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5호선 마포역 지하철 안에 있는 지도다. 어제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급하게 마포역에 뛰어들었다가 찍은 사진이라 흐리고 뭐 좀 그렇다.
지하철을 타고 마포역에 도착해 지도를 보는 사람이 찾는 건 보통 무엇일까. 우선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도가 별로 필요가 없다. 지도를 보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건물들, 버스 정류장과 정류장에 서는 버스들의 노선도, 그리고 마포역은 특수하게 한강 주변이니까 한강에 진입하는 길 정도가 궁금할 것이다.
우선 첫번째.
이건 마포역을 구글 지도로 본 모습이다. 그냥 봐도 지하철역 지도는 텅텅 비어있다. 캐논 코리아, 현대 자동차 같은 대리점들, 피자헛, 파리바게트같은 약속 장소들, 선원 건설, 일신 빌딩, 국민 은행 같은 뭔가 일거리가 있어서 찾을 장소도 표시되어 있지 않다.
대신 관공서와 방송국, 아파트 단지는 표시가 되어 있고, KEB(외환은행), 일진 그룹같은 곳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스티커로 큼지막하게 표시되어 있다.
언젠가부터 지도가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광고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딱 생각나는 건 3호선 가락 시장 역 바로 위는 롯데 마트가 덮고 있는데 롯데 마트 표시가 나와있지 않다. 롯데 마트를 가고자 하는 사람은 그 밑에서 아무리 지도를 쳐다 보고 있어봐야 답이 안나온다.
그리고 두번째.
버스 정류장과 노선도는 그래도 잘 표시되어 있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못 찾아갈 염려는 없다.
마지막 세번째.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에게 강변 북로 진입로의 모습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필요한 사람이라면 마포역 위에 차가 주차되어 있거나, 누군가 와서 픽업하는데 그 사람이 강변 북로 진입 방법을 모르는 경우다. 그 외에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하지만 한강 공원 진입로의 경우는 다르다. 운동삼아, 산책하러 한강 공원에 가고자 마포역에 내리는 사람은 어쨋든 적어도 강변 북로의 조감도가 필요한 위의 경우보다는 많을 것이다.
전혀 안나와있지만 저 지하철 지도 안에 한강 공원 진입로가 세군대 있다. 마포대교 양 옆으로 두개가 있고, 조금 위 쪽으로 마포 나들목이라는 입구가 있다. 한강 주변 진입로라는게 강변 북로, 올림픽 대로라는 거대한 도로에 둑도 높게 쌓여있는 와중에 뚫어놓은 터널들이라 보통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지가 않다.
이 역시 저 지도로는 전혀 답이 안나온다.
공기업이 여력이 남아 수익을 만드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다. 적어도 복지부동같이 아무 일도 안하고 버티기만 하는 거보다는 낫다. 그리고 수익원이 있다면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놀고 있는 땅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공기업의 원래 목적, 나라가 할 공익적인 일을 대신 수행한다는 목적을 이루고 나서 해야 하는 일이다. 편의 제공이 우선이고, 본전치기가 그 다음이고(완벽한 공기업은 수익도 적자도 없고 물가 상승률만큼=인구 증가율이라는 공식이 있다,만 성장하는 회사다), 그 다음 혹시 여력이 있으면 수익을 내야 한다.
대체 지도가지고 얼마나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대중 교통 운영의 가장 중요한 목적과 그게 과연 부합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다. 지하철 타고 지도보는 사람들 무시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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