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흥미를 끌만한 사진 없음.
이것이 패션인가 아닌가는 매우 진지한 성찰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로버트 알트먼은 -less도 패션이라고 영화 패션쇼에서 주장 / 혹은 조롱했었다), 어쨋든 분명 스타일이기도 하고 삶에 대한 애티튜드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해외 뉴스 뭐 이런 데에 여성들의 토플리스 권리 주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 있다. 캐나다였나 뭐 그랬던거 같다.
펜디의 모피쇼로 국내에서도 모피 반대 무브먼트가 조금 더 널리 알려진 것 처럼, 위 사건 때문에 사실은 나름 유래가 깊은 토플리스 무브먼트(Topfreedom이라고도 한다)도 조금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숨겨진 이슈가 밖으로 도출되려면 역시 사건이 필요하다.
패션과 아트 등에 대한 지나치게 긴 구독 목록을 보유하고 훑어보고 있기 때문에 요즘 이 이야기가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에 뉴욕에서 토플리스로 거리를 횡보하던 어떤 여자가 경찰에 티켓을 끊었다는 뉴스가 또 올라왔는데(뉴욕 경찰에 의하면 토플리스가 이유는 아니었을거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 좀 더 자세히) 겸사겸사해서 조금 써본다.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사건을 거치면서 남이사 뭘 입던 상관안한다는 마인드를 조금 더 굳건하게 가지게 되었다. 원래부터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를 좀 쓰기는 했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다. 평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오, 멋지네 혹은 저건 또 뭔가 같은 생각을 반사적으로 하게는 된다.
그런 것도 요새는 많이 줄었다(인간은 훈련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꿀 수 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0년대 초반 아주 추운 겨울날, 예전 종로 서적 앞 거리에서 반팔 앙고라 스웨터를 입은 일련의 무리(중학생으로 추정)를 목격하면서다.
그들이 쿨하게 돌아다녔다면 그려려니 했을 텐데 매우 추워하고 있었고(피부가 빨갛게 일어나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나는 납득을 잘 못했고, 결국 당시 같이 있던 사람들과(내가 운영하던 패션 동호회 사람들이었다) 약간 긴 토론을 가지게 되었다.
어쨋든 그때 내가 내린 결론은 - 설득당했다 - 사람이 옆에서 날아다니고 있거나, 극심한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면 뭐든 상관하지 않으리라다.
가끔씩 패션 이야기를 주로 올리는 다른 블로그나 트위터에 누가 뭘 입었더라하는 이야기를 올리는데 그건 용감하게 사진을 찍을 자신이 없어서(다음 번에 혹시 광고비를 받게 된다면 fashionboop이라고 써놓은 명함을 만들까 생각 중이다) 기록을 해놓기 위함이 더 크다. 순수하게 놀릴 생각도 없고, 찬양할 생각도 없다.
그렇지만 토플리스는... 당사자가 아니라 뭐 어떠랴 싶기도 하지만, 나 자신은 토플리스로 다닐 생각은 현재로서는 없다, 그런 걸 원하는 구나 싶기도 하고, 뭐 복잡하다. 하루키 수필집에서 60년대 말에 페민 무브먼트의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모아 태웠다는 일화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렇다.
일단 위에서 잠깐 언급한 며칠 전 뉴욕 사건에 대해 말해보자면. 이 이야기는 처음에 Bowery Boogie 닷컴에 실렸고 곧바로 세계 곳곳에 알려졌다. 최초 원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다(링크).
이렇게 걸어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경찰 두명에게 딱지를 끊는듯한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the Village Voice(인터넷 매거진)에서 저 여성이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문의하는 이메일을 NYPD에 보냈는데 답변은 "주 최고 법원은 아주 예전부터 여성 역시 공공장소에서 토플리스로 다닐 수 있다는 판례를 확립하고 있다, 블라블라" 였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뉴욕주에 거주하는 여성이라면, 딱히 무브먼트를 하지 않아도, 뜻만 있다면 토플리스로 다니기 위해 시위를 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 운동은 Topfreedom이라고도 한다. 이 무브먼트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en.wikipedia.org/wiki/Topfreedom 에서 읽을 수 있다.
원래는 비치에서 일광욕, 공공장소에서 아이에게 수유를 할 수 있도록하는 부분에서 출발했는데 스케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거 같다. 얼마 전 캐나다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TERA(Topfree Equal Right Association)이라는 단체도 있고, GoTopless라는 미국 단체도 있다.
약간 더 덧붙이자면 GoTopless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에서 만들었다. 라엘리안 무브먼트라면 들어봤을 것이다. 생각보다 복잡한 일들이 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위키피디아를 읽어보면 아시아 쪽은 아무래도 보수적인 곳이 많아 잘 안돌아가고 있는데 외국인이 많이 오는 해변(푸켓이나 사무이 등등) 정도에서 서양인들의 토플리스가 목격되는 정도다.
중국 칭따오에 있는 넘버 원 시사이드 배쓰 클럽에 놀러온 불가리아 여성의 토플리스가 2009년에 문제를 일으킨 적 있는데, 현지인들이 upset했음에도 딱히 금지하는 법 같은 게 없어서 그냥 계속 일광욕을 즐겼다고 한다.
대충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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