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9

Machete를 보다

오랫동안 묵혀 놓고 있었는데 드디어 봤다. 뭘 좀 찾아보고 그러면서 모르던 것도 알게 되고, 오해도 풀고 그래야 하는데 그냥 아무 것도 모르고 본 거만 가지고 포스팅한다. 그러므로 혹시나 매우 큰 오해를 동반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우선 알아주시길.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로드리게즈나 만들 수 있는 영화다. 이런 허접한 발상이 아무한테나 나오지도 않고, 그걸 또 거대한 신으로 뒤덮으면 어케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런 생각을 가진 감독에게 제작비를 대지도 않고, 이 따위 스토리를 가지고 이런 섭외가 되지도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대니 트레조, 스티븐 시걸, 로버트 드니로, 제시카 알바, 미셸 로드리게즈, 돈 존슨, 린지 로한 등등의 사람들.

로드리게즈는 퀀틴에 비해 보다 투박한 느낌이 든다. 조막만한 디테일들이 산더미처럼 뭍혀있는 퀀틴에 비해 그래서 잔재미는 덜하다. 하지만 훨씬 스펙타클하다. 굵직굵직하게 메타포를 이용하고 그게 주는 둔탁한 재미가 있다.

Machete는 배경으로 멕시코와 텍사스 사이의 국경을 두고 벌어지는 밀입국과 마약/미국 정치인 간의 커넥션 문제를 살짜쿵 다루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뒤에서 흘러다니는 배경이다. 딱히 크게 주목하지도 않고, 그저 뭔가 밝혀졌을 때 '뭐시라!'하는 용으로나 쓰인다. 보는 사람에게도 딱히 새로운 시각을 환기시키는 면도 없다.

재미있는 점은 악당의 대명사 트레조가 착한 편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대명사 스티븐 시걸이 악당역으로 나온다는 사실이다.

여하튼 영화에서 트레조는 과거 영화의 주인공들처럼(람보나 코만도) 총알을 피하는 액션 따위도 하지 않는다. 따발총이 날리는 거리를 정글에서 쓰는 칼을 들고 묵묵히 걸어가고 옆에서는 사람들이 픽픽 쓰러진다.

MACHETE

영화 안에서 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 이 캡쳐는 참 마음에 든다. 구글에서 뭐 같이 넣을만한 캡쳐가 없을까 검색하다 발견했다.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있으니 술 좀 제발 그만 마셔라 린지야.

스티븐 시걸도 정글칼이 몸을 관통했음에도 죽지 않는다. 그저 자기가 죽고 싶어서 제 손으로 칼을 휘휘 저어 직접 죽는다. 중간에 린지 로한이 수녀복을 입고 기관총을 들길래 뭔가 하려나 싶었는데 좀 어설프게 마무리된 게 약간 아쉬었다.

여튼 결론은, 웃긴다. 그럼 된거지 세상 뭐 있나.

 

이제 Death Proof, Machete를 봤으니 Grindhouse 안에서는 Planet Terror를 아직 못봤다. 이왕 이렇게 된 거 fake 예고편에 나온 거 몇 편 더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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