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7

박정현

오래간 만에 나가수 이야기. 사실 나가수에 나오는 음악인들 중에 예전부터 '팬'이었다고 말할 만한 사람은 별로 없다. 한 명을 뽑자면 장혜진 정도, 그리고 추가하자면 한때 정말 많이 들었던 조관우. 우연히도 새로 등장한 두 명이 개인적으로는 약간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게 신기했다.

박정현도 그 중 하나다. 사실 이렇게 기교가 풍부한 보컬을 좋아하지 않는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가능한 내츄럴하고, 레어한 보컬을 좋아하기 때문에, 차라리 기계적인 소리를 더 좋아한다. 헤비 메탈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을 많이 듣게 된 것도 그런 이유도 있다.

뭐 사실 옛날 이야기고 요새는 그냥 저냥 듣는다.

나가수에서 박정현이 겨울비를 불렀다. 노래가 노래이니만큼 상당히 직선적으로 접근했다. 겨울비는 김종서 솔로보다 시나위 버전을 더 좋아한다. 훨씬 더 담백하기 때문이다.

박정현은 기대보다 꽤 좋았다. 특히 1절 초반 '우울한 하늘과 구름' 부분은 정말 최고였다. 힘을 쫙 빼면서 슬쩍 지나가는 그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2절에도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곡의 후반부로 갈 수록 박정현 고유의 버릇, 스타일이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의식하는 거처럼 보이는 초반 정도는 아니다.

그 부분 때문에 포스팅한다. 어제 나가수 최고의 1분을 뽑자면 나는 거기다.

다른 1위 후보는 하광훈과 조관우가 만나서 처음 키보드를 두드리며 국악적 접근을 시도하는 부분. 중간 평가때보다 훨씬 레어한 상태인데 그래서인지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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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음색,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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