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31

일요일의 막차

예전에 ELO 노래 중에서 Last Train To London이 있었나 그랬다. 일요일 밤이다.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원하는 좌석에 마음대로 앉을 수는 없을 정도의 빈도. 나는 문 바로 옆 의자에 앉아있었고 옆의 옆자리에는 어떤 여자가 앉아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혹은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느낌의 기나긴 통화를 하고 있었다.
긴 의자의 반대쪽 끝에는 여자 한 명이 앉아 있었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 그도 꽤 큰 목소리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압구정에서 놀까, 홍대에서 놀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일요일 밤에는 어디서 놀까 살짝 궁금해졌다.
그리고 건너편에는 처음에는 남자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보니 여자인 사람이 연신 갤럭시 탭과 휴대폰을 번갈아가며 반대쪽 끝 여자의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털모자와 목도리로 칭칭감아 잘 몰랐다.
갤럭시 탭의 셔터음 소리가 훨씬 크다. 덩치가 크니까 셔터음도 크게 집어넣은건가. 핀볼 게임을 하면서 대체 무엇 때문에 전화를 걸고 있는 여자의 사진을 저렇게 찍고 있나 궁금해 하다가 아, 혹시 개나 고양이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폰을 빼고 살짝 왼쪽을 쳐다봤지만 옆 자리 사람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맨 끝의 여자는 전화를 끝내고 여전히 큰 목소리로 건너편에 사진을 찍고 있던 여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목소리를 듣고 여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나서 살짝 보니 대체 왜 처음에 남자라고 본 건지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에 갑자기 시커멓고 머리가 무척 큰 물체가 바닥으로 내려온 기척이 느껴졌다. 나를 잠깐 봤지만 이내 시선을 돌렸다. 머리가 큰, 종을 잊어버렸는데 여하튼 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모를 정도는 아닌 강아지다. 새까만 퍼머 헤어인 그는 멍한 표정을 하고 있다. 저런 멍한 표정을 하나 배워 놓으면 참 쓸모가 많겠다 싶은, 완벽한 멍한 표정이다.
여자 둘이 의자 위로 올라오라고 재촉을 하자 강아지는 고민을 하는 빛이 역력했다.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은 없다. 두 여자를 쳐다보지만 도움을 줄 기색은 아니다. 우리집 막내도 침대 위나 무릎 위로 올라오라고 재촉하면 저런 표정을 짓는다.
번쩍 뛰었지만 아쉽게 앞 발 둘만 의자에 기대고 말았다. 웃겼는데, 아무도 웃지 않는다. 내 옆의,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혹은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느낌의 기나긴 통화를 하는 여자는 연신 상냥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가 부족한 탓인가봐요라며 자책을 하더니 오늘 열심히 일했다고 자랑을 한다.
신당역이 다가왔고 홍대입구역으로 갈 것인가, 상수역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던 두 여자와 까만 강아지는 내리기로 결정한다. 밤에 두 여자가 홍대입구 어딘가에서 신나게 놀면 강아지는 어디서 뭘 하게 될까 궁금해졌지만 물어볼 수는 없다.
환승 통로의 에스컬레이터는 모두 멈춰있다. 전기를 아껴야 한다는 말만 나오면 가난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부터 먼저 끊어대는 옹졸하고 졸렬한 발상에 화를 내며 계속 걸었다. 1994년부터 내 펠로우가 된 닥터 마틴 신발의, 반질반질하게 닳아버린 밑창 때문에 연신 미끄러웠다. 뭘 좀 먹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20110130

과장일지도 모르는 그냥

누군가 쓴 트윗을 보고 문득. 처음에 멀티플렉스가 나왔을 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교통 편하고, 의자 편하다고 스크린 작아지든 말든 팝콘을 끊임없이 먹어대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트도 아마 비슷한 길을 겪고 결국 온 집안이 와이즐렉으로 들어찰 날이 올거다. 캐시미어 스웨터부터 캘리포니아 아몬드까지 커버하는 커크랜드가 그 미래다.

20110127

발전소 모바일

저번 달부터 베타판으로 블로거닷컴에 모바일 페이지가 생겼다는 걸 알았다. 뭐 이렇게 찾기 어려운데 가있냐.

여하튼 이제 모바일 디바이스로 여길 들어오면 (아마) 모바일 페이지를 볼 수 있다. 이제야 베타가 만들어지다니, 구글도 블로거닷컴에 관심 좀 가져줘-

냉기

지독한 냉기가 사방에 서려있다. 손에 닿는 것 어느 하나 따뜻한 게 없다. 따뜻은 커녕 구석구석부터 코어까지 운명적으로 차가워져있다. 입김을 허허 불며 샤워를 하고(그래도 보일러 녹인 이후 뜨거운 물은 용케 나온다, 올레~) 여름엔 그렇게 벗어대도 덥더니 겨울엔 그렇게 껴입어도 춥다.

12월 말 쯤에 군대에 갔었는데 그때의 냉기도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무서운 건 추위가 아니라 냉기다. 주변의 모든 것들에 치명적인 냉기가 서려있었다. 햇빛이 조금 비친다고, 따뜻한 방에 조금 앉아있는 다고 이 냉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의 기억이란 건 알량하기 그지없어서 중요한 것들은 모두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주제에 이런 건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머리 속이 얼어붙으면 생각을 안하게 되고 본능적이 된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좀비가 살아있는 사람을 찾아 다니듯 따뜻한 곳을 찾아다닌다. 외풍 때문에 창문을 담요 두개로 막아놨더니 밤인지, 낮인지, 여기가 어딘지, 난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하긴 하자 싶어서 요새는 휴대폰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올린다. 전화기 붙잡고 있어봐야 전화할 곳도 별로 없고, 전화올 곳도 별로 없으니 apps들만 설치했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한다. 전에 쓰던 노키아 전화기를 꺼내 이건 뭐 할게 없을까 생각해보고, 전설의 맥 노트북 145b도 꺼내 액정을 살릴까 생각해 본다. 살려봐야 할 게 없다. 그냥 살리는 재미 뿐이다.

좀 더 예전에는 오디오, 키보드, 컴퓨터, 문구류. 생각해보면 머리가 복잡하면 찾아가는 대피구를 계속 마련해 놓고 있는 거 같다. 이쪽 분야는 별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덩어리가 명확하게 있고, 뭐가 나오고, 구경하고, 써보고,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면 된다. 간단하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멍청한 기분이 계속되니 기분이 안좋다. 집중하면서 상큼한 기운을 느낀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젠장할.


20110124

오후만 있던 일요일

눈이 왔다. 그것도 많이 왔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으로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면서, 세상의 궤도가 분명 어딘가 삐끗한거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너무 추웠고, 온기가 남아있던 이불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오후에 일어나 이것 저것 입에다 막 집어넣고, 밖에 나가는 걸 포기하고 이불 속에서 TV를 봤다. 백점만점, 세바퀴, 무한도전 등등등. 그리고 녹차를 마시고 빵을 먹었다. 또 TV를 봤다. 난생처음, 꽃다발, 남자의 자격, 우리 결혼했어요 등등등. 다시 녹차를 마시고 빵을 먹었다. 또 TV를 봤다. 런닝맨, 영웅호걸 등등등.

눈이 그쳤고, 해가 졌다.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몸을 열심히 씻었다. 각질 제거하는 툴까지 들고 들어가 쓱싹쓱싹 밀어댔다. 뜨거운 물이라는 건 정말 좋다. 매년 겨울에 온천을 한 번은 갔는데 올해는 어찌될 지 모르겠다. 가고 싶다.

