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7

20121017

1. 집에서 먹고 있는 걸 가만히 보면 인스턴트 음식과 별로 다를 게 없다. 합쳐져 있는 걸 분해해서 구입해 하나씩 데워서 함께 먹는 꼴이다. 하동관 곰탕과 이문 설렁탕을 한달 내내 한끼 씩 먹어보자가 일단은 가장 근접해 있는 소망이다. 기름진 삶이란.

2. 어제의 사태 때문에 상담사가 찾아왔다. 아무도 없으니 옆집 문이라도 일단 두드려 본 듯. 밤 8시부터 10시까지 계속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다고. 뭐 각개전투하듯 상담 대상자에게 꼭 달라 붙어 있을 수도 없고,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2시간 동안 위급하게 걸어온 전화를 전혀 못 받을 정도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조금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여하튼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으니 뭐라 할 말도 없지만.

3. 오늘은 너무 춥다. 집에서 먼지와 사투 중인데 수만년 동안 그래왔듯이 인간은 먼지를 이길 수 없다.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창문 열어 놓으니 좀 상쾌해 지기는 한다.

4. SNL 코리아를 몇 편 봤는데, 미국식 코미디 운운이 문제가 아니라 자체가 재미가 없다. 정치 이야기를 전면에 내새운다고 정치 풍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이건 뭐 고교 학예회를 보는 것 같다.

이 비슷한 느낌을 받은 걸로 Miss에이의 신곡이 있다. 개념녀 운운을 떠나 컨셉이 틀에 박힌 듯 전형적이고 곡도 마찬가지다. 원걸vs소시, 에펙vs미스에서 거의 언제나 심정적으로 전자를 응원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행보는 안타깝다.

아이돌은 '오래 남을 좋은 곡'으로 승부를 보는 싸움터가 아니다. 이번에 나온 곡이 좋다는 건, 그저 전투에 임하는 병사에게 약간 좋은 군화가 생겼다는 정도의 장점일 뿐이다.

5. 악마의 유혹 프렌치 카페 선물 세트가 생겨서 뜯어 먹고 있다. 세가지가 들어있는데 노란색, 빨간색, 까만색이다. 그래서 그냥 보고 나머지는 설탕 커피나 블랙인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빨간색을 뜯고 보니 그냥 좋은 인스턴트 설탕-프림 커피다.

예전에 마트에서 세일할 때 노란색 포장지에 들어있는 걸 사다 먹고, 진짜 맛없다 역시 모카 골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닌듯. 빨간색도 꽤 괜찮다(고소한 맛을 너무 강조해서 조금 질리긴 한다). 그러고 나니 까만색의 퀄러티가 궁금해진다.

6. 집에 고기가 좀 있다. 혼자 구워먹기 싫은데(양도 그렇고 혼자 지글지글-아구아구 패턴 정말 지겹다 -_-) 그렇다고 누굴 부르기도 그렇고. 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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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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