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머리도 아프고 왠지 많이 피곤하고 날도 흐린 토요일이니 잡담이나 조금. 이 포스팅 역시 저번 대학 등록금 관련 글과 마찬가지로 실현 가능성 / 실현 가능 방안 같은 거 없고 그냥 망상. 하지만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이 선거에 나온다면 한 표 더해 줄 생각은 있다.
아무래도 자동차라는 걸 조금 무서워 하는 거 같다. 생각해보면 1톤이나 되는 대한 쇳덩이가 100km의 속도로 맨 몸으로 돌아다니는 내 옆을 지나가고 있다는 건(f=ma를 기억해보자) 아무리 양보해도 정상인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고 차를 안타는 등 적극적인 거부 운동을 하는 건 아닌데(운전은 잘 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말이 그렇다는 거다. 교통 수단으로서 좀 괜찮게 생각하는 건 기차다. 그나마 그 놈은 레일 위로만 다니니까 굳이 쫓아가지 않는 다면 별 위험은 없다.
물론 기차라고 사고가 안나는 건 아니다. 하여간 배, 비행기, 자동차 등등 제 멋대로 다니는 놈들은 하나같이 좀 무서운데 게중 차가 가장 가까이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무슨 대단한 안전 주의자 같은데 사실 그렇지도 않다. 그러면서 차는 무서운 게 왜 인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하려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우리나라는 유난히 큰 차를 좋아한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게 중에는 안전 문제도 있다. 모닝하고 SUV하고 부딪치면 누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지는 명확하다. 특히 부상이라든가 목숨과도 관계된 문제다.
이건 마치 치킨 게임 같아서 나만 손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너도 나도 큰 차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므로 경차는 점점 더 불리해진다. 그리고 차들이 크니까 사람들의 수요가 생기고 그러므로 도로도 구불구불한 길들을 다 헤치고 직선화시키게 된다. 도로가 직선이 되니까 또 거기에 맞춰 성능을 낼 수 있는 더 큰 차를 원한다.
이건 악순환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 누진세 도입이 가장 효과적이다. 승용차 경차 기준이 1000cc니까 1000cc까지는 보조금을 주고 1200cc까지는 0%, 1500cc은 30%, 1800cc에는 50%, 2000은 100%cc, 그 이후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도록 자동차 정가에 붙이는 누진세를 도입하면 큰 차 구입을 억제할 수 있을 듯 싶다.
이 경우 지금 가지고 있는 중대형 차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혹시 피치못할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차가 피해가 클 우려가 있으니 역시 차량 크기 중심으로 보유세 도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러면 10년 쯤 지나면 어지간하면 1000cc, 좀 여유가 있다면 1200cc 정도 아래로 거의 굳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멋진 자동차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는 식지 않을거기 때문에 고급차라면 내장을 고급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한다면 자기 만족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이런 세금들은 목적세로 도입해 도로 주변에 녹지를 가꾼다든가, 기차나 지하철 교통 수단 확충에 사용해 굳이 차가 없어도 움직이는 데 불편이 없도록 설계한다면 더 좋을 거다. 그러면 대기업 회장님이나 부유층들은 5000cc 차 같은 거 타면서 기분좋게 5000% 정도 누진세를 부담해 주고, 그러면 혜택을 받는 시민들에게 나름 존경도 받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이거와 더불어 국회 의원들은 대부분 에쿠우스 같은 대형차를 많이 이용한다. 뭐 바쁘기도 하고 돌아다닐 곳도 많고 또 자동차를 또 하나의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니 대형차가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선거구가 꼭 도시에 있으라는 법도 없고, 각종 난해한 지역도 돌아다녀야 하는데 에쿠우스 같은 고급차면 좀 가기 어려운 면도 있을 테고, 그러니까 혹시나 안가거나 가는 일을 줄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일 열심히 하라고 뽑아줬는데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된다.
그런므로 국회 의원 관용차는 스타렉스나 그랜드 카니발 같은 걸로 통일해 일괄 공급하면 어떨까 싶다. 연비도 나름 괜찮고, 크고 듬직하고, 아무대나 가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러면 에쿠우스 같은 권위가 없기 때문에 의원 입장에서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저 차가 국회 의원의 차구나 하고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의원들 차 본네트에 좀 커다랗고 바로 알아볼 수 있게 국회 마크 같은 걸 붙여 놓으면 어떨 까 싶다. 장차관들 차도 함께 정부 마크를 본네트에 커다랗게 붙이면 더욱 좋을 거 같다.
이름도 써 붙이면 어떨까. 뒷면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 붙이듯이 'XX부 장관이 타고 있어요' 같은 식으로.
굳이 에쿠우스를 타야겠다면 뭐 그 정도는 이해하고 대신 스티커는 꼭 붙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처럼 거대하고 시커먼 차가 다가오면 뭔가 높은 사람이구나, 혹시 아닌거 아냐 궁금해 하면서 비켜주는 사람들은 이제 바로 아, 저 차는 일하러 온 국회 의원이구나 하고 바로 깨닫고 양보도 해주고 역시 누이좋고 매부좋고.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15540234
이 게시물을 보면 알겠지만 이 얼마나 위압적인 자태인가. 여기에 국회 마크가 커다랗게 붙어있는 스타렉스와 그랜드 카니발이 놓여있다면 적어도 위압적으로도 보이지 않고, 아 뭔가 일들을 하러 왔나보구나 하고 시민들도 가서 뭐하는 지 한 번씩 보기도 하고 그런다면 이 얼마나 좋은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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