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촌스럽다는 말에 대한 트윗을 보고 트윗에 적으려다가 길어질 거 같아서.
촌스럽다는 말은 꽤 이상하다. 우선 글자 자체로는 이데올로기/차별적이고, 컨텍스트로 보면 꼰대질과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먼저 글자 이야기를 하자면 : 굳이 이렇게 관용적으로 쓰이는 말을 칼 같이 재단해 구분하고 싶은 생각은 사실 없지만 촌(村)스럽다는 단어는 보통의 용법인 경우 차별적이다. 꼭 그렇게 따질 생각은 없으니 간단히 넘어간다. 후자의 이유에 의해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 컨텍스트, 그러니까 사용의 측면에서 보면 어쨋든 위에서 내려보는 단어다. 나도 너도 어차피 촌스러! 같은 자조적/시니컬한 용법이 아니라면 특히 스타일의 측면에서 '아 저 아저씨 촌스러'라는 말은 자기 자신은 그 촌스러움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는 뜻이고(대부분의 경우 촌티는 그 사실 자체를 자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은 촌스럽지 않다는 상태를 포함한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자신이 다른 곳에서 '촌스럽지 않음'의 범주에 든다는 확신은 불가능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타인의 삶, 환경, 태도 등등의 결과(혹은 경과) 중 하나일 지금 취하고 있는 스타일에다가 세련됐네, 촌스럽네 구분할 '시간이 있고' 그만큼 관심이 있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저 사람은 왜 저런 결론에 도달했을까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유용하고 재미있을 거 같다고 믿는다. 옷이나 스타일보다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널려있다.
이상 꽤나 촌스럽게 입고 다니는 사람의 항변이었음.
2.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러블리스 트리뷰트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한참 전에 들었는데 나왔나보다. 음원 구할 길이 없기 때문에 들어보진 못했지만 미묘님의 글을 읽었다.
http://verymimyo.egloos.com/5622744
아, 추억 돋는 마블발 이러면서 마블발을 들으려고 아이튠스를 뒤적거렸는데... 없다. 분명 기억에 Isn't Anything과 Loveless가 있었고, mp3 플레이어에 넣고 다닌 기억도 있는데(지하철에서 이런 음악이 들리면 좀 짜증나서 랜덤 플레이할 때 부디 안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기억도 난다) 없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곰곰이 생각을 하면서 할 수 없이 씨디를 꺼내 인코딩을 하며 뒤적거려보니 마블발 뿐만 아니라 음원으로 얻었던 병1신들도, 지저스 앤 메리 체인도 그러다 생각난 에코벨리(그레이트 씽스를 듣고 싶었다, 아이 와나두 그라잇트 씽스~)도 없다. 다 어디 간거야, 원래 없었던건가? 지금 11427곡이 들어있다고 나오는데 이게 뭔가 빠진 건지 원래 없었던 건지도 잘 모르겠다.
3. 퓨처라마를 다 봤다. 끝. 이제 밤 11시 넘어 잠자기 직전 볼 게 없다. 퓨처라마는 역시 벤더다. 본명은 벤더 벤딩 로드리게즈(멕시코 공장 출신이다). 이 알콜 쩔고, 도박 좋아하고, 여자(로봇)에 사죽을 못쓰고, 시가와 담배 좋아하고, 도둑질 좋아하고, 대개의 로봇들은 감정이 없는데 있는 걸 넘어 다중이에다가, 외로움도 쩔고, 질투는 불 같고, 그러면서 스스럼없이 '친구'를 불구덩이에 빠트리는 엉망진창인 로봇은 그러나 매력적이다.
건달같은 말투도 무척 마음에 드는데 성우를 맡은 존 디마지오에 따르면 He describes the voice he got the part with as a combination of a sloppy drunk, Slim Pickens and a character his college friend created named "Charlie the sausage-lover". (슬림 피킨스는 미국의 로데오 퍼포머, 영화/TV 배우, 터프/Sardonic 카우보이.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 나온다).
전반적으로 큐버트와 잽 브래니건이 주인공인 에피소드들은 별로 취향은 아니었다.
일단 체크 정도 해 보려면 영화 쪽(4편)을 보는 게 낫고, 그걸 보고 났는데 벤더가 마음에 들거나 뭔가 좀 부족하다면 그때가서 TV 에피소드 정주행을 하면 된다. 캐릭터 자체는 영화보다 TV 시리즈 쪽이 일관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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