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5

구질구질한 가사

트와이스는 여러모로 좀 이상한 존재인데 가장 큰 이유는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외모와 말투 때문인건가...라고 생각하면 지금까지 쌓여온 케이팝은 뭔가라는 생각이 들어 왠지 진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여튼 가장 큰 "문제"는 가사라고 생각하는데 시종일관 구질구질의 노선을 걷고 있다. 여기서 따옴표를 친 이유는 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암만 봐도 지금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낸 앨범 모든 가사가 그랬는데 이번 미니 앨범을 한 번 살펴 보면...

'시그널'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는데 못 알아듣는 걸 원망하고 있다. '하루에 세 번'은 연락 좀 해라, 세 번 만 해라. 왜 안 하냐는 역시 원망이고 'Only 너'는 너 밖에 없어 내 눈엔 하트가 가득... 'Hold me Tight'는 시그널과 비슷한데 내가 말하기 쑥스러우니 빨리 눈치채고 고백하라고 말한다. 마지막 곡 '아이 아이 아이즈'는 너만 보면 심장이 쿵쿵, 모른 척 그만하고 좀 더 내게 다가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뭐 크게 다를 게 없이 다 비슷하다.


예전에도 몇 번 말한 적이 있는데 브레이브 걸스와 나인 뮤지스가 영 이상한 큰 이유 중 하나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세상 안 무섭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생긴 분들이 (사실) 트와이스와는 비교도 안되게 구질구질한 - 왜 날 버려, 널 못 잊어서 아직도 아침마다 울어, 넌 지금 뭐하니 - 뭐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건강과 섹시가 넘치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 해봐야 남성 팬들이 아이코 그러니 우쭈쭈 이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고 혹시나 그렇게 팬덤이 쌓이길 바래도 하나마나한 짓이다. 대체 뭐가 아쉬워서 저런 노래를 하는지 항상 궁금했고 그럴 시간에 야 다 꺼져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 좀 더 반대편에 있는, 말하자면 조금 더 청순, 어림 이쪽은 아무래도 저런 풍의 노래가 많기는 한데 그래도 저 정도로 구질구질하진 않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번 축제 시즌 행사 경향을 보면 에이프릴은 어린이 날에는 스케줄 표가 꽉꽉 찼는데 대학 축제에는 거의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의외인 건 미군 부대 행사를 몇 번 뛰고 있다는 건데... 이건 섭외가 어떤 식으로 이뤄진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런 기본적인 생각을 모두 깨트리는 게 바로 트와이스다. 그냥 생각엔 일부 남성팬 중심의 매니아 그룹이어야 할 거 같은데 그 모든 걸 넘어서 케이팝 걸 그룹 원탑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다른 그룹과 수치상으로는 이제 비교가 어려울 정도고 다른 걸 그룹 음판도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일이 포미닛, 씨스타(며칠 후 해체 예정)가 사라지고 / 콘셉트를 바꾼 CLC나 아예 리빌딩을 한 드림 캐쳐는 아직 갈 길이 멀고 / 프리스틴도 아직 갈 길이 좀 남아있고(지금 추세로 올해 후반 정도면 확실한 포지션을 가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 보너스 베이비 같은 그룹이 등장하는 와중이라는 것도 뭔가 불리한 정황이다. 사실 기희현 같은 사람이 나랑 사귈래 그러면서 하트 만들고 있는 것도 보고 있으면 어딘가 깝깝한 판인데... 그리고 라붐 좀 아깝고...

여튼 수요가 있는 쪽에 부응해 활동을 하긴 하되 적어도 구질구질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가 당장 케이팝이 적어도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디폴트가 되어야 진취고 뭐고 할 수가 있지 않을까. 가수고 그룹이고 신나고 에너지 넘치고 하는 게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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