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6

기억

1. 이곳 '발전소' 블로그 조회수 총합이 10만을 넘었다. 2007년에 첫번째 포스팅이 있었고, 지금까지 발행된 총 포스팅 수는 765개다. 그것 참.

2. 불꽃 축제라는 건 워낙 요란한 서울의 이벤트다. 결국 기억 안에 지표 하나가 더 생긴다. 작년 이맘 때, 그러니까 날짜는 모르겠고 불꽃 축제가 있었던 때에는 괴로움과 우울함을 잊겠다고 한참 마포구 길들을 걸어다녔다. 그러다가 한강변 어느 아파트 공원 앞에서 우르르 몰려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강변 북로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들의 소음과 함께 불꽃들이 터지는 걸 봤다. 그 전에는 지하철에서 본 적이 있다. 몇 년간 이맘 때는 좋지 않았구나.

올해는 아무리 가감해도 상황이 더 안 좋아졌지만 이제는 걸어다니는 것도 귀찮아 도서관 구석에 가만히 앉아있다. 낮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이제는 불꽃 놀이 따위랑 관계가 없는 사람들만 남아있다... 라고 위안을 하고 있었는데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몇 명이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 커피나 한잔 마실까 하고 나가보니 여기저기 '전망'이 존재하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고 싶으면 마포대교라도 가라고, 여기서 대체 뭐가 보인다고... 그러나 저러나 다시는 저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담배가 없다. 어디서 없어졌을까 한참을 생각하는 데 모르겠다. 편의점에서 추억의 도시락과 너구리를 먹었고, 올라오는 길에 자판기에서 매실 어쩌구라는 걸 뽑아 마셨다. 5개피 쯤 남아있길래 한 갑 더 살까 하다가 그냥 올라왔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거야 그려려니 싶지만 라이터가 사라져서 다시 사야한다는 것과, 어디서 잊어버렸는지 기억의 어느 부분이 소실되어 있다는 기분이 싫다.

3. 저녁에 타코 칠리칠리나 이태원 케밥에 가서 뭐라도 하나 사 먹을까 싶다. 그런데 지금이 저녁인데.


4. 10만을 기리며 i would not use public space for private usage. 이제 그런 것들은 모든 게 끝나는 순간까지 좀 더 코지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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