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0

20110509 버라이어티, 탑밴드

1. 어제 수요일 아마도 김구라의 라디오스타 막방이었을 것이다. 김구라-이세창 조합도 훌륭했고, 김희원, 나르샤도 재미있었다. 이런 게스트 조합으로 이만큼이나 재밌게 만들어내는 건 정말 라디오스타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지만 라스의 핵심이었던 신정환 - 김구라가 다 빠졌으니 지속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둘 다 없으면 윤종신이 깐죽댈 곳도 없고, 김국진이 정리할 일도 없다. 빠진 사람들이 하필이면 대안이 유난히도 없는 두 명이다.

2. 화요일 강심장도 봤다. K팝스타 3인이 나왔는데 백아연은 버라이어티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전혀 주눅들어 있지 않고, 겁도 없고, 용감하고, 태어나서 처음 그런 방송에 나온 것 치고는 말도 잘하고, 개인사의 스토리도 있는 대다가, 어딘가 여유가 있다.

박지민은 흐름 끊기기 전에 빨리 기획사 찾아들어가 음반 내는 게 중요할 거 같다. 어디를 가도 장단이 있으니 그냥 마음에 드는 곳 빨리 들어가길. 지금까지는 이하이, 백아연과 경쟁했지만 이제는 지금 멜론 차트에 있는 모든 이들이 라이벌이다. 개인적으로는 SM이 어울릴 거 같다.

3. 지금까지 다녀온 모든 여행을 어제 제주 여행기에 소개했던 트립라인에 정리하고 있다. 날씨가 덥고, 뇌가 익고 있는 거 같을 땐 이런 거나 하는 게 최고다. 이건 작년의 마산 / 진해 각각 잠깐 씩 돌아다닌 루트.





사이트는 꽤 잘 만들어졌는데 아이폰 앱은 많이 아쉽다. 그냥 모바일 웹 페이지 정도 수준이다. 아이폰 앱이 TrackMyTour 정도 수준에 TripLine같은 사이트와 연결되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4. 탑밴드 V2 이야기는 짧게. 일단 탑밴드라는 건 작년에도 그랬는데, 다양한 음악적 카테고리를 담을 수가 없다. 애초에 불가능하다. 작년에는 인스트루먼틀 밴드나 락밴드가 아닌 팀들은 초반에 대거 떨어졌어져 나갔고, 올해는 1회부터 프렌지같은 밴드가 떨어져나갔다.


그런 밴드는 심사위원 리스트를 보고 눈치채고 안 나가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 애초에 다양한 카테고리를 포섭할 생각이라면 지금의 심사위원 리스트가 나올 수가 없다. 더구나 제작진도 그렇고 심사위원도 그렇고 '밴드'라는 이미지가 90년대 어느 즈음에 고착되어 있다.

탑밴드를 가지고 참가하는 밴드들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수확은 아마 인지도 상승과 음원 판매량 상승, 공연 기회가 늘어나는 것 정도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심사위원이나 참가한 팀이나, 음원 판매량 차이가 얼마나 날 것 같나. 결국 그건 멘티들에게도 답이 없고 방송국에서나 해줘야 할 문제다.

이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프로 밴드들의 참여가 대거 예고되었던 탑밴드가 나가수 분위기로 나가면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나가수는 끊임없이 너도 최고, 너도 최고, 우리는 최고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참여한 가수들도 시간과 물량을 투입해 그 행보에 발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꼴찌를 해도 어쨋든 실력은 훌륭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할 수 있었고, 음원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입만 뻥긋거리는 아이돌 시대에 나는 이런 훌륭한 음악을 듣는다는 면을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탑밴드는 슈퍼스타K를 벤치 마킹한 게 분명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그 이상한 추첨에 의한 대결 방식도, 괴상한 편집도 그렇게 보면 이해가 간다. 방송이 끝나고 난 후에 기억에 맴도는 음악은 밴드들이 아니라 쿠쿠쿠쿵 쿵쿵 하는 효과 음향이다.

개인적으로 특이한 점 중 하나는 : 이 방식에 대해 밴드 문화를 잘 모르는 이들의 반응이 괜찮다는 것. 어차피 스릴과 서스펜스, 승리/패배의 감동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는 소재가 뭔지는 별 상관없다. 밴드든 피겨든 볼륨 댄스든 다 똑같다. 그렇다면 탑밴드는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전혀 상관없는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만약 이걸 잘 조성하면 시청률은 좋아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PD(김광필 PD)가 교양국 출신으로 버라이어티 특유의 스피디하고 미묘한 센스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터뷰에서 밴드 문화의 부흥이 탑밴드의 목표라고 말했던데, 그런 거대한 꿈은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탑밴드를 믿고 참가한 밴드들에게 뭘 해줄 수 있는 지나 생각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 죄가 있음/없음, 죄가 중함/경함은 별론으로 하고 용산 경찰서가 보도 자료까지 뿌리며 세상에 알린 고영욱 사건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얼마나 개차반 취급을 받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이 사건 뿐만 아니라 무슨 사건이든 이런 식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한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수위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그리고 그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균형(견제 기구 등)이 성립하지 않는 한, 사건 해결의 헤게모니 장악이나 아니면 또 다른 이유에(어쨋든 여론 주도에 의한 득이 있다) 의한 이런 관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현재 이 사건은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에서 증거 보충을 요구하며 기각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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