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냉면 레퍼런스는 을지로 우래옥이다. 참고로 어렸을 적 길들여진 냉면은 명동에 있던 한일관 냉면이었다. 강남으로 옮긴 다음에는 안 가봤다. 그때와는 내 음식 취향이 좀 많이 바뀌었는데 전반적으로 좀 심심하고 투박한 걸 좋아하게 되었다. 육식 중심을 탈피하고 싶은데 솔직히 고기가 너무 맛있다... ㅠㅠ
사진은 대치동 우래옥. 지난 주말에 오래간 만에 대치동 우래옥에 갔다가 찍었다. 우래옥은 다 좋은데 가게 안에 불고기 냄새가 너무 진동한다. 대략 30분 정도 기다렸음.
슬슬 냉면 레퍼런스를 업데이트할 때도 되었다고 생각은 하는데 아직 더 나은 건 발견하지 못했다. 라이벌은 봉피양 정도다. 이 외에 좋아하는 냉면집은 순서대로(약간 섞이기도 해서) 을지 면옥, 필동 면옥, 곰보 냉면, 흥남집, 함흥 면옥(명동), 원산 면옥(부산) 정도 되겠다.
대전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도 숯골원냉면을 못먹어본게 많이 아쉽다.
아, 얼마 전에 충무로 진고개에서 우연히 냉면을 먹은 적 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면이 조금 특이했었는데 다음에 다시 먹어 볼 생각이다.
을밀대는 솔직히 납득이 잘 안되고, 진주 냉면도 마찬가지다. 을밀대는 너무 단순하고, 진주 냉면은 너무 복잡하다.
우래옥은 이번에 갔을 때는 육수는 약간 별로였지만, 면은 아주 괜찮았다. 예전의 기억과 비교하면 배추 김치의 양이 왕창 줄었고, 무가 왕창 늘었다. 그리고 고기가 유난히 많이 올라와 있었다.
아주 예전의 첫 인상을 되살려보면 (면이나 이런 건 빼고) 우래옥에서 강하게 인상을 받은 건 엄하니 올라가 있는 배추들과 반찬으로 나온 무였다. 냉면 위에 배추가 올라가 있는 건 처음 봤었기 때문에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러고 나서는 붉은 고추가 올라가 있는 모습도 언젠가 본 거 같고, 육수를 마시다가 고추 가루가 꽤 많네 하는 생각을 한 기억도 있다. 또 설렁탕에 들어가는 것 같은 가는 통파는 지금까지 딱히 인상에 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눈에 확 들어왔다.
저런 통파는 원산 면옥의 냉면에 많이 들어있었던 기억이 있다... 원산 면옥 가고 싶다 ㅠㅠ
어쨋든 이 변화가 을지로-대치동의 차이인지, 둘이 같이 약간씩 바뀌어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맛 자체는 아주 많이 변하진 않은 거 같은데, 뭔가 조금씩 계속 바뀌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처음 갔을 때 냉면이 6,500원인가 해서 벌벌 떨면서 먹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11,000원이다. 하여간 실로 놀라운 가격이다. 냉면 취향 가꾸기도 이제 비싼 취미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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