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하나같이 덧없이 붙여놨더니 나중에 어떤 것도 찾을 수가 없다. 하긴 뭐 다시 찾으려고 쓰는 것도 아니고 또 생각나면 또 쓰면 되는 거고...
크레용팝이 FM이라는 신곡을 냈다. 틈새를 잘 노리고 있고, 또 기대에 비해 아주 내리 앉지는 않고 알맞게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 챙겨듣고 있다. 비슷한 노선을 걸으려는 걸그룹들이 아직 큰 성과가 없고(배추벌레...) 오버 페이스로 무리하다가 제풀에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전히 이 분야 선봉의 개척자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대중적으로 정상에 서 본 병맛"이 존재하고 있다는 건 사회적으로도 매우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분야가 어지간히 앞으로 나가 있고 다양한 성취로 뒤덮여 있지 않으면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실 이런 스타일일 수록 원히트 원더에 머물고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긴 한데, 그럼에도 혹시나 한 칸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되는 거다.
여튼 FM. 가만히 듣고 있는데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가사를 찾아봤다.
문프리즘 파워 땅 불 바람 모두 모아
나트륨은 노랗게 리튬은 빨갛게
너는 예쁜 색 칠할 거야
난 너의 스피루니나
에피네프린을 막을 거야
반드시 내가 너를 바꿔 놓을 거야
*너는 FM 어디서나 FM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다 FM
왜 너는 나를 보고도 왜 나를 보고도 똑같나요 나요
You ready set go
FM 어딜 봐도 FM 하루 이틀도 아닌데 아직도 FM
왜 너는 나를 보고도 왜 나를 보고도 똑같나요 나요
이제 그만 좀 쉬어
C6H12O6 달콤하게 만들어줄게 Success
Oh 내가 널 움직이게 할 거야
난 너의 아사이베리
아세틸콜린을 막을 거야
특별한 내가 너를 바꿔 놓을거야
* 반복
Hey 마법에 달콤해져 헤어 나올 수 없어
여길 봐봐 다시 봐봐 넌 주문에 걸렸어
넌 그렇게 내 매력에 늪 속에 빠져 버렸어
이젠 내게 살며시 와 Come to me baby
* 반복
가사를 봐도 별로 의미는 없는데... 스피루니나가 뭔지 찾아보고 싶지만 찾아봐야 뭐 큰 깨달음 같은 게 있을 거 같진 않고... 여튼 곡과 가사는 나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안무는 좀 실망이었다. 이런 코드일수록 정교함(정확한 군무를 말하는 게 아니다)과 입체감을 가져야 하고 그것은 한없이 파고 들어가는 깊고 넓은 사고와 우연이 만들어낸다. 단지 우연 만으로는 빠빠빠가 끝인 거다. 예컨대 합체 로봇이 되는 건 좋다. 하지만 그 동작은 너무나 어설프다. 덴서티가 너무나 없어서 즐겁운 노래를 들으며 보다가도 실망하게 된다. 그런 게 좀 아쉽다.
집에 들어오는 데 비가 많이 내린다. 예보에는 21시 쯤부터 잦아든다고 했는데 속은 건지 아니면 여기가 너무 서울 외곽이라 나타나는 현상인지 잘 모르겠다. 비 참 싫다. 맑고 화창하고 건조한 날이 좋아. 비행기 기내 습도가 20% 쯤이라는데...
어제 밥 먹으면서 TV를 켜놨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무슨 다큐를 하고 있었다. 땅 속에 뭐가 있나 그런 내용이었는데 인간이 들어갈 수 있는 가장 깊은 곳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어떤 탄광이라고 한다. 온도는 56도 정도, 습도는 100%. 생각만 해도 지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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