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요일이 유난히 자주 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ㄷㅁㄴ 회의가 끝나고 나서 냉면을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바로 전 날인 0526에 오장동 함흥면옥에 갔기는 했는데 오늘은 평양 냉면일테니 괜찮겠다 싶었다. 여튼 을지면옥으로 출발하다가 필동면옥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하필 쉬는 날이었다. 비가 오락가락했다. 그래서 아예 동국대를 넘어가 평양면옥으로 갔다. 소문만 들었지 처음이다.
평양 냉면이라는 한 카테고리에 묶여있기는 하지만 사실 다들 제각각이라 대중이 없다. 그래도 괜찮다라고 소문난 집은 취향, 혹은 그때 그때 생각나는게 뭐냐 정도의 의미만 있는 것 같다.
흥남집과 곰보 냉면은 둘 다 비빔냉면이지만 가는 길이 전혀 다르다. 난 둘 다 좋아하는데 사실 매사 그런 식이다. 뭐가 최고 이런 건 거의 없다. 레퍼런스가 많으면 그냥 편해지는 거다.
평양면옥은 양이 많은 점이 좋았다. 아주 말끔한 평양 냉면으로 꽤 괜찮다. 얼마 전 하누소 평양 냉면을 먹으면서 이것의 롤모델은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는데 오늘 보니 명확히 평양면옥이다. 이건 내 냉면기행 측면에서 큰 수확이다. 이 집과 하누소의 존재라면 지향점이 비슷한 을밀대는 이제 마음에서 꽤 멀어질 것 같다.
만두도 괜찮았는데 평양 만두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남양주 만두에 비해 약간 아쉬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냉면과 만두를 먹고 나서 커다란 졸음이 찾아왔다는 점. 사실 전날 오장동 육수도 그랬었는데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으려고 해도 졸음은 어쩔 수가 없다.
요즘 유명 식당들의 분위기로는 그려려니 생각해도 이왕이면 뭘 먹고 나서 머리가 상쾌해지면 더 좋겠다.
2. 태극당 모나카도 먹었다. 서주 아이스바와 참 비슷한 맛이다라는 생각은 예전에도 했었는데, 오늘 느낀 건 생각보다 분유 맛이 많이 난다는 점이다. 서주 아이스바와 분유는 같은 듯해도 약간 다르다.
3. 가는 길에 로보텔 앰배새도 호텔을 지나쳤다. 저게 소피텔이던 시절에 알바를 했었다. 호텔 알바는 유일한 경험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직원 식당이 꽤 훌륭하다. 그리고 안에 있는 중국집 짬뽕이 꽤 맛있었는데(월급 받아서 사먹었었다) 지금도 같은 집이려나 궁금하다.
4. 지나친 로깅이 행동 반경과 사유의 폭을 제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점핑을 하지 않는다. 내가 만든 덫에 내가 갇혔다. 그러므로 이제 조금 지양하려고 한다. 생각 난 김에 3개의 앱을 지웠다.
5. 날씨가 매우 기괴했다. 오전에 창문이 떨어져나갈 것처럼 바람이 불었고, 밤에는 창문 너머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번개를 계속 봤다. 번개라는 건 볼 때마다 신기하다. 원리 따위 전혀 모르겠고 그저 저게 대체 뭐지 싶다. 하늘에서 전기가 생겨나 바닥에 떨어지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을 수가. 지금은 약간 쌀쌀하지만 조용한 단계다.
6. 최근 화제작 중 본 건 하나도 없는데 프로메테우스 약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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