저번 달에 모 백화점 쇼핑몰에서 로션 하나를 구입하고, 우수 상품평을 완전 노린 후기를 하나 쓴 적이 있는데 만원 쿠폰이 들어 왔다.

스킨과 클렌저가 다 떨어져가기 때문에 만원으로 그거나 보태자 싶어 쇼핑몰을 한참을 뒤적거렸는데 문득 귀찮아져서 관뒀다. 이번 달에는 뭔가 살 것들이 많고, 하나같이 필수품이다. 골치아파질 한 달이다. 계획을 잘 잡아야 한다.

그냥 자려고 했는데 배가 막 고파와서 고민하다가 라면을 끓여먹었다. 파가 없어서 고추만 조금 넣었더니 배 속이 안좋다.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부터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니까 아픈 것도 긴가민가 하다.

과하게 먹었더니 이거 참... 이라는 생각이 들어 또 녹차를 마셨다. 그렇지만 이 상태로 누으면 틀림없이 또 체할 것이다. 이거 참... 그래서 이 포스팅을 쓰기 시작했다. 즉 이 글은 소화용이다. 지금까지는 별 효용은 없는 듯 하다.

군납용 코냑이 한 병있고, 면세점 J&B 제트가 한 병있다. 저거나 한 잔 마셔볼까...

20110120

브라우저와 폰트

컴퓨터로 글자와 사진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폰트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똑같은 모양으로 인쇄가 되어야 한다든가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멀리까지 신경쓰는 건 아니고 그냥 폰트가 잘 보이나, 뭐가 보기가 좋은가 정도다. 전반적으로 윈도우에서나 하는 뻘짓이라는 걸 우선 말해둔다.

예전에 GDI++라는 툴을 알게되서 계속 그걸 적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폰트 보이는 방식을 ClearType에서 FreeType으로 바꾼다든가 뭐 그런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하여간 폰트가 두껍고 튼튼해 보인다.

이게 다 좋은데 문제가 몇가지 있다. 일본어 표시가 그냥 네모로 나오는 경우가 있고, 크롬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이 둘 중에 일본어 표시는 많이 사용하지 않으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데 크롬에서 안되는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사파리, 파이어폭스, 오페라를 차례대로 설치해봤고 이중 현재 사파리만 남았다.

간단한 예. 아래 포스팅을 캡쳐한 다음에 가로 500에서 잘랐다. 485에서 자른 다음에 사진 테두리를 입혔어야 되는 건데 실수했다.

 

chrome

이건 크롬이다. 글자가 살짝 히끗히끗하다.

 

 

ie

이건 IE 8이다. GDI++ 적용 상태. 크롬과 비교하면 차이가 좀 난다.

 

 

safari

이건 사파리 5. 얘는 조금 복잡한데 GDI++같은 거 없어도 자체 폰트 렌더링이 있다. 거기서 '강하게'를 설정해 놓은 상태다. 그리고 사파리에서는 사이트를 맑은 고딕으로 보기 위해서는 css 파일을 만들어 스타일 적용을 해야 한다.

 

웹 브라우저 사용 측면에서는 크롬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글자가 문제다. 크롬 3 버전까지는 적용할 수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안된다. IE는 느리고 불편해서 싫다. 윈도우용 사파리는 다 좋은데 어딘가 불안하다.

메모 프로그램도, 캘린더 프로그램도, 그리고 브라우저도 한 컴퓨터에 세개씩이나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IE는 어쩔 수 없으니 많아야 두개면 충분하다. 왜 이런 것들은 하나씩 문제를 안고 있는 걸까.

20110119

인면수심

저녁에 배가 고파서 우동먹으러 갔다가 KBS 9시 뉴스를 하길래 봤다. 뉴스 클립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

어제 밤에 서울대 입구 역에서 노숙자 한 명이 추위 속에 잠을 자다가 사망했다. 그리고 지하철 역 관계자, 경찰의 간단한 인터뷰가 있었고 CCTV로 무관심 속에 옆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결론적으로 시민들의 무관심이 이런 사건의 원인 뭐 이런 식으로 끝났다.

매년 꽤 많은 노숙자들이 겨울에 사망한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몇 년 전에 신문에서 하루 평균 2명이었나 하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대체 언제부터 이런 사안에 KBS가 관심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굳이 뉴스로 보낸 걸 보면, 지하철 역에서 발생한 일이고 결국 시민들의 무관심이 문제라는 걸 지적하기 위해서라고 보인다.

 

 

언젠가부터 정치나 신문, 방송같은 우리 사회의 여론 주도층이 이런 식으로 시민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짓을 하고 있다. 엊그저께 포스팅한 전기 누진세 문제에 대한 링크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산업 발전을 위해 상업용 전기의 낭비는 방치하면서 그 적자 비용을 시민들에게서 메꾸려고 한다. 잘못은 별로 춥지도 않은데 전기 난로를 펑펑 틀어대고 적정 온도 18도보다 훨씬 높게 방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시민들 탓이다.

간단한 난방으로도 18도 이상을 유지할 수 있고 잠깐 꺼놔도 걱정없는 경우는 잘 지어진 집들이고 이런 문제에서 어느 정도는 떠나있다. 정작 전기 난로나 전기 장판 외에 별 다른 수단도 없이 겨울을 나야 하는 사람들은 보일러를 누가 공짜로 설치해주고 맘대로 틀어달라고해도 집이 부실해 18도 만들기 어려운 곳들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잘못 만들어진 가정용 누진세의 세율이 올라가는 지점에 있는데 엉뚱한 곳에다 잘못을 뒤집어 씌운다.

노숙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만약 방송이 정말 노숙자 문제가 걱정되었고, 아무리 이 사회가 팍팍해도 거리에서 힘없이 사망하는 사람은 없어야 되는게 아닌가 생각했다면 보여줄 건 자기 인생 사느라 힘든(누가 이렇게 만들어놨는데) 지하철 타는 시민들이 아니라 서울시나 중앙 정부에서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관련된 위원회에 있는 정치인들이여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쪽은 쳐다볼 생각도 의지도 없으니 엄하게 사회의 중하위층에서 하루 하루 열심히 살기 위해 애쓰는 현장의 경찰, 지하철 직원, 지하철 이용자들 탓을 한다. 사실 가장 안전한 사회망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은 정작 그따위 소리를 해댄 기자임이 분명할거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두가 모두를 보살피는 행복한 우리 사회 따위의 될 법하지도 않고, 될 리도 없는 이상향 따위를 기대하지 않는다. 친하게 지낼 사람은 친하게 지내고, 관심없는 사람은 관심없게 지내고, 사이 안좋은 사람은 사이 안좋게 지내는 와중에도, 사고도 아닌데 길바닥에서 춥다고 사람이 사망하는 이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정교하게 조성된 사회가 더 나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인면수심따위 동원하는 수사로 시민 탓이나 하고 있으면 눈에 안보이는데 가 있는 사람은, 사회의 관심을 못받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평범한 상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일들이 세상에는 참 많이 일어난다)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차단된다. 그런 사람을 찾아내고 보호하라고, 또 그것을 통해 자신의 재산과 삶도 보호받기 위해 사람들은 세금을 낸다.

 

 

결국 뉴스와 방송은 대하기 어려운 상대방, 혹은 자기 조직을 유지시켜줄 힘을 가지고 있는 요인들과의 대립은 피한 채 어차피 반항하지도 못하고 투덜거리지도 못할 무인칭 다수의 시민이라는 집단을 향해 너희들 잘못이니 알아서 고치라고 훈계 따위나 하고 있다. 기자도 한심하고, 그걸 중요하다고 뉴스 초반에 붙인 KBS의 데스크도 한심하고, 이따위가 되도록 엉망으로 투표하며 방치한 시민들도 한심하고, 나도 한심하고.

