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2

20120902

09라는 글자가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1. 몇 가지 일 때문에 굉장히 심난하면서도 분주한 날이었다. 심난의 이유야 명확한데, 분주의 이유는 잘못된 동선 / 더위 / 인파 때문이다. 최근 한 달은 너무 좋지 않다.

2. IFC 여의도에 홀리스터 구경을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못봤다. 뭐 딱히 꼭 봐야지 이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필 날씨가 끕끕하기 그지 없는 날 애써 갔는데 아쉽다.

2-1. 버스를 잘못타서 순복음 교회 건너편에 내렸는데 일요일이라 한강 쪽 / 산업은행 방면 여의도 안쪽 모두 인산 인해였다. 특히 순복음 교회 끝나는 시간에 맞춰 벌어지는 마늘 등을 파는 각종 장터, 주차 관리원 아저씨들이 도로 중앙 잔디밭에 동그랗게 모여 기도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2-2. 커피빈 순복음 교회점 옆에 파스타 집이 있었는데 국대 떡볶이로 바뀌었다. 여기는 '외부 음식 환영'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2-3. 여의도 공원에 딱 들어섰는데 눈은 긴가 민가 하는데 몸이 길을 온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놀랐다. 그리고 세종대왕 상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에 또 놀랐다. 세종대왕이 소원을 들어주시나. 언제부터 그랬지.

2-4. IFC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특별한 감상은 없다. 더웠다.

3. 생일 선물로 받았던 백팩의 손잡이가 떨어졌다. 유상 AS 한계 기간이 2년인데, 20일 정도가 남아있다. 이게 고쳐지는 건가도 모르겠고 그런데 여튼 계속 쓸 가방이라 매장에 가 볼 생각이다. 다행히 증빙 서류들은 다 보관하고 있다. 깝깝하네, 왜 이런 일이 ㅠㅠ

4. 예측이 만들어내는 즐거움 vs 오해가 만들어내는 절망 : 둘 중에서 후자가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가 의식적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잘 못 움직인다. 의식적 의사 표시라고 대 놓고 말하라는 건 아니지만 여튼 그렇다. 구질구질한 성격 같지만 그래도 오해가 부르는 파멸이 싫다. 사실 더 이상 뭔가가 망쳐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도 않고. 덕분에 많은 걸 놓친 것 같은 기분이들지만 현재는 어쩔 수 없다. 낙관주의 따위... ㅠㅠ

5. 초정광천수 1.5L 짜리를 사다가 온연히 한 PET를 혼자 다 마셨다. 여전히 왜 마시는 지 잘 모르겠다.

6. 강남에서 왔어요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무엇인가. 1) 아, 네 2) 그런데요? 3) 주차는 저기로 가야합니다 4) 저는 석관동에서 왔어요. 중학교 때 이사를 갔는데(아파트) 옆집 아주머니가 나와 슬그머니 어디에서 이사왔냐고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어디에서'는 내 예상보다 중요하게 취급되는 듯 하다.

7. RT가 되지 않을 트윗만 올리자라고 며칠 전에 생각했는데 실수로 이게 뭐야! 웃기잖아 이러면서 치즈 버거 피자라는 걸 올렸다. 이런 쓸데 없는 트윗은 여지없다. 여튼 결국 알티 알림을 껐다. 일찌감치 끌 걸 왜 여태 켜놓은 거야.

어제 알티는 할 일이 없어서 상황 전개를 주시했다. 올려놓고 15분 쯤 있다가 친구-모르는 분이 차례로 알티를 하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분'이 알티를 했고 그 순간부터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했다. 재밌는 건 프로필이 애니메이션인 분들이 절대 다수였다는 점. 그러다가 하루를 넘기면서 다양하게 확대되었다.

RT가 퍼져나가는 과정은 추적의 가치가 약간 있는 듯 한데 역시 귀찮다. 어제의 수확은 애니메이션과 피자의 희미하게 연결된 관계를 알게 되었다 정도라고나 할까.

8. 누가 저 드라이브 좀 시켜줘요. 제가 옆에서 계속 떠들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차를 약간 무서워합니다. 그렇다고 뛰쳐나가진 않아요.

9. 일이 조금 있어서 마치고 함께 연남동의 툭툭 누들 타이라는 곳을 갔다. 먹으면서, 생긴 건 타이식인데 맛이 너무 입맛에 맞는게 이상하다라고 생각했다. 외국 음식 특유의 위화감이 없다. 하지만 타이 사람이 만들고, 먹으러 온 타이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타이에 가면 정말 사람들이 이런 음식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껍질도 먹을 수 있는 게로 만든 어쩌구 저쩌구인가, 그게 꽤 맛있었다.

오래간 만에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식사를 했는데 들떠서 그런지 너무 떠든 건 조금 후회된다. 요새 사람 만나면 항상 너무 떠들고 집에 오면서 후회한다. 인생에 대사가 너무 없어서 그런건가. 뭐 그런 인생인거지 어쩔꺼야... -_-

0. 아 뭐케 구질구질해. 앞으로는 좀 더 정제된 이야기를 써야지.

댓글 2개:

각성, 온도,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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