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8

선거

이번 총선을 다시 생각하는 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고, 결과는 함께 지리멸렬 밖에 없는 거 같은데 뭔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것들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하게 된다.

선거라는 건 재미있는 게 분명 팀 대항 경기인데 참여자 개개인의 목표는 팀의 승리가 아니라 자신의 승리라는 점이다. 물론 모든 스포츠에서도 이런 면이 있기 마련이지만, 선거는 이 측면이 유난히 극대화되어 드러날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 팀이 살면 뭐하냐, 자기가 죽는데.

개인적으로는 엄격한 위계질서라는 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몽실몽실한 동네형 민주주의가 개개인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 거라 믿는 편이다. 만약 그런 식의 플레이를 보이고, 그런 식의 정강을 제시하는 정당이 있다면 당연히 그쪽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보듯 이런 경쟁에서는 통제가 가능한 '주최'가 있는 팀에게 이길 방법이 없다. 다들 무주 공산으로 떨어져 나갈 뿐이다. 아무리 서로 정겹고 위하는 군사들이라도 철통같이 훈련된 적군을 이기기는 어려운 법과 같다. 물론 역사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던 미화들이 존재하긴 한다.

그렇다고 지금 지지하는 정당이 또 저런 프레임을 들고 나와 오직 이기기위한 전략과 전술을 펼친다면 그건 또 실망스러울 것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닐테고 보나마나 저런 정치 장사꾼들과는 거래 안해 하면서 뛰쳐나와 새 정당이 만들어질 것이고, 또 그들은 0.8, 1.2 사이를 헤매게 된다.

이건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겨운 마음으로 즐거운 사람들과 어영부영하고 있다보면, 그리고 그 틈새에 남는 게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면, 그들이 덮친다. 혹시 잘 안되면 '사명감' 운운하며 Charity였다고 둘러대면 되는 거다.

시험 기간의 열람실이라 노트북을 맘대로 못 두드려서 ㅠㅠ 여기까지. 여튼 이런 느낌의 딜레마가 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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