어쨋든 그렇다.

20110118

보일러, 녹차

1. 며칠 전에도 추위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했었다.

http://macrostars.blogspot.com/2011/01/blog-post_6668.html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춥다. 이번 추위의 특징은 집요하고, 거대하다는 점이다. 피할 곳이 없고, 운명적이다. 왜 이렇게 추운가하고 찾아봤더니 지구 온난화든 뭐든 하여튼 그 영향으로, 극지방이 추위를 묶어놓지 못해 그 추위가 아래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란다.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언뜻 이해는 간다.

가만히 보면 지구의 기온 변화는 극지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각 지역의 이상 기온은 그 여파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다. 여하간 결론은 춥다.

각 게시판에 보일러 동파에 대한 이야기가 넘치고, 역시 내가 사는 곳의 보일러도 파이프가 얼었다. 다행히 난방은 되는데 온수가 안나오는 문제. 인터넷을 막 뒤져봤더니 온수가 급수되는 파이프가 얼어서 그런 경우가 많으니 뭐로든 녹이라고 되어 있더라. 작년에 파이프를 꽁꽁 싸놨었는데 자세히 보니 틈이 있었다.

여하튼 오밤중에 헤어 드라이어들고 아무리 해봐도 안나오길래 뭔가 크게 잘못된건가 걱정했는데 낮에 보일러에 대고 전기 난로를 한시간 정도 틀어놨더니 다시 나온다. ㅠㅠ 다행이다.

 

생각해서 쓰기 귀찮으니까(ㅠㅠ) 전기 누진세에 대한 글 두개 링크. 내 의견과 미묘하게 다른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http://ozzyz.egloos.com/4522604

http://goo.gl/ZJmrW

 

아무리 대의가 중요하다지만 사람이 살기 위해 나라가 만들어진 건데, 이 나라는 결국 하위 10%부터 차례대로 얼어죽기라도 해야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2. 어쨋든 추워서 밤에 집에 들어와 몸을 녹히며 녹차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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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포스트에서 말한 오설록 덖음차다. 역시 비리다.

http://macrostars.blogspot.com/2011/01/blog-post_8121.html

 

요새 밤에 뭐든 먹기만 하면 체한다. 그래서 그냥 녹차에 초콜렛이나 먹으려고 했는데 뭔가 부족해 땅콩도 먹는다. 초콜렛은 제주 감귤 초콜렛. 하르방 웃는 얼굴이 귀엽다. 동생은 백년초 초콜렛을 줬는데 그 하르방은 표정도 조금 다르고 다리도 길다.

MeeGo, Posterous

1. 며칠 전에 노트북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OS X를 설치하려다 실패했고, XP를 설치했지만 너무 느렸고, 결국 우분투가 설치되어 있다.이 이야기에 대한 링크는 여기에(http://macrostars.blogspot.com/2011/01/blog-post_09.html).

어제 문득 MeeGo가 생각이 났다. 스마트폰에도 들어가는(들어갈?) OS, 두들 점프의 두들러처럼 생긴 마스코트, 넷북용 MeeGo가 있다는 것도 얼핏 기억이 났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자 마자 검색해 봤다. 하지만 이제 좀 살려보나 싶어 신나 검색해 본 결과는

 

요구하는 CPU는 Atom 혹은 Core 2 Duo

요구하는 그래픽 카드는 Nvidia 혹은 ATI의 일부 기종들

 

아니 뭐 이렇게 사양이 높아. 리눅스 따위가 아무대나 깔려야지 ㅠㅠ

결국 이런 모습의 OS로 웹 서핑과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던 꿈은 날아가 버렸다. 조금 더 예전 모델들을 찾아봤는데 Maemo는 데스크톱용은 안보이고, Moblin은 사이트가 폐쇄된 듯하다. 모블린도 조금 귀여웠는데.

 

이게 모블린이다. 미고와 기본 생김새는 거의 같다. 어쨋든 귀여운 OS 설치는 모두 실패.

 

 

2. Posterous

블로거닷컴은 모바일 페이지를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폰용 앱도 없고(안드로이드는 어떻게 되가는지 모르겠다), 아이폰 메모장에다 쓴 다음 이메일로 보내면 엔터 간격이 엉망이 된다. 멋대로 자동 줄바꿈을 하고, 폰트 크기도 이상하다. 예전에 노키아 메모장으로 보낼 때는 적어도 엔터는 잘 알아 먹었는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어쨋든 그래서 심심할 때 아이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할 때는 posterous를 이용한다. 즉 posterous는 일종의 허브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posterous 사이트에 들어가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 역시 하나의 블로그다. 테마도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private하게 설정해 놓으면 autopost가 안된다. 결국 public하게 설정을 해야 하고, 그렇다면 autopost 때문에 같은 내용의 사이트가 두개 생기게 된다. 내가 잘 이해를 못하는 건지 뭔가 좀 이상하다. 블로그를 줄이고 싶은데 아이폰 포스팅 때문에 하나가 더 생기다니, 이 무슨 변괴인가... -_-

결국 http://artboop.posterous.com 이라는게 하나 생겨버렸다. 하지만 여기는 어디까지나 중간 정거장이다.

 

3. 요새 여기에는 왜 이렇게 재미없는 이야기만 올리지.

 

20110116

오설록 베이직 덖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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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사다 주신 덕분에 마셔보고 있다. 오설록은 라인업이 조금 복잡한데 크게 명차, 블랜드, 베이직이 있다. 이 중 블랜드는 말하자면 퓨전티이고 녹차는 명차와 베이직이 있다.

명차는 일로향(60g 15만원 최고가), 세작, 우전 같은 것들이 있고 베이직에는 덖음, 발효, 현미가 있다. 이거말고 그냥 설록이라는 브랜드로도 잎차, 티백 등이 나온다.

우전차의 경우 보성 대한 다원이 100g 6만원인데 오설록이 60g 8만원이니 전반적으로 훨씬 비싸다. 그래도 포장도 꽤 고급스럽게 생겼고 선물용으로는 괜찮아 보인다. 혼자 구입해 마시기에 오설록 우전은 좀 과해 보이고 세전(60g 4만원) 정도는 구비해 둘 만하다.

 

이건 그렇게 좋은건 아니고 제목에 썼듯이 베이직 라인의 덖음차다. 그래도 50g 15000원이니까 아주 저렴하진 않다. 50g이면 25회분 정도.

덖음은 녹차잎을 뜨거운 돌판같은데 살짝 볶아낸 차다. 영양소가 조금 파괴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구수해지기 때문에 무난하게 마시기 좋다.

오설록 덖음차도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구수하고 마음 편한 맛이다. 일본 녹차처럼 약간 비린 향이 스쳐지나간다. 폼잡고 음미하며 마시기보다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마시기에 괜찮다.

춥다

보통 우리의 겨울은 영하 4, 5도 정도, 심하면 영하 10도 정도 되는 온도에 바람이 씽씽불어 춥다라고 느끼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추웠다. 하늘은 파랗고, 물론 건물 사이나 강가에서는 바람이 많이 불기는 했지만, 창문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잔잔하기 그지 없었다.

