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7

습도, 곡해, 꾸준

1. 처서가 지나고 며칠이 됐는데 여전히 습도가 아주 높다. 북태평양 기단인가 왜 여태 난리인거야. 정신 좀 차리셈.


2. 예전에는 어떤 말을 하고 나에게까지 들리기 위해서는 지성이나 학력, 권위, 직업, 경력 등등 어떤 필터가 있었다. 정제되어 있지만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오해와 곡해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인터넷 시대가 시작된 이후 모두가 떠들 수 있게 되었고 모르던 현실을 조금 더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필요없는 목소리가 너무 많이 들리고 또한 과장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이 너무 과대평가를 받다 보니 뉴스 같은 데 보도가 되고 정부도 움직인다. 물론 그것도 여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데 있어서 역시 오해와 곡해의 가능성이 높다. 

결국 완벽한 방법은 없고 인터넷 세상을 물리칠 수도 없으니 이 상황 안에서 오해와 곡해를 거를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투표 제도라는 현대 사회의 기본적인 운용 방식은 개인보다 집단의 움직임이 무조건 유리하기 때문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


3. 인간이란 대체적으로 집단적인데서 더 안정감을 느끼고, 결정을 남에게 맞겨 책임감을 회피하려 하고, 저마다 멋대로 생각하는 데서 불안함을 느끼는 듯 하다. 이건 어쩌면 백만년 호모 사피엔스 삶에서 생존을 위한 본능일 수도 있다. 전제주의 시대나 제국주의 시대에는 독재에 대한 반발이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었지만, 인터넷 세상이 시작된 이후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목소리들이 큰 힘을 내게 되면서 방향성 같은 걸 상실하거나 방향성 부재에 대한 불안함이 늘어나는 듯 하다. 세계적으로 파시즘, 권위주의, 국가주의 같은 게 준동하는 건 아마도 그런 영향이 아닐까 싶다. 


4. 새 정권이 들어선 지 2개월 정도 지났다. 괜찮은 점도 있지만 문제점도 많아 보이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은 인사와 사면에 있는 거 같다. 속속 돌아오는 그때 그 사람들을 보면 역시 좀 암울하다.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는 사면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것도 그렇지만 대통령이 너무 세세한 데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자세히 이야기 하면 할 말이 많은데 이제 2개월이니까. 일단은 위헌정당 해산을 이뤄내는 게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해 보인다. 외교는 특히 지금 시점에 워낙 어려운 문제고 얼마든 막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시작이 나쁘진 않은 듯 하지만 소소한 일에 집착, 인사, 사면 문제 등을 감안하면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아닐까 싶다. 비슷한 잣대로 윤 정권은 -300점(내란 시도를 했으니), 박 정권은 -150점(내란 시도는 안했으니)... 이승만 같은 경우 -20만점.


5. 수영은 몇 주 전 쯤 초보 1레인에서 2레인으로 갈아탔다. 1레인 때는 맨 앞이라 강사 말도 열심히 듣고 전달하고 그랬는데, 2레인 오니까 거의 맨 끝에서 뭐라는 지 잘 들리지도 않고 그렇다. 사실 시키는 게 잘 되지도 않고, 체력도 딸리기 때문에 당장은 상관이 없다. 그래도 첫 주에는 운동량이 갑자기 확 올라가니까 처음 수영 강습 시작했을 때처럼 끝나고 나면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좀 지나니까 그래도 겨우 따라는 가고 있다. 3레인, 4레인 올라갈 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겠지. 아무튼 레인 구석에서 궁싯대며 열심히 하고 있다.


