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8

20120517 조용한 날

1. 택배 기다린다고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일곱 열하나의 이수근 도시락을 먹었다. 한참 지에스25의 김혜자 도시락을 먹었는데 좀 질렸다. 이수근은 아직은 새로움이 있음. 숯불 닭인가 뭔가 먹었는데 조합이 일본 밥상같다. 우리의 평범한 밥상과는 발란스가 맞지 않아서 먹다보면 목이 메인다. 하지만 나는 먹다가 목 메일 때 꾸역꾸역 먹는 걸 좀 좋아한다.

 

2. 그러다 요즘 직장 옮기는 틈을 타 쉬고 있는 김군(맨날 후배놈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군을 붙여야겠다,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양, 형, 누님 등의 호칭을 붙일 생각이다)에게 전화가 와서 놀러나갔다.

capture

심심하다고 한바퀴 돌자고 해서 좋다고 따라나갔다. 포스퀘어에서 몇 군데 찍어놔서 트립라인에 맵으로 만들어놨는데 Private으로 아무도 못보게 해 놔서 캡쳐를 해 봤다.

1번은 봉선생 국시마루라는 콩국수 집이다. 비빔국수와 잔치국수도 하는데 나는 잔치국수를, 김군은 콩국수를 먹었다.

IMG_2595

잔치 국수라는 건 원래 싸구려 음식이다라는 느낌이 있는데, 조금 비쌌지만(4,500원) 그래도 맛있었다. 요즘 잔치 국수고 멸치국수고 어지간하면 4,000원은 넘는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의 경우 매니악하게 보이는 잔치국수 집이 하나 있는데 4,000원이다. 하지만 바로 옆 중국집 짜장면이 3,500원이라 어쩌다 가도 짜장면을 먹고 만다.

이 집 콩국수도 꽤 괜찮다고 함. 하지만 나는 콩국수는 대략 5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먹고 싶어지는 때가 온다. 콩은 그냥 삶은 완두콩이 제일 좋고 차가운 강낭콩도 좋아한다. 여튼 콩 삶아 놓은 건 다 좋아하는 편이다. 그 다음은 두부 정도. 이 것들 말고 콩으로 만든 두유, 콩국수 등등은 거의 안 먹는다. 너무 콩 향이 쎄다.

2번은 잠시 들른 곳이고 3번은 남한산성. 사실 2에서 3을 가면서 올림픽 대로를 따라 미사리지나 팔당댐까지 가서 광주시를 거쳐 남한산성으로 들어섰는데 저 지도는 그걸 말해주지 않는다. 예전에 이런 식으로 한 번 지난 적 있는데 이 코스가 숲에 쌓여있어서 기분이 좋다.

IMG_2596

사진을 잘 보면 산 움푹 들어간 곳에 성이 보인다. 예전에 청나라에서 쳐들어왔을 때 아마 이 코스로 산을 타고 저 성벽을 넘어 들어갔을텐데 보기만 해도 깝깝하다. 골짜기도 깊고 산은 꽤 가파르다.

옛날 전쟁은, 지금 전쟁도 그런데, 내 관점으로는 그 참가자의 기분이나 정경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군대있을 때 전술 이동 같은 걸 많이 해봤으면 그 느낌을 좀 더 알수 있을까?

청나라 어딘가에서 농사나 짓다가 천리 만리 여기까지 며칠이나 걸려 걸어와 기껏 도착해 산을 꾸역꾸역 올라가면서 그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찬가지로 농사나 짓다가 전쟁이 났다고 끌려와 저 산성 위에서 언제 죽을 지 모르는 긴장한 상태로 활과 창을 든 채 이 산을 타고 올라오는 청나라 군사를 바라보던 내 조상들은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3. 오다가 롯데마트에 들러서 반반치킨을 구입했다. 닭을 튀김기에 넣고 포장해 주시는 분이 전혀 의욕이 없으신 상태여서 좀 안타까웠다. 결론적으로 별로 맛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5시간 쯤 지난 지금은 남기고 온 닭이 아쉽다. 배고프네 ㅠㅠ

 

4. Carniner라는 강아지 다이어리 앱을 쓰고 있다(http://macrostar.tistory.com/322). 이게 좀 웃긴 방식인데 어쨋든 제주도에 사는 동생도 앱에 등록을 해 이제 막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어쨋든 이거 사용법 이야기를 하다가 웅이 몸무게가 궁금해졌다. 집에 있기는 한데 동작하는 지 안하는 지 잘 모르겠는 저울 하나를 테스트해봤는데 되는 거 같다. 웅이는 5kg.

겸사 겸사 내 몸무게도 쟀다. 그러고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 Tactio라는 회사에서 나온 TargetWeight PRO라는 앱을 다운받았다. 원래 유료이긴 한데 자주 무료로 풀린다. 무료로 받았다. 한글도 지원해서 설치하면 '목표 체중'이라는 이름이 된다. 다만 한글로 바뀌면 폰트 크기가 안 맞아서 보기에 좋지는 않다.

제목대로 몸무게 관리하는 앱인데 이것 저것 입력해 놓고 가끔 열어보면 뭘 하세요 하는 조언도 해준다. 몸무게를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면 그래프도 만들어주고 하길래 입력하기 시작했다. BMI로 저체중이 18.5가 경계인데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 같다. 클라우디아 쉬퍼와 같은 키-몸무게 균형에 도전해야지.

 

5. 이것저것 했지만 여튼 전반적으로 침잠된, 아주 좋지 않은 날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잠을 못 자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피곤, 시합, 용어

1. 어제는 덥긴 했지만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린 탓인지 선선한 바람도 불고 공기도 맑고 그랬다. 오후 4시 정도까지는 평화로운 날이었는데 그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아무튼 버스를 3회 정도 타게 되었는데 매번 10분씩 기다렸고 선선한 바람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