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관련된 것들은 이제 거의 정돈이 되었는데 남은 하드 디스크를 정리하다가 "지난 해 마리앵바드에서"가 눈에 띄길래 봤다. 오래간 만에 본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트윈 픽스 같은 것만 봐도 너무 줄거리가 있어... 거슬려...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뭐 그런 영화다.
보면서 새삼 느끼는 데 난 역시 이런 영화를 좀 좋아하는 거 같다. 구구절절 이야기 많은 건 영화가 아니라 인생에서나 찾을 일이고, 간접 경험을 화면으로 보는 것에도 별로 취미가 없다. 대체 그런 걸로 뭘 느끼고들 있는 지 궁금하다. 차라리 퀴즈가 나오면 잠깐 푸는 재미라도 있지... 그런 점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커버넌트보다 훨씬 낫다. 저런 영화를 만들면서 무슨 생각으로 모호함을 없애려고 하는 걸까.
봐봐야 뭐 저 놈은 저 연기를 할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혹은 저 괴물은 뭘로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이나 하는 판에 줄거리 같은 건 차라리 없는 게 낫긴 하다.
뭐 그래도 특히 SF 쪽에서 그 방대한 스케일의 묘사 - 그래비티의 우주, 프로메테우스의 외계 행성, Halo의 외계인과의 전투 - 는 미국 말고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할 수 없이 본다. 고다르의 알파빌 같은 SF도 물론 좋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역시 좀 곤란한 데가 있다. 여튼 미국 놈들이 짜증 나고 만들어 놓은 거 보면 한숨만 나와도(제이 크루 뭐하는 짓이냐...)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
말하다 보니 알파빌을 보고 싶군...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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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시합,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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