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9

조금 긴 잡담

1. 흡연을 대폭 줄이고, 혹시 집에서 빌빌대는
날이어도 산책이라도 꼭 해야겠다. 요새 몸뚱이가 정말 말이 아닌 듯.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배가 안 고프고, 그마저 먹으면 복통이 온다.

2. 개인적으로 관상 같은 건 거의 관심이 없다. 표정이나 행동으로 뭔가 짐작하는 일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말한 적 있긴 한데 예상 적중의 득보다 오해의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흔히 촉을 말하는 데 사실 그게 틀렸을 경우 수습할 길은 뻔뻔함이나 모른 척 밖에 없다. 그런 뻔뻔함은 없고 연마하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그런 건 안하는 길을 갈 뿐.

여튼 계기가 몇 있는데 그 중 하나 군대 이야기. 후임병 중에 정말 굉장할 정도로 표정의 진실함이란 없고 말을 하면서 계속 산만하게 딴청을 피우고, 코를 만지고, 눈을 굴리는 놈이 있었다.

당시 무슨 일인가 있고 내가 그의 하루 행적을 다 아는 상황에서(그에겐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가 간부의 의심을 산 적이 있다. 추궁당하는 모습과 자신의 진실을 변호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도 저걸 대체 누가 믿겠냐... 싶을 정도여서 너도 참 어쩌냐 그랬었다.

묘한 건 다 알고 있음에도 그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내가 본 게 뻥 아니었을까, 과연 내가 놓친게 있지 않았을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었다는 거다. 여튼 뭐 다행히 잘 해결되었지만 인간의 편견이란 고작 이 정도인가 등등의 생각을.

뭐 그 분야 전문가라면 또 모르겠는데 난 그쪽을 연구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으니.

3. 2의 이유중 하나는 억울함이 너무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싫어해서 가능하다면 사소한 거라도 억울한 일 없이 살고 싶은데 역시 잘 안된다. 예상 적중의 기쁨을 못주기 때문에 점점 인기도 없어지는 거 같고 ㅜㅜ 하지만 억울함 해소라면 발벗고 나서요.

3. 여튼 그런 이유로 이ㄱㅎ 회장의 관상을 볼 시간에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보는 걸 더 선호하게 되었다. 물론 삼전 같은 곳은 너무 복잡해서 나같은 사람은 봐봐야 별 소용이 없긴 하지만.

4. 하지만 통계는 별로 신용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나. 여기서 시작해 대표민주제 같은 것도 별로 신통한 대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5. 일본의 동물인가 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숲이 있고, 앞에는 잔디밭같은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고 거기에 여우나 사슴같은 게 있는 장면이 나왔다. 동물 빼고 나무와 풀의 배치만 가지고도 살면서 그런 풍경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약간 슬퍼졌다. 일본 알프스나 개마고원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6. 상상력의 부족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단언하고 남을 속단하거나 강요하는 건 약간 다르다. 난쏘공에서 위기가 다가옴을 느끼자 주소 팻말을 제일 먼저 챙기는 건 상상력 같은 게 만들어 내지 못한다. 리얼이즘이니 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또한 문학이나 영화 같은 게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현실의 불 같은 문제라면 양상은 더 달라진다.

7. 2ne1의 2012 라이브 디비디를 구해 인코딩해놨다. 청담동에 한 번 갈까 하는데 별로 하릴없는 계획이라 그런지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하지만 1에서 말했듯 운동 삼아서라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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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기초, 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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