그냥 추웠다. 말도 안되게 추웠다. 패스트푸드점 콜라 판매기 옆 얼음이 잔뜩 쌓여있는 통에 머리를 쑤셔 박고 돌아다니고 있는 느낌이었다. 집에서 지하철 역까지 걷는 동안 어찌하여 이럴 수가 있는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했다. 더위를 먹듯, 추위를 먹었는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그러든 저러든 반포에 갔다가 구글 플레이스를 뒤적거려 엄지빈이라는 조그마한 커피집에 갔다. 서래 마을에 있다가 옮겨왔다는 거 같다. 팥빙수를 팔길래, 엥 팥빙수 하면서 그걸 먹었다. 고운 얼음과 통팥이라는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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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이 적어도 두 배는 있어야 만족스러울 것 같다. 커피도 꽤 괜찮았는데 리필은 안된다고.

그건 그렇고 요새는 밤에 뭐만 먹으면 체한다. 죽겠네 ㅠㅠ

심장이 뛴다를 보다

저번에 접속 무비 월드(아는 영화 관련 TV 프로그램 이름이 이것 밖에 없어서 통칭으로)를 보다가 '심장이 뛴다'에 대한 이야기를 봤다. 딱 봐도 앞 뒤 깝깝하게 막혀 돌아가는 스토리일 거 같아, 이런 건 내가 보기 어려운 종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매우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 진부한 느낌의 스토리이기도 하다. 신파로 가든지, 아니면 끔찍한 비극으로 흐르든지 뭐든 기분 나쁠 가능성이 높다. 그 점 때문에 막상 보기 시작하면서도 고민을 좀 했었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빤하긴 하지만 스피디하고, 시종일관 사건이 계속 겹쳐 벌어진다는 점에서 아주 한심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롱샷도 롱테이크도 거의 없고 계속 클로즈업, 클로즈업으로 영화가 쿵쿵거리며 이어진다. 이렇게 드라마가 강한 영화를 보는 것도 참 오래간 만이라, 연출력이라는 것도 이런 식으로 발전을 하는구나 하는, 약간 신선한 점도 있었다.

어쨋든, 나는 박해일이 조금 좋다. 아저씨의 원빈처럼 폼나게는 안나오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뭐 훌륭했다.

20110115

녹차의 맛을 보다

다멍하니 TV 채널을 돌리다가 채널 J에서 하는 걸 끝까지 봤다. 처음에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였다. 이건 뭔데 이렇게 조용해 하면서 보기 시작하다가 아사노 타다노부가 나오길래 깜짝 놀랐고, 나카지마 토모코가 나오길래 또 놀랐고, 츠지야 안나가 나와서 거듭 놀랐다.

아사노 타다노부는 괜히 마음에 들고, 오셀로의 나카지마 토모코도 좋아한다(쿠로바라는 요새도 하나?). 그리고 츠지야 안나의 나름 팬이다.

이 영화는 일본 시골이 배경인데, 무척이나 조용하고.... 조용하고... 조용하다.. 하여간 끝나고 나면 바람소리만 계속 들었던 기분이 든다.

끝나고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찾아봤는데 2004년 영화로 이시히 가쓰히토라는 감독이 만들었다. 영화 5편을 감독했는데 그 중 4편에 아사노 타다노부가 나온다.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는 예전에 본 적 있다. 그러고보니 구면인 감독이다.

아사노 타다노부는 최근작 '산의 사랑하는 당신'(2008)에서는 안 나왔다. 그 영화 주인공은 쿠사나기 츠요시. 이런 식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일본 배우층은 무척 두터운 거 같으면서도 메이저/준메이저급에서는 다 이래 저래 겹친다.

어쨋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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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딱 이 포스터의 느낌이다. 한가하고 널부러져있다. 여기에 살짝 더 보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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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결론은 볼 만하다.

20110114

자질구레한 단아한 것들

단아한 걸 좋아한다. 단아하다는 건 사전적으로는 단정하고 아담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하는 단아함은 살면서 쌓인 여러가지 취향이 만들어 낸 결과적인 개념어이기 때문에 그 기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고, 그 설명에 별 의미도 없다.

누구나 이런 식으로 취향의 담을 쌓는다. 무의식적일 수도 있고, 의식적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엣지보다는 시크, 머슬이나 글래머러스보다는 발란스와 스탠스가 좋은 것들에 더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발랄한 건 좋아하지만 경망스러운 건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완결성을 가진 경망스러움이라면 가치가 있다.

단아한 것들은 지루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질리지 않으려면 밀도감과 완성도가 중요하다. 괜히 폼만 잡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괜히 길어졌는데 말이 그렇다는 거다. 그냥 문득 생각나길래 써본다.

 

1. 아이폰 앱 Ree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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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S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리더를 시간날 때마다 틈틈히 들여다 본다. 아이폰으로 몇가지 앱을 테스트해 보다가 정착한 게 Reeder라는 앱이다. 이 앱은 속도가 빠르고, 오류가 적다는 기능상 장점 외에도 무척이나 정갈하고 점잖다. 구석구석까지 신경을 아주 많이 썼고, 일관성도 좋고, 완성도가 높다. 덕분에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가능하다면 아이폰의 모든 부분을 이런 모습으로 꾸밀 수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2. 아이콘 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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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데비앙트에서 얻은 아이콘 팩이라 이름은 잊어버렸다. silver 어쩌구 였을 거다. 윈도우의 모든 아이콘을 이것들로 바꾼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이건 단아한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한데, 어쨋든 이 아이콘 팩을 상당히 좋아한다. 아쉽게 새로 나온 프로그램들과 대중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의 경우 업데이트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3. Silverstone의 FT03S

괜찮은 컴퓨터 케이스를 찾아 세상 천지를 뒤지고 다녔지만 컴퓨터 케이스라는 건 그럴 듯한게 하나도 없다. 노트북에는 맥북 프로라는 걸출하게 생긴 모델이 하나 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키보드도 은색이었던 모델을 좋아했는데 바뀌어서 조금 아쉽다.

맥 프로도 근사하게 생겼지만 이건 웹 서핑 따위나 하라고 만들어진 기계가 아니다. 가격도 그걸 명징하게 말해준다. 아이맥도 좋지만 컴퓨터 케이스는(이거 말고 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걸로 하나 사 놓고 두고두고 쓰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좀 아깝다. 제대로 만들어진 케이스라면 10년도 넘게 사용할 수 있다.

어쨋든 컴퓨터 케이스라는 건 하나같이 허접하거나, 너무 기계적으로 생겼거나, 어디로 가는 지 모르게 우주적 / 미래적으로 기괴하거나(이건 게 약간 인기가 좋다), 지루하거나, 바보같다.

나라도 뛰어들어 만들고 싶지만 케이스 하나에 백만원 막 이러면 잘 팔릴거 같지가 않다. 그렇게 정성을 쏟을 동네는 아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주방기구는 그럴 듯 하게 생긴 게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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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의 VCSB542 냉장고 같은 건 무척 예쁘다. 단호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하루에 집안에서 냉장고가 언뜻 언뜻 보이는 시간과 컴퓨터 케이스가 언뜻 언뜻 보이는 시간이 그다지 큰 차이가 있을거 같지는 않다. 즉 컴퓨터 케이스는 지나치게 푸대접을 받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요즘들어 타협을 볼 만한 물건들이 조금씩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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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스톤에서 나온 FT03S는 약간 균형감이 이상하기는 한데 말끔해 보여서 마음에 든다. 좀 좋은 쓰레기통처럼 생겼다. 높이가 487mm고 가로가 235mm라 덩치가 좀 있다. 그런 주제에 mATX 보드만 들어간다. 내부도 컴퓨터 케이스치고는 희안하게 생겼다. 파워 버튼이나 USB 같은 건 위에 있다.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는데 국내 출시가 되면 대략 20만원대로 나올 거 같다. 좀 괜찮은 케이스들은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인터넷 해외 구매는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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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컴퓨터 케이스처럼 생겼는데 구석구석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다. 특히 내부가 마음에 들어 나처럼 컴퓨터를 자주 열어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뜯을 때 마다 기분이 좋을거 같다. ATX 사이즈가 들어가는 이유로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텐데 현재 가격이 35만원 이상으로 역시 좀 비싸다.

