에 잠깐 궁금해졌다.
3. 랜덤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넘기다가 투ne원 데뷔 음반을 오래간 만에 처음부터 차례대로 들었다. 나온 지 몇 년 지났는데 다시 들어도 여전히 마음에 든다. 딱 적당하다.
개인적으로는 봄>다라>씨엘>민지 순으로 좋아한다. 봄은 제일 연예인 나라 사람같다. 민지는 역할 소화에는 여전히 좀 어린 거 같은 느낌이 있다.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그 부분이 나름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제일 연예인 나라 같은 사람이 사실은 아주 예전에 나름 오래 만났던 여자분과 꽤 닮았다(그것 때문에 팬이 된 건 아니다). 생긴 게 아니라 말투, 행동, 사고 방식 같은 것들. 그리고 미국 서해안 냄새까지.. 게중 그나마 사람같이 보이는 씨엘 타입의 인간은 친구같은 걸로는 만나본 적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실제와 편견 사이에는 묘한 관계가 있다.
20121005
노동요
그런데 요새 아이팟을 틀어놓고 눕는 날이 잦다. 잠인지 꿈인지 뭔지 한참 이 노래 저 노래 듣고 있다보면 아침이 되어있고, 잔 거 같지는 않은데 + 아무래도 자다 깬 건 맞는 거 같은 상태가 되어있다.
2. 트위터에서 가끔 남을 위로하는 멘션을 보낸다. 그러다보면 우울해진다. 그러면 누가 날 위로해주나... 아, 이 이야기는 너무 구질구질하다. 그만 하자.
3. 아이폰 블로거 앱은 글쓰기 화면 오른쪽에 키보드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덕분에 글자가 뒤로 숨는다. 이거 너무 불편하다.
20121003
공휴일, 몇 가지 음악을 듣다
뒹굴거리면서 이어폰으로 듣다가, 스피커로 듣다가, 헤드폰으로 듣다가, 졸다가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1. Kanye West Presents G.O.O.D Music
Kanye는 808's때는 그래도 꽤 좋아했는데 나오는 것마다 개인적으로는 좀 마음에 안드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래서 808을 다시 들었다. 로보캅~
2. 中森明菜(아니카 나카모리) 30주년 기념 Best Collection
올해 나왔다. CD 두장으로 되어 있는데 한장은 Love Song, 또 한 장은 Pop Song이다. 간단하게 느린 곡, 빠른 곡 분류라고 보면 됨. 슬로우 모션, 세컨 러브, 에키(역), 난파선, 소녀A, 주카이 1984... 주옥같은 음반이다. 하지만 역시 2장을 스트레이트로 듣는 건 조금 힘겹다.
3. Pet Shop Boys의 Elysium
예전에는 펫샵 보이스를 들으면 서버비아, 젤러시, 더 웨이 잇 유스트 비, 빙 보어링 같은 게 생각났는데 이제는 런던 올림픽 폐회식 생각만 난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렇다고 뭐 싫어졌다는 건 아니고. 홀드 온이 너무 웅장해서 약간 민망했지만 전반적으로 펫샵 보이스다. 그래도 올림픽....
4. Michael Jackson Bad 25주년 기념
마이클 잭슨 CD를 가지고 있는게 댄저러스밖에 없다. LP로 스릴러가 있고, 테입이 몇 개 있다. 어쨌든 배드가 없다. 그래서 Bad 25주년 기념으로 나온 이 음반을 네이버 뮤직에서 구입했다. CD 두 장으로 되어 있는데 태그 정리가 복잡해질 거 같아서 CD 1만 샀다.
2012 리마스터드 에디션인데 컴퓨터 음악 재생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고 원본이 없어서 그 차이를 실감하진 못하겠다.
제목은 모르겠는데 안 들어본 곡이 없다. 여하튼 어휴, 좋다 이거. 완전 신남.
이렇게 오늘은 집에 가만히 있었지만 아주 약간이라도 소비를 한 날이 되었다. 그건 그렇고 예전에 오페라 풍으로 만들어진 뮤직 비디오에서 랩을 하는 힙합 음악이 있었는데(대략 90년대 후반쯤 아니면 2000년 초반에 봤음) 그게 뭔지 혹시 아시는 분?
20121002
시코쿠 철도라인 동쪽
아는 분이 일본에 기차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그분은 철덕이심), 철덕까지는 아니지만 괜시리 예전에 기록해 놨던 몇 개의 코스를 뒤적거리게 된다.
도쿠시마 주변은 구글 지도로만 들여다봐도 두근두근하다. 토쿠시마에서 출발해 유키, 야마가와치, 무기를 지나 아사카와, 카이푸까지. 대략 2시간 18분 정도 코스로 무기라인[牟岐線] 처음부터 끝까지다. 길지 않지만 산, 바다를 모두 거친다.
도쿠시마까지는 다카마쓰에서 오는 고토쿠라인이 오고, 도쿠시마부터 카이푸까지 무기라인이다. 카이푸에서는 아사토라인이 시작되는데 카누라 역까지다. 여기까지 가면 시코쿠 동쪽으로 도는 기차 라인은 끝이다.
시코쿠를 서쪽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역인 나하리역과 연결 계획이 있는데 아직 계획만 있는 상태다. 현재 이 두 도시 사이는 국도로 산을 넘어가는 방법 밖에 없다.
무기라인은 이런 기차가 다닌다.
이건 뭐 당연히 타러 가고 싶다.
20121002
말을 좀 줄여야되겠다. 떠들어댄다고 달라지는 것도 나아지는 것도 거의 없다. 어차피 뭐...
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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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 만에 영화 칼리골라(1979, 예전엔 칼리귤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검색해 보니 요새는 칼리골라라고 하는 듯... 이태리 제목은 Caligola, 영어 제목은 Caligula다)를 봤다. 봐야지 하고 찾아본 건 아니고 유튜브 뒤적거리는 데 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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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저 10도, 최고 20도라고 해서 살짝 긴장했는데(하루에 10도씩 떨어지고 있다) 낮의 햇빛은 여전히 따가웠다. 뜨겁다기 보다는 따갑다가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2. 에이프릴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곽튜브에 대한 비난은 정도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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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냉면 이야기를 잠깐 한 김에 오늘은 비빔밥과 곰탕 이야기. 사실 곰탕은 좀 아는데 비빔밥은 잘 모른다. 우선 비빔밥 조선 기록을 보면 비빔밥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골동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에 골동반에 대해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