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8

grease

greas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반고체 사태의 윤활류'라고 되어 있다. 이걸 한글로 쓰면 원래 '그리스'다. 하지만 검색을 해보면 대번 지금 경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중해 옆 그리스 이야기만 나온다.

보통은 '구리스'라고들 한다. 예전에 아카데미 과학에서 나온 모터가 들어있는 프라모델들을 보면, 특히 배 종류, 안에 물의 유입도 막고 모터의 회전도 원할하게 만들기 위해 그리스가 들어있었다. 끈적끈적하고 왜 바르는 지도 모르고 여튼 귀찮은 존재였는데 당시 설명서든 뭐든 대부분 구리스라고 적혀 있었다. 이름 참 웃기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구리스라니. 아리수 친구 구리수도 아니고.

현대 모비스에서 나온 현대/기아 자동차용 순정 부품 중에 휠 베어링 그리스가 있다. 이거 깡통에는 '그리이스'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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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에 이렇게 적혀있길래 사실 처음에는 이게 표준어인지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런 거 참 골치아프다. 검색할 때 비슷한 류로 어댑터/아답터/어답터, 또는 배터리/바테리/빠떼리 뭐 이런 것들도 있다. 그나마 이 두개는 워낙 많이 쓰이기 때문에 어댑터와 배터리로 굳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는 뭐가 표준어인지도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색의 편의 등을 위해 어떤 통일 안이 나와야 될텐데 : 같은 장모음 표시가 없는 한 검색할 때 greece와 grease는 구별이 참 어렵다.

그리스 + 모터, 그리스 + 자전거, 그리스 + 선풍기 이런 식으로 한정 짓는 방법이 그나마 가장 확실하다. 구글에서 이런 식으로 대충 적으면 알아서 찾아준다.

 

컴퓨터 때문에 골치가 좀 아팠는데 어쨋든 데스크탑 정리는 끝났다. 정기적인 백업 만이 이 더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 자본 / 최대 효용 방안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지만 이게 참 느리고 오래걸리고 귀찮은 일이기는 하다.

그리고 XP가 설치되어 있던 노트북을 윈도우7으로 바꾸는 작업도 끝났다. 윈도우7이라는 건 아직 많이 낯설다. 무선 인터넷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서 한참을 뒤적거렸는데 알고보니 무선랜 드라이버가 설치되지 않았던 거였다.

그리고 또 방에 대형 선풍기를 하나 가져다 놓고 있는데 그게 얼마 전부터 돌아가지 않는 사태가 있었다. 여러모로 검토한 결과 원인은 하나 윤활류의 부족이었다. 여기에 쓰고, 또 다른 선풍기에도 쓰고, 혹시 자전거가 생기면 거기에도 쓰고, 요즘 요란한 소리가 나는 그래픽 카드 쿨러에도 쓰자 싶어 그리스를 사기로 했다.

마트가면 당연히 있을 줄 할고 헤매다가 엄한 매몰 비용만 잔뜩 늘어나고 결국 신촌에 있는 조금 큰 자전거 가게에서 구입했다. 원래는 저 위 사진에 나오는 현대의 그리이스를 사려고 했는데(전형적인 노랗고 끈적거리는 그리스다) 운명의 이끌림 속에서 리튬 그리스라는 걸 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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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선풍기를 뜯고 보니까 생각보다 복잡하게 생겨서 일을 완전히 그르칠 뻔 했는데 그럭저럭 잘 마무리되었다. 뭐든 쉽게 보고 덤비면 안되고 항상 있을 수 있는 가장 복잡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는다.

인터넷 검색해 보면 자세한 분해 및 그리스 칠 해야하는 곳 표시가 되어 있는 블로그들이 몇 개 있기 때문에 그런 내용은 생략한다. 선풍기의 만든 퀄러티에 따라 차이가 조금씩 있겠지만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

다만 미끈미끈해진다. 여튼 그리스 때문에 온 드라이버, 나사, 플라스틱, 니퍼가 미끈미끈해졌다. 뭘로 만든 건지 참 대단하다. 몸에는 참 안 좋을 거 같긴 하다.

 

결국 선풍기도 잘 돈다. 그래픽 카드 쿨러도 조용해졌다. 기쁘다. 하지만 방은 여전히 덥다. 기분 전환으로 바탕 화면도 바꿨다. 데스크탑, 노트북, 아이폰 쓸데 없이 세개나 된다.

Glasses-Wallpaper

Lines-Wallpaper

Lighty-Wallpaper

심플한 게 좋아서 대충 이런 것들로 바꿨다. 그리고 다시 주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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