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1

스코어, 환절기, 공책

1. 팬덤끼리의 싸움은 어처구니 없는 내용들 천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얼씬도 하지 않는게 상책이지만 근래의 여친 1위 빈집 논란에 대해 잠깐 말해보자면 빈집이라는 건 애초에 없다. 정말 빈집 같은 게 있으면 그렇게 내비 둔 다른 기획사들이 멍청이인 거고(기업이 돈 쓸 타이밍을 모르는 건 망해도 할 말 없는 법이다) 그걸 잘 이용해 먹은 거지 뭐.

애초에 아이돌의 성적, 1위 같은 건 아이돌 그룹 자체 뿐만 아니라 기획사와 팬의 힘으로 이뤄진다. 아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한, 예컨데 미쓰에이의 굿걸 배드걸이나 싸이의 강남처럼, 셋 중 하나만 안 맞아도 대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어떤 그룹에 대한 평가는 셋을 한꺼번에 가지고 해야 한다. 팬을 만들어 냈는가, 회사는 돌파점을 찾아냈는가, 그룹은 기획에 충실했는가, 만약 못한 게 있으면 이유는 뭔가 등등.

이와 비슷하게 아이돌을 노래로만 평가하는 것도 부당하다. 원래 직업이 노래하는 거 아니냐는 항변은 한 40년 전 쯤 마인드일 뿐이다. 할 수 있는 게 10개 쯤 있는 데 1개로만 평가하는 건 최고점을 찍어봐야 20점이다.

즉 노래를 정말 잘하는 거 같은데 팬이 생기지 않거나 1위를 못하거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당연히 그 그룹, 혹은 사람의 지금 스코어가 20점이기 때문이다. 종합 경기에서 하나만 잘하면 금메달은 당연히 못따지. 뭐 꼭 금메달만 따야 되는 건 아니므로 투덜거리지 않거나 그걸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2. 요즘 같은 날씨가 정말 싫다. 분명 겨울이 왔고 봄이 왔구나하고 느껴지는 데 바람은 차고 기온은 영상이지만 으슬으슬 춥다. 한 겨울 복장으로 다니고 싶은데 그러고 있으면 사람 많은 곳에서 확실히 덥다. 뭐 더운 건 상관없는데 행여나 땀이 나거나 냄새 날까봐 신경 쓰인다. 그렇다고 가볍게 입고 다니면 하루 종일 고생한다.

금요일에는 얇게 입고 나갔다가 고생을 했고, 토요일에는 그래서 잔뜩 껴입고 나갔다가 또 짜증이 났다. 물론 집에 들어오는 밤에는 안 추워서 괜찮았다. 오늘은 애매하게 입고 나갔더니 이건 덥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적응을 못해 엉망이다. 게다가 환절기 특유의 증상, 손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여튼 명백하게 계절이 바뀌고 있다.

3. 컴퓨터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럴 바에는 원고지에 펜을 쓰던지 타자기를 쓰는 게 낫겠다... 싶다. 그래서 공책 산 거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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