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총리 Jens Stoltenberg의 브레이빅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 연설. 한글 자막이 안 보인다면 CC라고 생긴 버튼을 누르면 된다. 내용도 굉장하지만 이 연설은 그 자체가 굉장하다. 필요없이 감정적으로 흐르지도 않고, 지나치게 이성적이지도 않다.
케네디처럼 괜한 국가주의를 들먹이지도 않고, 오바마처럼 필요없이 강직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조지 부시나 이명박처럼 저 사람은 대체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알고나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지도 않다. 대통령을 대신해서 나온 총리들처럼 '이건 일이니까,' 하는 느낌도 없다.
알맞게 떨리고, 알맞게 긴장해있고, 알맞은 텐션으로 연설을 이어나간다. 인구 500만의 작은 나라답게, 거대 국가의 지도자와는 다르게 훨씬 맨투맨의 느낌이 강하다. 웅변을 한다기보다는 바로 옆자리 앉은 사람에게 위로를 해주는 거 같다.
중간에 잠깐 언급하는 CNN과 인터뷰한 소녀의 이야기도 굉장하다. 평소에는 루즈하게 풀어헤치며 살다가 위기 앞에서 극히 냉정해지며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특히 9.11이후 미국의 움직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어쨋든 그냥 이 연설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나름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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