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5

진화의 속도

비비씨의 다큐멘터리 라이프를 잠깐 봤다. 거기서 치타의 타조 사냥을 보여주는데 :

치타와 타조가 일대 일로 붙으면 치타가 불리하다. 치타라는 동물은 기본적으로 전투력이 강한 동물이 아니다. 타조의 뒷발에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치타는 진화를 했다. 피지컬한 진화가 아니라 전술적 진화다.

치타는 팀을 이뤄 사냥을 한다. 예컨대 3형제가 함께 사냥을 다니는데 하나만 보이고 둘은 숨어있다. 타조는 한 마리만 보이므로 안심하다가 된통 당한다. 이런 경우 타조와의 전투에서 승률이 매우 높아진다. 타조는 아직 이 팀 전투에서 빠져 나오는 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아마도 언젠가는 치타가 팀 전투를 발견했듯 타조도 도피법을 발견할 거다.

내레이션이 그렇게 나오고 그렇게 생각되기는 하는데 얼마나 걸릴 지 감이 전혀 안 잡힌다. 십 만년? 백 만년? 그러고 나면 치타는 당분간 타조를 못 잡아 먹을테고 팀을 더 키우든지 아니면 다른 방식을 찾든지 식으로 또 몇 만 년을 지내야 할 거다. 그러는 와중에 기후가 바뀔테니 치타도 타조도 다른 동물이 되어 버릴 수도 있겠지.

참고로 십 만년 전 인류는 네안데르탈 인이 살던 시기이고 석기를 만들고, 불을 피우고, 매장 문화가 있었고, 같은 종족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상대의 뇌를 먹었다. 침팬지가 부족 전투가 벌어지면 승리한 부족이 진 부족을 먹어 버린다. 상대의 힘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일종의 부적 같은 거라는데 예컨대 무릎이 아프면 도가니탕을 먹는 습성은 호모 사피엔스 특징일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펭귄 이야기도 잠깐 봤는데 부모가 매일 찾아와 새끼 펭귄에게 밥을 먹이다가 어느 날부터 발길을 끊는다고 한다. 발길을 끊는다기 보다는 제 밥 찾아 먹으러 떠나간다. 그때부터 자립 생존의 시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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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시합,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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