6. 여기에 러닝을 붙이려고 하는데 수영, 러닝 합쳐서 이틀에 한 번, 아니면 살살이라도 매일 둘 중 하나를 하는 게 괜찮을지 아직 결정은 못했다. 수영이 화목에 고정되어 있으니 일단 이걸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이틀 간격일 때는 일요일 밤 러닝이 적당하긴 하다. 하지만 매일 할 생각이면 토요일은 쉰다고 해도 월, 수, 금, 일 이렇게 확 늘어난다. 주말 중 하루 수영 복습을 생각해도 주 3일 정도는 달려야 한다. 그렇지만 러닝은 날씨 영향을 너무 받고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변화무쌍할 때는 목표대로 하기가 어렵다. 분명 꾸준히 해야 늘기는 하는 거 같음.

20250825

폭우, 구독, 운동

1. 주말에 굉장히 더웠는데 오늘은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다. 주말의 그 습기들이 모두 비가 된 듯. 동네에 새벽에 50mm 비 예보가 있던데 이게 맞은 적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2. 대탈출은 마지막 2개 에피소드를 빼곤 다 봤다. 의욕이 충만한 건 알겠는데 추리 방송으로서 완성도는 낮다. 전반적으로 대탈출 특유의 재미가 다 빠진 느낌이라 아쉽다.


3. 크라임씬 예고편은 괜찮은 거 같다. 9월 23일 방송을 시작한다고 하니 슬슬 넷플릭스 구독을 해야지.


4. 어제 밤에는 오래간 만에 러닝을 했다. 러닝을 하려는 목적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1) 주중 이틀 수영이 좀 부족하고 하루를 자유 수영으로 복습을 했는데 이게 돈도 시간도 좀 들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날이 있기 때문에 토요일에만 주로 하고 그래서 여러가지 이유로 빠지는 날이 생긴다. 토요일 아침 8시 타임에 가면 많은 게 해결될 거 같은데 잘 안된다. 그래서 보충이 좀 필요하다 2) 지금까지 여러가지를 해봤는데 사실 달리기 만큼 만족도가 높은 운동은 없다. 대신 이만큼 지겨운 운동도 없다. 그래도 최근 달리기 자세 같은 걸 유튜브로 좀 봐서 막무가내로 달리진 않을거다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되었고 테스트를 해볼 생각을 좀 하게 되었다. 3) 수영에서 킥판 발차기가 정말 너무 힘든데 다리 힘이 약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다리 근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어제는 가볍게 테스트 주행을 해봤고 숨이 차지 않을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해 봤는데 그랬더니 1km 10분 페이스가 나온다. 동네가 온통 언덕이긴 하지만 솔직히 너무 느리긴 하다... 이렇게 3km, 30분을 달렸는데 페이스는 유지하면서 시간을 50분, 1시간 정도로 늘려가면서 달리기 습관을 들이고 달리기 위한 다리 근력을 강화하자가 일단은 목표다. 하지만 오늘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상관없이 달리라고들 하는데 집 근처 코스가 언덕을 포함해 공사장, 고속도로, 덱 이런 것들 천지라 미끄러울 가능성이 크다. 운동 능력이 상당히 부족한 자가 지금까지 여러가지 운동을 들락거리며 깨달은 인생의 교훈은 다치면 다 소용없다는 거다. 


5. 러닝이고 수영이고 새벽 운동을 많이들 하던데 새벽은 정말 맞지 않는다. 20시부터 22시 정도에 운동하고 씻고 드러눕는게 가장 꾸준히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대다. 회사 생활을 하지 않으니 내 나름의 루틴을 맞춰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찾아보면 밥을 먹고 2시간 후에 운동하고 운동 끝나고 2시간 후에 잠드는 게 괜찮다고는 한다. 


6. 아침에 자꾸 빵을 사먹었더니 같은 시간만 되면 배가 고프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식빵 하나에 치즈를 먹었는데 딸기잼을 살까 생각 중이다. 

시리얼을 먹으면 어떨까 싶지만 우유가 맞지 않기 때문에 뭐가 있을까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Quora에 보니 크란베리 쥬스, 오렌지 쥬스, 뜨거운 물, 보드카 이런 것들 이야기가 나온다. 뭔 소리야 대체. 