 

4. NOCTUA의 쿨링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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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내부에 쿨링팬을 붙일 수 있는 곳은 다 붙이는 편이다. 그래서 쿨링팬도 어지간히 헤매고 다녔다. 하지만 좀 좋은 것들은 튜닝용이라 번쩍 번쩍 너무 요란하거나 아니면 그냥 까맣게 생긴 것들 뿐이다. 그러다가 이걸 발견했다.

녹투아는 오스트리아 회사로 팬은 대부분 대만에서 만든다. 성능도 꽤 좋은 편이고 무척 조용하다. 팬 끝 부분이 조금씩 깎여있는데 그것 때문에 뭐가 더 좋고 그렇단다.

어쨋든 이 쿨링팬의 생김새와 완성도가 무척 마음에 든다. 쿨링팬치고는 조금 비싸지만 못살 정도는 아니다. 지금은 80mm 하나 붙어 있는데, 상태가 안좋은 92mm짜리와 앞에 120mm짜리도 바꿔 줄 예정이다. CPU 쿨러도 나온다.

 

5. 인케이스의 뱀부 슬라이더 에그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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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헤매고 다니다 결정한 아이폰 케이스. 이거 말고 마음에 드는 대안은 같은 뱀부 슬라이더 시리즈 중에 머쉬룸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케이스에 대한 주변의 평은 무척 안좋다. ㅠㅠ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한번도 못들어봤다. 역시 내 취향이 그닥 인기가 없나보다.

이 색에 대해서는 추억이 하나 있다. 예전에 군대 있을 때 벽에다 붙일 게시판 같은 걸 만들 일이 있었는데 페인트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섞다가 저것과 거의 비슷한 색이 나왔다. 내심 무척 마음에 들어서 그 색으로 칠했는데 역시나 평이 안 좋았다. 행정 보급관의 약간 난감한 표정과 "좀 더 밝은 색으로 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경험이 말해주는 건 이 색은 전통적으로 인기가 없다는 사실.

아이폰 4용도 비슷한게 있기는 한데 4는 각지게 생겨서 이런 케이스가 그다지 어울리진 않는다. 그쪽은 범퍼 쪽이 훨씬 매칭이 좋아 보인다.

어쨋든 Recyled 40%인 것도 마음에 들고, 약간 거칠거려서 미끄럽지 않게 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그렇지만 주변의 미움도 좀 그렇고, 3GS를 앞으로 2년쯤 더 쓸 생각도 있기 때문에 인케이스 3GS용이 다 사라지기 전에 발랄한 종류로 하나 더 사놓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몇 개 더 있는데 너무 길어졌다. 나머지는 다음에 생각나면 계속. 이 포스팅은 어디다 올릴지 결정을 못해 두 군데 다 올린다. 계속 이렇게 할 수는 없는데 고민이다.

20110113

템플릿

다른 곳에서는 보통 테마라고들 하는데 여기 블로거 닷컴(= 구글 블로그 = blogspot 등등등, 이건 부를 때 마다 뭐라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에서는 템플릿이라고 한다. 조금 건들었다가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 다시 되돌아갈 수 없게 되버렸다....

블로거 닷컴 템플릿의 특징은 뭔 짓을 해도 어딘가 아동(not 야동)스럽다는 점이다. 뭐랄까, 마이스페이스를 잠깐 썼을 때 느꼈던 이상한 미국 냄새가 여기에도 서려 있는데 그게 레트로 풍의 세련된 건 아니다. 전반적으로 선(진짜 선 and 가상의 개념선)이 굵다.



이건 순전 내 느낌이라 개개인마다 느끼는 게 많이 다를 거다. 템플릿을 자유 자재로 다뤄서 대시보드 Setting에 있는 Design 가지고는 전혀 흉내낼 수 없는 블로그 모습을 하고 있는 곳들도 참 많다. 그렇게 해보고 싶지만 나로선 불가능이다.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유연하지 못해 1600에서 1200, 또는 1920으로 바뀔 때 필요한 융통성을 감당하지 못하고 폭주한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대시보드에 있는 포스팅이 어디다 내놔도 꿀리지 않을 바보라는 거다. 사진을 집어 넣으면 지정할 수 있는 사이즈가 Small-Medium-Large-X Large 이렇다. 웃기는 건 X-Large해 놓으면 화면을 삐져 나간다. 이 문제 때문에 여기에 사진을 올릴 때는 Flickr에 올린 다음에 Windows Live Writer에서 Flickr 플러그인을 사용한다. 사실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미묘한 디테일이라는 건 눈에도 잘 안띌 뿐더러 어차피 무슨 툴을 사용하든 파고 들어야 바꿀 수 있는 거다.

사진은 크면 좋지 않을까? 그렇다면 Large로 올리자, 뭐 별로 생각할 것도 없다. 블로그라는 건 원래 로그의 기록이고, 그렇다면 귀찮은 것들은 다 팽겨쳐 놓는 게 맞는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Tumblr는 독특하다. 안에서 뭘 해도, 뭘 올려도, 말하자면 snob해진다. 보통 이런 경우 프레임 자체가 불안불안할 때가 많은데 텀블러는 안정적이다. 하지만 거긴 서버가 메롱이라 툭하면 Sorry다. 최근들어 더욱 심해졌다. 요즘 텀블러 내에서 nudity 사진에 대한 논쟁이 예전보다 훨씬 자주 보인다. 큼지막한 사진을 올릴 수 있고, Reblog가 매우 자유로우며, 운영자 측의 제재가 거의 없다.

분명 좋은 여건이다. 초반에는 그래도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아 나쁘지는 않았는데, 요새는 오직 외설에 올인하는 사진들이 분명 크게 늘어났다. 그래도 위에서 말했듯 템플릿의 프레임 자체가 안정적이라 아직은 광고 떡칠 이런 것들로 엉망이 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이 블로그의 템플릿을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매우 직선적이고 심플하지만, 텅 빈 느낌은 안나게 하고 싶다. 그냥 이런 생각만 할 뿐 방법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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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올리자

늘어날 계획은 없고, 줄어들 계획은 있다.

 

잡담, 독단과 독설, 찌질 댐, 쓸모없는 이야기, 여행, 생각들

- 링크 : 발전소 (http://macrostars.blogspot.com)

 

패션붑, 아트붑

- 링크 :  패션붑 (http://fashionboop.tistory.com)

 

사진, 인용, 리블로그

- 링크 : 텀블러 (http://macrostar.tumblr.com)

 

트위터

- 링크 : http://twitter.com/macrostar

20110111

2011년 1월의 잡담

조금 길어질 지도 모른다.

 

01. 눈이 왔다. 그리고 매우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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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위의 눈 사진과 함께 한껏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올렸는데 금방 지웠다. 요새는 트위터에 뭔가 올리고 지우는 경우가 잦다.

 

 

02. 2011년 들어 주력으로 이 블로그 '발전소'를 써야지 생각하고 있다. 뭐 이글루스에서도 그런 면이 있기는 했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벽보고 말하는" 기분이다. 퀀터티의 차이는 별로 없지만 퀄러티의 차이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어쨋든 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댓글 시스템이 낯설어 말 남기는 사람도 없다.

