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로 창원에 다녀왔다. 앞으로 자주 갈 것이다. 아주 어렸을 적에 분명 창원에 간 기억이 있는데 기억이 닿는 곳은 전혀 없었다. 마산은 아마 조금은 기억에 있는 장소가 있을 지도 모른다.
창원의 좋은 점은 언덕이 별로 없고, 도시 규모에 비해 공원과 나무가 많다. 소문의 '누비자' 자전거와 자전거 도로 시스템은 역시 괜찮았다.
안 좋은 점은 딱히 갈 곳이 없고(이제 한 덩어리가 된 마산, 진해 쪽은 그나마 괜찮을 지도), 운전자들 특히 택시가 상당히 터프하고, 거리에 쓰레기통이 전혀 없어서 나같이 길에서 밥먹는 백팩커는 할 수 없이 쓰레기통 용 비닐봉지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날은 비가 와서 많이 못 돌아다녔는데 둘째날은 작열하는 태양에도 불구하고 누비자 자전거를 좀 탔다. 비회원은 1일 등록을 해야 하고 2시간 1,000원, 플러스 1시간 1,000원이다. 3시간 이상 타려면 일단 반납하고 다시 빌려야 한다. 무인 터미널이 창원 곳곳에 160여개가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다.
사진은 '여기는 서울이 아니다'를 강조하는 그다지 별볼일 없는 패턴.
누비자 1회 순회. 대략 7km/h 정도의 속도로 느릿느릿 돌아다녔다.
누비자 2회 순회. 중간에 성산패총로 부분에서 쉬었다가 런키퍼 Resume을 안눌러서 경로를 못남겼다. 색 이상한 건 그려 넣은 부분이다.
마지막에 창원 중앙역까지 가서 앞의 반납대에 돌려주고 기차타고 서울 왔다. 대중 교통이 별로 안좋기 때문에 여행이라면 창원 중앙역 옆에서 자전거 빌려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괜찮다.
창원의 유래.
두번째 누비자. 첫번째는 그래도 좀 괜찮은 자전거였는데 두번째는 약간 말썽이 있었다.
부러진 부분들과 상처의 흔적들이 꽤 있지만 도심에서 타기에 잘 나가고, 잘 멈추고, 기어도 잘 든다. 삼천리 자전거이고 기어는 시마노 8단 쯤 되는 거. 기증은 롯데 마트 기증이다.
요런 게 있어서 리셋 눌러놓으면 움직인 시간, 거리, 속도 같은 게 나온다. 설명을 읽어보면 다 할 수 있다.
용지 호수. 옆에 공원이 있고, 왼쪽으로 넘어가면 시립 도서관이 있다. 호수 건너로 보이는 건 도서관이 아니라 아파트. 밤에는 레이저 분수 쇼를 한다.
창원의 사람 사는 마을. 정확히는 의창구 용호동이라는 곳이다. 일자구획의 주택가.
용호동의 국수집. 뭔진 모르고 그냥 찍었다.
잔디밭. 정확히는 경상남도 공원의 입구 쯤이다.
자전거 도로. 도로 안에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분리가 된 곳이 많아 아무래도 훨씬 안전하다. 그렇다고 다들 철저하게 지키는 건 아니다.
그냥 동네. 여기는 사림동이라는 곳. 개천이 많다.
그냥 이런 분위기. 멀리 보이는 건 창원대학교.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일자로 쭉 뻗은 25번 국도가 나오는데(25번 국도는 진해에서 창원을 지나 이러쿵 저러쿵 한 다음 충북 청주까지 가는 도로다) 그 아래로는 다 공단이다. 로케트 배터리 공장이 생각난다.
창원시에서 만든 아이폰용 관광앱에 자전거 여행 코스가 나와있는 데 그 중 하나가 창원 도심 관광이다.
대충 이런 18.4km 코스인데 시간 상 성산패총은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더위를 뚫고 남쪽 공단으로 넘어갔는데 성산패총은 공사중이었고, 더구나 산 위에 있었다.
참고로 창원 자전거 여행을 하실 분들에게 드릴 팁 중 하나는 오른쪽 맨 위 경남도청이 보이는 데 거기서 왼쪽 아래 공단 부분까지 기본적으로 내리막이다. 아주 경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리막이다.
즉 아래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려면 훨씬 힘들다. 그러므로 요즘 같은 더운 날씨라든가, 상황이 여의치 않는 경우 도청에서 공단까지 지그재그로 내려온 다음에 버스타고 다시 올라가면 될 듯 하다. 나는 시간도 남고,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다시 기어 올라갔다.
이건 도청과 경찰서 사이를 지나 창원 중앙역으로 가는 길. 앞에 아저씨도 누비자인데 창원 중앙역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등산을 가셨다.
기차역 뒤로 봉우리 세개가 병풍처럼 펼쳐져있는 산이 있는데 정병산, 일명 봉림산이라고 한다. 산이 상당히 멋지다. 아주 높아보이지는 않는데 산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경사도 급하고, 나무 틈으로 바위도 많이 보이는 게 높이에 비해 쉽지 않을거 같다.
여튼 고등학생, 아이들, 아주머니들 등등 누비자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게 인상적.
창원 중앙역. 자전거 반납하고 맞이방에서 에어컨에 땀 좀 식히고, 여분의 티셔츠로 갈아입은 다음에 KTX에서 쿨쿨 자면서 올라왔다.
첫번째 창원행은 이런 식이었음. 여하튼 너무 더웠지만 그늘로 바람타며 자전거 타는 재미는 나름 괜찮았다. 다음 번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동서 방향으로 돌아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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