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8

소면

패션 블로그를 패션쇼 체제에 맞춰 잠시 돌리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원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덕분에 서울 패션 위크는 일정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될 듯. 원래 블로거 서포터 신청인가 하는 걸 해서 취재권을 얻어볼까 했었는데 이것 저것 쓰라는 게 너무 많아서(넘치는 끼와 뭐 그런 걸 표현해 보라나 어쩌라나... 뭐 그러길래) 포기한 김에 그런 것도 있고. 물론 초대권 생기면 구경갑니다 ^^

그래서 이 과도기에 먹을 거 포스팅을. 입맛이 없을 때 면을 끓여 먹는다. 라면이 제일 간편하기는 한데 아무래도 속이 부대낀다. 그래서 뭐가 없을까 하고 토스트를 시도했는데 그것도 지겹고 해서 전 세계 주 식사류 중에 하나인 면 요리로 방향을 틀었다.

파스타 쪽을 해볼까 했는데 물론 의욕이 있으면 알리오올리오나 봉골레 같은 거 해 먹겠지만 많이 귀찮다. 기본적으로 면 삶는 데만 8분 가량, 지금 있는 홈플러스 파스타 면은 13분이 걸린다. 1kg짜리인가 대용량 사려다 말았는데 왠지 다행.

처음에는 알리오, 봉골레 둘 다 해 먹었는데 역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귀찮고, 베이컨이나 중합의 유통 기한도 짧아서 쟁겨 놓을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간장만 쳐 먹기, 후추/파슬리 뿌려서 먹기 같은 초 간단 레시피를 실험해 봤는데 다 그냥 별루다. 올림픽 시합나가기 전에 먹는 다는 맹 파스타가 생각나 왠지 모를 비장함마저 풍긴다.

 

그래서 다시 방향 체인지. 우동으로 할까 했는데 우동 맛에는 좀 민감해서(-_-) 어지간해서 만족하기 어렵다. 최소 도구인 센 불과 큰 솥이 없으면 좋은 면을 사다나 봐야 쓸모도 없을 뿐더러, 농심 냉동 우동면 정도가 최선의 선택안인데(집불로 천천히 끓였을 때 그나마 맛있다) 밥처럼 먹기엔 비싸다.

그래서 소면과 중면. 중면은 아무래도 씹는 맛도 좀 있고, 두툼한 게 좋기도 한데 소면처럼 손쉽게 양념이 베어들지 않기 때문에 양념 제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소면. 백설에서 나온 제일 제면소 소면이 가장 무난하다. 이거보다 가격이 두 배쯤 되는 소면이 있는데 그 정도가 맥시멈 사치의 반경일 듯. 더 나아가면 위에서 말했듯이 면이 아까운 상황이 도래한다.

 

요리 방법은 극히 간단한데. 소면을 삶는다. 소금을 좀 넣고 삶고, 중간에 물은 한 잔 보충한다. 소면을 삶는 거 보다 씻는 게 더 중요하다. 밀가루 냄새를 없애려면 빡빡빡 씻어야 한다.

기본 베이스는 간장(기꼬망을 쓰고 있다). 이것만 있으면 일단 기본은 해결. 여력이 있으면 여기에 참기름, 올리고당, 식초 조금을 섞는다.

+ 통파, 무 갈은 거. 이거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간장+통파+무는 면과 함께 다닌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 면이 좋으면 사실 이렇게만 먹어도 되는데 약간의 스파이시라도 더하기 위해 후추, 파스타 주식화를 위해 구입했던 파슬리 가루, 통깨를 조금 뿌린다. 이건 맛은 별로 안 나는데 심심하니까.

+ 식사 대용이라면 이 위에 뭐라도 얹는다. 스팸도 괜찮고, 베이컨도 괜찮고, 추석 때는 전도 올려봤고, 갈비도 올려봤는데 뭐든 올리고 대충 먹으면 나쁘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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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 10. 3. 19 14 37

뭐 이렇게 먹는 거에요. 국물을 내서 부어 먹거나, 쯔유를 만들어 찍어 먹어도 좋을 텐데 그것까지는 너무 귀찮아 못하고 있음. 겨울이 되면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도 너무 귀찮은데 배가 고파서 가까스로 만들어 먹고 있다. 역시 요리는 산해 진미를 다 넣어봤자 그냥 남이 해 주는 거 열심히 칭찬하면서 먹는 게 제일 좋기는 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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