 

 

03. 그렇게 생각을 하고 아무도 못알아 볼 몇 가지 튜닝이 있었다. 폰트가 Arial에서 어느 부분은 Trebuchet으로, 또 어느 부분은 Verdana로 바뀌었다.

 

 

04. 사실 이게 2011년 첫번째 잡문은 아니다. 이런 걸 써놨다가 Draft로 나뒀었다.

"저녁에 후배놈하고 우결을 보면서(쏠쏠하게 보고 있다 -_-), 조권-가인은 그냥 결혼 발표와 함께 같이 살고 우결에선 그만 내려오는게 낫지 않나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말로 끝난단다. 개인적으로 다음 커플 추천은, 어려울 듯 하지만, 슬옹-아이유. 또는 박봄과 아무 남자나 붙여놔도 오케이. 후자는 흥미진진할 거 같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에서 소문이 돌고 있는 팬들끼리 싸움도 벌어지고 난리라고 한다. 후보군에 내가 위에서 말한 조합은 (당연히) 없었다.

 

 

05. 컴퓨터는, 몇가지를 포기했고 상태가 급속도로 나아지고 있다. 줄곧 누워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벌떡 일어나 힘차게 돌아다니는 노인을 보는 것 같은 불안함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상태가 양호하다. 심지어 예전에는 불가능하던 720p 동영상 돌리기도 해내고 있다.

 

 

06. 한솔에서 나온 CRT 모니터를 쓰고 있었는데, LG에서 나온 CRT를 하나 구해 바꿨다. 사이즈는 같다. 한솔 모니터가 크고 뜨겁다는 것 말고는 큰 불만이 없었는데, LG를 써보니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컬러도 전혀 다르고, 선명함도 전혀 다르다.

덕분에 뭔가 쓰면서 모니터에 새겨지는 폰트를 유심히 보게 된다. 무척 곱다. 이 포스팅이 길어질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그렇지만 LCD가 가지고 싶다 ㅠㅠ

 

 

07. 컴퓨터를 고치고 뒤를 돌아보니 i915 보드, 512M 램, P4 3.0GHz 프레스콧, 160G S-ata하드 디스크, X300 그래픽 카드가 남았다. 이 말은 데스크톱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약간 고민된다.

 

 

08. 그러니까, 작년 연말 MBC에서 하는 음악 방송을 보고 있었다. 저 위 우결을 본 날과 같은 날이다. 아이유가 나온다길래 구경이라도 해보자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티아라의 "Yayaya"라는, 실로 놀라운 곡을 들었다.

처음에 보고/듣고 든 생각은 - 대체 이게 뭐냐. (이 곡은 '보고'가 다른 걸그룹의 곡들에 비해서도 무척 중요하다)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있다가 그녀들의 이번 EP, Vol.2 Temptastic을 다운받았다.

사실 원더걸스가 스타트를 끊고, 소녀시대에 이어 카라가 나왔을 때 이제 슬슬 끝나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왠걸, 이후로도 끊임없이 등장해 80년대 - 90년대 생 여자 연습생들은 거의 다 데뷔해버리는 것 같다.

아이돌 그룹들은, 아무리 재미난 컨셉을 잡고 있어도 얼굴에 이상한 비장함이 서려있다. 성공을 향한 비장함이다. 너무 어리고, 하지만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고단한 연습생 시절을 거쳤고, 그 와중에 동료 연습생들이 탈락하거나 혹은 대스타가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예전 모닝구무스메가 한창 일본에서 버라이어티에 나올 때도 그런 결의, 더불어 조급함 같은 것들이 분명하게 보여서 무서운 아이들이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어쨋든 Yayaya는 상당히 즐거운 곡이다. 운동하면서 열심히 듣고 있다. 시작도 끝도 없이 끊임없이 질주한다. 더 재미있는 건 사실 Temptastic이라는 EP다. 곡마다 장르/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뭐라도 걸려라- 이런 분위기가 있다.

 

 

09. 특별히 뭔가 노리는 건 아닌데, 블로그 포스팅이든 트위터 트윗이든 누군가 특정인을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말하듯이 쓴다. 어떤 반응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반응을 이끌어 낼까 생각도 한다. 혼자 말을 내뱉고 눈에 묻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마땅한 대상이 진공 상태가 되어가고, 그래서 서서히 희미해져가고, 재미없어지고 있다.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지만, 잘 안된다. ㅎ

 

 

10. 필요해서 웹 사이트에 등록을 하면, 이메일을 날리는 곳들이 있다. 아이폰 앱도 있고, 등록을 했으면 틈틈히 가보기도 하니까 이메일은 별로 필요가 없다. 그래서 대부분 사이트에 찾아가 unscribe를 한다.

아이폰은 기계에서 peak타임 설정(이메일 받는 시간 설정, 노키아 때는 새벽 1시부터 7시까지는 안받도록 해 놨었다)을 할 수가 없다. 이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어쨋든 이래 놓으니 자꾸 새벽에 이메일 알람이 시끄러워서 어지간하면 이메일은 다 해지한다.

하지만 이번에 두 군데, the Gilt와 BlueFly에서 똑같은 일을 겪었다. Gilt는 새벽 두 시에 오고, 블루플라이는 밤 10시인가 온다. 아이폰 앱 설정에 이메일 subscription이 있길래 해지로 해놨다. 그래도 온다.

사이트에 찾아가 해지했다. 그래도 온다. 뭐가 또 있는 건가 해서 봤더니(블루플라이가 조금 교묘하게 되어있다) 있길래 또 해지. 역시 온다. 결국 지메일에서 스팸 등록을 했다. 왜 이렇게 일부러 귀찮게 만들어 자진해서 스팸이 되려 하는 지 모르겠다. 그렇게 까지 뚫고 들어온 걸 보고 뭔가 사는 사람이 많은 건가.

참고로 축구팀 아스날 레터도 신청했다가 해지할 때 위의 과정을 거쳤다. 얘네는 스팸 등록을 해놔도 가끔 온다.

 

 

11. 스팸하니까 생각나는데, KT 스팸 필터 서비스가 얼마 전부터 스마트 어쩌구로 바뀌었다. 글자바꾸기가 성행하니까 패턴 상 스팸이 분명해 보이는 것들은 알아서 차단해 주는 서비스다. 문구 중심으로 차단하는 편이라 꽤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런 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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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디든 열심히들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는 스팸신고를 꽤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맞배 지붕

전통 가옥, 특히 목조 건물의 지붕 양식으로 여러가지가 있다. 국사 교과서에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게 팔작 지붕과 맞배 지붕이다. 맞배 지붕은 그림만 봐도 알 수 있다시피 가장 심플한 구조라 조금 옛날 건물들, 특히 고려시대 이전 건물들의 경우에 많다.

생긴게 심플할 뿐만 아니라 건물을 덮고 있는 넓이가 다른 양식에 비해 작아 비바람에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다. 또 생긴게 워낙 심플하기 때문에 큰 건물일 경우 지붕이 유독 두드러지고 무척 크게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맞배 지붕 건물을 좀 좋아한다. 그 직선적인 심플함도 좋고, 머리만 큰 가분수에서 느껴지는 기괴함이 주는 낯섬도 마음에 든다. 너무 잘 만들어진 자연스러움도 좋지만, 이런 살짝 뒤틀린 것들이 주는 매력이 더 오래 남는거 같다.






