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썼던 기계비평에 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말했듯 배 자체를 파고 드는 게 아니라 배의 거대함과 배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건 항구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평범한 사람들은 볼 수 없는 도시의 모습이다. 이런 걸 보고 싶다면 사진기를 들고 견학을 하는 게 아니라 해군에 입대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는 한데 여하튼.
저자가 탄 배의 이동 경로다. 그 배는 자동차를 나르는 운반선이다. 길이가 100m인가 뭐 그렇다고 함. 11월 28일에 마산항에서 출발했고 2월 3일에는 일본 지바에 도착했다. 경로로 보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유럽에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 안에서 여기저기 들렀다. 가장 먼 곳이 스웨덴이다. 스웨덴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구나.
일반적으로는 저렇게 항에 들르면 잠깐 내려서 선원들이 잔뜩 있는 술집에서 술도 퍼마시고 뭐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전혀 그런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런 건 '대항해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고 요즘엔 자동차를 잔뜩 싣고 싱가포르 항에 들르면 차를 막 내리고, 그 다음에 가져갈 차를 막 싣고 출발~ 이런 식이라고 한다.
전혀 시간 없다고. 물류의 발전이라는 건 이런 면에서 놀랍다. 하긴 제주도에서 동생이 붙인 물품이 다음 날이면 서울에 들어오는 데 그 중간에 스케일은 작지만 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겠지. 물류는 시간이 곧 돈이라 어쩔 수 없을 거다. 선장의 경우 11개월 째 육지에 못 내려가 보고 있다고 한다. 1년을 바다 위에 있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떤 기분인지 생각할 틈도 없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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