20250819

케데헌, 확장, 준비

1.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봤다. 민망하거나 항마력이 딸릴까봐 걱정했지만 그런 문제는 딱히 없었다. 기본적으로 감정의 폭을 쓸데없이 극적인 곳까지 끌어올리거나 끌어내리지 않고 적당한 폭 안에서 움직이도록 정교하게 조절되어 있다. 극한의 롤러코스터보다는 화려한 테마파크의 회전목마 같은 작품이고 누구나 부담없이 볼 수 있다. 

자세히 파고 들어가면 끝도 없을 것 같은 부분이나 앞뒤를 맞추기 위해선 더 집어넣야 할 이야기가 있는 거 아닌가 싶은 구석들이 있지만 케데헌은 그런 것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깔끔한 면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맛이다. 이 바닥에 아무런 문제도 없고 우리는 모두 그저 행복하다고 가면만 쓰지 않으면 된다. 그런 건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이들이 해줄 거다. 여기에서는 잠시 옆에 치워놓고 이 이야기가 만들어 내는 감동이나 교훈이 있으면 된다.

주요 배역에 현역 케이팝 아이돌이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도 좋다. 불필요하게 팬덤을 움직일 가능성이 있고 초반에 주목을 받을 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런 것들이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물론 케데헌의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이들 대부분 케이팝 산업 인력이긴 하지만 현역 아이돌이 없이 이런 곡들이 나왔다는 것만 가지고도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이미 제대로 정립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적당히 케이팝 신의 전형적인 남녀 관계, 선후배 관계, 아이돌과 팬덤의 관계에 대해 적당히 빈정대는 장면들이 범퍼가 되어준다. 그러니까 이게 미국식 PC와는 꽤 다른데 K- 니까 하고 둘러칠 수가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혼문이라는 설정 구도를 잡는 것도 괜찮았고 특히 3인조 케이팝 걸그룹이 가지는 유구한 역사적 정당성 부여와 함께 셀린이 가지고 있던 90년대 케이팝의 한계를 루미가 넘어서는 구도도 좋았다. 사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다.  


2. 그냥 OST만 몇 번 들으면서는 Golden이나 Your Idol 정도 챙겨 듣고 있었는데 작품을 보고나니 Free, What it Sounds Like 같은 곡도 듣게 된다. Score Suite라는 기가막힌 곡도 있는데 OST에 들어있는 버전은 가사가 없는 게 아쉽다. 


3.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 케이팝의 탄탄한 배경이 이제 케데헌 같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나 조이(레드벨벳), 이브(전 이달소)의 이번 앨범 같은 걸 나오게 만드는 힘이 된다. 특히 케이팝의 한계 지점 어딘가를 뒤적거리면서도 신 자체를 떠나지는 않고 있는 이브의 이번 앨범 Soft Error가 상당히 좋다. 일단 사운드 톤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리듬감이 기존에 듣던 케이팝과 좀 다르다.


4. 속초에 다녀왔다. 동해와 설악산. 속초라는 곳을 너무 자주 가는 거 같지만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는 거 같다. 봄여름가을겨울 다 좋다. 다만 바닷 물에 좀 들어갔다 나왔는데 귀에 물이 좀 들어간 거 같는지 살짝 통증이 있다. 귀가 항상 문제다. 수영을 배운 이후 처음으로 바다에 들어가봤는데 바다용 수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민물 수영장하고 준비물이 좀 다르다.


5. 이틀 속초에 다녀온 덕분에 일정이 많이 꼬이긴 했다. 할 일이 매우 많다.

습도, 곡해, 꾸준

1. 처서가 지나고 며칠이 됐는데 여전히 습도가 아주 높다. 북태평양 기단인가 왜 여태 난리인거야. 정신 좀 차리셈. 2. 예전에는 어떤 말을 하고 나에게까지 들리기 위해서는 지성이나 학력, 권위, 직업, 경력 등등 어떤 필터가 있었다. 정제되어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