사진이 좀 작은데 선운사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졌지만 원래 신라 혹은 백제 때 만들어진 오래된 절인데 오른쪽에 맞배 지붕이 주르륵 보인다. 대웅전의 경우 건물이 커 직접보면 사진보다 훨씬 더 웅장하게 보인다. 풍판이 없는 걸 더 좋아하는데 목조 건물의 보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수덕사의 대웅전도 대표적인 맞배 지붕 건물이다.


수덕사 대웅전은 1308년 고려 충렬왕때 만들어진 건물로 건립 연도가 명확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그렇지만 사진에서 보이듯 지붕이 약간 곡선이 되어 있는데 이건 일제 시대에 해체되었다가 다시 만들어지며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이런 모습이었다. 새로 생긴 저 가녀린 곡선의 미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선때문에 맞배 지붕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아쉽다.


물론 부석사 무량수전과 봉정사 극락전이 더 오래된 건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정확한 건립 연도는 모른다. 다만 두 건물 다 수리 기록이 나와 그보다 더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경우 1376년(고려 우왕)에 수리 기록이 있고, 봉정사 극락전은 1368년(고려 공민왕) 때 수리 기록이 있다.



봉정사 극락전도 못가봤다. 사진으로는 굉장히 고풍스럽게 보이고, 지붕을 슬쩍 올려놓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이번에 안동 부근을 지나며 들러볼 기회가 있기는 했는데 시간 관계상 부석사에 들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오늘 구본준 기자가 칠갑산에 있는 장곡사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다. 말만 들어보고 가보진 못한 곳이다. 많이 멀지도 않은데 기회 만들기가 참 어렵다.



링크는 http://blog.hani.co.kr/bonbon/31412 장곡사는 대웅전이 두개 있다고 하는데, 그 중 하대웅전의 모습이다. 맞배 지붕에 풍판이 있고 다포 양식이다. 위에 나온 선운사 대웅전도 맞배 지붕에 다포 양식의 건물이다. 위 링크의 포스팅에도 나와있지만 장곡사에 대웅전이 왜 두 개가 있는 지는 잘 모른다고 한다.

절은 공통 양식이 있기는 한데 지역에 맞게, 환경에 맞게 그 무스한 절들이 다들 뭔가 조금씩 다르다는게 꽤 재미있다. 절에 가면 여기는 뭐가 다른가 하고 살펴보게 된다.




이런 맞배 지붕은 우리의 전통 가옥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시골 가면 볼 수 있는 농협 창고도 맞배 지붕이고,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간이역 중에도 맞배 지붕이 더러 있었다. 군산이나 성수동 같은 오래된 공장 지대에서도 볼 수 있다. 일제 시대 영향을 받은 것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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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9

드리벌, 계산

토요일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저번 여행가면서 신세 진 후배에게 밥이라도 사주려고 했는데 앓아누웠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가 주는 기분 나쁜 압박감에 몇 군데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돌아다니며 사진을 남기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날이 너무 추웠고, 눈도 조금 내리길래 관둬버렸다. 그랬더니 그렇찮아도 음침하던 기운이 더 땅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서점에서 몇 권의 소설책을 들추며 읽어 내렸는데 하나같이 우울하고, 기분 나쁜 이야기들이었다. 스타벅스 공짜 커피 4잔이 있다는 사실이 기억나 커피를 마셨다. 사람이 꽤 많았고, 옷을 하도 껴입어서 그런지 몸에서 안좋은 냄새가 계속 올라왔다.


너저분한 얼굴을 하고 있어봐야 무슨 소용있겠나 생각하며 조금 생산적인 블로그 포스팅을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들어와 켜본 컴퓨터는 계속 프리징이 되었다. 메인 하드 디스크에 오류가 있는데 그게 점점 커지고 있다. 인생에 뚫린 구멍이 슬슬 거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컴퓨터 오류는 지긋지긋하다. 문득 놀고 있는 노트북이 생각났다. 펜티엄 4 모바일 1.7G에 2백 몇인가 램이 달려있고 20G 하드가 붙어있는 놈이다. 나와 좋지 않은 일을 많이 겪은 불운의 동지 같은 놈이다. 가끔 바라보면 연민이 느껴진다. 그쪽도 비슷하겠지.


여기다 얼마 전에 XP를 다시 설치했는데 도저히 쓸 수 없을 만큼 느리다는 결론이 나왔다.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렇게 방치해 놓고 있었는데 해킨토시 생각이 났다. 타이거 정도면 어찌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검색 결과 지금 사양가지고는 그것도 어렵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우분투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받은 7.04 CD가 있다. 정말 오랫동안 왱왱거리며 설치를 했는데 부팅이 안된다. UBUNTU라 써있는 붉은 글자가 나오고 그걸로 끝이다. 만사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방송을 봤다. 청춘불패 4편, 영웅호걸 3편, 백점만점, 무한도전, 이경규 복불복 등등등 잔뜩 쌓아놓고 쉬지도 않고 봤다. 아침에 7시 시계를 보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콧물이 쉼없이 난다. 아픈 것도 아니고 그냥 콧물만 난다. 뭐가 잘못된거지 생각하다가 그냥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너무 맛없어서 나가서 사마실까 했는데 귀찮아졌다. 올해 결심 중 하나는 필요없이 혼자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다. 그리곤 우분투 10.10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왜 설치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CD를 넣고 뱅뱅 돌렸고, 설치가 되었다. 여전히 느리지만 다행히 XP 정도는 아니다. 다만 ESC키가 잘 눌러지지 않는다. 어쨋든 그걸 가지고 이 포스팅을 쓰고 있다. Drivel이라는 우분투용 블로깅 툴이 있길래 설치해봤는데 아이디를 넣는 순간 프로그램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너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더욱 찜찜하다.


와이브로 넷북이나 하나 사고 나머지는 다 치워버릴까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검색을 해봤다. 그랬더니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도 와이브로 결합으로 파는 걸 발견했다. 에어는 1달 5만원 가량, 프로는 한달 7만원 가량이다. 할부는 3년, 와이브로는 2년. 에그도 주고 아이팟 터치 32G도 준단다. 아이폰으로 쓰는 3G 인터넷에 좌절하고 있는 터라, 확 가버릴까 싶은 생각도 있는데 에어 64G를 메인으로 쓰기는 무리고(하드에 들어있는 음악만 70G다), 프로는 아마 곧 리뉴얼 될 거다. 그러든 말든 바꿔버리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맥북이 오는 순간 방에 있는 모든 PC와 관련된 것들을 보따리에 사서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우분투 편집툴에서 한글은 약간 이상한 템포로 움직인다. 띄어쓰기를 한 건지 안한 건지, 감이 잘 안온다. 그리고 가끔 몽창 지워진다. 잘 모르겠다. 동생이 안쓰는 컴퓨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조를 요청했다. 부품을 좀 얻어와 임시변통을 해 볼 생각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명백하게, 거의 모든 부품들이 너무 늙었다. 어디든 한 군데만 아프면 치명타가 되어 온 구석이 마비된다. 며칠 전에 인터넷 게시판을 보다가 강아지들이 죽을 때가 되면 가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 아침에 강아지가 나와 가족들을 빤히 쳐다보더니, 조용히 집에 들어가 숨을 거둔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그러고보면 거리에 고양이가 이리 많이 보이는 데 죽은 고양이는 참 안 보인다는 게 조금 이상하다. 여하튼 뭐든 명을 다해가는 것들을, 그게 비록 무생물일지라도, 바라보는 것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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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어제 밤에 좀 밝고 명랑하고 기운도 좀 내고하는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갑자기 배가 고파져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계란은 바닥이 납작한 동그란 사기 그릇에 잘 휘저어 전자 렌지에 돌리면 저런 모양이 되고, 거기에 맛소금을 조금 뿌리면 오케이다. 어쨋든 비피더스도 하나 먹고, 아몬드도 몇 개 줏어먹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이게 아무래도 체한거 같다. 가스활명수를 두개나 먹었는데 지금까지도 영 안좋다.

