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이 많군. 그런 시즌.
2. 새로 컴퓨터에 밀어 넣은 음악들의 태그를 정리하다가 콕토 트윈스에 꽃혀서 Treasure를 듣고 있다. 80년대 초반인가 쯤에 나온 이 음반을 처음 들은 건 90년대 중반 쯤이었던 거 같다.
지금 들으면서는 그때 왜 그랬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것들이 세상에는 십년 전부터 있었구나하는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혔던 거 같다.
어쨋든 이런 분위기가 나는 곡을 나도 만들고 싶었고 컴퓨터에 사용하는 몇 개의 기계를 샀었다. 방에 기타가 몇 개씩 굴러다니고, 가지고 있던 마샬 앰프를 매일 반짝반짝 닦던 시절이다.
뭐 여러가지 변명 거리들을 남긴 채 그런 것들이 다 지나가 버렸다. 요즘은 가끔 리즌이나 켜놓고 둥둥거려보다 한숨이나 쉬고, 통기타 두드리다가 강아지랑 논다.
오래간 만에 이 음반을 듣는다. 플레이 숫자가 모두 비어있다. 근래 삼사 년 안에 한 번도 듣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구나.. 라고 생각한다. 딱히 할 말이 없다. 억울하지도, 한심하지도, 자랑스럽지도 않다. 그때와 똑같은 소리로 프레이저는 노래를 부르고, 거스리는 기타를 친다. 레이몬드의 베이스도 저 아래에서 둥둥거린다.
여전히 좋다. 나온지 25년이 넘게 지났는데 지금 들어도 어색한 곳이 없다.
3. 1996년. 언젠가 그때 이야기를 여기에 했었지.
4. 음악 이야기가 많아진 이유는 매우 간단한데, 인터넷을 할 수 없어서 티브이를 못보고, 영화를 못보고, 뉴스를 뒤적거려 패션붑에 포스팅할 거리를 찾지 못하니 가지고 있던 음악만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번 달에는 컴퓨터용 5기가, 휴대폰용 300메가가 남아있다. 정말 구질구질하구나.
20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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