오늘의 교훈 : 뭘 먹고 바로 누으면 안된다.

20110105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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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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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상식

변비에 좋은 음식. 구체적인 상표명은 생략.

 

제품 : 우주벌레에서 파는 카페 라떼, 김밥헤븐에서 파는 물냉면.

효과 : 위와 장을 초기화시킴.

주의 :

1) 우주벌레의 경우 모든 매장이 동일하진 않음. 매장보다 시간대별 차이가 더 큰 듯(밤늦은 시간 아주 좋다). 김밥헤븐의 경우 육수를 다 마시면 더욱 효과적.

2)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 전에 음용하지 말 것. 특히 고속버스의 경우 매우 위험하다.

20110104

소소한 일들

극히 소소한 몇 가지 일들이 뭉기적거리는 사이에 쌓이고 있다. 근황과 정리를 겸해서 나열.


1. 케이블 TV와 인터넷 요금은 자동이체로 해놓고 가만히 두면 어느새 가격이 올라있다. 작년에도 덕분에 전화걸어서 환불받고 그랬는데 문득 생각나 살펴보니 또 7,000원이 오른 채 5개월째 납부되고 있다. 인터넷은 다행히 이상없음.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6개월 사용 후 인상, 6개월 이후 또 인상되는 걸로 작년에 내가 약속을 했다고. 그런 약속을 내가 하겠냐... -_- 어쨋든 해지하면 어떻게 되냐니까 3년 약정에 1년 남았지만 위약금도 안받겠다고. 내가 이 회사에 좀 밉보인 상태인 건가.

손님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니 해지하고 다른 곳에 가입하는 건 일단 정해진 수순같다. 어쨋든 녹취나 서류는 없다 하고, 내가 구두 약속을 했다는데 기억에 전혀 없다(혹시 몰라서 그때 전화하면서 해 놓은 메모를 지금도 가지고 있다, 부정확할 수 있겠지만 집요해야 해 이런 건).

2008년 2월 계약할 때 추후 인상 없다고 약속 받아놓은게 있으니 방통위나 소보위 같은데 신고해 볼까 생각 중이다. 이 회사의 운영 방침에 문제가 좀 있다 아무리 봐도.


2. 부모님 여행 예약을 했는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 연락이 없다... 왜 다들 이러는 거야.


3. KT 쇼 전화기 사용할 때 가입하는 쇼킹 옥션 제휴팩을 나름 잘 써왔는데 올해 사라진다고 한다. 알아서 해지 안하면 1월 15일 자로 자동 해지된다고. 뒤적거려봤더니 올레 클럽인가 말고 마땅히 할 게 없다.

KT 오래 사용했다고 블랙 수트 회원인가 뭔가라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쇼트 사이즈 네 잔 준단다. 혼자 커피 안 마실라고 결심했는데 KT가 방해한다. 영화도 몇 편 볼 수 있다는 거 같다.

참고로 멤버십 포인트가 많이 있다면 다 쓰고 올레 클럽으로 전향하는게 낫다고 한다. 작년까지는 올레 클럽 포인트에 합해 줬는데 이제 그냥 사라진단다. 뭔가 그러면 안될 거 같은데.


4. 며칠 전부터 군만두가 너무 먹고 싶다. ㅠㅠ 튀긴 만두 말고 군만두. 한쪽만 까맣게 그을은 군만두. 일본식 군만두. 이태원 자니 덤플링 가고 싶은데 거기 가면 마파 두부도 먹어야 되기 때문에 혼자 갈 수가 없다.

타코벨도 타코가 너무 먹고 싶어 이렇게 저렇게 같이 갈 사람 찾다가, 약속 다 취소되고 결국 혼자 갔는데 이게 배가 부른 것도 아니고, 안 부른 것도 아니고 애매하기 그지없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타코벨은 완벽한 정크 푸드, 입맛에 딱 맞다. ^^ 동반 원정대 모집중.


5. 컴퓨터 액땜 사건(관련 링크 http://macrostar.tistory.com/242)을 겪고 마음이 심난해져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 정말 다 집어치우고 넷북이라도 사야 하는 건가.

20110103

관념의 태양

1. 승부역에 갔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가보고 싶었고, 예상대로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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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둠 속에서 본 것은 산처럼 쌓인 눈, 미치도록 많은 별, 지나가는 화물열차, 택시를 타고 와 역으로 가시던 두 할머니, 화장실 불 켜는 스위치 위치를 알려준 역무원.

여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고, 조만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2. 삼척을 돌아다니다 찜질방을 찾아갔다. 사람은 무척이나 많았다. 연말 가요 방송이 나오던 티브이에서 2011년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을 했고, 스파빌이라 적혀있는 아래 위 세트 옷을 입은 사람들 중 몇 명은 박수를 쳤고, 몇 명은 옆에 있는 사람들과 새해 인사를 했다.

불이 꺼지고, 티브이의 볼륨이 줄어들고 어수선함 속에서 잠을 들기 위해 뒤척였지만 영 잠이 오지 않았다. 옆에선 천안에서 왔다는 어린 학생 커플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사방에서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이나 되어 찾아온 몇 명은 빈 자리를 찾느라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한시간 쯤 눈을 붙이다가 분주한 소리에 다섯 시에 눈을 떴다. 벌써 많은 자리가 비워졌다. 불과 한시간 전의 광경과 너무나 다르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며 우리도 일출이나 봐보자 하며 목욕탕으로 갔다.

목욕탕 대기실은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과 부모님 손에 이끌려 와 얼굴이 팅팅 부어있는 아이들로 만원이었다. 몸을 씻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목욕탕 관리인 아저씨가 사람들에게 지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불현듯 작년 같은 날 속초에 퍼부어대는 눈 속에 갇혀,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뭐가 어찌되었든 남쪽으로 내빼기로 했다. 여행은 해프닝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또 여기에 갇힐 수는 없다.

바로 옷을 챙겨입고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은 산처럼 내려 쌓이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선 바로 다른 차들의 형체도 보이지 않았다. 간간히 보이는 앞 차의 브레이크 등을 바라보며 계속 남쪽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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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 시간은 6시, 인터넷으로 확인한 울진의 일출 시간은 7시 38분. 아이폰으로 확인한 위성 사진으로는 포항 쯤까지 내려가면 그래도 볼 수 있을 듯 했지만, 결국 시간상 포기하고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7시 35분 이전에 도착 가능한 가장 아래,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있는 고래불 해수욕장으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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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불 해수욕장에는 7시 32분에 도착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지만 아무리 관념의 태양이라도 차 안에서 맞이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평소엔 별 생각이 없다가도, 이왕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리 집착하게 된다.

경북 경계를 내려서며 여기엔 아직 눈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지만, 동해 수평선 방향은 구름이 잔뜩 있었다. 영하 2도 밖에 안되었지만(전날 서울은 영하 10도, 승부는 영하 15도였다) 온 몸이 얼어붙을 듯 추웠다. 의외로 고래불 해수욕장 같은 곳에도 사람들이 꽤 나와있었다. 7시 38분이 되었고, 아마도 떠오르고 있을 해를 생각했다.

2011년이다. 보고 싶지 않았던 한 해가 시작하고 있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